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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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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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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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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8. 대마녀. (1)

DUMMY

[뭐야. 마녀잖아.]


조금 마른 몸매에 펑퍼짐한 원피스를 걸친 20대 초반의 여성.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피온이 대놓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너 뭔가 잘못 안 거 아냐? 나한테 마법을 알려준 게 마녀라고.]


피온의 고양이 마법은 매우 독자적인 마법이다. 그걸 평범한 사람이 고양이로 환생했다고 깨우치는 건 말이 안 됐다. 당연히 도와준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마녀였다.


[마녀는 난 인간으로 되돌려 줄 수 없어.]


“어? 깜냥이 원래 사람이었어?”


“저도 몰랐는데···”


전생의 피온을 몰랐던 아닐라와 오드가 놀란다. 여태껏 자신의 사정을 말해주지 않았던 검은 고양이가 귀찮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아, 귀찮게! 숙소 가면 자세히 들려줄 테니까, 지금은 조용히 있어 줘.]


객원 멤버인 둘을 침묵시킨 그가 성진을 노려봤다. 그가 이곳에 데려온 만큼, 답변을 바랐다.


“그녀라면 가능해.”


피온이 원하는 답변을 해주며 마녀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녀는 키득키득 웃었다.


“재미있는 손님이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어때?”


군청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상체를 일으킨 마녀가 남은 소파에 일행을 권했다.


일단 성격은 설정과 바뀌지 않았다는 걸 확신한 성진이 먼저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나머지 일행도 주춤주춤 엉덩이를 붙인다.


안내인이 테이블에 차를 대접한다. 마녀는 검지로 찻잔 테두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일행을 쳐다봤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는 성진은 상태창을 살폈다.

-

이름 : 나프리아

배역 : 한번 도움주는 단역

나이 : 178세

육체 등급 : 2단 4급

신비 등급 : 8단 9급

숙련도 : 마녀 마법(ss), 저주(ss), 해주(s), 게으름(ss), 노화 억제(ss), 진리의 눈(d)

운명 : 짐승 환생형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은거 중. 사회에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생각이 없다.

-


마녀의 상태창은 무시무시 했다. 비록 육체 등급이 성진과 비견되는 수준이지만, 마녀란 걸 생각하면 이해는 된다. 마법사와 마녀는 신비력을 버틸만한 수준의 육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술도 안 익히고 2단이면 대단한 수치다. 암살자로서 혹독한 훈련을 받은 젝이 그 정도였으니.


반대로 신비 등급은 너무 높아서 말이 안 나올 정도. 숙련도도 무시무시하니, 마법의 발현 속도 번개 같은 수준일 터.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리(眞理)의 눈’이었다.


‘애매하지만 상대방의 본질을 알게 해주는 기술.’


진리의 눈은 효과를 명확하게 풀어낼 수 없었다. 가장 정확한 설명은, 상대방의 정확한 정보를 알게 해준다는 것. 예를 들어, 피온의 경우에는 고양이의 모습을 한 인간처럼 보였다.


‘나는 어떻게 보일까?’


마녀에게 성진은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번 일에서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 온 목적을 잃지 않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녀시어. 저희가 당신의 흥미를 자극한 건 한 가지 부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외모는 20대 초반. 그러나 공손히 예의를 갖춘다. 그녀가 178세의 노인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마녀는 그 태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주억였다. 그리곤 피온을 가리켰다.


“그게 이 아이가 말한 거구나.”


“맞습니다.”


“그럼 해주?”


“아닙니다.”


용건은 맞췄지만, 방법은 틀렸다. 단호한 부정에 마녀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아니라고? 그렇지만 저 아이, 사람 아니었어?”


[뭐, 마녀들은 대개 그렇게 알더라.]


피온은 예측했다는 듯 꼬리를 살랑거렸다. 성진이 덪붙였다.


“그는 사람에서 고양이로 환생한 인물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갖고 있기에, 사람도 고양이도 아니게 됐죠.”


“그것 참 신기하네. 그런데 그게 진짜라면 난 도와줄 수 없겠는데.”


저주에 걸려 고양이가 된 게 아니다. 전생에 사람이었을 뿐이다. 해주를 해도 사람이 되지 않는다. 아니, 해주 자체가 먹히지 않는다. 고양이 모습이 정상 상태이기 때문.


그러나 방법은 있었다.


“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반대로?”


“네. 피온에게 사람이 되는 저주를 걸어주십시오.”


“···아하.”


마녀가 감찬사를 터트렸다. 사람으로 돌려놓는 걸 생각했지, 사람으로 만드는 건 미처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좋은 생각이야. 그래. 그거라면 가능하지. 그래서 날 찾아왔구나?”


“맞습니다.”


성진이 고개를 숙였다.


“마녀를 등지신 대마녀시어.”


“···진짜 알고 왔네.”


일행이 어리둥절 할 때, 오직 마녀만이 이해했다는 듯 움직였다. 종이와 펜이 있는 곳에 손을 젓는다. 펜이 떠올라 종이에 글자를 쓰고, 종이가 안내인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가져와.”


“네.”


“자, 그럼 우리는 잠시 이야기나 나눠볼까?”


종이에 적힌 건 책 제목이었다. 마녀는 다량의 책을 소유한 만큼, 하인이 찾아오는 덴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을 때우기 위한 대화였다.


설정을 만든 사람으로서 익히 알고 있던 성진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기다렸다. 마녀가 이채로운 시선으로 그를 살폈다.


“너는 아주 독특하구나.”


“흡혈귀를 처음 보십니까?”


“그걸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성진이 눈을 흘겼다.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는 진리의 눈이 어디까지 알아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도 애매한 상황. 그는 한 번 더 대답을 미루기로 했다.


“어떤 걸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대마녀인 건 어떻게 알았어?”


‘예상된 질문이다.’


주도권을 잡을 기회였다. 그는 찻잔을 들어 올리며 답했다.


“아니마무스(animamus)는 아시겠지요.”


아니마무스. 성진이 창작한 이 집단은 소외된 인외종(人外種)이 생존을 위해 뭉친 결과물이다. 오직 피온이 있던 세계관에서만 존재하던 것으로, 마녀, 흡혈귀 등, 다양한 종족이 가입해 있었다.


“저는 흡혈귀 대표입니다.”


성진의 말에 거짓말은 없었다. 그는 태초의 흡혈귀와 계약하면서 일시적으로 흡혈귀의 대표가 된 상태다. 만약 질리가 거짓말도 파악한다면 걸리는 게 없을 터. 그는 가슴을 폈다.


“귀여운 거짓말을 하네.”


“거짓말이 아닌···”


“아니마무스는 10년 전에 해체됐어.”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아니마무스가 해체됐을 거라곤 생각도 못한 탓이다.


‘짐승 환생물 시놉시스가 아니라서 종족간의 불화가 터진건가?’


가장 가능성 높은 이야기였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이 뭉친 이유는 인간과 다른 종족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어느 정도 힘을 모을 때까진 뭉쳐있는 게 맞다.


각 종족의 수장이 어마어마한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그럴 일은 없었다.


그러나 마녀는 해체됐다고 한다.


여기서 성진에겐 두 가지의 갈림길이 나왔다.


부정하느냐.


긍정하느냐.


어느 쪽이든 정보를 들은 걸 설명할 순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쪽이 정답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고르는 데 실패하면 거짓말을 들킨다.


그는 결정을 내렸다.


“무슨 소리십니까. 아니마무스는 아직 건재합니다.”


“미안한데 진짜야. 뭐, 겨우 10년밖에 안 된 일이니 모를 수도 있겠지만··· 대표라면 그럴 순 없지.”


“···하하하.”


아니마무스는 피온이 정석적으로 수색 루트를 탈 때 나오는 집단이다. 즉, 원래 아니마무스에 들어간 다음에 이 대마녀를 찾아내는 게 순서라는 뜻.


그 연결고리가 끊겼다. 최초에 성진이 걱정했던 연결고리의 손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는 소파에 몸을 기대며 가볍게 양손을 들었다. 졌다는 신호였고, 마녀가 미소를 띠었다.


“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니마무스가 어떻게 해체됐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정확히는 해체된 게 아냐. 박살 난 거지.”


“···박살?”


예상외의 답변에 성진이 의문을 품는다.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차가 쓰네. 스트레이트 킴이란 녀석한테 회의장을 급습당해 전멸했다 하더라.”


“···말도 안 돼.”


얌전히 듣고 있던 아닐라가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트레이트 킴은 김정만. 아닐라의 부친이 만든 가명이었다.


성진도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러나 아닐라와는 의미가 조금 달랐다.


“저는 그와 싸웠습니다. 강하지만 각 수장을 한꺼번에 처리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인외종은 약하다. 그러나 개개인이 약한 게 아니라 숫자에서 밀리는 것이다. 아니마무스의 회의장이라면 각 종족의 수장들이 모인 것. 그들은 적어도 달인급이다.


달인급 하나로는 절대 불가능했다.


“나도 정확한 이야기는 몰라. 일단 들려오는 소문은 그렇다고 생각해.”


“그것 참··· 소문이라도 듣고 올 걸 했군요.”


“그래도 소용 없어.”


“···무슨 뜻입니까?”


정보 길드를 이용했다면 그녀를 속였을 것이다. 그렇게 말한 성진을 부정한다. 마녀는 차를 마시며 쓰게 웃었다. 마치 차 맛이 그렇다는 듯.


“너는 누구에게 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할 생각이었어?”


“마녀 님의 자매인 오프리아 님입니다.”


“그럴줄 알았어. 근데 그건 불가능 해.”


왜냐고 물으려다가 잠시 멈칫한 성진. 그는 마녀의 표정을 보며 입을 열었다.


“설마···”


“그 설마가 맞아. 죽었어. 50년 전에. 스트레이트 킴 말고, 어떤 신관한테 걸려서 마녀사냥당했지.”


“맙소사.”


체크메이트다. 성진이 어떻게 말하든 그녀를 찾아온 순간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피온에 대한 시놉시스는 완전 구멍투성이였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나도 알아듯게 설명 좀 해줘!]


당사자인 피온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성진의 무릎에 올라와 방방 뛰었다. 그는 간단하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넌 나 아니었으면 인간으로 못 돌아갔어.”


[···예언이 대판 꼬였다는 건 알아듣겠네.]


“나, 그럼 이제 내 질문에 답해줄래?”


마녀가 생글생글 웃었다. 성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넌 어떻게 날 찾는 거야?”


“이 녀석이 하는 말을 들었겠지만, 저는 예언 능력이 있습니다. 그걸로 피온의 미래를 봤죠. 원래 예정은 아니마무스에 들어가서 오프리아 님께 마녀님의 이야기를 듣는 겁니다.”


“나프리아라고 해줘. 내 이름도 아는 것 같은데, 새삼스럽네.”


“알겠습니다. 나프리아님.”


“나프리아.”


“···아무리 그래도 저보다 10배가량 연상이신 분께···”


“나프리아.”


“···어험. 그렇게 나프리아를 찾아오게 된 겁니다.”


“그렇구나. 예언 능력이라. 재미있네.”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나프리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 쓴맛에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내 미래에 대해서도 알아?”


“아닙니다. 특정한 몇몇에 대해서만 알죠. 나프리아는 이번 일에 도움을 받는 것만 압니다. ···간단한 미래. 그러니까 계속 은거한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요.”


“흐음. 그렇구나.”


그녀는 소파에 몸을 묻었다. 그리곤 계속 성진을 살폈다. 이유를 몰라고 고개를 기울이니 나프리아가 입맛을 다시며 찻잔을 내려 놓는다.


“아무리봐도 부족한데.”


“···뭐가 걸리는 게 있나 보군요.”


“응. 좀 큰 게 걸리네?”


대충 말하곤 다시 구석구석 살핀다. 성진은 안내인이 언제 오나 고개를 돌려봤지만, 전혀 기색이 없었다. 그가 포기하고 시선에 몸을 맡기길 몇분. 결국 나프리아가 발견하고 말았다.


“아공간 주머니에 있는 그 책. 뭐야?”


설정집을.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성진은 고민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거침없이 보여줬으리라.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는 진리의 눈을 가진 마녀였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안 보여주면 안 도와줄 거야.”


‘치사하긴.’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책을 꺼낸다. 아공간 주머니 위로 가져간 손에 고양이 발 두 개가 올라왔다.


[야, 너한테 손해면 안 해도 돼. 까짓거 뭐 고양이로 산다고 죽냐?! 나 7년간 이 몸으로 살았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러나 CP를 위해서라도 스토리를 진행해야 한다. 성진을 설정집을 꺼내 줬다.


“이게 뭐길래 걸리는 거지? 그냥 책 같은데···”


나프리아는 고개를 기울이며 책을 펼쳤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귀찮게 하네.”


그녀가 진리의 눈으로 설정집의 백지를 바라본 순간.


“···아?”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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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 피온의 스토리 +2 19.06.15 32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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