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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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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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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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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3. 지원간 곳에서.

DUMMY

“마법사가 필요하다?”


아룬드 후작은 턱을 쓰다듬었다. 그의 휘하에 있는 마법사는 대략 80여 명. 그중 대부분이 화살을 막는 용도다. 마법으로 장벽을 치면 공성추로 성문을 때리기 쉬워지니까.


반대로 말하자면 딱 거기까지가 마법사의 한계였다.


광역 공격이 가능하지만, 이 정도 성벽 높이면 각도가 안 나온다. 때려봐야 성벽이라는 소리. 위력이 꽤 강해서 성벽을 흔들거나 일부 부순 적도 있었지만, 병사들이 넘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후작은 왜 성진이 마법사를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마법사를 빌려주는 걸로 성을 함락시킬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다만 그 공이 글론 세튼의 것이 되면 안 됐다. 최소한 자신의 전술로 뚫었다고 해야 여러모로 체면이 섰다.


“어흠. 그럼 작전을 들려주겠나?”


이리저리 굴러가는 후작의 눈동자를 보며, 상황을 짐작한 성진. 속으로 혀를 자면서도 순순히 답해줬다. 어차피 마법사는 대부분 후작의 휘하다. 공 좀 넘겨서 빌릴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그런데 작전을 들은 후작의 표정이 썩 좋질 않았다.


“으음. 성공한다면 점령할 수 있겠지만··· 피해가 클 것 같은데. 특히 보병들이 많이 상할 거야.”


성진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소리였다.


‘이대로 간다고 보병들이 멀쩡하진 않을 텐데?’


적령 성은 일반적인 공성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높은 성벽에 가로막혀 성문이 부서질 때까지 두드리는 방식. 물론 성문이 부서진다면 기사단으로 공격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상대방도 함정을 팔 수 있고, 좁은 성문은 희생을 강요시킨다. 결국 보병과 기사단의 희생은 필수적. 성진의 작전을 하든 안 하든 희생은 정해져 있다.


그 이상의 기책은 성진에게도 없었다.


“원하지 않으시다면 무르셔도 좋습니다.”


“아니. 그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조금씩 부족할 것 같군.”


성진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후작이 뭘 말하는지 눈치챈 것이다.


그는 작전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부족한 것’을 채울 걸 원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법 스크롤이라든지. 그러나 거기까지 해줄 순 없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군요. 다른 작전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으음. 그렇게 하게나.”


협상은 결렬됐다. 성진은 배정받은 천막으로 돌아갔다. 일행에게 상황을 말해주며 장기간 머무를 준비를 했다. 설득에 완전히 실패한다면 그냥 돌아갈 예정이었다.


‘전쟁이 오래 걸리면 저쪽도 얻는 게 없으니, 결국엔 타협하겠지.’


세튼 가문은 황실에 지원이라도 받지만, 다른 가문은 아니다. 보급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돈이었다. 후작의 인내심엔 한계가 있었다.


라고 생각했지만, 후작은 그의 판단을 뛰어넘는 행동을 취했다.


“공격하라아!”


성벽의 1/10가량이 절반으로 무너져있다. 성진의 아이디어. 마법으로 성벽을 반 토막 내자는 작전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마법사의 화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애초에 작전은 마법 스크롤 두 장을 써서 이빨 빠진 성벽으로 만들고, 그것을 마법사의 화력으로 넓혀 가는 거였다.


성벽이 너무 높아서, 윗부분이 약하다는 걸 이용한 작전. 성진의 최종 목표는 성벽의 3할 이상을 절반 높이로 만드는 거였다. 성벽을 넘어 가야 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위에서 견제는 사라지니 엄청나게 유리해진다.


넘어간 다음 약간의 보병 희생만 신경 쓰면 됐는데.


현재 상황은 혼돈 그 자체였다.


“성벽을 장악해라! 기사들은 파고들어서 문을 열어라!”


성벽을 무너트린 건 같았다. 그러나 스크롤이 아닌 마법사로는 화력이 부족했고, 무너진 건 1할 남짓. 그것도 크긴 하지만, 결정적인 수준은 못됐다.


‘스크롤로 선제 타격을 하면 3할은 확실하게 무너트렸을 텐데.’


마법사보다 강한 게 스크롤이다. 그걸로 먼저 홈을 내놓으면, 옆은 더 수월하게 부술 수 있다. 주변까지 충격이 미쳤을 테니까.


그러나 후작은 마법사 만으로 성벽을 부쉈고, 그 결과 홈을 많이 벌리지 못했다. 홈을 벌리겠다는 생각도 성진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이미 전에 성벽을 부숴봤던 걸 떠올리면, 그리 뛰어난 인물이라 할 수 없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공성전은 백중세. 아니, 제국 쪽이 조금씩 밀리는 형세였다. 부서진 성벽으로 기사와 정예병이 달려들었지만, 성문은 잠잠했다. 성벽은 처음엔 당황하다가 이젠 안정적인 수비를 이어나갔다.


‘망했군.’


성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 골든 타임이 지나갔다. 성벽이 막 뚫렸을 때, 넘어가서 성문을 열어야 희망이 있었다. 그걸 실패했으니 성공해도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게 분명했다.


“에에잇! 안쪽으로 간 별동대는 어떻게 된 거냐!”


“포, 포위당해서 움직이질 못한다고···”


“제길! 제 4 기사단은 전부 무너진 성벽으로 가라!”


결국 후작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태껏 별동대는 다른 귀족의 병력을 보냈는데, 자신의 수족을 도원한 것이다.


“···공자! 상황이 좋지 않네! 마법 스크롤로 지원을 부탁하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성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손해를 보고 있는 만큼, 가진 걸 다 써서라도 함락시킬 생각. 다행히 그 판단은 괜찮았다. 성진은 별다른 이론 없이 전장으로 향했다.


튕겨도 괜찮았지만, 그러면 정말로 후작과 사이가 나빠진다. 지금은 돕는 게 나았다.


‘많이 쓸 필요는 없겠지.’


그는 견제하는 병력이 많은 곳을 향해 스크롤을 썼다.


분류는 화염계. 폭발하는 형식. 흔히 판타지에서 파이어 볼이라 부른 것과 흡사한 마법.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보다 위력이 강하다는 것.


같은 점이 있다면 충동하는 것으로 폭발하는. 현대의 고폭탄과 같은 방식이라는 거다.


콰쾅! 우르르릉!


“으아악!”

“떠, 떨어진··· 아악!”

“살려··· 쿠헥···”


이미 금이 가 있던 성벽은 쉽게 박살 났다. 수십 명이 인간은 날 수 없는 생물임을 증명했다. 홈이 벌어졌고 공격로가 넓어졌으며, 패닉이 이어졌다.


성진이 외쳤다.


“돌격하라! 성벽은 더 부술 수 있다!”


콰앙!


한 번 더 스크롤이 작렬한다. 이번에는 반대쪽이었다. 홈을 통과하는 병력을 막기 위해 병사들이 몰려 있던 곳. 그들이 자유롭게 낙하한다.


“방해할 적들이 사라졌다! 돌격하라!”


와아아아!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일방적으로 공격하던 적들의 죽음. 성벽을 더 무너트릴 수 있다는 외침. 그것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비록 성벽이 낮아진 쪽뿐이지만, 기세가 바뀌었다. 병사들은 흐름을 타고 성벽으로 향했다. 사다리를 탔고, 시체를 밟아 낮은 성벽을 뛰어넘었다.


좀 더 넓어진 홈으로 병력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기세는 결국 안쪽까지 퍼지며.


끼이이익!


성문을 열었다.


“기마아아!”


뒤에서 기다리던 후작의 기사단이 외쳤다.


“돌겨어억!”


기마대와 함께 돌격했다.


성문을 통과해 적들을 짓밟았다. 그래도 걸어서 성벽을 넘어온 병사와 기사들에겐 싸움이 됐던 무사들이, 달리는 기병들에겐 대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들은 이 상황을 대비한 상태였다.


콰릉!


“돌겨어어어거국컥?!”


땅이 무너졌다. 함정. 깊은 것보다 넓은 것. 속에 죽창을 꽂아 넣은 것. 의도가 명백했다. 성문을 넘어온 기병을 위한 함정이었다.


“하하핫! 이 머저리들아! 우리가 성문이 열릴 대비도 안 했을 것 같냐!”


자섬국의 장수로 보이는 이가 웃으며 외쳤다. 그의 말이 맞았다. 성벽을 높은 걸 빼면 평지. 적들은 어떻게든 성벽을 넘어 성문을 열 것이다. 별동대를 조직하든, 인해전술을 쓰든 간에. 그리고 기병으로 마무리한다.


그게 일반적인 제국의 방식. 대비를 안 할 리 없었다. 세튼 가문이 공략한 화목 성처럼 언덕에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 근방의 땅이 튼튼하더라도 얕고 넓은 함정은 만들 수 있었으니까.


덕분에 기병대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선두에 서던 기사의 타격이 심했다. 죽창을 어떻게든 베면서 살아남았지만, 쏟아지는 아군에게 밟히거나 깔린 것이다.


기병의 단점. 관성 때문에 알아도 함정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기병의 발이 묶였다는 것이다.


이젠 진짜로 공성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성진이 혀를 차며 스크롤 한 장을 더 썼다.


콰광! 우르릉!


으아악!


다시금 성벽 한쪽이 무너진다. 시선이 쏠리는 걸 느끼며 외쳤다.


“성벽을 올라라! 안쪽에 길이 있다!”


와, 와아아!


아군의 기병이 함정에 빠지며 떨어졌던 사기가 조금이나마 올라갔다. 그걸 보며 성문의 기마대를 향해 달려갔다.


멈춰있는 기마대. 그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방패로 화살을 막았다. 물론, 그들이 가진 방패는 작고 가벼운 것. 순식간에 수십이 쓰러졌다. 말에 내려서 방패로 삼는 이들이 늘어났다.


성진은 그곳에서 외쳤다. 그나마 자강 안전한 성문 아래쪽에 몸을 피하며 외쳤다.


“이곳 지휘관이 누군가! 난 세튼 가문의 장남! 글론 세튼 자작이다! 지휘관은 나와라!”


아버지께 받은 작위를 내세우며 지휘관을 부른다. 기마대는 잠시 이야기를 하더니 한 명을 내보냈다.


“지휘관은 전부 죽었습니다. 이중에서 제가 가장 계급이 높고 오래됐습니다.”


“그럼 자네가 지휘관이군! 뭐하고 있나? 병사들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라!”


“그러기엔 바깥엔 적들이···”


“기병대가 적을 두려워하는가! 말을 몰 수 없다고 그 정신마저 내려놓은 건가!”


“···”


성진의 일갈에 지휘관이라는 자가 움츠러들었다. 당연하지만 기마병은 고급 병과다. 말은 비싸고 훈련은 고됐다. 가장 앞서서 돌격하는 만큼, 담력은 기본이다. 말이 없다고 해서 오합지졸이 아니라는 것.


그것을 일깨워줬다. 실패로 물들어 있던 지휘관의 눈이 투지로 불타올랐다. 일면식도 없는 성진이지만, 그들의 의무를 각인시켜주긴 충분했다.


“성벽을 공격하라! 죽음을 각오하고 안쪽으로 뛰어들어라! 뒤가 보이지 않는가! 성문이 뚫렸다! 기병이 없어서 성문이 뚫렸단 말이다! 수많은 보병이 지나갈 길을, 다름 아닌 기병이 막을 생각인가! 창을 들어라! 검을 뽑아라! 방패를 쥐어라! 이 승기를 놓치지 마라!”


화살을 피해 몸을 움츠리고 있던 성진이 일어나 월도로 적을 가리켰다.


“목숨을 바쳐 돌격하라아!”


와아아아!


말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던 기병들이 달려 나갔다. 그들의 발은 평소보다 느렸지만, 기세만큼은 기병 그 자체였다. 물론 그들은 대부분 살아갈 수 없으리라. 방패는 조악하고 갑옷을 뚫을 적은 많다. 적들은 성문이 뚫릴 걸 대비했으니까.


그러나 그 기세와 성문이 뚫렸다는 게 중요했다. 성진의 말대로 뒤에 몰려 있던 병사들이 들어갈 구멍이 됐으니까. 낮아졌더라도 성벽을 넘는 것과 성벽을 통과하는 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성벽을 장악해라! 아군이 들어오게 도와야 한다!”


와아아아!


“막아라! 여기만 막으면 우리의 승리다!”


와아아아!


그야말로 격전. 쌍방의 기세는 높았다. 병력은 제국이 많았지만, 기병의 사망으로 실력자는 자섬국이 많았다. 성벽의 유리함은 남았어도 그것이 온전하지 못했다.


그런 백중세를 깬 것은 성진이였다.


콰광! 적진 한가운데 스크롤이 작렬했다.


조금 아까운 사용법이었지만, 쓰는 게 좋았다. 2 공격로의 세력이 너무 줄어들면 다음 공성에 애를 먹을 테니까.


그렇기에 거침없이 사용한 마법 스크롤이 딱 좋은 곳에 떨어졌고, 그걸 중심으로 기세가 점점 기울었다.


전투가 끝난 건 저녁이 넘은 시간.


결과는 제국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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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4. 4황녀.(2) +3 19.07.19 296 12 12쪽
94 94. 4황녀. +2 19.07.18 307 15 12쪽
» 93. 지원간 곳에서. +1 19.07.17 292 12 12쪽
92 92. 지원. +2 19.07.15 321 15 12쪽
91 91. 제국 회의. +3 19.07.13 331 15 14쪽
90 90. 기습. +1 19.07.12 310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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