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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최근연재일 :
2019.08.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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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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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9. 논공행상(2)

DUMMY

용이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가. 그 질문에 답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든 설정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간단하게 대응했다.


“몰랐습니다.”


“몰랐다? 자네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필이면 성녀가 지원을 나왔을 때! 용을 잡는데 특화된 무기를 가져와서 퇴치하지 않았나! 용의 존재를 모르면서 어떻게 그런 준비가 가능한 거지?!”


발뺌에 대한 추궁은 예측한 바다. 성진은 차를 마시며 한마디 했다.


“성녀가 온 것은 우연입니다. 저희 영지에 순회를 왔을 때,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말이 통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의 인연이 이어진 것뿐입니다. 의심이 가신다면 확인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성령 왕국에서 평소에 성녀가 어디로 편지를 보냈는지 증명해 줄 겁니다.”


“···그래. 좋네. 성녀가 우연일 수 있다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그 무지막지한 기계 덩어리는 어떻게 설명할 셈이지?”


용의 몸을 관통한 난쟁이들의 걸작은 당연하게도 귀족들의 눈에 띄었다. 아니, 병사들의 증언이 없었다면 그것만으로 용을 잡았다고 해도 믿을만한 물건이었다.


절대 백작가의 장남 따위가 가질 수 없고, 가져서도 안 되는 것. 출처를 묻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감출 수 없었다.


‘저만한 물건 만들 수 있는 곳도 한정되어 있고, 정보도 새 나갔을 거야.’


실제로 몇몇 귀족과 황제가 바라보는 눈빛이 미심쩍다. 의문을 품고 의심하는 게 한눈에 드러난다.


그들을 속이는 건 불가능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보를 얻었을 테니까. 그러나 그들도 완벽하진 않다. 난쟁이와 제국이 교류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쪽도 어느 정도 폐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들이 숭배하는 불도 작아진 상태. 폐쇄성이 늘어난 건 분명하다.


그러니 ‘글론 세튼이 어떻게 난쟁이와 교류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


‘여기까지 떠올리면 쉽지.’


성진은 반만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저는 전쟁에 참여하기 몇 년 전에 여행을 했습니다. 딱히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고, 세상을 돌아보기 위함이었죠.”


“그래서?”


“그러던 도중에 우연히 다친 난쟁이와 만났습니다. 그를 치료해주며 인연을 맺었죠. 그에게 공성 병기를 한번 의뢰해 봤습니다.”


“흥! 다섯 살짜리도 안 믿을 거짓말이군!”


귀족 중에 한 명이 코웃음을 친다. 당연한 일이다. 길 가다가 난쟁이를 마주치고 도와줄 확률. 이 세계에서는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 믿어 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성진은 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


“그 증거로 제 무기인 뇌월도는 난쟁이들이 만들어준 물건입니다. 까드롱 가문의 경매에서 산 물건을 개조한 것이죠. 그 자리에서 네일 까뜨롱 영애도 있었으니, 그녀에게 보여주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건 증거가 안 된다! 아, 그래. 이건 어떤가? 나는 제국에서 황제 폐하의 허가를 얻어 난쟁이와의 거래를 인가받은 귀족이다. 상단은 운용하고 있지. 구한 난쟁이의 이름을 말하라! 확인하고 인정해주마!”


곤란한 상황이다. 성진이 아는 난쟁이의 이름은 차가운 모루뿐. 그러나 차가운 모루는 난쟁이의 대표다. 그렇다면 거짓말이 들통날 거다.


‘···아니지. 그 난쟁이 날 두 번이나 만나러 왔으니까 의외로 몸 빼기 쉬울 수도?’


어차피 난감한 상황. 그는 말했다.


“차가운 모루 님입니다. 그분께 여쭤보시죠.”


“하하핫! 이만하지만 물어볼 이유도 없다! 차가운 모루라고 한다면 난쟁이의 대표! 나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난쟁이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귀족은 크게 웃었지만, 안타깝게도 주변 반응은 그러하지 못했다. 난쟁이와 거래하는 상단주의 귀족은 주변 분위기를 느끼곤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모두들 왜 그러는가? 내가 글론 세튼의 거짓말을 입증했는데.”


“아니, 이보게. 그건 거짓을 입증한 게 아니라, 오히려 가능성을 입증한 게 아닌가?”


“응? 이야기가 왜 그렇게···.”


“자네도 본적이 없다 하지 않았나? 그럼 난쟁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모를 테고··· 무엇보다 차가운 모루라는 세튼가의 장남이 어디서 들어 봤겠나?”


“···으, 음?”


귀족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 그 정도 정보는 난쟁이 마을에서 충분히···”


“미안하지만 난 모르네. 난쟁이 마을에 들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지.”


“세튼가의 장남이 들렸을 가능성이···”


“소문으로 우연히 가는 길을 들었지. 난쟁이 마을과는 거리가 멀었고.”


상단주 귀족이 입을 다문다. 귀족들의 정보획득력이 오히려 성진을 도운 꼴이 된 셈. 귀족들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침묵했다.


“다들 말이 없는 모양이니 내가 판단하도록 하지.”


조용한 회의장에서 발언한 건 황제였다.


“우선 용을 죽이는 데 사용한 무기가 정말로 난쟁이제 인가, 그것을 의뢰한 것이 글론 세튼인가. 이 두 가지 사항에 대하여 조사하라.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고 정해지면.”


그는 한쪽 구석에 있는 성진에게 눈길을 줬다.


“그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란 호칭과 함께 그만한 보상을 내리겠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황제의 결정은 확정 사항. 모든 귀족들이 이견 없이 외쳤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 있었다.


‘세튼 가문의 위상이 높아지겠군.’

‘이렇지 않아도 자작 가문의 영토를 절반이나 먹어서 평범한 백작 이상이 됐는데···.’

‘부자간의 공을 합치면 승계도 가능할 법하군.’


강한 귀족의 등장은 무엇보다도 귀족들의 견제를 받는다. 영지가 주변에 있다면 더더욱.


세튼 가문이 지방의 권력 중 하나로 성장하는 건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그 후. 각 귀족의 공이 정해지고 회의는 끝났다. 원래라면 곧장 시상식 준비를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국의 사정상 그럴 순 없었다.


유목 민족의 처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중앙 귀족들은 이미 소집해 놨던 병력을 다시 움직이게 됐다.


황제나 다른 귀족들은 세튼 가문도 참전하지 않겠냐고 물었으나, 경먹 성과의 전투를 핑계로 빠져나왔다.


그렇게 정말 오랜만에 가이론 백작이 자신의 영지로 돌아갔다.


“근 2년간 자리를 비운 것도 오랜만이군.”


백작은 성을 보며 감회를 느꼈다. 그러나 이내 들어간 뒤에 변한 집무실을 보고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행정관이 많이 늘었구나.”


“방식을 좀 바꾸는 바람에···.”


성진이 백작성을 정리할 때, 행정관을 쳐내거나 처벌한 건 가이론 백작도 알았다. 거기에 대해서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비리는 그도 용서하지 않는 사항이니까.


업무를 개혁한다고 했을 때는 꺼림직한 기분이 강했다. 그는 새로운 업무에 잘 적응하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배우기엔 나이가 좀 있다. 개혁한다면 자신이 은퇴한 뒤에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들이 더 쉽게 만들었다고 했으니, 일단은 믿어 본 것인데.


집무실에 몰려있는 20명가량의 행정관을 보니 그런 생각이 좀 달아났다.


“행정관을 늘려서 일거리를 줄이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눈과 귀가 많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만, 그건 오산이다. 너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눈과 귀를 가린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사실 행정관의 대부분은 서류 처리보다 자료 조사를 위해 쓰고 있습니다.”


“조사? 필요한 것 이상의 조사를 하면서 영지를 들쑤실 필요가 있느냐?”


“모든 것을 조사하면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영지에는 주기적으로 생기는 문제점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집중하면 여러 가지로 편해집니다. 젝.”


성진의 말에 젝이 서류 더미를 가져왔다.


“5월에는 항상 의류가 들어옵니다. 직물로 옷을 만들고 상인이 움직이는 시기죠. 그런데 이번 연도에는 평소보다 늦었습니다. 이 서류를 보시죠. 농가에 대한 습격 피해를 정리한 겁니다. 5월에 식물을 갉아먹는 크로노가 증가한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도에는 피해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가 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크로노가 상단을 습격했다는 게 되는군.”


“맞습니다. 그 정보를 토대로 정규군을 움직인 결과, 농성을 벌이던 상단을 구해냈습니다.”


젝은 훌륭한 행정관이 되어 있었다. 성진이 말해준 것을 토대로 응용하면서 이런 결과를 낸 것이다. 완벽하게 상인을 지키진 못했지만, 적어도 전멸하는 사태는 막아냈다. 이것이 축적된 정보의 힘이었다.


“정보를 축적하면 이런 일 말고도 더 많은 것이 응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관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일일이 외우면서 보고하는 건 위험하니까요.”


“···알겠다. 일단은 네가 말한 대로 해보마.”


다행히 가이론 백작은 그 이상의 말 없이 집무실에 앉아 보고를 듣고 서류 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성진은 조용히 집무실을 나가며 하인을 불러세웠다.


“집사를 불러라. 할 말이 있다.”


전쟁은 끝났고, 유목 민족은 성진이 처리할 대상이 아니다. 거기다 커다란 목표 중 하나인 용도 잡았다. 미뤄뒀던 일을 처리할 차례.


“부르셨습니까, 도련님.”


“아닐라와 결혼을 할 생각이다. 아버지의 허락은 이미 맡아 뒀고. ···마네모라 황녀는 첩이 될 거다.”


여자관계를 정리할 생각이었다.






[여. 한동안 왕따시키더니만 웬일로 불렀냐?]


저녁. 용 사냥 때 나름 활약을 했던 검은 고양이가 창문으로 들어왔다. 고양이의 몸으로서 마법을 썼지만, 안타깝달지, 다행이랄지, 화제가 되진 못했다. 전설 속의 드래곤 슬레이어가 나타난 것이다. 혼란한 전장 속에서 착각했을 수도 있는 걸 화제로 삼기에는 떡밥이 너무 컸다.


덕분에 정체를 들키지 않은 피온은 성진이 준 간식을 배 위에 올려놓으며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고양이가 고양이 자세가 아니구만.”


[마, 고양이 안 키워봤지? 원래 모은 고양이의 자세는 인생 2회차야. 난 진짜 2회차니까 누워서도 먹을 수 있어.]


“뭔 소린지 모르겠네.”


가벼운 잡담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며 아공간 주머니에서 물건 하나를 꺼냈다.


검은 고양이의 눈이 반작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성진이 지금 꺼낸 물건은 세상 누구나 탐낼만한 보물이었으니까.


드래곤 하트.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에서는 무한한 힘을 품은 보석. 그러나 성진의 설정에서는 조금 다르다. 강력한 힘을 품은 건 맞지만, 힘의 근원이라기엔 부족했다.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


용의 마법이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쓸 건데?]


“솔직히 말해서 생각나는 곳이 없어. 이 정치 능력은 다루기는 어렵고 활용도도 적으니.”


감정의 증폭이란 것은 잘만 사용하면 강력한 무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가진 감정을 잘 파악하는 것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성진에게는 계륵과 같은 물건.


그때였다.


성진의 반지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와 작은 사람의 모양을 갖춘 것은.


“···태초의 흡혈귀?”


[음. 오랜만이군. 계약자. 그대가 용의 피를 먹인 덕분에 약간이나마 외부로 간섭이 가능해졌다.]


태초의 흡혈귀. 피의 권리를 만든 존재이자 성진의 계약자. 그가 말했다.


[그것을 내 종족의 후예에게 주지 않겠는가?]


꽤나 대담한 제안이었다.


작가의말

많이 늦었습니다. 우선 죄송하다고 사과드리며, 한 번 더 사과드립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신작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글로 먹고살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현재 이 작품으로는 그 욕심을 채우기 어려웠습니다.


동시에 진행한 것은 차기작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두 번이나 실패했고, 이번 작품까지 합친다면 세 번이 됩니다.


다음 작품을 써서 돈을 벌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작품을 쓰고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시도를 해볼까 합니다.


이 작품을 그만두는 건 아닙니다. 연중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끌고 갈 겁니다. 하지만 연재 수가 극단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어쩌면 장기 휴재나 리메이크가 될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든 여러분께 좋은 소식은 아니겠군요... 죄송합니다.


다음 작품의 성공 여부를 두고 제가 이 바닥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가 결정할 예정입니다. 언제까지 꿈에만 매달릴 나이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 작품을 위해 주인공들 다 내 동료의 연재 주기를 주 3일로 변경하겠습니다. 차기작 연재가 시작될 때는 일주일에 1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태까지 좋아해 주신 독자님들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저 양해를 바라며 못난 글쓴이는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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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1. 새로운 사건. +1 19.08.10 216 7 11쪽
» 109. 논공행상(2) +4 19.08.08 182 8 12쪽
109 109. 논공행상(1) +3 19.08.07 196 9 13쪽
108 108. 용 사냥.(4) +5 19.08.05 211 10 12쪽
107 107. 용 사냥.(3) +4 19.08.02 244 7 11쪽
106 106. 용 사냥.(2) +4 19.08.01 228 7 14쪽
105 105. 용 사냥.(1) +3 19.07.31 223 9 12쪽
104 104. 제국 전진. 19.07.30 222 7 12쪽
103 103. 황실 병력의 경먹성 공략. 19.07.29 224 5 12쪽
102 102. 편지들. +1 19.07.27 237 6 13쪽
101 101. 편지들. +1 19.07.26 236 9 12쪽
100 100. 잠깐의 귀향. +6 19.07.25 265 8 12쪽
99 99. 퇴각 준비. +3 19.07.24 255 9 13쪽
98 98. 6장로.(2) +1 19.07.23 274 8 12쪽
97 97. 6장로. +4 19.07.22 289 14 12쪽
96 96. 일이 틀어진 용사. +5 19.07.20 287 14 13쪽
95 94. 4황녀.(2) +3 19.07.19 296 12 12쪽
94 94. 4황녀. +2 19.07.18 307 15 12쪽
93 93. 지원간 곳에서. +1 19.07.17 291 12 12쪽
92 92. 지원. +2 19.07.15 320 15 12쪽
91 91. 제국 회의. +3 19.07.13 331 15 14쪽
90 90. 기습. +1 19.07.12 310 14 13쪽
89 89. 기습 계획. +2 19.07.11 311 12 12쪽
88 88. 화목 성 전투. +5 19.07.10 326 14 11쪽
87 87. 재회. +1 19.07.09 339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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