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왕지로(殺手王之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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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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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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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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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새고있다 3

DUMMY

십만대산 신교 군사 노군청의 개인 집무실.

군사 노군청을 만나러 소호는 집무실에 와있다.

노군청이 소호에게,


“오늘 전서구를 이용해서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암호가 아닌 일반 글로 된 쪽지입니다. 거기에 ‘암천에서 살수왕이 군사를 노리고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말이 적혀있더군요.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정보를 믿어야 하는 증거를 보내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래가지고는 누가 배신자인지 찾기가 곤란합니다. 전서구도 우리의 전서구 하나를 중간에 낚아채서 보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어디의 전서구였습니까? 그곳으로 간 사람을 알아내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개봉 지부에서 보내온 전서구였습니다. 우리 신교에서 교주님의 의동생이 살수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저와 교주님뿐입니다. 다른 사람은 그냥 어찌어찌하다 알게 된 의동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전서구가 일반글로 오는 바람에 몹시 난처했습니다. 전서구를 본 사람들에게 입을 다물 것을 요청했지만··· 글쎄요. 아직 교주님이 신교를 다 장악한 상태가 아니라 구멍이 뚫려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특별히 감시를 하겠지만요.”

“수고하셨습니다. 암천에서 보내온 정보라는 것이 밝혀진 것만으로도 큰 정보가 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암천에서 밝혀내야지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고요.”

“죄송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여기 계시는 동안 마음 편하게 쉬십시오. 교주님이 워낙에 의동생님을 좋아하시니까 신변에 만전을 기울이게 됩니다. 혹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하십시오.”

“불편한 거 전혀 없습니다.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소호는 전서구가 아닌 표국을 이용한 인편으로 암천의 천주에게 비문을 보냈다.

비문은 복건성 지부로 가서 전서구를 이용해 암천의 무인도에 도착한다.

비문에다 신교의 개봉 지부에서 보낸 전서구를 이용해 신교의 총군사에게 정보가 전해졌으니 근래 개봉까지 다녀온 사람이 누군지를 밝히면 배신자를 알 수 있을 거라고 보냈다.

소호는 마음이 심란했다.

장로님들과 일숙부님, 이숙부님, 삼숙부님 등 모두 수십 년을 암천에서 지내셨던 분들인데 누구를 의심해야 할지 감도 못 잡고 있으니까.

이럴 때는 수련을 하면서 느긋하게 있어야 함을 안다.

잘 안되지만 그럴수록 마음의 번뇌를 씻어야 한다.

소호의 전각에 딸려있는 연무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데 교주님이 찾으신다는 전갈이 왔다.

소호는 땀을 닦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교주의 개인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르셨다고 해서 왔습니다.”

“녀석, 불러야만 오느냐? 알아서 얼굴 좀 비추면 어디가 덧나? 꼭 할애비가 불러야 오고···.”

“에이, 할아버지. 부르지도 않는데 허구한 날 여기 와서 죽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해요.”

“어떤 놈이 이상하게 생각해? 말만해, 콱 그냥 죽여줄 테니까.”

“하하하··· 할아버지 때문에 무서워서 어디 말을 못하겠네. 멀쩡한 사람 죽어 나갈까봐서.”

“그래, 암천에서 누가 배신했는지는 알아냈어?”

“아직요. 곧 밝혀지겠지요. 그때까지는 임무를 안 하겠다고 했으니 총력을 기울여서 밝혀내려 할 겁니다.”

“그럼 잡히기 전까지 여기서 지내. 이 할애비가 마음이 안 놓여서 그래. 알았지?”

“네. 여기서 지내면서 수련이나 하려고요. 신세 좀 지겠습니다. 할아버지.”

“예끼, 이놈아! 신세라니. 네 집에 왔는데 신세는 무슨 신세야. 여기가 네 뿌리야.”

“할아버지. 태상교주님이신 숙부님은 잘 지내고 계시나요? 요즘 얼굴도 못 보셨죠?”

“잘 있겠지. 왜? 그놈이 뭐라 그래?”

“아니오. 그냥 숙부님을 보면 좀 안 되어보여서요.”

“흥. 안 되어 보이기는. 제 놈이 실력이 안 되어서 물러난 것을 내 탓으로 돌리기만 해봐라. 끄험.”

“그래도 할아버지가 한 번씩 마음을 달래주시면 좋겠어요. 교주직에 올라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내려왔으니 속으로는 많이 서운하실 겁니다.”

크험··· 알았다. 내 일간 불러서 식사라도 같이 하던가 하마. 그나저나 네 실력은 그동안 좀 나아졌어?“

“하아··· 그게 말처럼 쉬우면 오죽 좋겠습니까. 아직 깨달음이 오지 않아서 벽에 막혀 있습니다.”

“그럴 때가 있지. 나 역시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겪었으니까. 하지만 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깨달음이 오더구나. 그러니 부지런히 수련하면서 기다리거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부르셨습니까?”

“오랜만에 비무나 한번 해보려고 불렀다. 싫으냐?”

“아니오.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지요. 하하하···.”


천우경과 소호가 교주의 연무장으로 갔다.

처음에는 천마검법으로 시작했다.

둘이 다 천마검법을 익혔고 수도 없이 비무를 했었기 때문에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단점을 얼마나 보안했느냐는 점검차원에서 천마검법을 펼쳤다.

일초식부터 맞붙기 시작한 둘은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멸절검법에서 우위가 가려졌다.

소호가 반초식 차이로 졌다.

똑같이 멸절검법을 펼쳤지만 천우경의 검법이 끝까지 남아 소호의 검법을 사라지게 했다.

아무래도 천마검법을 오랫동안 수련했으니 그 검법의 이해도와 깊음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천우경은 암흑뇌룡검을 펼쳤고 소호는 암천무상신공을 펼쳤다.

할아버지 천우경의 암흑뇌룡검은 무시무시했다.

반면에 소호의 암천무상신공은 아무런 기교를 넣지 않고 오로지 실전에서 타격을 주는 검법이다.

마지막 암연검법을 펼칠 때는 온 세상이 새카맣게 변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소호가 미호신법을 발휘해 할아버지의 뒤를 점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등 뒤에서 점혈을 눌렀다.

‘잡았다!’하고 얼굴에 미소가 어리는데 손의 감각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할아버지의 이형환위가 사라지면서 잔상을 점한 것이다.

어둠속에서는 할아버지보다 소호가 유리했다.

다시 미혼신법으로 따라붙어 점혈을 하려고 하자 이번에도 할아버지의 신형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어디로 숨었는지 은신술을 배운 소호보다 더 은밀히 숨어있다.

소호는 인기척이나 냄새 등을 이용해 찾으려고 했지만 할아버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암연검법에 익숙해진 할아버지가 검으로 하늘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빛이 들어오니까 할아버지가 보였지만 소호도 보였다.

그 빛으로 소호는 할아버지에게 졌다.

할아버지가 마룡검을 펼쳐 소호의 검을 날려버렸다.

다가온다고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다가와서 검을 쳐냈다.

막고 자시고 할 여력이 안 되었다.

그냥 다가와서 검을 쳐냈다고 밖에 할 말이 없었다.

정작 마지막 초식인 뇌룡검을 펼치기도 전에.

소호는 아직도 할아버지에게 한참 부족한 실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호가 졌다고 인정하자 할아버지는 말했다.


“소호야, 너와 나는 한끗차이다. 네가 벽을 넘어선다면 나와 동등하게 겨룰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을 테니 너도 부단히 노력을 하거라.”

“예. 할아버지.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한차례 소낙비가 내린 것처럼 비무를 하고나니 온 몸이 상쾌했다.

찌뿌둥했던 몸이 적당한 긴장감과 온 힘을 다하여 쏟아낸 내공으로 기운은 없지만 기분만은 더할 수 없이 좋았다.

소호는 할아버지가 있어 자신의 무공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런 고수를 어디 가서 만날 것이며 자신의 무공을 다 받아주는 사람을 또 어디에서 만날 것인가.

할아버지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다.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애를 쓰시는 할아버지가 있어 마음이 든든했다.

더구나 그 할아버지가 팔팔한 이십대 청년이니 평생을 수련할 수 있게 되어서 어찌 행복하지 않을까.

한바탕 비무를 치룬 둘은 목욕을 하고 정원으로 나가 거닐었다.

거닐면서 무공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셨다.

지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다 경험에서 우러난 금과옥조와도 같은 귀한 가르침이다.

소호는 이해가 안 되어도 무조건 들으면서 외웠다.

수련을 하다보면 이해가 안 되었던 말들이 결국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



암천의 천주 개인 집무실.

천주 암흑비살 등려각과 군사 사마인이 얘기중이다.


“이호가 말한 배신자는 찾아내었는가?”

“그게···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의심 가는 사람이 몇 명 있기는 한데 확실하지가 않아 지켜보는 중입니다.”

“우리 암천에 배신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도대체 누가 정보를 주는지··· 에잇!”

“최대한 빨리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시지요.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군사 사마인은 소호가 암천에 배신자가 있다는 말을 해서 알게 되었고 전서구를 통해 개봉까지 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군사 사마인은 그동안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갔던 사람들을 다 감시하고 있다.

육지로 나간 사람들 중 행적이 수상한 몇몇 사람을 감시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고심 중이다.

한사람씩 행적을 철저하게 뒤지며 조사하다 보니 현재 세 사람이 남았다.

그중 암천의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이 둘이다.

장로 한사람과 특급살수인 일호이다.

나머지 한사람은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일급무사이지만 동조자가 있을지도 몰라 수사대상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군사 사마인은 이 세 사람을 불러서 행적을 묻고 사실인지 확인을 하려고 한다.

먼저 고장로를 불렀다.

군사의 부름에 고장로가 군사의 집무실로 왔다.


“고장로님. 지난번에 육지에 나가셨다 오셨지요?”

“그렇다네. 잠시 볼일이 있어 나갔다 왔지. 왜 그러나?”

“죄송하지만 어디에 다녀오셨는지 여쭤도 되겠는지요?”

“응? 그게 왜 궁금한가?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육지에 다녀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대답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우리 암천에 배신자가 있습니다. 정보를 빼돌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어디에 다녀오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뭐라? 배신자···? 우리 암천에 배신자가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내가 의심을 받고 있는 중이고?”

“······!”

“커험··· 기분이 몹시 나쁘구먼. 그러나 의심을 받고 있다니 말함세. 내 아들이 사는 곳에 다녀왔네. 나는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아들을 만나러 다녀온다네. 아들이 사는 곳은······ 어쩌고저쩌고.”

“알겠습니다.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장로님을 의심하기 보다는 행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고르다보니 고장로님께 묻는 것입니다.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십시오.”

“나는 다 말했으니 알아보도록 하고 더 이상 용무가 없으면 가도 되겠는가?”

“예. 가셔도 됩니다.”


군사 사마인은 정보각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빠릿빠릿한 사람을 골라 고장로의 아들집에 다녀오라고 시켰다.

두 번째로 특급무사인 일호를 불렀다.

고장로와 똑같은 물음을 던졌다.

일호는 검을 손보러 나갔다 왔다고 한다.

군사 사마인은 역시 정보각에서 근무하는 이에게 사실 확인을 하러 보냈다.

언제 대장간에 가고 무엇 때문에 갔는지 그리고 언제 돌아왔는지 등을 소상히 알아오라고 보냈다.

세 번째로 의심이 가는 사람은 일급무사이다.

그에게도 묻고 답하기를 했고 사실 확인을 위한 작업도 했다.

그 결과 세 명중 행적이 수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묻고 대답한 대로 사실임이 밝혀졌다.

군사 사마인은 고심을 했다.

그때 정보각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보냈던 사람에게서 수상한 정보를 알아냈다.

특급무사인 일호가 다녀간 대장간의 주인이 일호와 사촌지간임이 밝혀졌다.

그냥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그럴 수도 있는 평범한 관계지만 사마인은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대장간에 들려서 칼을 손보며 사촌에게 개봉까지 다녀오라고 시켰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대장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주인이 한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한 달 정도 어디 다녀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를 다녀왔는지가 불분명하다.

일호의 사촌인 대장간 주인의 말로는 바람 좀 쐬고 오려고 여행을 다녀왔다는데 과연 사실일까? 하며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더구나 대장간에서 전서구를 기르고 있었다.

대장간에서 전서구를 이용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하니 더 의심스러웠다.

군사 사마인은 특급무사인 일호를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군사는 섣불리 행동하기보다 확실한 증거를 잡을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만약 특급무사인 일호가 저지른 일이라면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생각하니 이호가 너무 잘 나가니까 질투를 한 것 같다.

질투는 여인네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내의 질투가 더 지독하다.

여인네의 질투와는 질적으로 다르게.

군사 사마인은 두 번째 가짜 의뢰를 내놓았다.

늘 그렇듯이 회의를 거쳐 의뢰에 대한 찬반을 가렸다.

회의에서 찬성으로 결론이 나서 소호에게 전서구를 날렸다.

비문에 두 번째 가짜 의뢰를 회의의 안건으로 내놓았다고 써서 신교로 소호에게 보냈다.

소호는 가짜 의뢰지만 진짜처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교를 떠났다.

떠날 때 아직 배신자를 잡지 못했는데 가면 어떻게 하느냐며 할아버지가 극구 말렸다.

그러나 만약 소호가 안 가게 되면 가짜 의뢰라는 사실이 탄로가 나기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는 척 해야 한다며 할아버지를 설득했다.

할아버지는 현청진인이 그랬듯이 꼭 살수의 무공으로 임무를 수행하라고 당부하셨다.

혹시 무공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오면 소호의 무공을 본 자들을 다 죽이라고 했다.

소호는 가급적 무공을 숨기기로 했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잔소리에서 겨우 빠져나온 소호는 임무를 수행하는 척 하느라 산서성으로 향했다.

암천의 군사 사마인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느라 매의 눈으로 일호를 살폈다.

역시나 일호는 회의가 끝난 뒤 육지로 나갔다.

예전에 특급무사였지만 지금은 장로전에 들어가 있는 황장로가 미행하기로 했다.

정보각에서 미행하다가 특급무사인 일호에게 발각될까 염려하여 실력이 출중한 사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일호는 복건성에서 외곽 쪽으로 더 들어간 창현읍에 있는 사촌동생의 대장간으로 갔다.

반시진도 안되어 대장간에서 나온 일호는 객잔에 들려 음식을 먹고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갔다.

일호를 미행하던 황장로는 대장간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대장간의 주인, 일호의 사촌동생이 길을 떠났다.

가짜 의뢰가 있는 산서성으로.

그리고 일호의 사촌동생은 가짜 의뢰를 받은 곳에다 쪽지를 실은 화살을 날려 보냈다.

그곳은 이미 암천에서 미리 연락을 취해놓았다.

가짜 의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것도 모르고 사촌동생은 쪽지를 적어 보낸 것이다.

황장로는 그 자리에서 사촌동생을 잡아 점혈을 한 다음 암천으로 돌아왔다.

일호의 사촌동생이 잡혀오자 고문을 했다.

언제부터 정보를 보내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몇 번이나 정보를 보냈느냐고.

지독한 고문으로 사촌동생은 사실을 실토했다.

특급무사인 일호가 시킨 일이라고.

천주인 등려각은 일호를 불렀다.


“일호! 왜 그랬느냐?”

“천주님.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이호의 임무처에다 정보를 보낸 사실 말이야.”

“헉······!!!”

“네놈이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지금까지 암천에서 생활한지가 몇 년이더냐.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솔직히 말하라.”

“······ 미웠습니다. 나는 특급살수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특급살수가 된 다음에도 피나는 노력 끝에 겨우 이 자리에 올라왔는데 이호는 일급무사도 거치지 않고 특급무사로 올라와 임무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게다가 몇 번의 임무를 하지도 않았는데 온 중원에서 살수왕이라고 불러대는 것이 눈꼴 사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그가 죽기를 원했습니다. 암천의 특급무사는 저 하나로 족합니다. 아니 수많은 특급무사가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살수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거나 만약 있다면 내가 되어야 합니다. 난 충분히 살수왕이라는 별호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임무를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이호보다 더 많은 임무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런데 몇 번의 임무로 살수왕이라니요?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신자가 되기로 한 것이냐?”

“배신이 아닙니다. 상대에게 정보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임무를 성공시킨다면 그때는 살수왕인 것을 인정하려고 했습니다.”

“상대에게 정보를 주고 임무를 성공시키는데 몇 번이나 성공을 해야 수긍하겠느냐?”

“적어도 세 번이상은 성공을 해야지요.”

“흠······. 너는 배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배신이다. 한마디로 질투에 눈이 어두워 이호를 죽이려고 했으니까.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이 많았는데 끝이 이렇게 끝나게 되어 참으로 유감이구나.”


천주는 말을 마친 후, 느닷없이 일호의 앞으로 다가와 점혈을 눌렀다.

일호는 방심하고 있다가 도망갈 기회도 잃어버린 셈이다.

이빨 사이에 있는 독단은 임무를 나갈 때만 물고 있다.

지금은 독단이 없어 자살도 못한다.

사람들이 왜 천주를 암흑비살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그토록 빠른 움직임이라면 암흑비살이라는 별호가 맞다.

일호는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눈을 감았다.

그저 바라기는 고통 없이 죽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일호의 바람과 달리 일호는 뇌옥에 갇혔다.

일호가 뇌옥에 갇힌 후 소호가 돌아왔다.

돌아와서 그간의 사정을 다 들었다.

소호는 뒤통수를 맞은 것이 너무나 속상했다.

일호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어릴 때부터 ‘숙부님, 숙부님’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던 사람인데···.

소호는 마음이 착잡했다.

왜 사람들이 자기를 살수왕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일호의 말대로 자기는 몇 번의 임무를 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소호가 몰라서 그렇지 그 몇 번 안 되는 임무들이 다 말도 안 되는,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들이었다.

그래서 살수왕이라는 별호가 붙은 것이다.

일호나 소호는 그런 생각까지 못하고 있다.



< 정보가 새고 있다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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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신교의 반란 19.06.05 1,230 19 18쪽
» 정보가 새고있다 3 19.06.04 1,180 18 19쪽
67 정보가 새고있다 2 19.06.03 1,148 19 15쪽
66 정보가 새고있다 1 19.06.02 1,201 22 15쪽
65 의문의 문파 2 19.06.01 1,277 14 15쪽
64 의문의 문파 1 19.05.31 1,395 19 16쪽
63 설득 2 19.05.30 1,293 19 15쪽
62 설득 1 19.05.29 1,441 25 16쪽
61 황궁으로 가다 2 19.05.28 1,416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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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새로운 천마 1 19.05.07 1,834 25 15쪽
39 특급살수의 첫번째 임무 3 19.05.06 1,754 25 13쪽
38 특급살수의 첫번째 임무 2 19.05.05 1,733 25 15쪽
37 특급살수의 첫번째 임무 1 19.05.04 1,890 25 14쪽
36 고문을 당하다 19.05.03 1,706 25 15쪽
35 필사의 탈출 2 19.05.02 1,714 28 14쪽
34 필사의 탈출 1 19.05.01 1,803 25 14쪽
33 암천에 부는 바람 3 +6 19.04.30 1,808 30 14쪽
32 암천에 부는 바람 2 19.04.29 1,812 27 13쪽
31 암천에 부는 바람 1 +2 19.04.28 1,892 25 13쪽
30 이급살수 3 19.04.27 1,813 25 14쪽
29 이급살수 2 19.04.26 1,871 25 14쪽
28 이급살수 1 +2 19.04.25 1,911 30 16쪽
27 수적과 싸우다 2 19.04.24 1,908 30 15쪽
26 수적과 싸우다 1 +4 19.04.23 2,010 27 15쪽
25 파천영혼(播遷靈魂) 2 19.04.22 2,063 26 14쪽
24 파천영혼(播遷靈魂) 1 19.04.21 2,242 23 14쪽
23 삼급살수 5 +2 19.04.20 2,139 29 14쪽
22 삼급살수 4 19.04.19 2,133 27 14쪽
21 삼급살수 3 19.04.18 2,116 29 16쪽
20 삼급살수 2 +2 19.04.17 2,215 26 15쪽
19 삼급살수 1 19.04.16 2,193 32 14쪽
18 배화교의 신녀 3 +2 19.04.15 2,160 31 14쪽
17 배화교의 신녀 2 19.04.14 2,158 28 13쪽
16 배화교의 신녀 1 +2 19.04.13 2,280 29 17쪽
15 쫒고 쫒기다 +2 19.04.12 2,291 29 15쪽
14 신교의 결정 +2 19.04.11 2,456 28 17쪽
13 살수훈련 2 +2 19.04.11 2,393 31 15쪽
12 살수훈련 1 +2 19.04.10 2,482 28 14쪽
11 암천3 19.04.09 2,476 29 15쪽
10 암천 2 19.04.08 2,588 34 16쪽
9 암천 1 19.04.07 2,751 34 15쪽
8 납치 3 19.04.06 2,830 35 16쪽
7 납치 2 19.04.05 3,020 42 16쪽
6 납치 1 19.04.04 3,336 35 15쪽
5 우화등선 2 +2 19.04.03 3,450 42 14쪽
4 우화등선 1 +2 19.04.02 3,633 44 16쪽
3 호야가 물어왔다. 3 +2 19.04.01 3,874 41 13쪽
2 호야가 물어왔다. 2 +4 19.04.01 4,143 52 16쪽
1 호야가 물어왔다. 1 +10 19.04.01 5,820 5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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