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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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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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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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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7. 납치 (1)

DUMMY

나는 파딘 자작이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 시장 관저로 연락이 왔습니다만···."


일의 경과를 보고하기 위해 아스트리드의 방으로 불려온 파딘 자작은 방 안 모두의 눈치를 돌아가면서 한 번씩 보고 있었다. 답답했던지 눈알을 굴리던 베가가 호통을 쳤다.


"빨리 말해!"


"히익!"


파딘 자작은 베가가 한 마디를 꺼낼 때마다 파들파들 떨었다.


"베가, 자작을 윽박질러서는 될 일도 안됩니다."


"후··· 후우우우···."


그러다가 아스트리드가 한 마디를 꺼낼 때면 눈에 띄게 안심했다. 연신 눈을 굴리며 불안에 떨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 마도병기의 대량 발생은 비단 렌노르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파딘 자작,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예, 그··· 헨켈 영지 남쪽의 도시나 마을 둘 중에 하나 꼴로 끔찍한 모습의 괴물을 목격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괴물은 최소 두 마리 이상의 무리를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도병기가 대량으로 발생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지금 가도를 통해 이동하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그 정도 입니까?"


"예, 연락이 끊긴 도시도 두개나 됩니다. 그 중 하나는 미레트인데 백작성의 바로 아랫마을입니다. 혹시나 헨켈 백작님께 무슨 변고가 생긴 것은 아닐까요?"


베가가 잠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헨켈 백작은 어떤 사람이지?"


"백작님은··· 그러니까··· 사실은 별로 뵌 적이 없습니다. 필요한 명령은 전부 서면을 통해서 왔으니까요. 성에도 한 번 밖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병사도 사용인도 없고··· 으스스했습니다."


"네가 관리하는 영지의 주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아니오. 두어 번 뵈긴 했습니다. 병색이 짙고··· 솔직히 조금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아스트리드가 한숨을 한번 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관저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혹시 상황에 변화가 있거든 바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파딘 자작은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황급히 나갔다. 베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꺼냈다.


"그 마도병기들은 엉성했어. 마도병기라기엔 너무 약하고··· 마도병기 특유의 독기가 느껴지지 않았달까. 그 반푼이들의 마나의 파장은 뭐랄까··· 공포에 가까웠어."


아스트리드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공포? 마도병기가 공포를 느낀다는 건가요?"


"그래, 노린 듯 때를 맞추어 나타난 대량의 마도병기. 틀에 맞춰 찍어낸 것 처럼 비슷한 그 모습. 게다가 약속이나 한 듯 신들의 왕을 노린다? 이상한 일이지만 한 가지 가정 하에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지."


아스트리드의 표정이 굳었다.


"헨켈 백작이 마도병기들을 만들어냈고, 조종하는군요."


"그래."


헨켈 백작, 익숙한 이름이었다. 알핀과 마틸다를 보낸 사람. 카디안이 크리스토프를 배신하고 붙으려 했던 사람. 그런 그가 이번에는 나에게 마도병기까지 보냈다고? 눈에 힘이 들어가며 눈썹이 떨렸다.


"갑자기 화가 나네."


내가 갑자기 혼잣말을 하자 베가와 아스트리드가 나를 쳐다봤다. 그제서야 무안함이 느껴졌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베가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앞으로의 대응은 어떻게 할 거지?"


"기사 에머리히가 돌아오면 바로 렌노르를 떠날 겁니다. 헨켈 백작의 마도병기가 언제 다시 명진을 습격할지 몰라요. 계속 체류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렌노르에도 좋지 않을 겁니다."


베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파딘 자작의 말 잊었어? 가도는 위험해. 우리야 어떻게든 되겠지만 지켜야 할 몸이 너무 많아. 게다가 신들의 왕이 렌노르를 떠나더라도 마도병기는 사라지지 않을거야. 그 위치를 알면서도 굳이 다른 마을에까지 마도병기를 보냈으니까."


"그것도 그렇군요. 명진의 안전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마도병기를 구제해야 합니다. 어렵군요."


두 사람은 생각에 잠겨 침묵했다. 내가 보기에는 쉬운 문제인 것 같은데.


"헨켈 백작의 성으로 쳐들어가면 되잖아?"


베가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고?"


"그가 나를 노리고 있는 건 확실해. 그렇다면 내가 있는 곳에 가장 많은 마도병기가 모이겠지. 우선 내가 없어지면 렌노르 사람들의 숨통은 좀 트일 거야."


"아까 했던 얘기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도병기들이 마을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거야, 신들의 왕."


그렇겠지. 마도병기들이 마을을 습격하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헨켈 성에 닿게 된다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헨켈 백작은 마도병기가 아닐테니 세 명의 신과 스승님까지 감당할 수 없을걸? 파딘 자작의 말대로라면 헨켈 성에는 사용인도, 병사도 거의 없어. 그렇게 되면 헨켈 백작이 너희들을 어떻게 막을까?"


드디어 내 말뜻을 알아들은 베가가 씨익 웃었다.


"마도병기들을 불러들일 수밖에 없겠군? 좋은 생각이야. 생각보다 똑똑한데 신들의 왕?"


하지만 아스트리드는 조금 불안한 기색이었다.


"확실히 좋은 생각이지만··· 명진, 너무 위험해요. 명진을 미끼로 사용할 수는 없어요."


왜 내 말을 따르지 않는 거지? 나는 조금 화가 났다. 그 다음에는 화가 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내가 오늘 왜 이러지? 나는 당황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과장되게 웃었다.


"너희들이 지켜줄 텐데 뭐가 걱정이야?"


사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헨켈 백작의 낯짝을 미칠 듯이 구경하고 싶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스트리드는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솓구친 내가 소리를 지르려 할 때였다.


벌컥


"렌노르가 시끄럽더군요. 무슨 일입니까?"


문을 연 것은 스승님이었다. 베가가 스승님을 발견하더니 얼굴에 화색을 띤 채 외쳤다.


"영감탱이! 살아있었잖아?"


그 목소리를 듣자 스승님은 문 손잡이를 잡은 채로 굳어버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베가와 눈이 마주친 스승님의 표정이 팍삭 찌그러졌다.


"베가 님··· 오랜만입니다."


내가 제자가 된 후에 스승님은 표정으로 잘 말하지 않았다. 실제로 할 말을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살려줘.'


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말라구! 크하하핫!"


성큼성큼 걸어 스승님께 다가간 베가가 스승님의 등을 팡팡 두드렸다. 스승님은 콜록콜록 기침을 했다.


"···온다던 호위가 베가 님이었습니까?"


"그래, 반갑지? 프로키온도 왔다구."


"안녕."


"프로키온 님도 오셨군요."


혼이 빠진 듯 하던 스승님은 사력을 다해 정신을 차리고 베가와 프로키온에게 예를 표했다. 베가는 크하핫 하고 웃으며 스승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스승님이 먼저 쓰러질 지, 아니면 내가 놀라서 먼저 쓰러질 지에 대해 생각중이었다.


"하하핫! 꼬마기사 롤란트가 어느새 이리 컸는지 모르겠군."


"···."


스승님의 목에 선 핏대가 꿈틀거렸다.


"도대체 둘이 무슨 사이에요?"


"내 스승이시다."


내 눈이 왕방울만큼이나 커졌다.


"스승?"


베가가 내 사조부님이라는 말인가?


"그래, 그 때 몇 살이었지? 열 네살? 열 세살?"


"열 여섯이었습니다."


"열 여섯 치고는 좀 작았는데···."


"스승님께서 너무 큰 겁니다."


"크하하핫! 그랬나? 아무튼간에 말이야. 처음 마도병기 사냥을 나갈 때 벌벌 떨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나보다 더 강해져서는 말이야. 스승을 제치다니, 버릇없는 녀석. 하하하!"


그러고보니 베가는 여섯 번째 검이라고 했는데 스승님은 네 번째 검이었다. 14만 년을 살아온 신보다 더 강하다는 건 대단한 거겠지?


이를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스승님의 뺨에는 힘줄이 불거져 있었다.


"그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라이브러리언의 연구를 위해 아카이브로 함께 갔던 스승님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그의 말을 전하기 위해 잠시 여관으로 돌아왔던 것이었다. 아스트리드가 하룻밤동안 있었던 일들을 스승님에게 말해주었다.


"마도병기가···."


"그래. 신들의 왕이 선수를 치자는 의견을 꺼냈어. 꼬마기사 롤란트는 어떻게 생각하지?"


"···꼬마기사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제 제자의 앞입니다."


"하나도 안 변했구만! 꼬장꼬장한게 말이야. 이 녀석 처음 봤을 때 말이야. 술이나 먹으러 가자니까 자기는 열 여섯이라고 술은 안먹겠다고 어찌나 고집을 부리는지···."


"스승님···."


"내가 그걸로 놀리니까 입을 꾹 닫는데 얼굴로 하고 싶은 말이 다 드러나는 걸 어떡하냐? 크하하핫!"


스승님의 어깨에 손을 얹은 베가가 스승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스승님은 실시간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붉으죽죽해졌다를 반복했다.


"저는 괜찮은 작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베가의 말을 끊은 스승님까지 내 편을 들자 아스트리드는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군요. 병사들과 마법사들을 준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에머리히, 인원 수대로 말을 준비하도록 하세요. 프로키온, 시녀들은 일단 두고 갈 생각이니 여관에 보호마법을 걸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응."


"저는 사신단에게 명진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오겠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아스트리드와 스승님, 그리고 프로키온이 밖으로 나갔다. 베가도 스승님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 했다. 내가 베가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음, 단단하군.


"어딜 가세요?"


"응? 롤란트를 따라가려고. 심심하니까."


"··· 그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스승님이 불쌍해서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어··· 저기, 그러니까. 베가에겐 제가 따로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거든요."


정말로 베가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기도 했고.


"에이··· 뭐야?"


"사실은 율린과 보티 아저씨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무슨 소리야, 당연히 지켜야지. 그러려고 온 건데."


"제 말은 그러니까··· 저보다 율린을 더 우선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율린과 보티 아저씨를 두고 갈 수는 없으니 최소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싶어요."


"호오?"


"제 안전은 아스트리드가 눈에 불을 켜고 지킬 테고, 스승님은 사신단 전원을 돌봐야 하죠. 그리고 프로키온은···."


"프로키온이 남의 안전에 신경쓸 여유가 없긴 하지."


"···제가 한 말 아닙니다. 아무튼 베가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스승님의 스승님이기도 하고."


베가가 몸을 돌려 내 쪽을 향했다.


"미안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나는 테네브리아에게 명령을 받았거든. 그 어떤 것 보다도 네 안전을 우선시하라고 말이야."


"그렇습니까···."


베가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왜 명령하지 않는 거야?"


"예?"


"당신은 신들의 왕이야. 그런데 테네브리아도 신이지. 따라서 당신의 명령은 테네브리아의 명령보다도 우선이야. 왜 그들의 안전을 지키라고 명령하지 않지? 당신, 아스트리드에게 어떤 명령이라도 해본 적이 있어?"


있기는 하다. 존댓말 쓰지 말라고 했었지. 너무 힘겨워하길래 바로 다시 쓰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말이야. 당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해."


"책임이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


베가가 콧방귀를 한번 뀌었다.


"우리에게 명령을 내리면 그 결과는 당신이 책임져야 하겠지. 그걸 시작으로 모든 신들의 14만년을 책임져야 할 거야. 너무 깊숙히 연루되어 버리는 거지. 그게 싫은 거 아니야?"


"그건···."


찔렸다.


"정신 차리라구. 당신은 이미 깊숙히 들어왔어. 빠져나갈 수는 없어. 지금 이 모든 일이 누구를 중심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해?"


"베가···."


사실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내가 중심이다. 내가 도망치면 사건들은 나를 따라올 뿐, 어디를 가더라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테네브리아에 도착하면 모든 고생이 끝일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헨켈 백작은 시작일 뿐이다. 이제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나를 둘러싼 싸움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내 말이 심했다면 사과하지. 내가 하려던 말은, 당신은 좀 더 능동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말이야."


"···알겠습니다."


끌려들어갈 바에야 내가 한 발을 밀어넣겠다.


"명령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신 베가, 율린과 보티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지키도록 하세요."


베가가 흰 이를 드러내고 씨익 웃었다.


"그래, 잘 할 수 있네. 전신 베가, 대장의 명령에 따르도록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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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33화 내용을 바꿨습니다. 19.05.11 109 0 -
40 40. 에필로그 19.05.16 261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234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64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57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65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61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69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95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80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86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98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75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201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30 3 11쪽
26 26. 별 19.04.23 252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48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56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80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42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221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208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229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45 4 12쪽
» 17. 납치 (1) 19.04.14 273 4 13쪽
16 16. 별밤 19.04.13 330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314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52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64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8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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