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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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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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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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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9. 납치 (3)

DUMMY

율린과 보티 아저씨 주변에 있던 암살자 다섯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파딘 자작의 얼굴을 한 사내도 놀란 눈치였다.


"볼텍스? 너, 정체가 뭐야?"


나는 그를 무시하고 외쳤다.


"도망쳐, 율···."


나는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 사내가 빠르게 품 속에서 꺼낸 단검이 내 목에 닿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해라. 그어버리기 전에."


"크윽···."


사내가 눈을 가늘게 좁히고는 우리가 지나온 방향을 주시했다. 꽤나 멀리 떨어졌는데도 그에게는 사신단과 마도병기의 대치 상황이 보이는 듯 했다.


"전신이 아티팩트를 사용했군. 성미도 급하지. 미안하지만 일을 빨리 처리해야겠다. 뭣들 하고 있지? 저들을 잡아."


율린과 보티 아저씨가 엉거주춤 일어났다. 사내의 말을 들은 암살자들이 두 사람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내가 더 빨랐다.


콰앙!


후두둑


피안개가 퍼지며 육편이 떨어졌다. 솔직히 즐거웠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정말 쉽고, 감정을 발산하는 것은 너무나 후련했다. 왜 지금까지는 이렇게 하지 않았었나 후회할 정도로.


"하하하···."


나는 단검을 무시한 채 비틀비틀 일어났다. 목이 살짝 베어 피가 배어나왔다. 사내가 기겁하며 내 목에서 단검을 치웠다.


"너···."


숨이 차올랐다. 볼텍스를 만들어내면서 끌어올린 암살자들과 사내에 대한 분노가 정상적인 사고를 어렵게 만들었다.


"허억··· 허억···. 그럴 줄 알았어. 너는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지금까지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테니까."


사내의 표정이 굳었다.


"일을 어렵게 만드는군."


다시 마나를 끌어올렸다. 타는 듯 한 분노를 다른 이들에게 쏟아내야 한다. 아니면 갈 곳 없는 분노는 나를 태울 것이다.


"너 때문에 나를 지키려던 사람들이 몇이나 죽었는지 알아?"


나는 오른손을 들어올리며 사내의 머리에 볼텍스를 폭발시켰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폭발을 피한 후, 단검을 치켜들고 내게로 달려들었다.


"피해?"


"별 것도 아니잖아."


나는 그에게서 도망칠 수 없음을 직감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단검이 닿기 직전, 나는 손을 뻗어 율린과 보티 아저씨에게 달려들던 암살자들에게 다시 볼텍스를 사용했다. 그들과 말 사이에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나는 마지막 이성을 쥐어짜 외쳤다.


"도망쳐!"


그리고 사내의 단검이 뻗은 내 오른손에 닿았다. 단검은 검지와 중지 사이를 베어들어가 손목을 반쯤 잘라냈다. 잘린 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검지와 엄지만 남은 오른손에서 격통이 밀려왔다.


"큭···."


나는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사내는 끌끌대며 바닥에 떨어진 내 손을 걷어찼다.


"손목을 깔끔하게 잘라내려 했는데 움직이는 바람에 잘못 베었군. 이러면 상처를 치료하기가 곤란하잖아."


"명진아!"


보티 아저씨가 내 이름을 부르는 율린을 잡아끌어 말에 태웠다.


"도망치게 둘 수는 없지."


사내는 내가 더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 판단했는지 그들을 쫓았다. 사람이라 할 수 없는 속도였다. 하지만 그냥 둘 수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멈··· 춰···."


마도병기를 죽일 때보다 더 큰 볼텍스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만들어졌다. 볼텍스는 폭발하며 사내와 암살자 몇 명, 그리고 말 두어마리를 집어삼켰다. 그들이 하나의 고깃덩어리가 되는 장면은 비현실적이었다.


"피가··· 멈췄네."


신기하게도 더 이상 오른손이 아프지 않았다. 더 이상 분노가 내 가슴을 태우지 않았다. 더 이상 급박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마음이 고요했다. 상쾌한 기분이었다.


"명진아! 어서 타거라!"


암살자들과 사내가 주춤하는 사이 말을 몰아 나를 구하러 온 보티 아저씨가 소리쳤다. 다행히 율린도, 보티 아저씨도 다치지 않았다.


"멍진아! 어서."


이대로 도망쳐서 아스트리드에게 위험을 알리면 된다. 파딘 자작은 가짜라고, 그는 헨켈 백작의 끄나풀이라고.


하지만 어째서일까.


"싫어요."


너무나 평온한 나의 대답에 보티 아저씨가 움찔했다. 아저씨는 내게서 무언가의 변화를 읽은 것 같았다.


"멍진아, 무슨 소리야!"


보티 아저씨가 내 팔을 붙잡으려는 율린을 제지했다. 현명한 선택이다. 만약 율린이 나를 건드렸더라면....


···건드렸더라면?


"...."


머릿속을 울리는 의구심에 내가 놀라 주춤한 사이 보티 아저씨가 말고삐를 잡아끌었다.


"율린... 어서 도망가자."


"아저씨! 안돼요!"


나는 멀어지는 말을 무심하게 쳐다보았다.


이제 그들이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남은 이들을 밟아 죽이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부족해."


버러지처럼 기어다닐 암살자들의 사지를 찢어버리리라 생각하며 뒤를 돌아본 순간, 얼굴 가죽 여기저기가 너덜너덜해진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푸욱.


"마비독을 잔뜩 바른 단검이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고개를 내려보자 단검에 찔린 허벅지가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


털썩.


마비약은 빠르게 돌았다. 신들의 왕이 맥없이 쓰러졌다. 사내는 몸을 확인했다. 마지막의 볼텍스를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왼팔이 부러졌고 온 몸에 찰과상이 가득했다.


"눈이 노랗게 변하고 있군. 마도병기··· 그것도 오리지널인가. 조금만 더 놔뒀으면 각성시킬 뻔 했군."


남자는 이 쯤에서 끝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틀비틀 일어나고 있는 암살자에게 손짓했다.


"몇 명이나 남았지?"


암살자 한 명이 피를 흘리는 팔을 부여잡고 걸어왔다. 고통이 심할 텐데도 그는 무심한 말투였다.


"운신 가능한 형제는 여섯 명,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 형제가 다섯 명, 곧 죽을 것 같은 형제가 두 명 입니다."


사내는 거의 시체나 다름없는 암살자들을 한번씩 무심한 시선으로 훑었다.


'쓸모없는 녀석들.'


길거리에서 주워 15년을 들여 키워낸 암살자들이 한순간에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지만 그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슬슬 헨켈의 곁을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뽑아낼 정보도 없긴 하겠군.'


"비오라트."


"예, 아버지."


동료의 시체에서 천을 찢어내어 팔의 응급처치를 하던 암살자가 대답했다.


"세 명을 데리고 헨켈 성으로 가라. 백작님께는 알핀을 마나 억제 마법진이 설치된 뇌옥에 수감하라고 일러라."


"예, 아버지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계획대로 한다. 나머지 인원과 사신단을 습격할 것이다."


"하지만 두 명이 탈출했습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게다가 네 명이 신들을 전부 죽일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아버지라고 해도 무리입니다."


사내가 비오라트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비오라트, 나는 말대답을 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암살자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움직일 수 있는 여섯 명의 암살자가 사내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사내의 명령을 기다리듯 섰다.


"움직일 수 없는 형제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예."


암살자들은 신속하게 형제들의 숨통을 끊은 후 신들의 왕을 말에 올려 떠났다. 사내는 파딘 자작의 얼굴 가죽을 벗었다.


"후우."


사내를 보조하기 위해 남은 암살자들이 의문을 표했다.


"아버지? 아직은 그 가죽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아니, 이제 필요없다. 그보다 남은 말은 몇 마리나 되지?"


"충분합니다."


"그래, 알겠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 사내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암살자의 목을 칼로 그었다.


"커··· 커흑···. 아버지···?"


암살자는 목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나머지 두 명의 암살자가 깜짝 놀라 단검을 뽑아들었다.


"아버지? 도대체 무슨 짓을?"


사내는 유쾌하게 웃었다.


"오랜만에 너희들의 성취나 한번 보자꾸나. 어서 덤비거라."


암살자들이 단검을 들고 망설이는 사이 사내가 번개처럼 달려들어 암살자 한 명의 손목을 그었다.


"아악!"


"비명을 질러? 암살자가? 넌 처음부터 잘못 배웠구나."


사내는 손목을 잡고 쓰러진 암살자의 턱 밑을 찔렀다. 암살자는 그르륵 하며 피 끓는 소리를 내다 쓰러졌다. 사내는 천천히 일어나 남은 한 명의 암살자를 향해 손짓했다.


"너도 그냥 죽을 테냐? 아니면 반항이라도 해볼 테냐?"


암살자가 단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고도로 훈련된, 안정적인 자세였다. 사내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방비도 하지 않았다.


까앙


날붙이가 사람의 몸에 박히는 소리가 아니었다.

목을 향해 휘둘러진 단검은 사내의 얼굴을 크게 그었다. 턱 밑부터 뺨까지 길게 잘린 얼굴이 너덜거렸다.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놀랍게도 사내의 얼굴에서는 피 한방울 흐르지 않았다. 암살자는 당황해서 외쳤다.


"이게 무슨?"


"합격이다만, 아쉽구나."


사내의 단검을 횡으로 그었다. 쓰러진 암살자의 시체를 발로 밀어낸 사내는 부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얼굴을 뜯어냈다.


"꽤 오래 사용한 얼굴인데, 못 쓰게 됐군."


드러난 중년인의 가죽 없는 얼굴은 거무튀튀한 무광의 금속질이었다.


"이 정도면 백작은 내가 신들과 싸우다 죽었다고 생각하겠지. 뭐, 아니면 말고."


사내는 들고 있던 가죽을 던지고 후드를 깊게 써 얼굴을 가렸다.


"백작과 그의 연구 성과는 꽤나 재미있는 구경거리였지. 여신이 그것들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한데, 보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군."


허공에 불평을 털어놓던 사내는 말 한마리를 잡아 탔다. 그는 단검을 품 속에 집어넣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말을 몰아 사라졌다.



---



지하인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감옥에는 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른손에는 거의 감각이 없었다. 붕대가 둘러져있기는 했지만 손이 반도 남지 않았는데 소용이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족쇄는 왼손에만 채워져 있었다.


"죽겠군."


말 그대로였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열이 심하게 났다. 갈라진 입술에서는 피가 흘렀다. 상처는 큰데 제대로 된 의료적 처치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 항생제 한알 먹지 못하니 곧 죽겠지.


"두 사람은 안전하겠지··· 아스트리드도, 스승님도."


"내가 율린을 죽이려고 했어. 아무렇지도 않게··· 보티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더 죽이고 싶어."


"오줌 마려운데···. 바지를 벗을 수가 없네."


"나는 마도병기로 변해가는 거야."


"오른손이··· 너무 아파···."


"볼텍스를 사용하는 건··· 사람을 죽이는 건 정말 기분 좋았어."


"나는 미친 걸까?"


나는 정신이 나간 것 처럼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몽롱함과 고통, 그리고 고열이 가져오는 환각에 정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혼잣말이라도 되뇌이지 않았으면 벌써 정신을 놓았으리라.


저벅 저벅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감옥의 쇠창살 너머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두운 감옥을 왕왕 울리던 발소리는 내가 갇힌 감옥 바로 앞에서 멈췄다.


"의자를 하나··· 가져다주게."


목소리는 음험하고 조용했다. 가래가 약간 낀 듯도 했다. 흐릿한 시야로 윤곽만 겨우 보이는 목소리의 주인은 매우 마르고 키가 큰 체형을 하고 있었다. 곧 경비병이 나무 의자 하나를 가져오자 그는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꼬았다.


"꼴이 말이 아니십니다."


그는 말을 더듬었다. 나직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를 씹어뱉었다. 그의 말투는 몽롱한 내 귀에도 잘 들렸다.


"···."


그렇다고 나한테 대답할 기력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당신이 실제로··· 존재할 줄은 몰랐습니다. 전설 속에서나 듣던··· 신들을 다스리는 왕이신데··· 이거 몰골이 말이 아니게··· 추하군요."


"···."


"거기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볼텍스를··· 사용했다지요?"


"···."


"신들의 왕께서 마도병기였다··· 이런 이야기는 남들 듣기에··· 별로 좋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걸 가져오게."


곧 병사 하나가 뛰어와 조그만 목함을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헨켈 백작님."


"고맙네···. 그만 가보게."


방금 분명히 헨켈 백작이라고 했다.


"당신이 헨켈 백작이었군."


헨켈 백작, 그가 바로 헨켈 백작이었다. 알핀과 마틸다, 이름모를 사내와 암살자들. 그가 보낸 자객들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었다.


나 뿐만이 아니다. 보티 아저씨도 율린도 이 남자 때문에 죽을 뻔 했다. 아스트리드도 스승님도 이 남자 때문에···.


"그렇···습니다. 제가··· 헨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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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에필로그 19.05.16 124 1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18 0 11쪽
38 38. 결전 (3) 19.05.16 77 0 13쪽
37 37. 결전 (2) 19.05.16 76 0 13쪽
36 36. 결전 (1) 19.05.13 88 1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87 1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92 1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18 2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06 1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06 1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15 2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143 2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24 2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144 2 11쪽
26 26. 별 19.04.23 160 2 13쪽
25 25. 각성 (3) 19.04.22 160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167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182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152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43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43 4 13쪽
» 19. 납치 (3) 19.04.16 150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167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192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18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09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237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250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26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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