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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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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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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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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0. 헨켈 백작 (1)

DUMMY

"당신이··· 헨켈 백작···."


몸이 떨려왔다. 이제는 익숙해진 분노가 몸을 가득 채웠다. 이 남자를 죽이고 싶었다.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마나를 모았다. 마도병기를 죽인 것 처럼, 암살자들을 죽인 것 처럼, 나는 헨켈 백작을 죽일 것이다.


놈의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는 걸 구경하는 건 분명 기분 좋겠지.


하지만 마나는 모이지 않았다.


"···?"


헨켈 백작은 고개를 살짝 튼 채로 무심하게 말했다.


"마나가 모이지 않습니까···? 그렇겠지요. 여긴 감옥이니까요. 기본적으로 마법사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나가 모이지 않는다고?"


"자신의 모습을··· 한번 보십시오. 폴리모프가 풀려··· 있지 않습니까?"


"마나가··· 그렇다면···."


마나가 모이지 않는다. 충격이었다. 충동적인, 파괴적인 감정은 모두 마나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사람을 죽이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던 것은 나 자신이었다는 말인가?


무서워졌다. 눈을 질끈 감았다. 감정을 조절하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나는 억지로 되뇌었다.


'나는 각성하지 않는다. 나는 미치지 않았어. 나는··· 마도병기가 되지 않겠어.'


헨켈 백작이 다리를 반대로 꼬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게 협력하십시오."


"협력이라고?"


헨켈 백작이 고개를 아주 살짝 끄덕였다.


"날 납치하고, 내 주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나서··· 협력이라고? 너, 날 지키려고 병사들이 몇 명이나 죽었는지 알고 있어?"


헨켈 백작은 내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건 그저··· 입막음일 뿐입니다. 당신과 나의 협상은 그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요."


"상관이 없어?"


뭐가 문제냐는 듯 나를 모로 쳐다보는 그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의 목숨이 아닙니까. 나머지는, 글쎄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남에게 애착을 가진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진짜 싸이코패스는 또 따로 있었군.


헨켈 백작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나는 눈에 힘을 주었다. 창백한 얼굴, 다크서클, 대충 정리된 잿빛 머리와 수염, 게슴츠레 뜬 회색의 두 눈은 흐리멍텅했다. 뱀이 기어가는 말투만큼이나 소름끼치게 생긴 사내였다.


"살고 싶다면··· 협력하십시오. 협력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번거롭게도··· 말입니다."


"그렇겠지. 다른 방법이란게 뭔데? 나를 죽이기라도 할 셈이냐?"


헨켈 백작은 무감정하게 대답했다.


"아니오, 아닙니다. 당신을···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정 반대의··· 방법이죠. 빨리 죽여달라고··· 애걸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도를 넘은 고통···은 사람을 미치게 하죠. 죽음을 탈출구···로 생각하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편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


역시 마도병기를 만든 미친놈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그리고 지금 나는 미친 소리를 듣고 있기에는 너무 상태가 안좋았다.


"꺼져···."


헨켈 백작이 입가를 살짝 비틀어올렸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는 비웃음을 띄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은 당신의··· 편이 아닙니다."


헨켈 백작이 병사가 주고 간 목함을 두어번 두드렸다. 그는 목함을 열어 쇠창살 밑으로 천천히 내밀었다.


"무슨··· 우웁···."


목함 안에는 네 개의 혀와, 여덟 개의 눈이 들어있었다.


"당신이 저를 배신한 암살자···. 이름이··· 그렇지, 알핀인줄 알았을 때는··· 상관없었습니다만··· 신들의 왕인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들을 살려둘 수는··· 없었습니다. 당신의 위치는··· 아무도 알 수 없어야 합니다."


눈과 혀는 나를 데려온 네 명의 암살자들의 것이었다. 나는 욕지기를 겨우 참았다.


"너···. 아무리 그래도 네 부하인데···."


헨켈 백작이 어깨를 으쓱했다. 밀린 빨래라도 한 듯 산뜻한 동작이었다.


"제 부하이니··· 처리도 제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뭐··· 이들은 도구나 다름없으니까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목숨들입니다. 누구도 이들을 찾지 않겠죠···. 곧 아무도 당신을··· 찾지 않게 될 것 처럼 말입니다···."


"미친 새끼."


"제 마도병기들이··· 신들과 여신수호기사···를 처리했다는 연락이 오면··· 다시 만나러 오겠습니다. 그동안은··· 휴식을 취하십시오."


그 말을 마지막으로 헨켈 백작은 비틀비틀 걸어 감옥을 나섰다. 불규칙적인 발소리가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 나는 덩그러니 남은 의자를 한참 쳐다보다가 고열과 고통에 지쳐 잠들었다.



---



"아악!"


커다란 발로 병사 하나를 발로 밟아버린 마도병기의 목에 기사 에머리히의 칼이 꽂히며 피보라가 튀었다.


크아아아악!


바위처럼 단단한 피부를 가진 마도병기였지만 오러블레이드를 막기에는 부족했다. 마도병기가 분노로 가득찬 괴성을 지르며 이곳저곳에 볼텍스를 폭발시켰다. 대기가 진동했지만 전신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죽어!"


눈이 뒤집힌 마도병기는 베가가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베가의 터질듯한 근육이 수축하자 코뿔소처럼 두터운 다리가 숭덩 잘려나갔다.


크어어어!


마도병기의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빙결은 상처를 따라 올라가며 마도병기의 반대쪽 다리까지 얼려 부숴버렸다. 더는 서 있을 수 없게 된 마도병기가 땅에 충돌하며 커다란 소리를 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프로키온! 놈을 묶어!"


[바인딩.]


프로키온이 마법을 사용하자 땅이 진동했다. 땅을 뚫고 빠른 속도로 자라난 식물줄기들이 마도병기의 전신을 묶었다. 병사들이 달려들어 마도병기의 팔다리에 칼을 찔러넣었다.


크아아아악!


마도병기가 몸을 뒤틀자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뒤집히며 덩굴이 뜯겨나가기 시작했다.


"곧 빠져나오겠군."


"그렇게 둔다면 말입니다."


기사 에머리히가 오러블레이드를 가볍게 휘두르자 마도병기의 머리가 소리없이 잘려나갔다. 괴성을 멈춘 마도병기의 시체는 잠시 경련하다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제 끝난건가?"


베가가 마도병기의 잘린 머리를 발로 찼다. 머리는 잠시 구르다가 마법에 파인 구덩이 안쪽으로 떨어졌다. 가도는 부서지고 패인 자국으로 엉망진창이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은 산처럼 쌓인 마도병기들의 시체 위에 서 있었다. 마도병기들의 시체는 하나같이 꽝꽝 얼어있었고 그 위에는 계절에 맞지 않는 눈이 쌓여 있었다.


"빙령신부는 언제봐도 대단하군요. 주변의 계절까지 바꿔버리다니."


"후··· 하루만에 이렇게 많이 상대해보기는 또 처음이야."


처음에는 8마리였지만 전투가 내뿜는 격렬한 마나에 이끌린 마도병기들까지 상대해야 했다. 마도병기의 발을 묶느라 남은 병사들도 열 명 남짓에 불과했다. 기사 에머리히는 한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마찬가지입니다."


"제기랄, 빙령신부를 유지할 수가 없군. 마나가 부족해."


베가가 손을 놓자 빙령신부는 땅에 닿기도 전에 얼음의 결정으로 녹아 없어졌다. 빙령신부가 사라지자 베가가 비틀거리며 땅에 쓰러졌다.


"크윽···."


프로키온이 날아왔다. 프로키온의 무표정에 걱정의 빛이 잠시 어렸다.


"휴식."


"그럴 수는 없지. 시간이 없어. 어서 헨켈 성으로 가자구. 대장은 어디로 갔지?"


베가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친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하는 아스트리드와 마도병기의 시체들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파딘 자작은 또 어디로 갔단 말이야?"


"모르겠습니다."


그 때였다.


"여신님, 저기를 보십시오!"


다리가 부러져 부목을 대고 있던 병사 하나가 손을 들고 외쳤다. 손 끝을 따라가보니 보티와 율린이 지친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기사 에머리히가 검을 집어넣고는 바람처럼 달려갔다.


"율린!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명진이는 어디로 갔느냐!"


"기사 에머리히··· 흐흑!"


"율린?"


기사 에머리히를 본 율린은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음을 터뜨렸다. 보다못한 보티가 입을 열었다.


"기사 에머리히··· 파딘 자작은 헨켈 백작의 수하였습니다. 그가 명진을 납치했어요."


"뭐···라고?"


기사 에머리히의 눈이 커졌다.


보티는 신들에게 모든 상황을 정확히 전달했다. 진짜 파딘 자작은 죽었고 헨켈 백작의 수하가 그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었으며 명진은 그들을 도망치게 하려고 볼텍스를 사용했다는 것까지.


"명진의 눈이···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명진이 아닌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테라를 주유한 감이 위험하다고 말하더군요."


아스트리드가 헛바람을 삼켰다. 베가와 프로키온이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란 눈, 감정의 고양. 마도병기의 징후로군."


"충격."


아스트리드가 고개를 숙였다. 잠시의 침묵 후에 아스트리드가 말했다.


"숨겨야 했습니다."


"신들의 왕이 마도병기였다는 사실을?"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숨겨야만 했습니다."


"···."


베가가 아스트리드를 노려보았다. 아스트리드는 베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전신들은 결국 한숨을 내쉬며명진의 구출이 더 시급한 사항임을 인지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줘야겠어, 아스트리드."


"동의."


아스트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베가는 울다 지쳐 잠든 율린을 쳐다보다 침울한 표정으로 눈을 돌렸다.


"젠장, 대장의 명령을 지키지도 못했군. 책임이니 뭐니 지껄였으면서 정작 내 책임을 다하지 못하다니···."


베가의 표정은 침통했다.


"스승님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프로키온이 입을 열었다.


"마도병기, 예상 이상의 전력. 계획의 수정이 필요하다."


아스트리드가 불안한 듯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키온의 말이 맞습니다. 병사들은 다쳤고 신들은 지쳤습니다. 이대로는 헨켈 성까지 갈 수 없어요. 이런 전투를 두 번만 더 겪어도 견딜 수 없을 겁니다."


베가가 침을 탁 뱉고는 소리쳤다.


"하지만 대장을 구하러 가야 한단 말이야! 무슨 방법이 없는거야? 뭐라도 해야 한다고!"


살아남은 병사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마법사들은 마도병기를 상대하느라 마나 고갈로 탈진했다. 이들을 헨켈 성으로 데려가보았자 인명피해만 늘어날 뿐이었다.


"방법이···."


기사 에머리히가 내키지 않는 듯 운을 띄었다. 모두의 시선이 기사 에머리히에게 꽂혔다. 기사 에머리히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있습니다."


모두의 눈이 커졌다.


"있다고?"


"기사 에머리히? 그런 방법이 있습니까?"


"충격."


기사 에머리히가 내키지 않는 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위험한 방법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더 위험해질 방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나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기사 에머리히가 한숨을 한번 쉬었다.


"라이브러리언 님의 아카이브를 경유해서 헨켈 성 지하의 고대 유적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베가와 프로키온은 라이브러리언이 누군지 몰랐다. 아스트리드만이 벌떡 일어나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 그런 이야기를 왜 이제서야 꺼내는 겁니까?"


"너무나 위험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헨켈 성 지하의 유적은 항상 그 모습을 바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헨켈 백작이 마도병기를 제작하고 보관하는 장소 또한 고대 유적일 것입니다."


베가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길을 잃을 염려에 더불어서, 이동과 동시에 마도병기를 마주쳐도 놀랍지 않다는 이야기로군."


"스승님의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더 있습니다. 아카이브는 라이브러리언 님의 아티팩트입니다. 누군가를 이동시키는 것에 막대한 마나가 든다더군요.

한 번에 네 명, 많아야 다섯 명이 한계입니다. 저와 신들, 이 넷에 라이브러리언 님까지 다섯으로 헨켈 백작의 마도병기를 막아야 합니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었다. 신들은 아스트리드에게 시선을 옮겼다. 사신단의 단장으로서 결국 최종 결정은 아스트리드의 몫이었다. 하지만 아스트리드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렌노르로 돌아가서 고대 유적으로 갑시다. 명진을 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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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19 0 11쪽
38 38. 결전 (3) 19.05.16 78 0 13쪽
37 37. 결전 (2) 19.05.16 77 0 13쪽
36 36. 결전 (1) 19.05.13 89 1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88 1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95 1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21 2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08 1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08 1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17 2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144 2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25 2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146 2 11쪽
26 26. 별 19.04.23 161 2 13쪽
25 25. 각성 (3) 19.04.22 161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169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18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154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46 2 13쪽
» 20. 헨켈 백작 (1) 19.04.17 14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52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169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19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20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1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239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252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26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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