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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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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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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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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헨켈 백작 (2)

DUMMY

기절한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헨켈 백작이 돌아왔다. 그는 자신에게 협력하라고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곧 내가 귓등으로라도 들을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입을 닫았다.


"편한 방법···을 거부하시는군요."


"닥쳐. 너와 할 이야기는 없어."


헨켈 백작은 내 몰골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신들의 왕께서 제게 묻고 싶은··· 것을 물으십시오. 성심성의껏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나는 말 없이 헨켈 백작을 노려보았다. 그의 얼굴은 도무지 감정이라는 게 없는, 마치 가면 같았다.


"없으십···니까?"


물론 있다.


"너는 왜 나를 얻으려 하지?"


헨켈 백작은 뻔한 것을 왜 묻냐는 듯 나를 응시했다.


"당신이 가진··· 능력 때문임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내 능력으로 뭘 얻고 싶은지를 물어보는 거야."


헨켈 백작은 한숨을 한번 쉬었다.


"그렇···군요. 이야기해드리죠. 긴 이야기는··· 아닙니다."


헨켈 백작은 잠시 입을 닫고 머릿속으로 할 말을 정리했다. 그는 곧 이야기를 시작했다.


"2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제 아버지, 선대 백작은··· 저처럼 병약했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께 물었습니다. 우린 백작의 가문인데··· 어째서 성이 없느냐고."


테라에서는 평민도 성을 가지고 귀족도 성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신들께서 재능을 인정한··· 강력한 가능성을 가진 가문만이 성을 부여받는다고···. 아버지의 목표는 언제나··· 신들에게 잘 보여 성을 하사받는 것이었죠."


헨켈 백작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아버지는 성을 하사받을 열쇠가··· 고대 유적이라고 생각했죠. 어쨌든 우리는··· 고대 유적의 파수꾼 가문이었으니까요."


"실패했겠군? 네게 성이 없는 걸 보니."


나의 비꼬는 말투에도 헨켈 백작은 흔들림이 없었다.


"하하··· 맞습니다. 아버지는 고대유적을 헤메다 사라져···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유적의 구조가 항상... 바뀌기 때문입니다."


"구조가 바뀐다고?"


"예, 성 밑의 유적은··· 살아있는 것 처럼 항상 모습을 바꿉니다. 지도는 의미를 잃고··· 경험은 독으로 변합니다."


렌노르의 유적과는 다른 모양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백작이 된 저도··· 아버지처럼 성의··· 부여를 목표로 고대유적을 탐험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유적의 밑바닥에서 무엇···을 찾았는지 짐작이 되십니까?"


"몰라."


헨켈 백작의 눈에 생기. 아니, 광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에게서 처음으로 본 감정이었다.


"제가 발견한 것은··· 마도병기를 제조하는 실험장이었습니다."


"마도병기의 실험장?"


"예. 저는 그 곳에서··· 마도병기를 제작하는 방법과··· 그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실험장에 있던 문서들이었습니다···. 그건 정말이지··· 충격이었죠."


"네가 충격을 먹기도 하나? 놀랍군."


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럼요··· 그 문서들은··· 놀랄 만도 했습니다. 우리가 신이라 믿었던··· 이들의 정체가 적혀있었으니까요."


헨켈 백작이 검지손가락을 들어 흔들었다. 나도 가운뎃손가락이라도 들어주고 싶은데··· 가운뎃손가락이 날아가버려서 못 들어주겠군.


"당신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신들은 고대의 인류··· 그러니까 당신들이 만든 인형들···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헨켈 백작의 얼굴에 처음으로 감정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는 폈던 손가락을 천천히 말아 주먹을 꽉 쥐고는 부르르 떨었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앙상한 그의 손목에 푸른 핏줄이 솟았다.


"저희 부자는 인형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지하의 미궁을 헤멨던 겁니다."


그 한 문장을 얼마나 되뇌인 것일까. 말을 더듬는 헨켈 백작이었지만 이 때 만큼은 전혀 더듬지 않았다.


"풋···."


주먹에 힘을 뺀 헨켈 백작은 돌연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핫··· 하하하하!"


그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치며 광소했다.


"코미디가··· 따로 없지 않습니까. 인형들의··· 인형이라니. 하하하!"


그는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얼굴을 가린 채 한참을 더 웃었다.


"하아... 죄송합니다. 그 일을 떠올리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말입니다."


가린 손을 치운 헨켈 백작의 눈은 들끓는 증오로 타오르는 노란색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그는 감정이 없는 게 아니었다. 다만 증오 이외의 감정을 버렸을 뿐이었다.


"미쳤군."


헨켈 백작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한숨을 쉬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폭발하던 감정은 어느새 갈무리했는지 그는 다시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친 건··· 이 세상입니다··· 인형을 신으로 모시고··· 왕으로 모시고··· 도대체 무엇을··· 인정받기 위해서입니까?"


핏기 하나 없는 헨켈 백작의 입술이 무감정한 죽은 말들을 내뱉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가짜 신들을 전부··· 그 주인들이 갔던 곳으로 보내주기로 말입니다. 왜 당신이 필요하···냐구요? 당신은 제 목표···를 위해 필요한 도구···입니다."


허공을 쳐다보며 뜬구름을 잡듯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소름이 돋았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있던 헨켈 백작은 갑자기 정신이 든 듯 말했다.


"이건···."


헨켈 백작은 한숨을 한 번 쉬었다.


"지하 유적에··· 침입자가 들어왔···습니다. 강력한··· 마나, 신들이군요. 지하 유적을 통해··· 성에 들어오다니. 이거 한 방··· 먹었습니다."


팔꿈치로 무릎을 괴고 앉은 헨켈 백작이 머리를 긁었다. 그저 조금 곤란한 모양새였다.


"마도병기들이 신들의 입을··· 막지 못했군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강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헨켈 백작의 기분이 나빠져서 욕이라도 하길 바랬다. 그러면 내 기분이 조금은 나아질 것 같았다.


"네 암살자들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죽은 셈이로군."


하지만 그는 어깨를 한번 으쓱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쌔신들이··· 그들을 죽일 수 있을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필요가 없어진 그들은··· 처분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직접 움직일 테니까요."


"스승님은 네 마도병기를 막아냈다. 한 번 상대한 것은 두 번, 세 번도 상대할 수 있겠지."


헨켈 백작은 비웃음을 띄었다.


"정말로 그게 전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저 빙산의 일각··· 이었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질린 내 표정을 음미하던 헨켈 백작은 문득 떠올렸다는 듯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


"그러고 보니··· 침입자가 있었지요. 지하 유적이라··· 영리했지만, 그 밑에 있는 것들은··· 조금 끔찍할텐데요."


그가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냥 내버려두더라도··· 유적이 알아서 그들을 처리하겠지만···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으니, 제가 직접 처리해야··· 겠지요."


헨켈 백작은 의자에서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나는 불안해졌다. 그의 말이 사실임을 느꼈기 때문에.


"멈춰."


몸을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도 현기증과 함께 격통이 몰아쳤다. 숨을 쉴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나는 바닥에 엎어졌다.


"크윽···."


헨켈 백작은 벌레처럼 바닥을 기는 내 모습을 즐기는 듯 했다.


"금방··· 가짜 여신과··· 수호기사의 목을 치고 돌아오겠습니다. 혼자가 되는 절망을 알게 되면··· 당신의 협력을 얻는... 것도 조금 순조로워지겠죠."


철컹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움직이지 않던 몸이 철창을 향해 튀어올랐다. 왼손을 묶은 사슬이 출렁거렸다.


"그리고 당신 곁에··· 그 시체를 넣어드리겠습니다. 썩어가는··· 내장에서, 무너진 얼굴···에서 기어다니는 구더기들을 보게 되면··· 당신의 분노가 당신을 집어삼키겠지요."


"안 돼···!"


하지만 두 발짝을 걷지 못하고 바닥에 얼굴을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감옥을··· 개방해라···."


마법이라도 걸어놨는지 헨켈 백작의 명령과 함께 감옥의 철창이 열렸다.


"당신은··· 각성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당신을··· 지배해드리겠습니다."


헨켈 백작이 열린 내 감옥 안으로 들어와 내 머리 곁에 쪼그려앉았다.


"감옥 문은··· 열어두기로 하겠습니다. 조금 더··· 극적인 효과가 날 겁니다. 아마."


그는 천천히 일어나 감옥을 나갔다. 나는 그를 막을 수 없었다.



---



무한히 이어지는 어두운 공간에서 공중에 뜬 채로 하나의 층을 이루는 거대한 석판들, 그리고 석판들을 잇는 좁은 계단. 고대 유적은 신비로운 어두움과 압도하는 장엄함으로 그 자리에 굳건히 서 있었다.


아니, 그랬어야 했다.


"이건···."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석판들 위에는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철창이 끝없이 이어져, 마치 양계장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물로 가득했다. 구조물은 반쯤 차 있었고 그 중에 반 정도는 이미 비쩍 마른 시체였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인간 사육장' 이었다.


"아··· 으으···."


"죽여··· 죽여줘···. 제발···."


아스트리드가 떨리는 손을 뻗어 쇠창살 사이로 뻗어나온, 가지처럼 말라붙은 시체의 팔을 만졌다. 팔은 아스트리드의 손이 닿자마자 먼지처럼 바스라졌다.


"끔찍하군요. 너무나도··· 어떻게 같은 사람이···."


고대 유적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내뱉는 끔찍한 신음소리로 가득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사방에서 강렬한 적의가 느껴지는군요.]


유적 곳곳에서 노란색의 빛이 언뜻언뜻 스쳐지나갔다. 헨켈 백작이 만들어낸 마도병기들의 눈이었다.


크르르륵···


마도병기들은 신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괴성을 질러대었지만 달려들지는 않았다. 기사 에머리히가 슬며시 검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가도에서 마주친 마도병기들은 헨켈 백작의 가장 강력한 패가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마나의 날카로움부터 다릅니다."


베가가 주먹으로 철창을 후려쳤다. 철창이 휘며 웅웅 울리는 소리가 유적으로 퍼져나갔다.


"제기랄··· 우리들의 눈 바로 밑에서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었단 말이야? 도대체 어떤 목적이 있어서 이런··· 것을 만든거지?"


"공포."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베가조차도 지하 유적의 끔찍함을 설명할 단어를 찾아내지 못했다. 기사 에머리히의 손에 들린 라이브러리언만이 눈앞의 광경에 압도되기보다는 시설의 목적에 대한 추측을 내놓았다.


[조심스럽게 추측하건대, 이 시설은 인간에게서 강제로 마나를 추출하는 시설로 보입니다.]


아스트리드는 철창에 손을 얹은 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나를 추출한다구요?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마도병기의 각성에 필요한 것은 대량의 마나와 강렬한 감정. 헨켈 백작은 공포라는 감정과 수많은 희생자들에게서 뽑아낸 마나를 사용해 마도병기를 만든 것 같군요.]


기사 에머리히도, 프로키온도, 베가와 아스트리드도 할 말을 잃었다.


"그게··· 가능한 거야?"


[믿고싶지 않지만, 이 시설이라면 가능할 겁니다. 결과물은 천차만별이었던 모양이지만 말입니다.]


"···."


"···."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신들은 소음 속에서 침묵했다. 그리고 그 때, 뚜벅 뚜벅 울리는 불규칙적인 발소리가 계단을 내려왔다.


"이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동시에 낮고 기분나쁜, 마치 뱀이 쉿쉿거리는 소리처럼 음습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신다는 말씀이··· 있었더라면 맞이할 준비를··· 했을 텐데, 누추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기사 에머리히와 베가는 자신이 그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네가 헨켈 백작이냐?"


"인사가··· 늦었습니다. 제가 이··· 성의 주인··· 백작, 헨켈입니다."


시체처럼 마른 큰 키의 사내, 헨켈 백작은 좁고 얇은 계단 위에 유령처럼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유적의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샛노란 두 눈은 어둠 속에서도 기묘하게 빛났다.


"여신님, 제 뒤로."


기사 에머리히가 검에 손을 얹은 채로 헨켈 백작을 노려보았다. 헨켈 백작은 미소를 지으며 양 팔을 벌렸다가 과장되게 예를 표했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늦었지만··· 제 환영 인사를 받아주시기를."


조롱하듯 커다란 동작으로 허리를 숙인 헨켈 백작이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터져나온 웃음은 곧 광소로 변하고, 웃음소리가 유적을 가득 채웠다.


"헨켈 성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들의··· 무덤이 될 곳입니다. 가짜··· 신들이여."


헨켈 백작이 말을 끝냄과 동시에 사방에서 에서 소름끼치는 울음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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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에필로그 19.05.16 217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93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36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7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52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7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5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1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2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5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 21. 헨켈 백작 (2) 19.04.18 196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9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15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4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84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8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14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33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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