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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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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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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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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8. 테네브리아 (2)

DUMMY

미동도 않고 서있는 경비병을 지나자 북적거리던 인파가 사라졌다.


"여기서부터는 민간인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어요."


깨끗하게 관리된 정원이 보이는 회랑을 지나 계단을 오르자 커다란 대전이 나왔다. 대전은 좌우로도 넓었지만 길기는 훨씬 길었다. 4층 높이로 늘어선 열주, 빛나는 갑옷을 입은 경비병들 사이로 대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커다란 은색의 구조물이 보였다.


"백은의 옥좌에요."


"옥좌?"


"테네브리아가 신왕국의 모든 안건을 혼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물이죠. 마법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뇌나 마찬가지에요. CPU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다가가며 자세히 보니 구조물은 공중에 떠 회전하는 은색의 구체와 그 주위를 규칙적으로 유영하며 복잡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갖가지 크기의 은빛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조각들 중 하나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반갑습니다, 신들의 왕."


내가 다가서자 조각은 자연스럽게 그 위에 앉은 사람과 마주볼 수 있는 정도까지 내려왔다. 스승님은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


"기사 롤란트 에머리히. 신왕 폐하를 뵙습니다."


빛나는 은빛 조각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이는 은색의 머리카락과 눈을 가진 소녀였다. 15살쯤 되어 보이는 그녀는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년왕국 테네브리아의 신왕, 신왕국 제 1의 검, 전신 테네브리아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위엄있는 모습, 어쩐지 느껴지는 거리감에 나는 어색하게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테네브리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우선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겠습니다."


"···?"


"최초의 마도병기 '그림' 이후로 마도병기에 대한 대응은 즉각적인 사살 뿐이었습니다."


테네브리아가 손짓하자 있는 듯 없는 듯 대전을 지키던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내게 다가오며 창을 겨누었다. 급변하는 분위기. 아스트리드가 당황하며 내 앞을 가로막았다.


"테네브리아?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신왕국의 법도를 따를 뿐입니다. 아스트리드."


아스트리드가 놀라 당황하는 사이 병사들은 빠르게 나를 포박했다. 무릎을 꿇었던 스승님이 벌떡 일어섰다.


"멈추세요, 기사 에머리히."


병사들을 죽일 듯 다가오던 스승님이 우뚝 멈춰섰다. 스승님은 테네브리아를 바라보고는 갈등하는 듯 하다 겨우 입을 떼었다.


"폐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기사로서 주인의 말에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스승님으로서는 최대한의 이의표시였을 것이다. 하지만 테네브리아는 매몰찼다.


"기사여, 당신이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병사들이 내 팔을 뒤로 묶고는 무릎을 꿇렸다. 나도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어 병사들이 하는 대로 멍청히 무릎을 꿇었다.


"이거 당장 풀··· 우웁···."


병사들이 아스트리드와 스승님에게도 가차없이 무릎을 꿇리자 화가 난 나는 그만두라고 명령하려 했다. 테네브리아는 내 명령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니까.


하지만 병사들은 미리 언질을 받았는지 내 입에 뭉친 천을 물렸다. 그 모습을 무감정하게 지켜보던 테네브리아가 말했다.


"법도대로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신들의 왕, 김명진을 비롯하여 마도병기를 궁 내에 들인 여신 아스트리드, 그리고 그 수호기사 롤란트 에머리히를 처형해야 마땅하다."


아스트리드가 소리쳤다.


"테네브리아!"


하지만 테네브리아는 거침이 없었다.


"허나 신들의 왕으로서의 지위, 그리고 헨켈 백작 토벌의 공을 인정하여 그 처벌을 에머리히 백작관에 무기한 연금하는 것으로 대신하도록 하겠다."


그녀가 앉아있는 은판이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끌고가라."


"우웁!"


"테네브리아!"


우리는 병사들의 우악스러운 손으로 대전에서 끌려날 수밖에 없었다.



---



한바탕 소란이 있은 후 텅 비어버린 대전, 테네브리아는 옥좌 위에서 눈을 감고는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 때, 옥좌 뒤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걸어나왔다.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왜 내가 말한 대로 하지 않았지?"


테네브리아의 몸이 눈에 띄게 움찔했다. 그녀는 눈을 떴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나는 놈을 감옥에 가두라고 했다. 내가 직접 놈을 심문하고 싶었기 때문이야. 어째서 네 마음대로 가택연금으로 바꾸었지? 당장 대답해라."


그가 대답을 원하면 테네브리아는 거부할 수 없었다. 그것이 그녀가 기억하는 태고의 약속이었으니까.


"···예우를 지킨 것 뿐입니다."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한계였다.


"시간은 많은 걸 바꿔놓았군. 14만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명령을 실행하던 전쟁기계들에게도 인간성이 생길 만큼의 시간이었나보지? 뭐, 좋다. 내가 직접 찾아가도록 하지."


"에머리히 백작관저에는 경비병들이 많습니다."


"내가 그들을 처리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나?"


"···처리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충고인가?"


"좋을 대로 생각하십시오."


그림자는 잠시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옥좌 앞으로 걸어왔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남자.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안드로이드."


"···예."


"날 내려다보지 마라."


그녀가 옥좌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사내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격식을 차리고 예우를 갖추는 것을 매우 좋아하더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나도 같이 해주도록 하지. 무릎을 꿇어라."


테네브리아는 그의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었다.


"···."


그는 그런 그녀를 차갑게 내려다볼 뿐이었다.


"네게는 나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어. 그럴 권한도 없지. 시간과 마나가 네게 그 자격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아니, 몇 년이 지나던 너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일 뿐이야."


퍼억


그가 테네브리아를 발로 찼다. 보기에 비해 무거운 안드로이드임에도 테네브리아는 5미터 정도를 날아갔다. 놀라운 신체능력이었다.


"크윽···."


쓰러진 테네브리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이채가 스쳐지나갔다.


"너, 그 놈의 정체를 알고 있군?"


"···."


"안드로이드들에게서 마나 아웃브레이크 이후의 기억을 분명히 지웠는데··· 너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지?"


테네브리아는 대답이 없었다.


"말해."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 것이죠."


그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봤다고?"


하지만 이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관없어. 그 놈은 죽을거다. 오늘 안으로 말이야."


"백작 관저로 갈 생각입니까?"


"그래."


"경비병이 많을 겁니다."


사내는 실소를 머금었다.


"그래서? 내가 처리할 수 없을 거라고?"


"아니오. 그들을 걱정하는 겁니다."


사내는 짜증난다는 듯 말했다.


"네 피조물들이 걱정되나?"


"그들에게는 아무런 죄도···."


사내가 테네브리아의 말을 끊었다.


"아니, 죄가 있어. 인간도 아닌 것들이 지구를 돌아다니는 죄지. 그들의 죄이기도 하거니와, 너희들의 죄이기도 하다."


사내가 테네브리아의 머리채를 쥐었다.


"인류가 너희들을 만들어낸 건 생명을 뺏기 위해서야. 생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내는 테네브리아를 질질 끌고 옥좌 앞에 던졌다.


"신이 된 기분을 조금 더 즐기라고. 그 놈이 충분히 고통받은 다음에는 네 역겨운 피조물들을 전부 죽이라고 너에게 직접 명령해줄 테니까."


사내는 테네브리아를 내버려둔채 유유히 걸어 대전을 빠져나갔다.



---



"무례에 대해서 사죄드립니다. 저희는 왕궁으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병사들은 마차에 탑승하자마자 우리의 포박을 풀었다. 마차가 멈추자 그들은 우리를 에머리히 백작관저 앞에 내려두고 떠났다. 마치 우리가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투였다.


스승님이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이상하군. 죄인 취급이라기에는 어정쩡하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군."


에머리히 백작관저는 내 생각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3층정도의 크기에 작은 정원이 딸린 단아한 저택이었다. 스승님은 에머리히 영지는 따로 있고 관저는 수도에서 공무를 볼 때만 머무는 곳이라고 했다.


"그럼 이렇게 클 필요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니 관저가 쓸데없이 커보였다.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사용인 두 명이 관저의 대문을 열었다.


"어서오십시오."


우리를 맞은 것은 스승님과 똑같이 생긴, 하지만 조금 더 어려보이는 귀부인이었다.


"우리 사이를 거니시는 신들이여. 누추한 곳에 모시게 되어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녀는 절도있는 모습으로 신들과 내게 예를 표했다. 파딘 자작이나 헨켈 백작과는 달리 진짜 귀족같은 모습이었다.

내가 어색하게 인사하자 그녀의 눈빛이 냉철해졌다. 마치 어색하게 검을 휘두르는 나를 쳐다보는 스승님 같은 표정이었다.


"반갑습니다. 신들의 왕이시여."


껄끄럽게도 그녀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설마 나한테 예법을 가르치려고 들진 않겠지.'


내가 멀뚱멀뚱 서있자 스승님이 한 발 나서 그녀를 소개했다.


"디드리트 에머리히. 현 에머리히 백작이자 내 여동생이다."


에머리히 백작이 스승님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오라버니."


"디드리트, 반 년 만이구나."


두 사람은 한 치의 표정 변화도 없이 인사를 나누었다. 정말 반가워하고 있기는 한 건가?


"우선 짐을 풀도록 하십시오. 제 경비병들이 성 앞에서 여러분의 마차를 가져왔습니다. 잃어버린 것은 없을 겁니다. 짐들과··· 프로키온 님까지요."


프로키온은 그 때 까지도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시녀들의 도움을 받아 각자의 방에 여장을 푼 우리들은 곧 저택의 커다란 응접실에 모였다.

찻잔을 든 에머리히 백작은 다짜고짜 찾아온 왕궁의 병사들에게 우리를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는 명령만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일이 심상치 않을 거라는 짐작이 들어 저택의 경비를 늘렸습니다."


스승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


"오라버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니, 우리도 이 상황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마치 두 명의 로봇이 대화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원래 로봇이었던 베가나 프로키온이 내가 본 제일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술을 마시고 사내질···을 하러 간 베가, 그리고 지금 찻잔을 들었다가 뜨거웠는지 놓쳐서 깨버린 프로키온 말이다.


"미안···."


"괜찮습니다. 프로키온 님."


시녀들이 떨어진 잔을 치웠다. 차는 입에 대지도 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스트리드가 말했다.


"테네브리아를 만나봐야겠습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에머리히 백작이 조용히 물었다.


"무슨 일이라는 것은?"


"모릅니다. 하지만 테네브리아는 공정하고 자비로운 왕이었습니다. 또한 신들의 왕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만큼, 누구보다도 손꼽아 구 인류의 귀환을 기다려왔죠. 그녀의 행동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에머리히 백작이 대답하려는 찰나였다.


"꺄아아악!"


비명소리는 장원 밖에서 들려왔다.


"율린?"


나는 응접실을 뛰쳐나갔다.


작가의말



짧으면 10화, 길면 13~14화 안에 완결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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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에필로그 19.05.16 217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93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36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7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52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7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5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1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2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5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95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9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15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4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84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8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14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33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50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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