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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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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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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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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0. 또 한 명의 인간 (2)

DUMMY

사내는 밤의 테네브리아를 내달렸다. 마차보다 빠른 속도로 한참을 달리고 있었지만 사내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대전쟁과 그 이후의 더 큰 위기를 모두 이겨낸 군인이었다. 개조된 금속질의 뼈와 합성섬유로 이루어진 근육이 그에게 힘을 주었다. 그의 피를 따라 흐르는 나노머신들이 산소를 공급했다. 피부에 이식된 편광 필터는 그 누구도 그를 보지 못하게 했다.


"꺄악!"


사내가 스쳐지나가자 밤거리를 거닐던 여성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사내는 우뚝 멈춰섰다.


"누··· 누구세요?"


사내는 이 생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들을 인간이라 칭하는 이 생물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대 마도병기 특수부대 '요람' 소속, 루딘 햇필드 중령이다. 너는 누구지?"


"네··· 네?"


루딘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한 번 쉬었다.


"그래,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 나도 네가 누군지 모르겠군."




루딘이 손을 한번 쳐내자 여성의 옷이 피로 물들었다. 그녀의 가슴에는 군용 대검이 꽂혀 있었다.


털썩


루딘은 쓰러진 여성의 배에서 대검을 빼내 그녀가 입고 있는 옷에 닦았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깨끗한 도로, 보기 좋은 건물, 정갈한 도시. 그는 이 지나치게 깔끔한 도시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전쟁 시절에 공장에서 양산되던 병기들 주제에 나라를 만들었다. 그를 닮은 가짜 인간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신이라 칭송받는다. 살아있는 척, 고결한 생물인 척을 한다.


"씨발."


사내는 그들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났다.


"그 남자 다음은 너희들이야. 역겨운 인형들아. 진짜 인류가 돌아오기 전에 바퀴벌레들은 모두 사라져야 하니까."


갑자기 짜증이 난 사내가 귀 밑을 두드려 무전기를 작동시켰다. 그는 프로토콜을 가동시킨 열 다섯의 안드로이드와의 라인을 연결했다.


"몸풀이 삼아 혼자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기분이 나빠졌잖아?"


"쿨럭···."


"죽어가는 과정조차도 질기군."


여성은 살려달라는 듯 루딘의 바짓가락을 붙잡았다. 루딘은 그녀의 손을 밟아 비볐다. 사람인 척을 하는 바퀴벌레들. 그들의 신이 실은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해줘야 한다.


"무전이 닿는 전 안드로이드는 지금 즉시 에머리히 백작 관저라는 곳으로 와라. 나보다 늦는 기계놈은 머리를 부숴놓을테니 서두르길 바란다."


루딘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에머리히 백작 관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밤의 왕궁은 낮보다 훨씬 경비가 삼엄했다. 낮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공개하던 장소들도 커다란 문들마다 경비병이 서 있었다. 그 중에 한 경비병은 베가를 앞에 두고는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야, 너. 나 누군지 몰라?"


"···베가 여신님이십니다."


베가는 주먹을 공중으로 들어올리고 왕왕 휘두르며 강짜를 부렸다. 내가 볼 때는 주정을 부리는 동네 아저씨나 다를 바가 없었지만 경비병은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그래, 나 여신이다. 네가 지금 여신의 앞길을 막고 여신의 귀중한 시간을 뺏고 있는거야 임마!"


경비병은 반대쪽 문을 막고 서서 자신과 비슷하게 벌벌 떨고 있는 동료와 눈을 마주쳤다. 도와달라는 뜻이었지만 여유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는 마지막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신왕 폐하께서 누구도 들이지 말라고···."


"하··· 이 새끼, 말이 안 통하네. 내가 테네브리아랑 더 오래 알고 지냈니? 아니면 네가 테네브리아랑 더 오래 알고 지냈니? 테네브리아가 네 편을 들까? 아니면 내 편을 들까?"


베가는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나는 부끄러웠지만 충분히 효과적인 억지였다.


"···들어가십시오···."


병사들은 못내 왕궁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베가는 콧방귀를 뀌었다.


"흥! 진작 열 것이지."


"저, 여신님!"


앞서 성큼성큼 걸어가던 베가가 눈을 찌푸리며 뒤돌아보았다.


"뭐야?"


병사는 다리를 후들후들 떨었지만 할 말은 했다.


"여신님의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열었다고 꼭 말씀드려주십시오."


베가가 씨익 웃었다.


"싫어, 임마."


베가의 농담을 농담으로 들을 수 없었던 불쌍한 병사는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다.


"···조금 불쌍한데."


"아무 일도 없을거야."


"그렇다면 다행이고."


이후로도 경비병을 마주칠 때마다 비슷한 일이 있었다. 베가의 협박이 안 통하는 강단있는 경비병들은 스승님의 명성으로, 스승님의 명성이 통하지 않을 때는 아스트리드의 미소로 통과할 수 있었다.


"아스트리드는 수도에서 인기가 많은가 봐?"


내 질문에 대답한 것은 베가였다.


"오, 그럼. 수도에서 아스트리드는 아이돌이지. 여신 아스트리드, 백의의 천사."


아스트리드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만해요, 베가."


"뭘 부끄러워해? 새파랗게 어린애들이 14만 살 짜리 할머니를 좋아한다는데 더 기뻐하라구."


아스트리드가 정색하자 베가는 입을 닫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대전에 닿을 수 있었다. 대전은 한 사람만이 지키고 있었다. 베가가 뒷통수를 긁으며 소리쳤다.


"씨발!"


여덟자루의 장검을 찬 긴 흑발의 미녀, 가니메데였다. 그녀는 서슬퍼런 눈으로 베가와 우리들을 한 번씩 노려보더니 대전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콰르르륵


두 사람이 달라붙어야 겨우 열릴 것 같은 커다란 문이 벌컥 열렸다. 놀란 베가가 더듬으며 말했다.


"뭐··· 뭐야? 뭐 잘못 먹었어?"


가니메데는 빠드득 소리가 나게 이를 갈고는 말했다.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테네브리아가 너희를 기다린다. 빨리 들어가버려."


"어··· 그래, 알았다."


우리가 대전으로 들어서자 가니메데는 대전의 커다란 문을 쾅 닫았다. 둔중하고 무거운 소리가 텅 빈 대전을 울렸다.


"테네브리아? 어디에 있습니까?"


"대전이 어둡잖아? 이 곳은 테네브리아의 마력으로 유지되는 곳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천지로군."


어둠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무너져내린 옥좌였다. 아스트리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읊조렸다.


"백은의 옥좌가···."


영원히 죽지 않는 신의 마력으로 유지되던 천년 왕국의 옥좌가 무너졌다. 아스트리드, 베가, 그리고 프로키온 세 사람은 하늘이 무너진 듯 한 표정이었다. 천천히 내려간 그들의 시선이 옥좌 밑을 향한 순간, 그들은 달려가기 시작했다.


"테네브리아!"


"어이! 괜찮아?"


테네브리아가 대전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그녀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는 쉴 새 없이 스파크가 튀었다. 베가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나는 모습. 불규칙적으로 경련하는 그녀의 등은 낮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왜소해보였다.


"테네브리아.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테네브리아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는 약속을··· 어겼습니다. 이건··· 제가 살아온 모든 세월을 부정한 반동을 겪고 있는 중이에요."


베가가 이를 악물었다.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았군. 그게 가능한지의 여부는 제쳐두고, 왜 그런 거야? 어째서 그 놈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지?"


테네브리아가 곧 꺼질 듯 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옳지 않으니까요."


아스트리드는 연신 회복마법을 사용했지만 테네브리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아스트리드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베가는 주먹을 꽉 쥐고는 땅을 내려쳤다.


"젠장!"


테네브리아가 아스트리드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


"이미 각오는 했습니다."


그리고는 멀찍이 서있는 나를 바라봤다. 아련한, 애수에 잠긴 눈빛으로.


"이 쪽으로··· 할 말이 아주 많습니다."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우린 처음 보는 사이인데.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걸까. 나는 조금 꺼려졌지만 이내 발걸음을 옮겨 그녀의 곁에 앉았다.


"오랜만입니다. 라고 해야 할까요?"


"오랜만? 저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 말하면 과거의 당신을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나? 어디서 만난 적이 있었나? 라토 마을에서? 하지만 나는 테네브리아를 만난 기억이 없다.


"과거의 저를 어떻게 알고 있다는 겁니까?"


그녀가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딱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 위로 정육면체의 조그만 상자 하나가 떠올랐다.


"제 아티팩트, '크로노스'입니다."


크로노스는 검은 광택을 내며 테네브리아의 손바닥 위를 자유롭게 떠다녔다.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크로노스의 능력은 대상 '테네브리아'의 의식을 과거로 되돌리는 겁니다."


"···?"


테네브리아가 슬픈 눈을 내 눈에 마주쳤다.


"당신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대전쟁 이후의 일들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군요."



---



루딘은 시녀의 시체를 밟고 서서 표정없는 얼굴로 기사 에머리히를 바라보고 있었다. 루딘의 명령을 받은 전신들이 그의 뒤로 아무런 기척없이 서 있었다.


"롤란트 에머리히.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왕국 최강의 인간··· 직업은··· 여신···수호기사?"


루딘이 재밌다는 듯 키득댔다.


"소꿉장난도 정도가 있지··· 인간을 호위하기 위해 만든 기계들이 거꾸로 인간에게 호위를 받는다고···. 코미디가 따로없군."


기사 에머리히는 열 다섯의 전신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검을 잡고 계단 앞을 막고 있었다. 계단 밑에는 관저의 경비병들이 전신들과 대치하고 있었고 계단 위에는 에머리히 백작이 율린을 감싸 안고 있었다. 루딘이 말했다.


"도망치지 않을 건가?"


에머리히 백작은 주저없이 대답했다.


"우리 둘이서 신들에게 도망칠 수는 없습니다. 얕은 수작은 그만두십시오."


루딘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똑똑하군 노친네."


기사 에머리히가 물었다.


"네 놈은 누구지? 테네브리아에 온 목적이 뭐냐?"


루딘은 선심을 쓰듯 대답했다.


"모든 것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기 위해서지. 죽었어야 할 괴물은 죽이고, 없었어야 할 가짜들은 없애고, 내 것이었던 것들은 되찾는 것이다."


"죽었어야 할 괴물?"


루딘은 시녀의 시체를 발로 차 날리고는 응접실의 의자에 편하게 앉았다.


"최초이자 최악의 마도병기, 그림에 대해서 알고 있나?"


에머리히 백작이 대답했다.


"테라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초의 마도병기 그림. 신들의 이름으로 몰아낸 최악의 재해."


루딘은 손톱을 씹다가 퉷 뱉고는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래, 그게 이상하단 말이야. 그림에게서 살아남은 인류는 냉동수면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안드로이드와 바이오로이드의 기억을 지웠는데 말이다."


"···."


"마나가 그들의 기억에 어떻게 작용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억에 깃든 마나가 두 번째 그림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너희는 그림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말이지."


루딘이 까끌까끌한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 얼굴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고? 인류를 멸망시킨 괴물을 신들의 왕이라 떠받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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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33화 내용을 바꿨습니다. 19.05.11 109 0 -
40 40. 에필로그 19.05.16 261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234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64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57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65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61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69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95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80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86 2 12쪽
»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99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76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201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31 3 11쪽
26 26. 별 19.04.23 252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48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56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80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42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221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208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230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46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73 4 13쪽
16 16. 별밤 19.04.13 332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315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54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65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8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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