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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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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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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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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림 (1)

DUMMY

기사 에머리히가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고?"


"구 인류의 대전쟁을 끝낸 건 반물질 폭탄이다. 100억의 인류는 전쟁 후에는 10 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지."


에머리히 백작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루딘은 당연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무슨 얘긴지 모르겠나? 그냥 들어. 설명에 필요한 지식이다. 아무튼, 10억의 잔존인류는 이제 평화롭게 살 거라고 다짐했어. 다시는 전쟁따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 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루딘이 허리를 폈다. 그는 군인다운 건조한 말투로 상황보고를 하듯 말을 이어나갔다.


"어찌보면 인간의 욕심에 대한 세계의 응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 반물질 폭탄은 차원의 문을 열고 이세계의 힘을 불러들였다. '마나.' 우린 그렇게 이름붙였지. 마나는 우리가 알던 모든 상식을 개변하는 알 수 없는 힘이었다."


"···."


"생물··· 물리법칙··· 뭐든지 말이다. 지구는 낯선 환경이 되었고,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뭐든지 했다. 몬스터를 사냥하고, 마법을 익혔다. 솔직히 말하면 할 만 하다고 생각했어. 점점 익숙해졌지."


루딘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든 것은 그 때였다.


"하지만··· 그 때 나타난 그림 앞에서, 우리는 무력했다. 세계의 종말··· 그래, 우리는 종말을 맞았던 거야. 그림이라는 이름의 종말을 말이다."


루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병기라는 이름은 전쟁을 위한 무기에 붙이는 이름이야. 자연에서 발생한 것들을 병기라 부르지는 않지. 마도병기라는 것은 우리가 그림을 이기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를 무기로 개조했기에 붙은 이름이다. 절박함이 만들어낸 위험한 기술이었지."


루딘이 손가락으로 에머리히 백작을 가리켰다.


"너희들 사이에서 가끔 마도병기가 출몰하는 건 너희들이 우리의 유전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공생물이기 때문이고."


루딘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많은 희생을 치뤘다. 그림은 패퇴시켰지만 인류는 거의 괴멸 직전이었다. 파괴된 지구는 살 만한 환경이 못 됐지. 남은 인류 약 10만 명은 전 세계에 퍼져서 냉동수면에 들어가게 되었다. 깨어났을 때는 모든 것이 정상이길 기도하면서."


루딘이 말을 멈췄다. 그가 입술을 깨물었다.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입가에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그 상태로 웃었다. 기괴하게 갈라진 웃음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이 죽지도 않고 신들의 왕이라 칭송받는다···. 지구를 차지한 것은 관리를 위해 남겨둔 기계들이다···. 기계들은 자신들의 주인을 닮은 인공생물에게 인간이라 이름붙이고는 신으로 군림하고 있다···."


분노에 겨운 숨을 몰아쉬던 루딘은 짝 소리가 나게 손뼉을 한 번 쳤다.


"자! 이야기는 끝이다. 이 정도면 이해가 됐겠지?"


기사 에머리히에게, 아니 자기 자신에게 다시 한번 분노를 각인시킨 루딘은 뒤돌아보지 않고 관저를 나갔다.


"나는 그림을 죽이러 가도록 하지. 한 명도 남기지 말고 전부 죽여라."


전신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기사 에머리히는 빠르게 그 얼굴 하나하나를 살폈다. 가니메데는 없었다. 전신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왔다.


"항상 궁금하긴 했어, 네 번째 검."


기사 에머리히는 검을 늘어뜨리고 대답했다.


"무엇이 말입니까? 전신 알타이르 님."


"어떻게 네가 신들을 제치고 네 번째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여러분이 제 실력을 내셨다면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알타이르는 화가 난 듯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오만한 기사여."


"신이여, 제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입니까?"


알타이르가 검을 집어넣었다. 아티팩트를 소환하려는 것이다. 알타이르의 양 손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했다.


"순위를 결정할 때는 순수하게 검술로만 정했었지. 하지만 네 오러블레이드로 신들의 아티팩트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기사 에머리히도 검에 마나를 모았다. 곧 알타이르가 외쳤다.


[아그니.]


불타는 용의 발톱처럼 생긴 아티팩트가 알타이르의 양 손에 둘러졌다. 그의 마나가 용암처럼 뚝뚝 떨어졌다.


"아무도 나와 롤란트의 대결을 방해하지 마라."


전신들은 재밌다는 듯 자리를 넓혀주었다. 기사 에머리히가 말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만."


알타이르가 실소했다.


"두려운가?"


"아뇨, 빨리 끝날 거라는 뜻이었습니다."


기사 에머리히는 제자에게서 빈정대는 몹쓸 태도가 옮았다고 생각했다.


빠드득


이를 가는 소리와 함께 실소는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알타이르가 응접실의 바닥을 박차고 기사 에머리히에게 달려들었다. 응접실 바닥은 콰지직 소리를 내며 푹 꺼져들었다. 전신들은 안 봐도 뻔하다는 듯 결투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곧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잘려나간 상체가 응접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동시의 전신들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크아아아아악!"


깔끔한 단면 사이로 금속들과 기계부품들이 보였다. 알타이르는 양 팔과 허리가 잘린 채로 떨어져 버르적대고 있었다. 기사 에머리히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로 푸른 빛이 서린 장검을 들고 서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말도 안된다! 14만 년동안 갈고닦은 아티팩트를?"


'헨켈 백작과의 전투에서 조금 성장한 기분이군. 이 늙은 몸으로도 아직 검의 길이 끝나지 않았구나.'


오랫동안 정체되어있던 자신의 성장은 기뻤다. 하지만 기사 에머리히는 웃을 수 없었다. 한 명의 전신을 상대하는 것과 열 네명의 전신을 상대하는 것은 다르다. 그는 항상 해오던 대로 죽음을 각오했다.


"유감이지만 이제 준비할 시간을 더 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전신들의 눈이 기사 에머리히를 향했다.


"제 쪽에서 먼저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푸른 빛이 바람을 뿌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한 시간에 걸쳐 테네브리아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대전쟁과 마나 아웃브레이크, 그리고 최초의 마도병기 그림··· 아니, 나의 출현까지.


"내가··· 최초의 마도병기 그림이라고?"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내가 10억 명을 죽이고 인류를 멸망시킨 괴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아직 폭주하지 않았는데···. 아니, 그 때는 깨어나지도 않았었는데···. 농담이죠?"


테네브리아는 슬픈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농담이 아니란다.


내가 인류를 멸망시켰단다.


내가 최초이자 최악의 마도병기이고


내가 테라를 아무도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들었고


그나마 살아남은 최소한의 인간들마저도 냉동수면에 들어가게 만들었단다.


사실상 멸망이다.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


테네브리아가 내게 손을 뻗었다. 마치 잡아달라는 듯이. 하지만 패닉 상태에 빠진 내게 그런게 보일리가 없었다.


"그랬어야만 했습니다."


내 귀에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내가··· 인류를···."


현실감이 없어야 정상이었다. 누군가 내 귀에 대고 너는 인류를 멸망시켰다고 말한다면, 보통은 미쳤냐고 욕을 하겠지. 기억이 없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내가 했구나."


아무런 저항감도, 혹은 거부감도 없었다. 나는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머릿속의 기억은 없더라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인류를 멸망시켰다.


내가 인류를 멸망시켰다.


손이 떨려왔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힘이 빠진 내 다리에 걸려 쓰러지자 베가가 달려와 날 부축했다.


"대장."


나는 발작적으로 그녀의 팔을 쳐냈다.


"이거 놔! 나는···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 뿐이다.


그래서 나는 냉동수면에 들어갔고 마나 아웃브레이크의 영향으로 수면 중에 각성했다. 그리고 최초의 마도병기가 되었다.


[명진 님. 심박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마음을 다스리십시오.]


그럴 줄 몰랐다는 말이, 혹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내 의지로 행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10억의 목숨 앞에서 핑계가 될 수 있을까?


"명진."


테네브리아는 계속 말하고 있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우우우웅 하는 이명만이 귓가를 맴돌았다. 천장이 뱅글뱅글 돌며 점점 나를 덮쳐오는 것 같았다.


"냉동수면 따위··· 하는 것이 아니었어. 그냥 그때 죽었어야 했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어째서···."


테네브리아가 가만히 내 이름을 불렀다.


"명진."


그녀가 다음 말을 꺼냄과 동시에, 이명은 멎었다. 천장은 멈추었다. 하지만 숨을 쉴 수는 없었다.


"제가 당신을 마도병기로 만들었습니다."


"···?"


나만 놀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테네브리아?"


"어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순."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을 꺼내는 동안 나는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무슨··· 말입니까? 나를 마도병기로 만든게 당신이라니? 어떻게 나를 마도병기로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테네브리아가 힘겹게 말했다.


"크로노스의 능력은 과거의 제 몸에 현재의 제 의식을 구현화하는 겁니다. 그리고 과거의 저는 한 바이오로이드로서 당신을 알고 있었죠."


"과거의 당신? 하지만 저는 당신을 만난 적이···."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이 있었다. 항상 바빴던 부모님은 당시로서는 고가였던 가정용 바이오로이드를 마련했었다. 내 일상생활을 위해서.


"···미경이?"


테네브리아가 핏기 없는 얼굴로 웃었다.


"오랜만이에요, 명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하루만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충격을 연달아 받는 기분이었으니까. 하고 싶은 질문은 산더미였다. 나는 제일 바보같은 질문부터 하기로 했다.


"정말 미경이야? 얼굴도 분위기도 너무 다른데···."


미경이··· 아니 테네브리아는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저는 고물이었어요. 전쟁에서 재가동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그 다음에도 가장 오래된 바이오로이드이긴 했지만··· 확실히 물자가 부족하긴 했나봐요."


테네브리아의 말투는 조금 가벼워져 있었다. 미경이같기도 했다.


"그리고 14만 년의 세월은 우리 모두를 바꿔놨습니다. 베가, 가니메데, 프로키온··· 모두가 저마다 집착하는 개성,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것이 없으면 미쳐버렸을 겁니다."


테네브리아는 주변의 신들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이상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이 '사내질'을 하러 술집에 가고,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다고?


"세월을 버티기 위해서 만들어낸 성격··· 이라는 거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 하나만으로 14만 년을 버티는 건 너무나 아득했으니까요. 우리의 약속, 우리의 굴레···. 지금의 우리는 안드로이드나 바이오로이드라기보다는 하나의 독립된 생물에 가까워요. 마나와 시간, 두 가지의 강력한 힘이 우리를 바꾸었죠."


"···."


테네브리아는 미경이였다. 우리집 바이오로이드 미경이. 아침마다 날 깨워주던 미경이. 내가 냉동수면에 들어가던 날 아침으로 된장국을 끓여주었던 미경이. 밥을 먹는 동안 펑펑 울던 미경이.


그녀는 항상 나를 돌봐주던, 어떻게 생각해보면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마도병기로 만들었다.


"···."


"나를··· 어떻게··· 그리고 왜 마도병기로 만들었지···?"


테네브리아는 고개를 떨구었다. 미안한 건가? 이제와서?


"언젠가 이런 질문을 들을 날이 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대답해."


"그것만이 인류를 구할 방법이었으니까요."


작가의말

내일은 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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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에필로그 19.05.16 205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77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21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14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2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29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38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1 3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46 2 12쪽
» 31. 그림 (1) 19.05.05 149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63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21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65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192 3 11쪽
26 26. 별 19.04.23 212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05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18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3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04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88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0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88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09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35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76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69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02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18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3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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