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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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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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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54
추천수 :
172
글자수 :
226,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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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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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32. 그림 (2)

DUMMY

"뭐?"


[명진 님···.]


내 상태를 모니터링중인 라이브러리언이 내 이름을 불렀다. 감정이 격해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럴 만도 했다. 나조차도 떨리는 가슴을 뜯어내고 싶었으니까.


"가만히 있어."


지금까지 모든 대화의 흐름을 생각해보더라도 그녀의 대답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니, 이 상황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나를 지탱하던 무언가가 부서져내린 듯 끝없는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하아···."


나는 지쳐버렸다. 이 모든 상황에. 내가 한, 혹은 했다던 일들에.


입을 열었다. 반쯤 쉬어버린, 힘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낯설었다.


"인류를 구할 방법이라고? 내가 다 죽였다고 했으면서?"


그 다음 말은 대전의 정문에서 들렸다.


"그래, 말해봐라. 나도 궁금하군. 인류를 구했다고? 그 괴물새끼가?"


짧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선이 굵은 남자였다. 그는 대전 문을 가볍게 열고는 군복 바지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은 채 건들거리며 걸어왔다.


"어서 말해봐 테네브리아."


입을 꾹 닫은 테네브리아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루딘··· 당신은 어차피 이해할 수 없을 거에요."


루딘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테네브리아에 대한 마나의 패널티인 것이다.


"오랫동안 놀더니 군기가 빠졌군."


루딘이 한 발 한 발 다가오기 시작했다. 베가와 프로키온이 각각 도끼와 스태프를 꺼내들었지만 루딘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무기 내려. 어차피 너희들은 날 해할 수 없다."


위협적으로 루딘에게 다가가 그를 제지하려던 베가와 프로키온의 몸이 멈춘 채 전기충격이라도 당한 것 처럼 움찔거렸다.


"무슨?"


루딘이 킥킥 웃었다.


"로봇 3원칙, 잊어버렸나?"


베가가 이를 빠드득 갈았다. 루딘은 멈춰선 베가의 뺨을 툭툭 때리며 빈정거리는 말투로 읊기 시작했다.


"전쟁과 냉동수면 때문에 수정을 좀 가하긴 했지만 기본 골자는 비슷하지. 나는 아직 대 마도병기 부대의 중령이고 너희는··· 뭐, 로봇이잖아."


그는 대전 바닥에 쓰러져있는 테네브리아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내게 물었다.


"넌 뭘 하고 있지?"


"···?"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군.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전부인가?"


"···나에게 뭘 바라는지 모르겠는데."


루딘의 다부진 턱에 힘줄이 솟았다. 그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그는 화를 내고 있었다.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라. 설마 네게서 이런 얼빠진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나는 대답해줄 기운조차 없었다.


"···."


"손짓 한번으로 내 동료들을 핏물로 바꾸던 최흉의 마도병기 치고는 너무 무력하지 않나? 오랜만에 만난 날 위해서 좀 더 기운을 차리는게 어때? 응? 옛날처럼 말이야."


루딘에게서는 눈에 보일 듯 한 증오가 뿜어져나왔다. 하지만 나는 공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정말이지 실망이다."


루딘이 테네브리아에게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말이야. 네게서 듣는 것 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어."


그가 손가락을 뻗어 나를 가리켰다.


"아무래도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는게 낫잖아?"


루딘이 저벅저벅 걸어와 내 멱살을 잡았다.


"일어나라."


그는 한 손으로 나를 일으켜세웠다. 그의 눈빛은 분노로 타올랐다. 헨켈과는 또 다른, 차가운 푸른 색의 불꽃.


"큭··· 끄윽···."


"네가 인류를 말살하는데 얼마나 걸린 줄 아나? 10억에 가까웠던 인류를 단 10만으로 줄이는 데 걸린 시간 말이다."


그의 푸른 눈과는 달리 내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내가 아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 그리고 나를 안다고 주장하는 눈 앞의 남자뿐이었다.


"···."


"1년이야."


그의 아귀에 힘이 들어갈수록 내 목은 더 졸려왔다. 숨을 쉬기 힘들었다.

아니, 내가 숨을 쉬고는 있었나?

그가 손가락 하나를 펴들고 내 얼굴에 가까이 댔다.


"단 1년. 그 짧은 시간동안, 우리는 공포에 떨고 도망치며 마도병기의 완성이라는 작은 희망에 모든 것을 걸었지."


"미안··· 미안해···."


변명같은 사과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루딘의 미간이 좁혀졌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루딘이 나를 가볍게 던졌다. 나는 몇 미터를 날아가 열주에 부딪혀 떨어졌다.


"커흑···."


기침을 하자 목에서 울혈이 치솟아올랐다. 루딘은 아직 멀었다는 듯 손목을 꺾으며 내게 다가왔다.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라. 정말 화가 나니까."


그가 내 목을 붙잡아 들어올리고는 거칠게 열주에 짓눌렀다.


"크헉···."


"1년에 10억을 죽이려면 하루에 몇 명을 죽여야 하는지 알고 있나?"


"···."


"2,739,726명이다."


그가 주먹을 휘둘렀다. 보이지도 않는 속도였다. 턱뼈에서 삐그덕 하는 소리가 났다. 어금니가 덜렁거렸다. 찢어진 입 안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 시간에는? 114,155명."


그가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흔들거리던 어금니가 결국 부러져 떨어졌다.


"1분에는 1,903명."


그가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뇌진탕이라도 온 것인지 바닥과 천장이 어지럽게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1초에 32명이다. 믿어지나? 숨 한 번을 쉴 시간에 너는 32명씩을 죽였단 말이다."


루딘이 나를 다시 집어던졌다. 나는 바닥에 강하게 부딪혀 벌레처럼 나동그라졌다.


"커헉···."


"그러니 내가 널 죽일 동안 조금의 보람이라도 느껴지도록, 너는 좀 더 발버둥쳐야 한다."


내게로 걸어온 루딘이 내 가슴팍을 밟았다.


"허억··· 허억···."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눈을 감고 잠들고 싶었다.


"이 정도로 때려놓았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건가? 그럼 다른 이야기는 어때?"


다른 이야기?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경멸의 시선으로 날 내려다보던 루딘의 입가가 비틀어졌다.


"내가 어딜 갔다 왔는지 테네브리아가 말해주지 않던가?"


"···?"


나는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테네브리아는 얼굴을 숙였다. 루딘이 혀를 쯧 찼다.


"그래, 말해주지 않은 모양이군. 마나의 제재를 감당할 수 없었나보지? 그렇다면 제약이 없는 내가 직접 말해주마. 나는 백작 관저에 다녀왔다. 열 다섯명의 안드로이드를 끌고 말이다."


숨이 멎는 듯 한 기분. 풀렸던 눈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팔을 뻗어 루딘의 발목을 붙잡았다.


"너··· 스승님을··· 율린을 어떻게 했어?"


루딘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 표정이다. 그 표정이 보고 싶었다. 역겨운 마도병기의 무표정도 아닌, 방금까지 네가 짓던 삶의 의욕을 잃었다는 표정도 아닌, 그 절망적인 표정 말이다."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강철로 이루어진 것 처럼 단단한 루딘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율린을··· 어떻게 했냐고 물었잖아."


"어떻게 했으면? 어쩔테냐? 지금의 네가 뭘 할 수 있지?"


[명진 님!]


백작 관저에서 스승님과 함께 있으면 율린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


안일했다.


"설마 죽인 건 아니겠지···?"


"글쎄?"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으아아아악!"


그리고 분노는 나의 힘이 되었다. 나는 루딘의 발목을 잡고 그를 던지는 동시에 등을 튕겨 일어났다. 루딘은 공중에서 민첩하게 몸을 돌려 바닥에 착지했다.


"하하! 그래, 바로 그거다. 그 얼굴을 원했다!"


어느새 루딘의 손에는 군용의 대검이 들려 있었다. 그가 내게로 달려들었다.


"그 표정으로 죽어라."


나는 루딘이 달려오는 궤적을 따라 볼텍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루딘은 볼텍스의 생성을 미리 읽기라도 하는 것 처럼 피해냈다.


"으아아아악!"


화가 났다. 율린이 죽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뱃 속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함이 느껴졌다.


나는 땅이 꺼질 것 처럼 비명을 질렀다. 10억 명을 죽일 힘을 가졌으면서도 복수심에 불타는 한 남자에게서 율린 한 명을 지킬 힘이 없었다.


어째서일까.


"이 정도로는 날 죽일 수 없다."


루딘이 대검을 휘둘렀다. 겨우 검을 뽑아 막았다. 마나가 둘러진 것도 아닌데 검날이 후두둑 나갔다. 루딘의 대검은 멀쩡했다.


"조잡한 검이군."


대검이 내 검 위를 빗겨나가 칼몸으로 움직였다. 동시에 루딘이 검 위쪽을 발로 찼다.


탱그랑


부서진 내 검이 바닥을 뒹굴었다. 나는 반 쪽만 남은 검으로 힘겹게 루딘의 공격을 막아냈다. 루딘은 다 잡아놓은 생쥐를 놀리는 고양이처럼 도발하듯 대검을 휘둘렀다.


"율린을··· 어떻게 했어!"


그의 검이 멈췄다. 그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너무 빨라 알아챌 수가 없었다.


"크아악!"


루딘이 내 팔목을 비틀었다. 고통에 놓친 검이 떨어졌다. 루딘은 반대쪽 손으로 내 목을 틀어쥐고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무표정으로 10억을 죽여놓고 고작 쓰레기같은 인조인간 하나에게 그렇게 열을 내다니 성격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 그 계집애가 죽는게 무슨 큰 대수지?"


아무리 힘을 써도 그의 손을 벗어날 수 없었다.


"율린은··· 내 여동생···이야!"


루딘의 눈에 경멸의 빛이 감돌았다.


"여동생?"


루딘의 말문이 막혔다. 지금이 기회였다.


"라이브러리언, 마인화다."


[마인화 가동합니다.]


라이브러리언이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모습을 바꾸었다. 몇 개의 마법진으로 봉인되었던 마도병기의 힘이 오른팔을 타고 올라왔다. 루딘이 내 얼굴을 가리켰다.


"너, 눈이 한 쪽만 노랗군. 다시 인간이 되기라도 한 거냐?"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마인화 돌입. 타임 리미트 27초입니다.]


27초 안에 루딘을 무력화시켜야 했다.


"손 치워."


마인화와 함께 격해진 감정으로 루딘의 손을 쳐냈다. 동시에 반토막난 검을 주워들었다. 루딘이 재밌다는 듯 말했다.


"마법이라··· 신기한 방법으로 제정신을 유지하는구나."


검에 볼텍스를 둘렀다. 가짜 오러블레이드, 하지만 파괴력은 충분했다.


"말해···. 율린을 어떻게 했어!"


루딘이 대검 하나를 더 꺼내 역수로 잡았다.


"불쌍할 지경이다. 조악한 피조물 하나에 정신을 들었다 놓는 모습이라니. 그녀 하나를 살리는 것으로 네가 벌인 학살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는 거냐? 겨우 그것으로 네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나는 스승님에게 배운 검술도 잊고는 마구잡이로 볼텍스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루딘이 양 손의 대검으로 막아냈지만 대검은 부서질 듯 떨렸다.


"닥쳐!"


루딘의 대검 하나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나갔다. 루딘은 매우 익숙한 동작으로 대검을 버리고는 순식간에 뒤로 물러났다.


"썩어도 마도병기로군. 네가 숨겨놓은 비밀을 보여줬으니··· 나도 내 비밀을 보여줄 차례인 것 같다."


말을 끝낸 루딘은 주머니에서 작은 권총처럼 생긴 도구를 꺼냈다. 그가 그 도구를 목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자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내용물이 그에게로 주사되었다.


"크으··· 하하하."


루딘의 얼굴에 검은 핏줄이 서며 두 눈이 노랗게 변했다.


"너···."


루딘은 잠시 비틀거리다가 곧 똑바로 섰다.


"왜? 말했잖아. 마도병기라는 건 애초에 우리가 너같은 괴물을 병기화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루딘의 대검이 키이잉 소리를 내며 진동했다. 동시의 그의 신형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내 앞에서 나타났다.


"이 정도는 예상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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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7 4 12쪽
» 32. 그림 (2) 19.05.07 153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8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5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1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3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6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96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9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15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4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84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8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15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34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50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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