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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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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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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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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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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3. 미경이

DUMMY

[타임 리미트 15초 입니다.]


"어떻게?"


루딘은 나처럼 마인화, 혹은 그와 비슷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같은 조건, 하지만 그는 고도로 훈련된 군인이었고 나는 검을 잡은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생초짜였다.


콰앙


"실망스럽구나. 약해도 너무 약하다. 어째서 너같은 놈에게 독기를 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야."


루딘이 든 두 자루의 대검은 얇은 볼텍스가 둘러져있어 끊임없이 진동했다. 볼텍스와 볼텍스가 부딪힐 때마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울혈이 치밀었다.


"아직도 분노가 부족한가?"


"커흑···!"


이길 수 없었다.


[타임 리미트 8초 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나보군."


볼텍스를 피해 도망치면 그 곳에는 루딘이 대검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나를 깎아내듯 공격했다. 나는 순식간에 팔, 다리, 얼굴 할 것 없이 작은 자상을 잔뜩 입었다.


"너무 쉽다."


"으아아아악!"


[타임 리미트 3초 입니다.]


콰앙


발작하듯 만들어낸 커다란 볼텍스가 열주 두개를 무너뜨렸다. 돌가루가 비산하며 먼지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루딘은 거기에 없었다.


"슬슬 지겹구나."


루딘의 목소리는 등 뒤에서 들렸다.


"이제 그만하도록 하지."


푸욱


"크헉···!"


내 등을 찌른 루딘의 대검이 왼쪽 가슴을 뚫고 삐져나왔다. 그가 대검을 빼내자 나는 실이 끊어진 연처럼 무너져내렸다. 가슴에 수도꼭지라도 달린 듯 피가 끊임없이 흘렀다.


[명진 님! 마인화 시퀀스 강제종료, 출혈을 막겠습니다.]


라이브러리언이 마법을 사용하자 출혈이 조금씩 멎어들었다. 하지만 물 속 깊은 곳에 빠진 듯 숨을 쉴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는 가라앉고 있었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


율린을 지켜야 하는데.


하지만 나는 너무 지쳐버렸다.


피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눈꺼풀의 무게를 이겨낼 수 없었다.



---



"명진!"


파지지직!


명진이 쓰러지자 신들을 옥죄던 스파크가 조금 잦아들었다. 단 30초. 명진이 쓰러질 때 까지 걸린 시간, 그리고 네 명의 신들에게는 영원이나 마찬가지였던 시간이었다. 신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뛰쳐나갔다.


"빌어먹을 마나! 젠장할 약속! 젠장! 젠장! 젠장!"


베가는 테네브리아를, 아스트리드는 피흘리는 명진을 안아들었다. 프로키온은 몸을 깎아내는 듯 한 스파크를 무시하며 마법을 사용했다.


[스모크!]


그마저도 공격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 루딘의 눈을 가리는 것이 최대한의 노력이었다. 스파크에 둘러쌓여 쓰러지는 프로키온을 받아 겨드랑이에 끼운 베가가 외쳤다.


"아스트리드! 도망치자!"


아스트리드와 베가가 대전을 빠져나가 밤의 수도 속으로 사라졌다. 루딘은 천천히 대전 바깥으로 걸어나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루딘은 그들을 쫓지 않았다. 아니, 쫓을 수 없었다.


"하아··· 하아···. 죽이지 않으려 하다보니 조금 무리를 했군."


루딘은 문에 몸을 기대고 이전의 주사기를 다시 꺼내 다른 약물을 주사했다. 그의 호흡이 평온해지며 검은 핏줄이 잦아들었다. 그의 눈에 노란색의 빛이 사라졌다.


"차라리 잘됐다. 한 번의 죽음으로는 부족하지. 비참하게 살아남아라. 독기를 품어라. 우리가 네게 그랬었던 것처럼."

입꼬리를 비틀어올린 그가 귀 밑을 건드려 무전기를 작동시켰다.


"백작 관저의 상황을 보고해라. 지금쯤이면 전멸했겠지?"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기사 롤란트 에머리히에 의해 신들··· 안드로이드 8기 전투불능. CPU는 파손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생존자는 셋. 나머지 둘은 에머리히 백작과 신원미상의 여자아이입니다.]


그는 보고를 듣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열 다섯이 몰려가서 단 한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이를 악물었다. 자칭 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도 저런 추태라니, 무용지물이나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후···."


[하지만 기사 에머리히도 치명상을 입어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


"퍽이나 자랑스럽겠군."


[···.]


자살하라고 명령하려던 그는 애써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직 안드로이드들에게 시킬 일들이 남아있었다. 그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여자아이가 살아있다··· 벌레를 여동생으로 여기고 있었다 했지."


[예?]


"그 여자아이를 데리고 오는 데만 집중해라. 나머지는 내버려둬. 말을 전할 입이 필요하니까."


[알겠습니다.]


"쓸모없는 놈들."


루딘은 다시 귀 밑을 건드려 테네브리아와의 1 대 1 통신라인을 열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더군."


테네브리아는 대답이 없었다.


"그림이 깨어나면 전달해라. 내가 이 기생충들의 왕국을 어떻게 하려는 건지."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통신라인을 닫았다.


"100기 이상의 안드로이드가 모이는 데 약 1주···. 7일을 주지, 그림. 좀 더 발버둥쳐라. 버러지처럼 발악해라. 날 죽이기 위해 돌아와서 죽어라."


루딘은 허리띠에 대검을 꽂아넣었다.

그는 무너지고 부서진 대전 안을 걸어 파괴된 백은의 옥좌 앞에 걸터앉았다.



---



머리가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으윽···."


피를 얼마나 흘렸는지 눈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명진 님. 천천히 숨을 쉬십시오. 폐를 찔렸습니다.]


"···."


나는 입을 벌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이지 말도 못하게 아팠다. 아스트리드가 회복마법을 걸며 말했다.


"명진. 조금만 참아요.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나이팅게일로 치료할 수 있어요."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나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애써 말했다.


"백작··· 관저로··· 가···."


"너무 위험해요."


떨리는 손을 뻗어 아스트리드의 팔을 잡았다.


"율린과 스승님이··· 관저로 가야 해···. 루딘은 우리를··· 쫓지 않을 거야···."


"···."


아스트리드는 대답없이 이를 악물고 달리던 방향을 바꿨다. 다시 눈 앞이 하얗게 변했다. 고통이 너무 심해 기절조차 할 수 없었다.


"아으으···."


아스트리드의 발소리에 맞춰 머리가 울리는 영원같던 시간이 지났다. 아스트리드가 걸음을 멈추었다. 관저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베가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젠장··· 끔찍하군."


피냄새가 진했다. 나는 억지로 눈을 떴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경비병들과 시녀들, 부서진 집기들로 엉망이었다.


"롤란트! 설마 죽은 건··· 이런 젠장, 롤란트!"


베가가 한걸음에 계단 위로 뛰어올라갔다.


"아스트리드! 빨리 올라와봐!"


베가가 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스트리드는 나를 안고는 계단 위로 올라갔다. 베가는 전에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했다.


"아스트리드, 롤란트가··· 롤란트가···."


"기사 에머리히···."


흐릿한 시야에 비친 그 광경에 나는 고통도 잊어버렸다.


"스··· 스승님?"


계단 위, 침통한 표정의 에머리히 백작 곁에서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스승님은 미동조차 없었다.

창백한 얼굴, 온 몸을 덮은 자상. 갑옷은 전부 찢겨져나가 엉망진창이었다.

갑옷 사이로 내장을 드러낸 채, 아직 피를 꿀럭꿀럭 쏟아내고 있는 커다란 상처가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검을 놓지 않고 있었다.


스승님의 목에 떨리는 손가락을 댄 베가가 말했다.


"아직··· 아직 살아있어. 약하지만 살아있어!"


스승님이 살아있다.


"아스트리드··· 스승님을 먼저···."


아스트리드는 내게 확인하듯 말했다.


"나이팅게일은 하루에 한 번 밖에는 사용할 수 없어요."


"나는 회복마법으로··· 충분해."


스승님이 살아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명진, 한쪽 폐의 기능을 상실할 거에요."


시간이 없었다. 다급해진 나는 아스트리드에게 소리쳤다.


"빨리··· 스승님을 살려내!"


대가는 컸다. 가슴팍을 칼로 저미는 듯 한 고통은 한 발짝 뒤늦게 찾아왔다.


"아으윽···."


"알겠어요 명진."


아스트리드는 내가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었나보다.

내게 미소를 한 번 지어준 아스트리드가 베가에게 나를 넘겨주었다. 아스트리드는 스승님 곁에 앉아 마나를 모았다.


[나이팅게일!]


아스트리드의 하얀 마나가 그녀의 등에 모여들었다. 금속질의 날개가 옷을 찢고 그 자리에 자라났다.

자세히 보니 깃털 하나하나가 메스나 주사바늘같은 의료기구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


아름다웠다.


빛나는 그녀의 마나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스승님의 상처가 천천히 아물어가고 있었다.


"대장··· 미안해."


베가가 작은 목소리로 내게 사과했다. 나이팅게일이 내뿜는 빛 내뿐에


무엇이 미안하단 말인가?


"스승님이 다친 건··· 처음부터 나 때문···이야. 내가··· 없었더라면···."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테네브리아, 미경이의 목소리였다.

온 몸에서 자글자글하게 일어나는 스파크. 눈에 띄게 수척해진 얼굴. 그녀는 죽어가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인 그녀에게는 원래 불가능한 현상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뭐가··· 아니라는 거야···."


"명진, 죄책감이 당신을 집어삼켜버리기 전에 진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테네브리아는 나를 마도병기로 만들어 세상을 구했다고 말했었다.


"당신을 마도병기로 만든 건 접니다."


그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나 아웃브레이크는 이세계의 마나를 불러들였습니다. 지구가 버텨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너무나 많은 마나였죠."


"···."


"한계를 넘은 마나를 대신 버텨낼 그릇, 그게 당신이었습니다."


그녀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대전쟁과 마나 아웃브레이크를 거치면서, 구 인류는 마도병기를 포함한 모든 병기의 제조에 대한 지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구 인류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저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헨켈 영지의 유적은 인간을 마도병기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저와 라이브러리언이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알아냈죠.

그 이후에는 크로노스를 사용해 적합한 대상을 찾아냈습니다. 지구가 소화할 수 없을 만큼의 마나를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을 말입니다."


그녀는 서글프게 웃었다.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과거의 제 주인이었던··· 당신이었으니까요."


아이러니,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힘겹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폭주해버렸잖아.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골랐어야 했어."


테네브리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오. 당신이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많은 과거를 바꿔왔어요. 그리고 돌아온 미래에 좌절했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지친 표정으로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세월에 풍화된 조각상같았다.


"···."


"그리고 그림이 깨어났습니다. 그림이 대륙의 모양을 바꾸고, 생물종의 반을 멸종시키고, 인류의 대부분을 죽인 후에야··· 우리는 그를 저지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왜··· 죽지 않았지? 어떻게 내가 다시··· 냉동수면장치에··· 들어갈 수 있었지···?"


테네브리아는 퀭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제가 한 일입니다."


"···."


"당신은 그림이 아닙니다. 그림은 폭주한 마나 그 자체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명진, 당신은 그 그릇일 뿐이에요. 만일 누군가에게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은 당신을 선택한 제 것이겠죠."


그녀의 마지막 말은 반쯤 뭉개져서 들렸다. 더 이상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웠기 때문이다.


[명진 님. 피를 너무 많이 흘리셨습니다.]


말을 너무 많이 한 모양이었다. 흐릿해져가는 시야 사이로 나이팅게일의 빛이 사라져가는 것이 보였다.

스승님의 상처는 사라지고 안색도 훨씬 좋아져 있었다. 에머리히 백작은 잠든 스승님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4 루파루파
    작성일
    19.05.09 14:31
    No. 1

    다시보니 너무 재미없다;; 전반적인 수정을 가해서 11일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10일까진 수정이 안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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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92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36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 33. 미경이 +1 19.05.08 167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52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7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4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0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2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5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95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8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15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4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84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8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13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32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4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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