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3,313
추천수 :
171
글자수 :
226,339

작성
19.05.13 19:00
조회
128
추천
2
글자
12쪽

36. 결전 (1)

DUMMY

프로키온이 탄 지팡이는 하늘을 높이 날고 있었다. 그는 깊이 눌러쓴 후드를 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렸다.


"눈부셔···."


프로키온은 햇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너무 싫어하다보니 꼭 필요한 외출이라도 밤에만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햇빛도 싫어하게 되었다.


"···잘 될까."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의 석학들이 모여있는 마탑에는 그보다도 더한 미친놈들이 많았다.

신의 권위도 정신나간 마법사들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프로키온은 마탑에 가까워질수록 마나가 진동하는 것만 같아 잔뜩 긴장이 됐다.


"응?"


자세히 보니 그건 프로키온의 착각이 아니었다. 실제로 마탑 근처의 마나는 격동하고 있었다.


"전투."


프로키온은 스태프의 속도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탑의 상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악!"


프로키온은 자신을 향해 날아온 거대한 불덩어리를 겨우 피해냈다. 불덩어리는 마탑의 위를 한참 지나 공중에서 폭발했다.


콰아앙!


[크하하하하핫! 아무리 신들이라 할지언정 마탑 앞에서 무력시위를 할 권한은 없소이다!]


"으윽···."


프로키온은 귀를 틀어막았다. 마나가 가득 담긴 광포한 음성은 그의 머릿속을 뒤집어놓는 것 같았다. 프로키온은 서둘러 마나로 몸을 보호했다.


겨우 눈을 떠 지상을 바라보자 그 자리에 엎어진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시민들이 보였다.

그 옆으로는 비스라스와 마법사들의 맹공에 우왕좌왕 도망다니는 경비병들, 그리고 두 명의 신이 보였다.


"비스라스···."


공중에 뜬 채로 양 손에 다른 마법을 만들어내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 테네브리아 제 2의 지팡이, 마탑주 비스라스 아파르텐이었다.


[오, 프로키온! 오랜만이오.]


그는 프로키온이 가장 대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다. 인간의 정점. 검으로서의 정점은 기사 롤란트 에머리히라면 마법으로서는 이 남자, 비스라스 아파르텐이었다.


[잠시 기다리시오! 내 할 일이 있으니!]


비스라스는 미친 듯 웃으며 지상에서 그를 요격하려는 신들을 향해 미친듯 마법을 난사했다.

공중에 뜬 마법사는 열 명 정도였지만 비스라스의 마법은 나머지 열 명을 합친 것보다도 눈에 띄었다.


"미친 할배···."


[으후후하하하하! 신들과의 싸움이라니! 말년에 재미있는 유흥거리가 하나 생겼소!]


비스라스는 유쾌하게 웃고 있었으나 당황한 신들이 마법이나 아티팩트를 사용해 공중으로 뛰어오른다면 싸움이 바로 끝나버릴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하하하하! 제신 여러분이 헐레벌떡 뛰어다니는 모습들이 가히 즐겁기 그지없소!]


그래서 비스라스는 더더욱 여유가 넘치는 척을 하며 마법을 난사해댔다.


"허세."


비스라스가 허세를 부리는 것을 알아챈 프로키온은 신들의 뒤로 돌아가 시민들을 붙잡고 선 경비대원들에게 마법을 사용했다.


[블라인드.]


눈이 멀어버린 경비대원들은 패닉에 빠졌다.


"아악! 눈이 안보여."


"뭐··· 뭐야! 마법이다!"


프로키온은 기다리지 않고 시민들을 묶은 밧줄을 향해 캐스팅을 마쳤다.


[그리스.]


마찰이 사라진 밧줄은 스르륵 풀렸다. 프로키온이 가라는 손짓을 하자 그걸 알아본 시민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

프로키온을 알아본 신들은 도망친 시민들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제신 여러분. 이제 더 싸움을 계속할 이유도 없어진 것 같소만?]


공중에 뜬 비스라스가 스태프를 휘두르며 약을 올리자 신들은 각자의 무기를 정리했다. 신들 중 한 명이 공중에 뜬 비스라스를 향해 소리쳤다.


"마탑주, 처형 명령에 반발하는 것은 그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거요."


[그건 마탑에서 알아서 하겠소이다! 걱정해주셔서 고맙구려.]


대치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신들은 무언가 연락을 받는 듯 하더니 블라인드가 풀려 시야를 되찾은 경비병들을 내버려둔 채 서둘러 떠났다.


비스라스와 마법사들이 바닥으로 내려섰다. 비스라스를 제외한 나머지 마법사들은 공중에 떠 마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았다.


"에잉··· 쯧쯧, 마탑의 미래가 어둡구려."


비스라스가 프로키온에게 다가왔다.


"테네브리아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구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무언가 용건이 있어서 오신 것이겠지?"


고개를 끄덕인 프로키온은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용건을 꺼냈다.


"도움."


비스라스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도와달라 하셨소? 흐흐흐··· 대가로 당신의 몸을 연구하게 해주신다면 도와드리겠소.

신의 몸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 바요."


프로키온은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싫어."



---



침대에 누운 테네브리아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 약한 스파크를 뿜어대고 있었다.


"···."


그녀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아스트리드를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스트리드, 잠시 명진과 단 둘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테네브리아가 아스트리드에게 말했다. 아스트리드는 테네브리아의 손을 한 번 꼭 잡아준 후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잦아들자 방 안에는 테네브리아의 힘겨운 숨소리만 남았다. 나는 그 미묘한 정적을 겨우 깼다.


"테네브리아."


"미경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너는 이 나라의 이름이야. 그렇게 부를 수는 없지."


"그런가요?"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할 기회는 지금 뿐이었다.


"···고마워. 무너질 뻔 했었는데. 네가 해준 이야기 덕분에 조금은 편해졌어."


그녀는 희게 웃었다.


"다행이에요."


테네브리아는 부서질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루딘이 신 인류를 전부 죽이려는 이유를 말했었지."


"···."


"루딘은 사람들이 인조인간이라고 했어. 너희들이 신 인류를 만들었다고 했지."


테네브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리가 만들었어요."


"어째서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죠. 구 인류가 돌아왔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도록 문명을 닦을 일꾼의 역할.

목적의식을 잃어버린 안드로이드와 바이오로이드들의 제정신을 유지시키는 역할 등, 셀 수도 없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어요."


"무슨 이유?"


테네브리아는 조금 부끄러운 듯 했다.


"조금 이기적인 이유이긴 한데··· 당신을 위해서에요."


나를 위해서?


"저의 가장 오래된 기억 속에서, 명진 당신은 항상 혼자였어요.

당신의 부모님이 저를 구매한 것은 당신을 위해서였죠.

저는 당신의 진짜 가족이 되어주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저는 바이오로이드였으니까요.

폭주를 멈춘 당신을 냉동수면장치에 다시 누이면서, 저는 아무도 없는 세상에 당신을 홀로 깨어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았으니까요."


"···."


"당신에게 진짜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


"어땠나요? 가족을 만들었나요? 소중한 보금자리를 얻었나요? 외롭지는 않았나요?"


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에요."


눈 앞이 시큰해서 그녀의 웃는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짐짓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물었다.


"신들의 왕, 생각해보면 이상한 호칭이야.

냉동수면에 들어간 구 인류는 10만 명인데, 신들의 왕이라는 말은 단 한 사람만을 부르는 말이잖아.

그리고 너는 루딘을 신들의 왕이라고 부른 적도 없지."


"눈치가 빠르네요 명진. 신들의 왕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거에요.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만든 말이죠."


"나는 왕 같은 건 할 생각이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마도병기를 떼어내고 인간이 되어서 라토 마을로 돌아가는 것 뿐이야."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테네브리아는 손가락을 하나 펴보였다.


"아니오, 명진은 신들의 왕이에요. 단 한 순간, 그 동안이면 충분하죠."


"···?"


"곧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여전히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눈을 살며시 감으며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드디어, 제가 할 일을 다 했어요. 정말··· 정말 길었어요 명진.

이제··· 조금 피곤하네요. 쉬고 싶어요. 괜찮겠죠?"


"···그래."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을 뒤덮은 스파크가 조금씩 줄어들다 마침내 사라졌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방 문을 닫고 나왔다. 관저의 복도가 이상하게 길어보였다.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벽에 기대어 섰다.


[명진 님.]


"응."


[저희에게는 아직 할 일이 있습니다.]


"알고 있어."


라이브러리언의 말이 맞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쉴 시간은 없다.


나는 복수심에 불타는 루딘을 쓰러트려 율린을 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루딘을 죽여서라도. 그녀는 테네브리아가 만들어준 내 가족이니까.


"아직 할 일이 남아있지."


나는 무너지려는 다리에 힘을 주어 똑바로 섰다.


"대장."


팔짱을 낀 베가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불렀다. 아마 내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괜찮아요. 경비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베가와 아스트리드가 내 뒤를 따라 걸었다.


"수도 전역에 연락을 보냈으니 곧 마르커스 광장으로 모일거야.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즉시 란포드 단장과 왕립기사단도 오겠지.

프로키온은 아직 연락이 없어."


"루딘과 우리의 전력은 어떻게 되지?"


아스트리드가 대답했다.


"적은 루딘을 포함한 전신 56명입니다.

저희의 전력은 신들의 왕 휘하의 세 신들과 왕립기사단 101명, 수도경비대 640, 그리고 프로키온 님이 성공하신다면 마탑에 상주하는 마법사 20여명이 포함되겠지요."


"승산은?"


베가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이길 확률은 별로 없어. 56명의 전신을 막기에는 750명은 턱없이 부족하지."


"···전투는 금방 끝날겁니다. 여러분은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기사들과 병사들을 지켜주세요."


내 예상대로라면 루딘과 나의 전투는 길어야 5분을 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죽거나, 혹은 루딘이 죽거나. 경우의 수는 그 두 가지 뿐이었다.

루딘이 죽는다면 전투는 거기서 끝난다. 남은 인류는 다시 나 혼자. 신들은 루딘의 명령을 따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내가 죽는다면··· 신들은 루딘의 명령에 따라 테라 전역의 신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다.

신 인류의 시체로 만들어진 산 위에서, 그는 생명을 창조한다는 주제넘은 짓을 한 신들에게 자살 명령을 내리겠지.


"그렇게 둘 수는 없어."


1층으로 내려가자 에머리히 백작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반쯤 무너진 관저 안에서도 그녀의 기품은 전혀 죽지 않았다.


"신들의 왕."


"에머리히 백작님."


그녀의 손에는 익숙한 모양의 장검이 들려 있었다.


"검이 부서졌다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만, 그 검은···."


아무런 장식도 없는, 어찌보면 투박하다고도 할 수 있는 외관, 하지만 빛나는 예기가 잘 갈무리된 명검. 스승님의 검이었다.


"어깨를 맞대고 함께 싸우지는 못하지만, 제 오라비도 신들의 왕께서 이 검을 사용하는 것을 바랄 겁니다."


나는 두 손으로 장검을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의 검을 허리에 찼다. 견고한 묵직함과 서늘함이 내게 곧 벌어질 전투에 대한 경고를 울리는 듯 했다.


에머리히 백작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무운이 있기를."


고개를 끄덕이고 관저 밖으로 나왔다.


이제 율린을 구하러 갈 시간이다.


작가의말

3화정도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한 번에 올리는게 나을 것 같아서 목요일에 한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신들의 왕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3화 내용을 바꿨습니다. 19.05.11 80 0 -
40 40. 에필로그 19.05.16 206 2 4쪽
39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77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21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14 1 13쪽
» 36. 결전 (1) 19.05.13 129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29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38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2 3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46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49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63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21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65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192 3 11쪽
26 26. 별 19.04.23 213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05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18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3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04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88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0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88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09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35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76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70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04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19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36 4 14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루파루파'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