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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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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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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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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8. 결전 (3)

DUMMY

루딘은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와중에도 마치 친한 친구와 술이라도 마시는 것 처럼 이야기를 계속했다.


"처음엔 얼떨떨했어. 사람이 너무 많았거든. 누가 나보다 먼저 깨어나서 인류를 번창시켰다··· 그렇게 생각했지.

그들의 흔적을 찾아다녔어. 하지만 찾을 수 없었지. 이내 포기했고. 그냥 살기로 했어. 안드로이드가 다스리는 세상이라는 것도 나름대로 평화로웠고···.

깨어나긴 했지만 내가 알던, 내 세상은 아니었으니까. 멀쩡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루딘의 얼굴은 전에 본 적 없이 부드러웠다.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마침내 휴식을 가지는 이의 얼굴.

하지만 추억에 잠겼던 그의 눈빛은 곧 죽어버렸다.


"그러다가 렌노르에서 널 보게 된거야."


루딘은 눈을 크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약해졌지만, 그럼에도 너는 내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더군."


"···."


"널 보는 순간 깨달았다. 모든 것이 착각이었음을.

널 죽일 때까지 나는 아직 세상을, 인류를 구한 것이 아니라고.

이것들, 내 옆에서 사람인 척을 하고있는 역겨운 모조품들은 인간이 아니라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진실을 깨닫고 나니 아름답기만 하던 이 세상의 더러움과 추악함을 보게 되었으니까."


루딘은 경멸과 역겨움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청소하기로 했다."


"넌 미쳤어, 루딘. 너는 선을 넘었어. 네게는 신들을 조종할 자격이 없어. 네게는 그들에게 명령해서 저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없어."


루딘은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코웃음을 쳤다.


그는 찔러들어간 나의 검을 가볍게 흘리며 다른 한 쪽 손에 들린 대검으로 죽어가는 병사들을 가리켰다.


"선? 선이라는 건 없어. 적어도 인간이 아닌 이들에게는 말이야. 그러니 너에게도, 저들에게도, 선 같은 건 없지."


검을 쳐낸 루딘이 내 몸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카가가가각


나는 대검을 겨우 막아냈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대치상태가 이어졌다. 루딘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게다가 말이야.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야기라면··· 너야말로 아무런 자격이 없는 인간이 아닌가?"


"14만 년이다. 단순히 안드로이드라 부르기에 그들은 너무나 달라졌어. 아직도 모르나?"


루딘이 혀를 쯧 하고 찼다.


"모른다. 내 알 바도 아니지. 권리라는 말은 같은 인간들끼리나 사용하는 말이다. 해충을 구제할 때 해충의 권리는 중요하지 않거든."


나를 놀리는 듯 여유에 가득찼던 루딘의 표정은 순식간에 상처입은 야수처럼 사나워졌다.


루딘의 몸 여기저기에서 검은 전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무겁게 가라앉은, 그러나 폭발할 듯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미워서 미칠 것 같다.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살아가는 네놈이 밉다.

진짜 인류가 피흘려 지킨 세상에서, 마치 주인이라도 되는 양 영토를 긋고 살아가는 저 무지한 벌레들이 밉다.

주인이 없는 틈을 타서 주인을 닮은 노예들을 만들고, 신 행세를 하는 안드로이드들이 밉다.

어째서지? 어째서 우리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 너희들의 행복인가?"


루딘의 눈이 광기에 젖은 신념, 그리고 짙은 복수심으로 물들었다.


"그러니 이건 정당한 복수다."


콰드드득


예의 주사기를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루딘의 눈이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의 대검에서 스파크가 튀는 듯 하더니 검은 번개처럼 번쩍이는 마나로 뒤덮였다.


"저들이 있는 한 인류는 돌아오지 못해. 아직 청소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안드로이드들에게 세상을 맡겨놓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이 끝내지 못한 업무를 끝내기 위해 먼저 돌아온 거야."


마인화 없이 루딘의 공격을 더 막아내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먼저 마인화를 사용한다면 한계는 더 빨리 찾아올 것이다.


"크으윽···."


그러니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기다려야 한다.


"널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네 눈앞에서 저 계집애를 고문할 거다. 네가 각성할 때 까지 말이야.

빨리 각성하는게 좋을 거다. 그래야 저 계집애가 편히 죽을 수 있을 테니까."


검은 번개를 내뿜는 대검을 막아낼 때마다 손에 저릿한 전류가 흘렀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고 있나?"


루딘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네가 마도병기가 되면 안드로이드들은 최우선 프로토콜에 따라 행동하게 되지.

명령권의 이양, 그리고 마도병기의 제거."


광기에 찬 확신,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너는 추악한 괴물로서 저 모조품들의 희망을 부수고 모조품의 신들에게 죽게 되는 거야."


루딘이 바닥을 디딘 발에 검은 전류가 흘렀다. 그는 이제 인간이라기보단 마도병기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지겹군."


루딘이 오른쪽으로 한바퀴 크게 돌며 왼손에 든 대검으로 내 다리를 찔렀다.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속도였다.


"아아악!"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다리에서 피가 쏟아졌다. 루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각성해라 그림. 네 추악한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줘."


나는 그의 눈을 마주보며 대답해주었다.


"그럴 일은 없어···."


어깨를 으쓱한 루딘이 내 다리에서 대검을 뽑아냈다.


"으윽···."


루딘은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뜻대로 해라. 네 여동생을 데려오지."


루딘은 망설임없이 뒤돌아 율린에게 다가갔다.


"안돼!"


나는 바닥을 기며 소리쳤다. 다리에서 흐른 피가 그 궤적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하지만 루딘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는 대검을 들고 의자에 묶인 율린에게 다가갔다.


그 때였다.


[솔라 레이!]


프로키온의 목소리였다.

동시에 한 줄기의 광선이 루딘에게 쏘아져내렸다.


"크윽!"


루딘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반응속도로 고개를 젖혔지만 그의 한쪽 뺨은 보기 흉하게 뭉그러져있었다. 루딘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뺨을 매만졌다.


"···마법? 마탑에서 도우러 온 모양이군."


루딘은 분노에 찬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는 길다란 로브를 입은 마법사 스무명이 떠 있었다.


"이거 이거, 늦어버린 모양이오, 프로키온."


프로키온의 옆에 있던 괴팍한 목소리의 노인이 말했다. 프로키온은 노인에게 쏘아붙였다.


"도움."


노인은 손에 들린 스태프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그럼! 이 비스라스를 뭘로 보는 게요? 신과의 약속은 지키오. 병사들을 지키고 신들을 공격하라!"


비스라스의 손짓과 함께 공중에서 수십개의 마법이 날아들었다. 신들의 공격이 주춤했다.


"본인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군."


비스라스는 나와 대치하고 있는 루딘에게 마법을 쏟아부었다. 양 손으로 다른 마법을 수십개씩 날려대는 맹공에 루딘조차도 조금씩 밀려나갔다.


"제기···랄!"


마법사들에 의해 생긴 틈 사이로 피를 뒤집어쓴 란포드 단장을 포함한 십여명의 기사들이 루딘을 향해 달려들었다.


"신들의 왕이시여! 저희가 틈을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나는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대검에 찔렸던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크윽···."


근육을 다친 모양이었다.


"···어떤 수라도 사용해야 해."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금속의 원통을 꺼냈다. 마나의 제어에 정신이 없던 라이브러리언이 화들짝 놀라 물었다.


[명진 님, 그건?]


"네가 준 나노슈트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그건 유전적으로 강화된 인간들을 위한 겁니다. 명진 님이 그걸 마신다면 곧 중독으로 죽게 될 겁니다!]


"중독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30분입니다. 확실하지 않습니다.]


"충분하군. 그 동안은 싸울 수 있겠지."


나는 원통의 뚜껑을 따서 입에 털어넣었다. 톡 쏘는 신맛과 쓴맛이 느껴졌다.


[명진 님···.]


나노슈트가 몸 안에 퍼짐에 따라 통증이 잦아들고 출혈이 조금씩 멎어들었다.

나노슈트의 성능은 놀라웠다. 나는 곧 조금씩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원통을 던져버리고 비틀비틀 일어났다.


"싸워야 해."


기사들과 마법사들의 합공에도 루딘은 꿋꿋이 버텨내고 있었다.


"개같은··· 버러지들이!"


루딘이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내 목에 주사했다. 그의 눈이 더욱 짙은 노란색을 띄었다. 온 몸에는 검은 핏줄이 돋았다.


지금이다.


"라이브러리언, 마인화."


[마인화 돌입. 타임 리미트는···.]


검에 볼텍스를 담으며, 나는 라이브러리언의 말을 끊었다.


"루딘을 쓰러트릴 때 까지가 타임 리미트다."


[···알겠습니다.]


세상이 좁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루딘과 나. 단 둘 만의 세계. 핏줄이 솟아올랐다. 마도병기의 마나가 몸을 충만하게 채웠다.




나는 바닥을 박차고 루딘에게 달려들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샛노란 눈. 루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검은 전류가 일렁이는 대검으로 기사들을 하나하나 처리하던 루딘이 소리쳤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볼텍스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냉병기 두 개가 부딪혀서 난다기에는 너무나 큰 소리와 충격파였다.


"으윽···."


란포드 단장조차 두 마인의 충돌을 힘겹게 버텨냈다. 다른 기사들은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루딘의 발목을 묶어 나를 보조했다.


"끄아아악!"


기사 한 명의 목에 대검을 박아넣고 검은 번개로 머리를 불태운 루딘이 말했다.


"저번에는 30초를 유지할 수 없었지. 그 몸상태로 몇 초나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지? 20초? 25초?"


루딘은 자신의 계획이 먹혀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나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마도병기로 각성시킬 셈이다.


하지만 네 뜻대로 될까?


5초.


루딘은 더욱 짙은 웃음을 지었다.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


10초.


광기로 번들거리는 노란 눈이 끔찍하게 뒤틀린 신념으로 가득 찼다. 란포드와 기사들의 사력을 다한 공격을, 그는 나를 상대하면서 모두 막아냈다.


"고통스러워해라 그림. 너는 시작일 뿐이니까!"


20초.


"정말 질기구려. 고대인이라는 이들이 이토록 강하단 말이오?"


비스라스가 공중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마법을 모두 쏟아부어도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는 루딘이 답답한 모양이었다.


물론 루딘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한계가 가까워지는구나.

버텨라. 네가 죽으면 저들의 종말이 시작될테니.

최대한 버티고 버텨서 가장 큰 절망과 함께 죽어라!"


30초.


"···?"


나와 루딘, 두 사람의 몸에는 자상과 화상이 가득했다. 폭발한 볼텍스에 의해 뼈가 보일 정도로 드러난 부분도 한가득이었다.

나노슈트가 없었다면 벌써 죽었겠지.


루딘의 눈에 의구심이 떠올랐다.


1분.


루딘을 공격하던 기사들은 모두 죽고 란포드만이 남았다. 비스라스는 마나가 부족한지 자잘한 공격으로 나를 원호할 뿐이었다.


마인화의 유지시간이 길어질 수록 마도병기의 마나는 더욱 강해진다. 이미 그들에게 루딘과 나의 대결에 끼어들 수 있을 만한 능력은 없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너··· 이건··· 이건 말도 안돼."


두 마인이 격돌하고 단 2분. 2분만에 루딘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으니까.


"네놈이 나보다 마인화의 유지시간이 더 길다고?"


루딘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세로로 찢어지기 시작한 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아니, 당연한 결과다. 각성은 강한 감정에 의해 진행된다. 너는 복수심에 잡아먹힌 거야."


빠드드득


루딘이 이를 악물었다. 검은 핏줄이 점점 퍼져 그의 얼굴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점점 자라나며 살갗과 근육이 찢어졌다.


"나는··· 아아아악!"


찢어진 자리는 검은 번개가 대신했다. 그가 고통에 몸을 뒤틀 때마다 파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전류가 방전됐다.


"내가··· 아니다···. 어째서···? 각성하는 것은 너였어야만 해!"


그가 복수심에 불타면 불탈수록 그를 집어삼키는 검은 전류는 더욱 강해졌다.


"넌 죽어야 한다··· 너희들 모두는 죽어야 한다···. 내가 너희를 다 죽일 테니까!]


어느새 그의 목소리조차도 마나에 집어삼켜졌다.


쿠웅


루딘은 마침내 두 발로 선 늑대를 닮은 검고 거대한 짐승으로 변했다.


한 때 루딘이었던 짐승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아아아아아아아!]


"크윽···."


짐승에게서 서 있기도 힘든 강렬한 마나가 뿜어져나왔다.


루딘을 아득히 뛰어넘는 강력함. 나와 비스라스, 란포드 단장이 무슨 짓을 해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짐승은 오늘 쓰러질 것이다.


"라이브러리언, 목소리를 증폭시켜줘."


[말씀하십시오.]


나는 소리쳤다. 하늘을 울릴 듯 커진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전투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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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6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52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7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3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0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2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5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95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8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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