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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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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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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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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신들의 왕 (완결)

DUMMY

베가가 휘두른 빙령신부를 세 자루의 검으로 막아내며 가니메데는 침묵했다.


"···."


인간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그녀의 삶이었다.


'너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가니메데. 내가 죽이라는 상대는 모두 죽여라. 그것이 누구던 간에.'


하지만 14만 년의 세월이 지나 겨우 되찾은 그녀의 삶은 그녀가 바라던 삶과는 전혀 달랐다.


'여신이여! 살려주십시오!'


'아아악!'


'여신이여···.'


"···."


그것은 그녀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다.


"···."


그녀의 뺨에 튄 병사들의 피가 아직 따뜻했다.


그녀가 바라던 명령에 의해 죽은, 그녀가 사랑하던 아이들.


"가니메데! 뭐라고 말이라도 좀 해봐!"


"···닥쳐···."


여섯 개의 검을 발악하듯 휘두르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에게는 없는 기능이었다.


베가는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렸다. 이대로 상처입히지 않고 가니메데를 상대하는 것은 그녀에겐 무리였다.


베가는 결심을 굳혔다.


"젠장···."


쩌적 쩌저적


불같은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아티팩트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만족했다.


베가는 빙령신부에 그녀가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의 냉기를 불어넣었다. 그녀의 손에도 살얼음이 낄 정도였다.


가니메데도 여섯 자루의 검에 마나를 담으며 베가를 조각조각낼 준비를 했다.


"잠깐 얼어있어라.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이야. 죽지는 않을 거다."


서로를 향해 뿜어낸 마나가 맞닿는 순간, 두 신은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 때였다.


[크아아아아아악!]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절규에 가까운 포효소리. 검은 전류가 담긴 마나가 베가와 가니메데를 휩쓸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전투를 멈춰라!"


베가와 가니메데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



"···."


짐승의 눈에서는 이성의 조각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루딘은 죽었다. 남은 것은 복수심에 불타는 짐승뿐.


다시 말해 루딘이 가지고 있던 신들에 대한 명령권은 사라졌다.


신들과 인간들은 나의 명령에 따라 전투를 멈춘 채 얼빠진 눈으로 짐승을 쳐다보고 있었다.


[크르르르륵···.]


나를 노려보는 검은 짐승의 세로로 찢어진 샛노란 눈을 마주하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구 인류의 권한으로 신들에게 명령한다. 최우선 프로토콜을 수행하라. 마도병기를 사냥한다."


[크아아아아악!]


짐승이 검은 번개를 내뿜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일 필요조차 없었다.


콰앙.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베가였다. 그녀는 빙령신부로 짐승의 날카롭게 진동하는 발톱을 막아섰다.


"수고했어, 대장. 완벽한 타이밍이었어."


짐승은 뼛속까지 얼어붙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캬아아아아!]


베가는 멈추지 않고 도끼를 휘둘러 짐승의 팔을 난자했다.


[크어어억!]


짐승이 팔을 휘둘러 베가를 쳐냈다.


"크윽··· 새끼, 좀 세네."


분노와 복수심이 강해질수록, 짐승은 더욱 빨라지고, 더욱 커지고, 더욱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곳에 모인 모든 신을 상대할 수는 없다.


드디어 상황을 파악한 신들이 병사들에게서 등을 돌려 짐승을 향해 섰다.


"시민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힘을 다해 빠르게 사냥하라."


나는 명령을 내렸다.


"실시."


동시에 58인의 신들이 각자의 아티팩트를 꺼내들고 짐승을 향해 뛰어들었다.



---



"율린, 괜찮아?"


율린은 포박이 풀리자마자 기절했다. 충격이 컸겠지. 나는 그녀를 안아들고 마르커스 광장을 눈에 담았다.


"···."


짐승은 나의 생각보다도 더 빨리 쓰러졌다.


58인의 신들은 겨우 다섯명이 부상을 당했을 뿐이었다.


완벽한 승리.


그러나 신들도, 병사들도, 아무도 승리의 환성을 내지르거나 기쁨에 벅차오른 포옹을 나누지 못했다.


짐승이 남긴 발톱자국보다도, 더욱 선명한 상처가 남았기 때문이었다.


"···."


위기는 지나갔다. 신들을 조종해 전 테라의 인류를 전부 죽이려던 루딘은 사라졌다. 루딘을 집어삼킨 복수의 짐승도 죽었다.


하지만 루딘의 광기가 남긴 흔적은 너무나 컸다.


광장에 모여든 700여명의 병사들은 이제 400명이 채 남지 못했다.


신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광장의 바닥을 적신 것은 짐승의 피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의 피였다.


"크흐흑···."


"빌어먹을··· 어째서···."


병사들은 동료의 시체를 끌어안고 숨죽여 흐느꼈다.


"···."


신들은 그들에게 어떤 위로도 건넬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의 의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죽어버린 이들은 되돌아올 수 없다.


루딘의 복수는 어찌보면 성공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 인류가 신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었으니까.


"테네브리아···."


정적이 흘렀다. 바람소리가 들렸다.


'단 한 순간이면 충분해요.'


테네브리아, 미경이가 했던 말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내가 신들의 왕으로서 존재해야 할 단 한 순간.


그건 바로 지금이었다.


"라이브러리언, 내가 하는 말을 모두가 잘 들을 수 있도록 해줘."


[예.]


나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루딘은 쓰러졌습니다. 신들은 다시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를 되찾았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구 인류의 귀환이 또 다른 루딘의 등장을 의미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테라의 인류가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신들의 공포에 떨게 할 수 없었다.

어떤 신도 다시는 자신의 아이들을 제 손으로 죽이게 할 수 없었다.



그걸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뿐이다.


"신들의 왕의 이름으로 명령하겠습니다.

테라의 모든 신들에게서 구 인류에게 봉사할 의무를 해제합니다. 신들을 구속하던 약속, 프로토콜은 더 이상의 효력을 발휘하지 않을 것입니다."


광장 여기저기에서 놀라움에 가득찬 시선이 느껴졌다.


"당신들은 이제 자유입니다."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그맣던 웅성거림은 조금씩 커져 어느새 커다란 파장이 되었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걸로 되었다.


나는 할 일을 마쳤다.


긴장이 풀렸는지, 아니면 나노슈트의 독성이 돌고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더 서있을 수가 없었다.


털썩


"명진!"


아스트리드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기다려주고 싶었지만 더 이상은 기운이 없었다.


더 이상은 힘이 나지 않았다.


"라이브러리언. 어쩌면 이제 우리, 구 인류는 사라져야 할 때인지도 몰라."


나는 라이브러리언이 미소를 짓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아스트리드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나는 정신을 잃었다.


이제 정신을 잃거나 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면서.



---



내가 눈을 뜬 건 루딘이 죽은지 한 달이나 지나고 나서였다. 시야는 어두웠는데 프로키온과 비스라스가 내 얼굴을 뜯어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어났소? 도대체 뭘 쳐먹은 거요? 덕분에 고생 좀 했소이다."


"···예?"


프로키온과 비스라스는 내 몸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다 몇 가지 검사를 거치더니 내 몸에서 나노슈트를 완벽히 제거했음을 선언했다.


"남은 건 마도병기로서의 마나를 제거하는 것 뿐이구려.

본인도 각성하지 않은 마도병기를 치료해야할 '질병'으로 인식해본 적은 없기에 매우 기대가 되는 바이오."


그 프로키온을 조수로 부려먹는 희대의 천재 마법사 비스라스는 그날부터 내 몸을 지지고 볶고 온갖 실험을 해댔다.


"살려줘···."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온 아스트리드는 비스라스에게 시달리느라 반쪽이 된 내 얼굴을 안쓰럽게 매만지며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알려주었다.


우선 테네브리아의 죽음을 알게 된 온 테라가 비탄에 잠겼다.

테네브리아의 장례식은 성대하게 치루어졌으며 각국에서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테네브리아에게 후손이 있을 리가 없으니··· 다음 왕은 누구야?"


"계보를 따져보면··· 명진이네요."


"윽··· 나는 못해."


아스트리드가 웃음을 터트렸다.


"테네브리아는 공화정을 시작할 거에요. 테네브리아 국왕의 자리는 영원히 테네브리아의 것이니까요.

의회를 구성한다고 해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지만··· 의장은 아마 에머리히 백작이 맡게 될 것 같아요."


에머리히 백작님이 의장이라··· 정말 잘 어울리는걸.


"신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무런 의무도 갖지 않게 된 신들은 테라 곳곳으로 뿔뿔히 흩어지거나 하던 일, 즉 마도병기의 구제, 전선의 유지 등에 열중이라고 한다.


"베가는 커다란 배를 타고 탐험대를 꾸려서 테라 밖으로 나갔어요. 가니메데도 함께요."


"기운도 좋네. 프로키온은? 얼마 전부터 통 보이지를 않던데."


"마탑 한구석에 실험실을 차려놓았다고는 들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밖에 나오긴 한 걸까요?"


아마 아니겠지.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신의 통제를 잃게 된 몇몇 국가들은 벌써 분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


이런 걸 바랬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스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신 인류가 겪게 될 첫 번째 성장통. 그렇게 믿기로 했다.


"명진은 좀 어때요?"


나는 링거를 꽂은 채로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한 달이나 마탑에 갇혀서 집중치료를 빙자한 실험을 받고 있었는데도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괜찮···지는 않아."


아스트리드는 다 괜찮아질 거라는 듯이 한 번 웃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루딘이 5년 전에 깨어났으니 아마 곧 구 인류가 깨어나기 시작할 거에요.

어쩌면 벌써 테라에 적응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남은 건 그들이 세상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율린은?"


"보티 씨와 함께 촌장님을 모시러 갈 준비를 하는 중이에요. 명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허겁지겁 달려오겠네요."


다행이었다. 나 때문에 고생했던 촌장님 부부와 율린도 겨우 집으로 돌아가겠지.


"잘됐군. 나도 빨리 나아서 돌아가고 싶네."


아스트리드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하다.


"곧 그렇게 될 거에요. 아, 에머리히 영지에서 요양중이던 기사 에머리히에게 연락을 보냈어요. 아마 며칠 안으로 명진을 보러 올 거에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그래? 스승님은 괜찮으셔?"


"그럼요. 벌써 검을 휘두르신다던데요?"


"너무 괜찮으신 모양이네."


걱정했던 일들은 대부분 잘 돌아가고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한 가지 더 묻고 싶었던 일이 남아 있었다. 나는 조금 머뭇거리다 물었다.


"아스트리드는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아스트리드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수도에서 해야 할 일은 거의 끝냈으니··· 잘 모르겠네요."


기회는 지금뿐이다.


루딘을 상대할 때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을 꽉 쥐고 입을 옴싹달싹 움직였다.


"아··· 아스트리드."


"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겨우 꺼낸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지 못했다.


"우리랑 같이 라토 마을로 갈래?"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나는 한참 동안 숨도 쉬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실눈을 떴다.


아스트리드는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다음화 에필로그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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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에필로그 19.05.16 217 2 4쪽
» 39. 신들의 왕 (완결) 19.05.16 192 1 11쪽
38 38. 결전 (3) 19.05.16 136 1 13쪽
37 37. 결전 (2) 19.05.16 130 1 13쪽
36 36. 결전 (1) 19.05.13 138 2 12쪽
35 35. 처형식 (2) 19.05.12 135 2 12쪽
34 34. 처형식 (1) 19.05.11 144 2 13쪽
33 33. 미경이 +1 19.05.08 166 4 12쪽
32 32. 그림 (2) 19.05.07 152 2 12쪽
31 31. 그림 (1) 19.05.05 157 2 12쪽
30 30. 또 한 명의 인간 (2) 19.05.04 170 3 11쪽
29 29. 또 한 명의 인간 (1) 19.05.03 238 3 12쪽
28 28. 테네브리아 (2) 19.05.02 173 3 11쪽
27 27. 테네브리아 (1) 19.04.29 200 3 11쪽
26 26. 별 19.04.23 220 3 13쪽
25 25. 각성 (3) 19.04.22 212 2 13쪽
24 24. 각성 (2) 19.04.21 225 3 12쪽
23 23. 각성 (1) +2 19.04.20 245 3 13쪽
22 22. 헨켈 백작 (3) 19.04.19 211 2 12쪽
21 21. 헨켈 백작 (2) 19.04.18 195 2 13쪽
20 20. 헨켈 백작 (1) 19.04.17 186 4 13쪽
19 19. 납치 (3) 19.04.16 198 4 13쪽
18 18. 납치 (2) 19.04.15 215 4 12쪽
17 17. 납치 (1) 19.04.14 244 4 13쪽
16 16. 별밤 19.04.13 284 5 13쪽
15 15. 베가와 프로키온 (2) 19.04.12 281 4 14쪽
14 14. 베가와 프로키온 (1) 19.04.11 313 6 14쪽
13 13. 불치병 19.04.10 332 6 14쪽
12 12. 스승님과 오러블레이드 19.04.09 34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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