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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는 신들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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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파루파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1
최근연재일 :
2019.05.16 19:1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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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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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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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7. 마피아

DUMMY

"그렇군."


나뭇가지를 가볍게 움직여 내가 혼신을 다해 휘두른 검을 막아낸 기사 에머리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렇군' 이라니, 그게 다에요? 제자가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물어왔는데 칭찬이라도 좀 해주시지, 정말 야박하시네."


따악


"악!"


기사 에머리히가 내 마구잡이 공격을 가볍게 막아내고 나뭇가지로 내 머리를 때렸다. 아니, 움직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거지 진짜로?


"주제넘은 소리 하지 말아라."


"크으으··· 서글프다 정말. 제가 제자로서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런 겁니까? 스승님?"


"어차피 위장을 위한 사제관계가 아니더냐? 3일동안 지겹도록 말했다시피 네겐 검술에 재능이 없다. 따라서 나는 널 제자로 받을 생각이 없다."


도끼질을 똑바로 하는데도 한달이 넘게 걸린 나다. 몸을 쓰는데 재능이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없어도 이정도까지 말하면 기분이 나쁘다. 나는 기사 에머리히를 약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저를 떼어낼 수는 없을 겁니다. 제가 아스트리드와 딱 붙어있는 동안에는 말입니다. 스승님. 크헤헷!"


나는 기어코 기사 에머리히의 화를 돋구는데 성공했다. 대가는 머리의 커다란 혹이었다.


"크아악··· 너무 아프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흥."


기사 에머리히가 검을 꽂아넣듯이 나뭇가지를 허리띠에 꽂아넣었다. 저 나뭇가지가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은 것 같았다.


"낮에는 쥐새끼처럼 남의 대화를 엿들었으니 내가 내준 과제는 수행하지 않았겠군?"


찔렸다.


"저··· 그것이···."


"낮의 분량까지 열 개의 검로를 각각 천번씩 휘둘러라."


"스··· 스승님!"


나의 절박한 외침에도 기사 에머리히는 매정했다.


"시작해라."


말을 끝낸 기사 에머리히는 아스트리드의 천막으로 향했다. 첩자에 대한 향후의 대응을 논의하러 가는 거겠지.


"허···."


나는 어쩔 수 없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기마 자세를 잡고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또 언제 기사 에머리히의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라 열심히 검을 휘두르는데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알핀, 오늘도 불쌍할 정도로 얻어맞더군. 정말로 기사 에머리히께서 널 종자로 선택하신게 맞냐?"


낄낄거리며 웃는 양아치같이 생긴 남자. 사신단의 호위병들 중에서 가장 껄렁껄렁한 카디안이었다. 평소엔 묶고 다니던 갈색 장발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은 퇴폐적인 매력이 있었다. 여자 여럿 울렸을 것 같은 생김새였다.


"시끄러워요, 카디안."


말을 길게 하면 들킬 수도 있다. 사신단과 함께 다닌 3일간 나는 누구와의 대화도 단답형으로만 대답했다. 카디안은 혼자서도 말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하는 나로서는 대하기 가장 편했다.


"그보다, 소문은 들었어?"


카디안이 조금 떨어진 나무에다 대고 바지춤을 끌르면서 말했다.


"무슨 소문이요?"


'소변은 좀 다른데서 보지...'


"라토 마을이라고 했던가, 그 촌동네 근처를 지날 때의 일인데. 그날 밤에 여신님을 받드는 시녀 중 한명이 소피를 보러 일어났는데 병사들의 천막에서 그림자 하나가 빠져나가더래."


두번 말할 것도 없이 이 몸뚱이의 주인 알핀이다.


"그... 그래서요?"


"아무래도 이상해서 그날 불침번을 서던 병사에게 알렸는데, 그 병사가 확인해보니 확실히 한명이 없었다더군. 어두워서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분명히 아침까지도 돌아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아침이 되니 병사들 중에 빠진 인원은 없었다는 거야. 이상하지?"


'그야... 새벽에 몰래 숨어들어갔으니까 그렇지.'


"그건 이상하네요."


바지춤을 올리고 허리끈을 조인 카디안이 내게 다가와 검을 휘두르던 내 손을 지그시 눌렀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모르는 척을 하시겠다? 너무 뻔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카디안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뭐라구요?"


"알핀 너, 날 배신한거냐?"


"···?"


카디안이 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그날 밤, 그 남자를 납치하러 가는 널 내가 잡았을 때 말이야···."


"···!"


내가 찾으려 하기도 전에 저 쪽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다. 일부러 기사 에머리히가 없는 틈을 타 찾아온 거였다. 이러면 나의 완벽한 범인찾기 계획이 나가린데.


"그냥 내버려두면 헨켈 백작이 약속한 금액의 반을 내게 주기로 했었지? 아직도 기억이 안나는 척을 할 테냐?"


"카디안··· 진정해요."


우선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한다. 이 녀석들의 뒤에 누가 있는지도 알아내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진정? 야, 이 새끼야. 곧 죽을 판인데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헨켈 영지에서 그 돈만 받으면 바로 도망치려 했더니··· 설마 실패할 줄은 몰랐다고···. 아니, 아니지.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손톱을 씹으며 초조하게 말하던 카디안이 돌연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날 노려보기 시작했다.


"만약에 처음부터 실패한 적이 없었다면 이해가 가는군."


"뭐라구요?"


카디안이 나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너··· 그 남자를 빼돌렸지? 욕심 많은 헨켈 백작이 돈을 안 줄까봐, 그 남자의 신병을 기사 에머리히에게 넘겼지? 그걸 조건으로 에머리히의 제자가 된 게 아니냐? 여신에게 직접 보수를 받아내려고 말이야. 내 말이 틀려?"


'다 틀렸다.'


카디안은 제 잇속을 챙길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어중간했다. 그 똑똑한 머리로 모든 걸 스스로 추리해서는 그게 사실이라 굳게 믿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내가 자신을 배신한 알핀이라고 굳게 착각한 카디안은 품 속에서 단검을 꺼내 보이지 않게 내게 겨누었다.


"카디안, 여기서 날 찌르려고 하는 겁니까? 사신단의 병사들이 바로 지척에 있습니다."


나의 경고에도 카디안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어쩔건데?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에야 널 데리고 지옥에 가는 게 기분이라도 덜 나쁘지 않겠어?"


검을 든 내 손을 누른 자신의 손에 힘을 주며 카디안이 천천히 단검을 뻗었다. 나는 침을 삼켰다. 조바심이 났지만 침착해야 한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카디안이 모든걸 포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다면 벌써 그 마법사에게 나를 팔고 살려달라고 빌었겠지.


카디안은 아직도 돈을 받아 도망칠 생각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 지금 내미는 단검은 나와의 거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카디안··· 진정해요. 조금만 참으면 그 돈을 받아서 가고 싶은 곳 어디로든 도망칠 수 있게 해줄 테니까."


카디안이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벌써 3일이나 참았어. 빠르면 내일 안에 헨켈 영지에 도착할텐데, 도대체 너의 뭘 믿고 더 기다리라는 거지?"


하지만 그의 단검은 멈췄다. 계속 말해보라는 뜻인가? 헨켈이라는 놈이 알핀을 사주했고, 그 영지가 바로 지척에 있다면···.


"걱정 말아요, 카디안. 녀석은 잘 재워서 숨겨놨으니까. 에머리히에게 그 남자를 벌써 넘겼다면 뭐가 아쉬워서 날 제자로 받아줬겠어요? 죽여버리면 더 간단할텐데."


머리를 굴려라 명진아, 현대에서 정규교육과정을 거친 너의 지능이 활약할 때가 왔다.


"그렇다면 어디에 숨겨놨는지 말해."


"제 생명줄인데 그렇게 쉽게 말할 수는 없죠."


카디안이 주변을 미심쩍게 둘러봤다.


"설마 일행들 사이에 숨겼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잘 재워놨으니 가사상태로 땅 속에서 자고 있을 겁니다. 제가 없다면 찾을 수 없게 말이에요."


"큭···."


이게 되는대로 말하다 보니까 또 말이 되네.


"헨켈 백작령에 도착하면 비밀리에 헨켈 백작과 접촉해서 그 위치를 넘길 겁니다. 당신은 그때까지만 참으면 됩니다."


"그 전에 그 마법사놈이 나를 죽이면 어떻게 할 거지? 앙? 내가 그 전에 죽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 있느냔 말이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말이 없자 카디안은 애가 탔는지 본인이 알아서 계획을 늘어놓았다.


"오늘 새벽에 마법사를 죽인다. 원래 성질이 괴팍한 놈이니 죽이고 묻어버린 다음에 급한 용무가 생겨서 돌아갔다고 둘러대도 믿을테지."


"저두요?"


"당연하지. 지금부터 일을 치를 때까지 기사 에머리히와 접촉하지 마라. 네가 그를 이용해서 날 죽이려 들면 곤란하니까. 만약 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기사 에머리히와 접촉했다간 마법사에게 네놈을 팔겠다. 그 다음에 마법사가 네 기억을 뒤지던 고문을 하건 내 알 바가 아니지."


"혼자 빠져나가시겠다?"


카디안이 킥킥 웃었다.


"나라도 살아야지 어쩌겠냐? 마법사가 기억을 뒤지면 후유증으로 병신이 된다는군. 평생 남이 떠주는 수프만 먹고싶지 않다면 알아서 처신해라."


단검을 품 속에 집어넣은 카디안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휘적휘적 걸어가기 시작했다.


"카디안!"


내가 애타게 불렀지만 카디안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운뎃손가락을 펼쳐보였다. 음, 15만년동안 문명은 죽었는데 저 욕은 살아남았군.


"누군지는 알려줘야지 미친놈아!"


칼이나 휘두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떻게든 아스트리드와 기사 에머리히에게 알려야 한다. 절대로 훈련하기 싫어서 핑계대는게 아니다. 나는 카디안의 눈을 조심하며 신뢰할만한 연락책에게로 다가가 속삭였다.


"보티 아저씨."


사신단과 떨어져 홀로 앉아 육포를 씹던 보티 아저씨는 깜짝 놀란 눈치였다.


"어이쿠, 병사님. 무슨 용건이라도 있으십니까?"


사신단 병사들은 나름대로 수도에서 잔뼈가 굵은 고급 인력들을 뽑기 때문에 콧대가 높은 편이었다. 평민보다 정말 살짝 높은 계급이랄까. 뭐 공무원이니까.


그래서 그런가 50줄을 넘긴 보티 아저씨도 새파랗게 젊은 병사들에게 존칭을 사용했다. 저 버르장머리없는 녀석들도 보티 아저씨에게 반말을 썼지만. 나는 보티 아저씨와는 친하기도 하거니와, 24세기의 동방예의지국 출신이기 때문에 여간 기분나쁜 것이 아니었다.


"말을 놓으셔도 됩니다."


"어휴, 그럴수야 있나요. 병사님이 말을 놓으셔야지요."


전근대적이군.


"거두절미하고, 보티 아저씨께 부탁이 있습니다."


보티 아저씨가 육포를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무엇입니까?"


내가 주변을 경계하며 고개를 숙이자 보티 아저씨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내가 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지금부터 이야기해드릴 것은 극비사항입니다. 절대로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보티 아저씨도 속닥였다. 조금 곤란하긴 하다는 표정이었다.


"글쎄요, 만약 누가 제 목에 칼을 들이댄다면 술술 불 겁니다만··· 제가 직접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겠습니다."


아주 솔직하고 믿음직스럽다. 과연 2년 전에 엉덩이를 내놓고 울던 일면식도 없는 나를 살려준 보티 아저씨였다. 과거를 떠올리자 괜히 먹먹해진 나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커흠! 흠··· 충분합니다. 쿨쩍."


"···?"


보티 아저씨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는 나를 보고는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표정이었다.


----



카디안은 확실히 용의주도했다. 유들유들하게 불침번 순서를 조정해서 자신과 나를 한 조로 묶고 새벽으로 시간을 옮겼다. 그러면서도 나를 한번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알핀, 마법사를 상대로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바로 저승길 가는 거 알고 있지? 우린 이미 한 배를 탔으니까 잘 해보자구."


저녁을 먹으면서도 굳이 내 옆에 앉아서 어깨를 툭툭 치지를 않나, 한 배 같은 소리를 하지를 않나,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다.


"계획은 미리 말했던 대로야. 내가 널 찾아 구금해놓았다고 마법사놈을 깨워서 외진 곳으로 데려가면, 네가 찌르는거지.


뭐, 음침한 마법사 놈이 무슨 술수를 부릴지 모르니까 확인사살을 하려면 몇 번 더 찔러야겠지만."


"간단한 계획이네요."


카디안이 사람 좋은 척 웃었다. 역겹다.


"간단한 계획이 잘 먹혀들어가는 법이야. 기억하라고."


"아, 예."


식욕이 없어진 나는 수프를 부어버렸다. 그리고 오랜만의 훈련 없는 저녁시간을 잠이나 자면서 즐기기로 했다. 고단한 몸을 모포 위에 던지고 잠을 청하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눈이 말똥말똥했다.


"그깟 칼 좀 안휘둘렀다고 잠을 못자고 있는 건가 지금?"


이제야 깨달은 일이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아스트리드와도, 율린과도 대화할 수 없는 내가 요 며칠 사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건 기사 에머리히 뿐이었다. 꼬장꼬장하고 권위적이지만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기사 에머리히가 계획대로 잘 해주어야 할 텐데."


불이 꺼지고 불침번이 한번 교대할 시간이 지나도 나는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결전의 시간이 왔다. 카디안이 다가와 나를 찰싹찰싹 때리며 기분나쁘게 불렀다.


"알핀, 일어나 있었군? 잠이 오지 않나? 슬슬 교대시간이야. 준비하라고. 마음의 준비도 해두고."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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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마피아 19.04.04 493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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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핑크색은 조금 그랬어, 사실. +5 19.04.02 752 9 13쪽
4 4. 모두들, 내가 미안해 19.04.01 795 10 13쪽
3 3. 나는 모지리다 19.04.01 816 10 13쪽
2 2. 핑크빛 그대 19.04.01 899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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