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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맹주 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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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패왕
작품등록일 :
2019.04.01 19:07
최근연재일 :
2019.07.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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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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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 7장 - 마교주의 부인(1)

DUMMY

“···장주님의 그 말씀은 저로서는 감당키 어렵군요. 설마 우리 무당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독을 풀었다는 말씀이십니까!”


태현진인은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만약 그의 사형인 무당의 장문인, 태허진인이 계속해서 중독되었기 때문에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무당의 내부에 그 독과 관련된 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허허, 진정하시오. 나는 다만 가능성을 말한 것 뿐이오. 하지만 혹시라도 내 말이 신경쓰인다면 무당에 돌아가거든 장문인이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살펴보시오.”


“음···.진심어린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절 생각지 않았던 터라 태현진인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그러다 한가지가 떠올랐다.


“장주님···혹시 말입니다.”


“왜 그러시오?”


“이건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겁니다만, 혹 그런 독에 효험있는 해독제를 천가장에서 구할 수 있습니까?”


“흐음···”


천가장은 사천당문의 멸문 이후로 독에 관해서는 기술과 지식면에서 당금 무림에서 1인자라고 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독을 사용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해독제 또한 만들어 놓은 것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가진 것이 없지만 만드는 것은 가능할 것이오. 내가 무당 장문인을 위해 알려드리리다.”


“아, 정말입니까?”


태현진인은 그런 호의까지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뻐했다.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하지만 천가장이 사천당문의 기초 아래 세워진 이상 독에 관한 지식을 다른 이와 공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늙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서는 만독비전을 다시 봐야 할 것 같소. 잠시만 기다려보시오.”


천홍겸은 태현진인에게 기다리라고 한 뒤 만보고 입구의 자물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만보고에서 나온 천홍겸의 얼굴은 크게 낭패를 본 표정이었다.

천홍겸의 표정을 보고 태현진인도 이상히 여겨 물었다.


“장주님, 왜 그러십니까?”


“허어···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없소이다···!!”


천홍겸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탄식하며 말했다.


“이 만보고를 열 수 있는 열쇠는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어 아무나 출입할 수 없었을텐데···어째서 만독비전이 사라진 것인가..”


“그 그 말씀은 만독비전이 없어졌단 말씀이십니까?”


태현진인이 크게 놀라며 물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소. 누군가 만보고에 침입한 흔적이 있소.”


“아니, 대체 누가!!”


태현진인은 사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린 것도 분통이 터졌지만 만독비전이라는 네 글자가 가지는 가치를 십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만독비전이 혹여라도 악독한 무리들의 손에 들어가면 무림의 평화를 장담할 수 없지 않습니까! 장주님 얼른 범인을 찾아 만독비전을 되찾아야 합니다.”


“진인의 말씀은 옳지만 누가 범인일지 어떻게 알겠소?···”


천홍겸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저···.혹시 범인은 혈뢰천주의 딸이 아닐까요?”


무옥이 두 사람의 대화에 껴들었다.


“무옥아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태현진인이 물었다.


“사숙조님. 다른게 아니라 제가 무양 사제를 찾기 위해 이 주변을 헤매고 있었을 때 혈뢰천주의 딸이 만보고의 앞에서 계속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유심히 만보고를 지켜보고 있었다구요.”


“그게 정말이더냐?”


“그럼요. 그래서 제가 뭐라도 훔칠 생각으로 거기 있는것이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으니까요.”


“흠···혈뢰천의 잠입술은 천하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혈뢰천주의 정파 무림인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무공도 막강했지만 그것보다는 옆을 지나가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히 잠입하는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혈뢰천주는 무림 고수들을 쉽게 암습할 수 있었다.


“혈뢰천주의 딸이 만독비전을 훔쳐갔다..? 장주님, 이거 정말 큰일이 아닙니까!”


“흐음···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 않소···.”


천홍겸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답답하다는 듯이 무옥이 소리쳤다.


“아뇨! 거의 확실합니다. 생각을 해보십쇼. 혈뢰천주의 딸이 뭐하러 천가장에 왔겠습니까? 가뜩이나 장주님의 회갑연이 있어 자기를 적대하는 정파들만 우글우글거릴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온 이유는 분명 만독비전을 훔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만독비전을 훔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만약 그렇다면 당정문이 천도명을 구해준 것부터가 의도적이었다는 말이 된다.


“아마 그럴 것입니다. 정말 간계가 심오하군요. 어찌 하늘은 그런 여인에게 천하절색의 미모를 주셨는지. 아아! 안타깝도다.”


무옥은 매력적인 화홍영이 얼굴과는 다르게 속으로는 악독할 것이라 생각하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지금 즉시 쫓아야 합니다.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돕겠습니다. 장주님!”


사실 이렇게 말하는 무옥의 마음 속에는 다시 한번 화홍영을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도 모르는데 이 드넓은 무창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겠소?”


“그건 제가 짐작가는 곳이 있습니다.”


청정도장이 천홍겸의 반문에 대답했다.


“혈뢰천주의 딸은 분명 마교로 향했을 겁니다. 어째서 마교로 가지 않고 천가장에 있었는지 의아했는데 만약 무옥의 말대로 만독비전이 목적이었다면 모든게 이해가 갑니다. 그녀는 마교주를 만나야 한다고 얘기했으니 분명 목적지는 마교일 것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사부님? 그럼 만독비전이 마교의 손에 들어간다는 거잖아요?”


무옥의 호들갑에 잠자코 있던 천홍겸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괜찮네.”


“아니, 장주님께서는 어째서 그렇게 태평하신 것입니까? 만약 마교놈들이 당문의 사라진 팔대절명독이라도 다시 만들어낸다면 어떻게 하실려구요!”


“허허, 그럴 일은 없을테니 걱정마시게.”


“네..??”


구정대협이라는 별호에 걸맞게 천홍겸은 이런 일이 있지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무옥에게 천홍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의 걱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건 만독비전만 얻는다고 해서 가능한 일은 아니라네. 적어도 과거 사천당문에서 구전되는 여러 지식과 기술을 알고 있지 않는 이상 만독비전은 그냥 여러 독과 해독방법을 열거해놓은 책에 불과하네.”


천홍겸의 말은 아무리 만독비전에 치명적이고 위협적인 독에 대해 써있다고 한들, 자신이 아니면 그 독을 실제로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해독도 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천홍겸은 사천당문의 후계자였으니 말이다.


그는 아까 전 당정문과 화홍영이 떠난 자리를 지긋이 응시하며 말했다.


“그러니 만약 누군가가 만독비전을 이용해서 어떤 일을 꾀한다고 한다면 결국 다시 나를 찾아오게 될것이야.”




*




천가장을 떠난 나와 화홍영은 곧바로 배를 구해 성도로 떠났다.

성도까지의 거리는 적어도 3,000리가 넘으니, 아마 육로로 가는 길을 택했다면 늦으면 한 달 정도가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수로를 택했고 덕분에 시간이 단축되었다.

의빈(宜賓)에 도착하여 아미산 근처를 지나 성도에 도착한 우리는 객잔에서 이틀 정도 쉬었다가 움직였다.


마교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지 청성산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민가나 사람들의 흔적이 점점 보이지 않았다.


“이제 청성산에 거의 다 온거에요? 아직 해도 저물지 않았는데 점점 스산해지는 것 같아요.”


“이제 초입에 도착한 것 같다. 아무래도 마교 놈들이 청성산의 정기를 흐트려 놓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거겠지.”


마교의 본거지가 청성산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본맹에서도 아직도 조사 중이던걸로 기억한다.


가장 그럴싸한 설은 마교의 입구 주변에 강력한 진이 쳐져있기 때문에 그 위치를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인데, 그 외에도 입구가 여러개이거나 계속해서 바뀐다는 주장도 있었다.


“어쨌거나 우리의 목적은 마교가 아니라, 청난초니까. 중턱까지는 마교 놈들에게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올라가야 해.”


혹시라도 근처를 순찰하는 마교인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귀찮아질 확률이 높다.


다행히도 청성산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것인지 스산한 가운데 사람 흔적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산 중턱 쯤 오르자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넓은 들판이 펼쳐져있는 것이 보였다.


“음! 아마 이 근처에 청난초가 대량으로 자라는 곳이 있을거야.”


“얼른 찾아봐요!”


우리는 근처를 주위깊게 살피며 움직였다.

그냥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난 곳도 많았지만 형형색색의 야생화도 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어..!?”


나무들과 경계를 이루며 아래 쪽으로 경사진 곳에 아주 드넓은 푸른 들판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온통 풀이 가득한 곳이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거 어떤 놈들이 이렇게 밑동만 남겨놓고 다 잘라간거야!?”


몸을 숙여 풀을 살펴보았더니 거의 이정도면 뿌리만 남아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라버니 여기 좀 봐요!”


화홍영이 부르는 소리에 그 쪽으로 가보았더니 커다란 바위 틈 사이에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이건···청난초의 꽃이야!!.”


오직 그것만이 이 주변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 이게 청난초에요? 이거 가져가면 우리 아버지 약 만들 수 있는거죠?”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화홍영은 청난초를 뿌리째 뽑았다.


“음 물론 그게 약재는 맞는데 중요한 건···그거 하나만으로는 턱도 없다는 거야.”


청난초는 풀잎을 약재로 쓰는데 곱게 갈아 그 즙을 써야 하기 때문에 양이 많이 필요한 편이었다.


“아마 지금 뿌리만 남은 이 풀들 다 청난초일거야.”


뿌리 위로 짧게 남은 푸른 줄기만 보였지만 홀로 살아남은 청난초의 줄기와 마찬가지로 미세한 그물 모양의 흔적이 있었다.


“문제는 뿌리만 있어가지고는 약재에 쓸 수가 없다는 거지.”


“에에~!? 그럼 어떻게 해요!?”


“음···.여기는 아무래도 마교 놈들이 청난초를 기르는 밭인것 같은데, 청난초가 다시 자라날 때까지 기다려서 우리가 몰래 훔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마교 놈들에게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겠는데?”


나는 화홍영의 반응을 살피려 물었다.


“여기까지도 얼마나 오래 걸렸는데 또 기다려요!? 나는 못 기다려요! 내가 마교주를 만나서 얘기할 거에요!”


씩식거리며 당장이라도 마교주를 만나러 갈 것 같은 화홍영을 말리려고 했으나 이미 화홍영은 빠르게 몸을 움직인 후였다.


“에효, 저게 또 뭔 일을 저지르려고 저러냐.”


천가장에서 있던 일이 갑자기 떠오르자 나는 급히 화홍영의 뒤를 쫓았다.


화홍영은 아버지인 화일산에게 무공을 배운 것은 확실했지만 뒤에서 지켜보니 경공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마음만 먹으면 화홍영을 붙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지만 지금 말려도 좋은 소리는 못 들을 것 같아 굳이 그러진 않았다.


“지금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는 알고 가는건가···이 쪽은 산을 내려가는 길인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화홍영이 갑자기 방향을 왼쪽으로 틀더니 이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왜 저래..? 음..!!?”


이상하다고 생각하자마자 어디선가 쇳소리가 들려왔다.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였다.


화홍영은 아무래도 이 소리를 듣고 움직인 것 같았다.


“설마 마교인가? 근데 누가 싸우고 있는거지?”


나는 혹시 모를 상황을 우려하여 빠르게 화홍영을 따라갔다.


점점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이윽고 화홍영이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움직이다가 멈추었다.


“대체 뭔 일이야···?”


나는 곧바로 화홍영의 옆에 다가가며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살펴보았다.


“다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놈들인데 서로 싸우고 있어요.”


화홍영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

같은 무리로 보이는 흑의인들이 서로를 공격하며 싸우고 있었는데 그 기세가 가히 맹렬하여 한 무리가 모두 죽지 않으면 싸움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아, 알았다. 보니까 복면 쓴 사람들이랑 안 쓴 사람들이랑 싸우고 있는거에요. 내 말 맞죠?”


“음···그러네. 보통 이럴 때는 복면 쓴 놈들이 나쁜 놈인데 문제는 내가 보기에 다들 마교 놈들이란 말이지.”


“마교라고요?”


“응. 복장을 보아하니 저들은 마교의 흑천대(黑天隊) 같은데?”


흑천대는 마교의 육마대(六魔隊) 중의 하나로 정사맹으로 따지자면 호법당이랑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어라? 오라버니 저기 가마가 있어요.”


화홍영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정말로 부서진 가마가 하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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