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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akdo
작품등록일 :
2019.04.01 20:13
최근연재일 :
2020.08.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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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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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글자수 :
443,039

작성
19.08.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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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one attack

DUMMY

( 0 _ 0 )



바이올렌 펀치.


뭐, 메릿타브 오크처럼 보라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그런 건 아니었지만.

좀 멋있었다.


“오오······.”

‘오오······. 배에 완전 묵직한 느낌이 드는군. 이번 건 좀 멋졌어. 왠지 내 스타일이군.’


야, 너 랩글이잖아? 트레이닝이라도.


‘자, 와라! 난 이제 너희들의 기술 한 방만 맞아도 죽는다. 나에게 아주 멋진 한 방을 보여줘!’


우리에게 대놓고 공격해 와라는 그 모습에 나는 약간 어이가 나갈 뻔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피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약간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쉬고는 내 곁으로 왔다.


“하아, 왠지 현실에 있으면 엄청 귀찮은 타입일 것 같네. 내가 만들어 놓았지만 말이야.”

“근데, 너 이 랩글 달의 커브 시리즈의 메릿타브를 모티브로 만들었지?”

“응. 역시 형이네. 그걸 알아냈어?”

“디자인 보고 바로 깨달음. 근데 뭐, 커브 게임의 메릿타브도 저런 구석이 있지 않나?”


그래. 게임의 메릿타브에게도 그런 성격이 있다. 새로운 기술을 보면 흥분하는 성격이.


“······그렇긴 한데··· 나도 저렇게 될 줄은 몰랐어. 너무 잘 만들어졌어.”


‘야이! 왜 공격을 안 해오는 것이냐 엉? 나에게 새로운 기술 보여주기 싫은 것이냐?’


아오. 귀찮. 그 커브와 친구들의 합체기술 한번 먹여주고 싶네.

···잠시만, 이거면 굉장히 멋있는 콤보공격을 만들 수도 있겠는데?


“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저렇게 독촉하는 게 낫겠지, 뭐.”

“아, 피오. 나,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어!”


“해보고 싶은 것?”


“그 있잖아. 달의 커브 트어나에서 했던 커브와 친구들이 세이버를 구하기 위해서 썼던 필살기.”


달의 커브 7 : 트라이 어게인 나우. 줄여서 트어나. 전형적인 플랫포머에 스토리를 가미한 게임. 그리고 달의 커브 마지막 장이면서 불굴의 명작.

커브와 친구들이 사연 있는 최종보스인 세이버를 진정한 의미로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그 스토리가 어른과 아이, 모두를 감동시키며 최고의 명작으로 자리매김 했지.

아, 생각만 해도 눈물 나네.


“아, 그거? 좋지!”


커브가 마지막에 친구들의 마음이 담긴 빛의 망치를 세이버에게 내려치는 연출이 너무나 좋았다.

커브가 하얀 빛을 필두로 각각 친구들을 나타내는 색깔로 빛나고는, 그 빛의 오라를 두른 망치를 세이버에게 내려치는 그 모습은 시간이 몇 년이나 지나도 있을 수가 없다.


“그럼, 그거 한번 해볼까? 연습은 필요 없지?”

“응! 한 번 해보자!”


그래. 연습은 필요 없다.

우리는 그 장면을 몇 십번이나 돌려봤으니까. 어릴 적 그 놈의 집에서. 달의 커브 전 시리즈를 가지고 있던 그 놈의 집에서.

젠장, 생각만 해도 완전 부럽네.


우리는 준비 자세를 잡고, 주변에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에너지탄을 전부 사용해서 하얀 대검과 검은 망치를 만들어내었다.

그 무기들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우리들에게서 파랗고 빨간 오라가 발현되기 시작했고 그 오라들은 대검과 망치에 그 손을 뻗었다. 대검과 망치에서 스파크가 일어났고, 우린 그 순간에 메릿타브 랩글에게 뛰어 들었다.


목표부위, 이마.


우리는 대시부츠의 도약력과 회오리바람을 이용해서 랩글의 이마부분을 노린 다음, 준비 자세를 취하고 돌진했다. 우리의 몸이 빨간색과 파란색, 하얀색과 검정색으로 빛이 났다.

하늘을 향해 올려진 검은 망치와 하얀 대검에 빨갛고 파란 오오라가 섞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외쳤다.

그리고 랩글의 이마에 대검과 망치를 착륙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툭. 엄청난 무기와 화려한 이펙트를 보여주는 기술을 랩글의 이마에 내리친 것 치고는 너무 소박한 타격음이 들렸디.


‘응?’


그 다다다의 라이벌 오크를 닮은 랩글은 아까까지 정면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던 눈을 들어 자기가 맞았을 터인 이마를 보고 있었다.


아무 상처도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전주곡에 불가했다.


‘······! 헉, 크으으으··· 아아아아아-!’


곧이어, 랩글의 몸이 파란색, 붉은색, 하얀색, 검정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랩글과 우리 사이에 생성되었다.

회오리바람은 그 큰 덩치의 랩글을 연구소 2층 하얀 벽에 처박아버릴 정도로 강력했고, 우리는 그 회오리바람에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그저 그 랩글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헉······. 크으으, 세상에. 내 생애 이렇게 멋진 스킬을 보게 되다니. 고맙다······.


벽에 부딪힌 그 랩글은 우리들에게 받은 공격의 아픔을 견디면서도 우리들에게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서서히 한 줌의 검은 연기로 사라졌고, 그 사라진 자리에 하나의 노란 종이가 남았다.

트레이닝 유언이었다.


[ 트레이닝 유언 : 더 멋진 기술들을 보고 싶었어! ]


그 랩글이 무로 돌아가자마자 트레이닝 기기는 트레이닝 종료를 알리며 저절로 꺼져버렸고, 우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각자의 게임 아바타가 가진 그 작은 손에 아까까지만 해도 흘러넘쳤던 형형색색의 오라가 깨어난다. 눈을 감아도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아까 느꼈던 그 감촉, 기세 좋게 공격하다, 딱 그 랩글의 이마에서 공격을 멈췄을 때에 온몸으로 전해지던 충격이 잊히지를 않았다.


“..... 이게.”

“오리지널의 원 어택.”


원 어택. 이것이 그 기술의 이름이었다.

달의 커브가 제일 마지막, 세이버를 쓰러뜨릴 때, 눈물을 머금고 사용한 기술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확인한 순간, 저절로 볼이 붉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며, 입이 귀에 걸리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제자리에서 펄쩍 뛰며 기뻐했다.


“우와와아아! 해냈다! 우리가 해냈어! 그 커브 최고 명장면 중 하나를 우리가 재현해 냈어.”


“···쩐다. 이 손으로 그런 기술을 사용하다니.”


나는 그 하얀 대검을 잡았던 나의 손을 바라보았다. 하얀 대검은 사라졌지만, 손안에는 그 대검에 흘렀었던 스파크의 찌릿찌릿함이 남아있었다.


“우와! 망치 잡은 손이 아직도 찌릿찌릿해! 굉장한데? 이건? 이거라면 수하랩글을 날려버리는 것도 가능하겠는데?”

“뭐. 그렇겠지? 아까 그 큰 랩글을 상대하고도 그 위력이었으니까. 아마 더 굉장할 거야.”


피오는 조금 들뜬 상태로 말하다가도 약간 슬픈 목소리를 하고는 나에게 말했다.


“이 스킬을 사용하고 나니까 그 형 생각이 나.”

“누구?”


“우리 예전에, 내가 정~~말 어렸을 때 있었던 그 형. 달의 커브를 정말 좋아하던 형이었는데.”


피오도 생각한 듯하다. 그 녀석을.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정말로 게임을 마음속으로부터 사랑했던 그 녀석.


···이렇게 강렬하게 각인된 기억인데, 이름은 이상하게도 기억이 나질 않는 신기한 녀석.


“그 형도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피오는 그 큰 눈을 크게 뜨며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런 피오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괜찮아. 야. 우선 여기 안 들어온 걸 다행으로 생각해. 그게 그 애가 행복한 증거니까.”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 형은 이런 상황이 왔으면 여기 들어왔을 것 같은데?”


“여기에 없으면, 그 녀석은 바깥세계에서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하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자고?”


나는 피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피오도 그런 나의 웃음을 보고 덩달아 웃었다.


“그렇겠지? 그 사람은 행복하겠지?”

“그럼, 그럼. 그 사람은 행복할거야. 절대로!”


우리들은 서로 바라보며 재차 웃었다. 연구소 2층에 딱 한개 나 있는 창문에 도트무늬가 멋진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


작가의말

 * 누적 랩글 경험치


player.go - 18,550

player.po - 1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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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뒷이야기 1 - 구멍 20.08.10 415 1 5쪽
121 영원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20.07.31 403 1 6쪽
120 SOS - 너의 세계에서. 20.07.28 477 1 12쪽
119 SOS - 먼 옛날의 우리, 지금의 우리. 20.07.24 391 1 9쪽
118 찰나 20.07.21 423 1 4쪽
117 WAVE 20.07.16 378 1 7쪽
116 YOUR BEST FRIEND 20.07.13 414 1 9쪽
115 너를 가두는 방법 20.07.09 402 1 8쪽
114 죽은 아이들의 진혼가 20.07.06 392 1 9쪽
113 흑백 스크린 너머에 20.07.02 425 1 9쪽
112 아아, 맛있었다. 20.06.29 385 1 7쪽
111 나락 20.06.25 409 1 8쪽
110 나와 함께 왈츠를. 20.06.22 394 1 8쪽
109 ETERNAL 20.06.19 484 1 7쪽
108 GAME :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 20.06.15 38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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