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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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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강화도령 - 15화

DUMMY

각 부처 장관이 국무회의를 하기 위해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일 쏟아지는 대통령과 인지교 관련 기사로 인해 심기가 불편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장관들은 업무보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도 기대하지 못했다. 오늘도 국무회의는 형식적으로 진행될 것 같았다.

“김장관님. 요즘 보건복지부 분위기 어떠세요?”

“뒤숭숭하죠. 기재부는 어때요?”

“요즈음 제대로 돌아가는 부처가 있나요. 청와대가 지금 정신이 없으니 공무원들도 현상 유지만 하는거죠. 기강이 무너질 때까지 무너졌죠. 나라가 돌아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죠.”

“저기 최장관이 지나가네요. 최장관님.”

복지부장관이 부르니 교육부장관이 되돌아 보았다. 그가 그들을 보고 다가 왔다.

“최장관님. 교육부 정신 없으시죠?”

“말마세요. 지금 고순재단 때문에 교육부가 마비가 되었어요. 한시간이 멀다하고 특검에서 고순에 대한 자료요청이니 담당들이 일을 할 수 없어요.”

“압수수색은 안 한데요?”

“언젠가는 하겠죠. 오히려 압수수색이 나을것 같은데. 자료 다 들고 가면 최소한 자료 요청은 하지는 않겠죠. 그렇다고 압수수색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도 없고. 괜히 말 잘못했다가는 바로 언론에서 증거인멸이라고 보도가 나 버리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답답하네요.”

“그래도 우린 낫죠. 저기 문체부 장관 보세요. 거기에는 모든걸 포기한 것 같은데요. 야구쪽에서 이 일이 먼저 터지고 얼마전에 그 사람도 죽었잖아요. 문체부 전체가 특검 대비반이라고 하네요.”

“요즈음 같아서는 장관 자리 벗어버리고 조용히 있고 싶어요. 지금 무슨 부귀 누리려고. 참.”

장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국정을 처리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아니라 그저 의무적으로 만나는 회의에 불과 하였다. 그만 두고 싶은 장관이 있어 말을 꺼낸 적이 있는데 대통령한테 너만 살려고 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10분정도 지나니 대통령이 들어왔다. 각자 자리에 앉았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지만 관심있게 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형식적인 이야기 밖에 없었다. 공직의 기강을 잡으라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도와주는 사람이다와 같은 국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장관 여러분들. 시국이 지금 저를 흔들고 있지만 각 부처에서는 흔들림 없이 업무를 잘 진행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하실 말씀이 있으세요”

조용했다. 이 상황에서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모두들 빨리 끝나 자리를 뜨고 싶었다. 김재국이 회의를 마치려고 할 때 마이크 소리가 들렸다.

“대통령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재부 장관 조동준이었다. 김재국이 얼굴을 찌푸렸다. 장관들 중 제일 보기 싫은 자가 그였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추천된 장관을 임명한 부처가 기재부였다. 정무적 감은 없고 경제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라 대면조차 하기 싫었다. 그래도 그 면이 마음이 들긴 들었다. 그와는 정치적 협상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말씀해 보세요. 기재부 장관님.”

“지금 실업도 늘어나고 환율도 오르고 있는 싱황에서 추경이 필요합니다.”

“장관님. 지금 시국에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추경을 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모든 것을 특검 이후로 하자고 하니까 답답할 노릇입니다.”

“그래도···”

“그 이야기는 여당 대표와 이야기 해 보세요. 이것으로 국무회의는 마치겠습니다.”

김재국은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김재국은 청와대 본관에서 나와 관저로 다시 들어갔다. 국무회의에 나가기 싫었지만 우강인의 권유에 의해 나가게 된 것이었다. 만사가 귀찮았다. 그래도 오늘 국무회의에서 조동준 장관이 업무 이야기를 했을때 귀찮기는 했지만 내심 기뻤다. 자기를 그나마 대통령 취급을 해 주는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 다른 장관들의 눈에서는 대통령 때문에 자신들이 죽게 되었다는 원망이 보였다. 장관이 되었을 때 자신의 생명까지 줄 것같은 간사함도 이제는 증오만 남아 있었다.

야구를 볼 때가 가장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진정한의 죽음으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 야구도 실증이 났다. 관저에서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렇게라도 시간이 갈 수 있으니 행복했다.

노크 소리가 들리고 우강인이 들어왔다.

“대통령님. 잠시 회의실로 갈 수 있습니까?”

“누구 만날 사람이 있나요?”

“국방부장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이?”

김재국은 회의실로 갔다. 그곳에 국방부장관 최장보와 기무사령관 김상진이 같이 앉아 있다가 그를 보고 일어섰다. 기무사령관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보통 독대를 해 혼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김재국의 의심을 눈치챈 우강인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육사 선후배 사이입니다.”

“그렇군.”

김재국이 재미있다듯이 나즈막히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 무슨 일이에요? 두 분들 이렇게 같은 장소에서 보는 것은 좀 새롭네요.”

모두들 조용히 앉았다.

“국방부 장관님. 저한테 하신 말씀을 대통령님께 다시 말씀을 드려 보세요.”

최장보가 말을 시작했다.

“대통령님. 요즈음 특검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신거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수집된 정보가 있어 말씀을 드리려 왔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미래신문 스포츠기자 중 이승진이라는 자가 있는데 야구계의 이러저런 소문을 수집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야구계의 소문!”

순간적으로 김재국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검도 진절 머리가 나는데 야구계 조사라니 그것도 특검이 아니라 신문기자라니 짜증이 밀려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진정한이 죽고 야구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

“야구쪽을 조사하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올 것 같고 국민들에게 잘못된 내용이라도 알려지면 광화문의 시위도 커질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장보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기무사령관하고도 이야기를 좀 했는데 군에서 할 수 있는 방안도 한번 고려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요.”

그가 말끝을 흐렸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명확했다. 계엄령이었다. 이 이야기는 우강인과 상의를 했던 적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명분이었다. 김재국 자신의 입에서 그 이야기 나오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컸다.

김상진이 말을 꺼냈다.

“만일을 대비해서. 말 그대로 만일입니다.”

우강인이 사전에 이들과의 만남을 막지 않은 것은 이들의 계획에 동조했다는 이야기였다. 굳이 그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바로 응답을 할 수는 없었다. 고민을 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말을 했다.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최장보와 김상진이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김재국과 우강인만 남았다.

“우실장. 군에서 움직여 준다고 하니 고맙군.”

“누구를 위해서 움직이냐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누구?”

“그 누구가 대통령님은 아닌 것은 한 번 의심을 해 볼만 합니다.”

“...”

“군에서 정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군에 있는 인지교 형제님들의 보고를 들어보면 몇몇 장성들의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합니다.”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 자꾸 사람들을 비밀리에 모은다고 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형제들이 있어 계엄시 그쪽에서 이상 행동을 보여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준비한 것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다행이군.”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쉬십시오.”

혼자 남겨진 김재국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시간이 가장 행복했다.




본 소설은 특정한 인물, 사건,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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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3권) 혼돈 - 02화 19.09.04 8 0 10쪽
71 (3권) 혼돈 - 01화 19.09.01 9 0 11쪽
70 (2권) 강화도령 - 35화 [2권 끝] 19.07.20 20 0 7쪽
69 (2권) 강화도령 - 34화 19.07.15 16 0 13쪽
68 (2권) 강화도령 - 33화 19.07.14 16 0 8쪽
67 (2권) 강화도령 - 32화 19.07.13 18 0 10쪽
66 (2권) 강화도령 - 31화 19.07.08 16 0 7쪽
65 (2권) 강화도령 - 30화 19.07.07 17 0 9쪽
64 (2권) 강화도령 - 29화 19.07.06 18 0 9쪽
63 (2권) 강화도령 - 28화 19.07.01 20 0 8쪽
62 (2권) 강화도령 - 27화 19.06.30 22 0 8쪽
61 (2권) 강화도령 - 26화 19.06.29 20 0 7쪽
60 (2권) 강화도령 - 25화 19.06.24 21 0 11쪽
59 (2권) 강화도령 - 24화 19.06.23 1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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