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퀘스트 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수로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5,657
추천수 :
259
글자수 :
221,509

작성
19.04.19 23:00
조회
418
추천
8
글자
10쪽

015화. 정말 은밀할까?

DUMMY

015화. 정말 은밀할까?






“와씨 살 떨려. 너 눈 왜 그래?”


김과장은 건일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아다니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리고 신기한지 식당에 들어와서도 그의 눈을 한동안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제 나이 지긋한 배불뚝이 아저씨가 코가 맞닿을 거리까지 다가와 뚫어져라 쳐다본다는 게 민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남자가 복작거리는 식당 안에서 밀어를 나누는 것처럼 고개를 모으자 사람들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밥이나 처먹을 것이지 벌건 대낮에 남녀도 아니고 남남 커플이 민망한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눈에 안 띨려야 안 띌 수가 없었다.


“흠흠. 과장님, 사람들도 보는데 그만 하시고 식사 시키시죠?”

“어어. 그래. 와~ 근데 너 눈 색깔 진짜 끝내주게 변했는데?”


김과장의 손끝이 건일의 눈으로 향했다.

사랑하는 남자가 여자의 눈가를 매만지며 사랑한다 말을 전할 것처럼 몽롱한 표정을 짓고서 말이다.

건일도 엉겁결에 그 손길을 피했다.

사람들이 오해하기 딱 좋은 장면···.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 양반이 미친 게 아니고서야 이 무슨 해괴한 짓인지···.

주위 테이블에서 쑤군쑤군 욕설이 튀어나왔다. 어떤 사람은 토를 하는 시늉까지 했다.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겉에 보이는 것만 보고 지레짐작으로 손가락질부터 하는 나쁜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욕부터 하고 손가락질부터 한다는 것은 못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신문 기사가 뜨면 내용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욕부터 하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는 자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 많았다.

그런 일들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나온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유희를 위해 오물이 가득한 인정사정없는 칼질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지자 건일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기분이 나빠졌다.

김과장과 만나 기분이 업됐었던 건일의 홍안이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그의 눈빛은 답답함, 무거움, 심지어 살의까지 담고 있었다.

건일과 눈이 마주친 자들이 재빨리 눈을 깔았다. 아니 고개를 박다시피 하며 시선을 피하기 급했다. 숟가락을 들고 있던 손이 발발 떨리고 의자도 달그락거렸다. 어떤 사람은 요의를 참지 못해 콸콸콸 소변을 보는 자들도 나왔다.

하지만 그런 민망한 상황의 연출 속에서도 웅성거림은 번지지 않았다. 모두 숨을 죽인 채 진짜 죽은 사람들처럼 얼음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야! 너 왜 그래?”

“응? 네?”

“으응? 이놈 보게. 이제 맞먹네?”


건일은 깜짝 놀랐다.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살기를 뿌리는 자신에게 놀랐고, 다른 사람들은 움직이기는커녕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데 이렇게 허름해 보이는 김과장은 그에 아랑곳 않고 실실 웃으면서 농담이나 던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응? 이 식당 물이 왜 이래? 사람들 왜 저런 거야? 뭐야? 왜 식당 안에서 오줌을 질질 흘려? 어우 사람들 미쳤나 봐.”


김과장이 주위를 둘러 보다 결국 혀를 찼다.


“야. 딴 데 가자. 여기는 물이 졸라 더럽다.”


건일과 김과장이 매일 아웅다툼을 하고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어느 정도는 아는 관계였다.

회사를 다니면 가족이나 친구보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훨씬 길어진다. 벽을 치고 마음을 열지 않으면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무의미한, 기계적인 시간의 연속이지만, 마음을 열고 그것을 나누다 보면 또 하나의 친구, 반려자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사실 건일의 입장에서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으나, 김과장은 매사에 그런 성격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건일도 그런 김과장이 매우 가깝게 여겨졌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들었다.


“야, 빨리 나가자. 냄새 난다.”


김과장의 말은 주위가 더러워졌다, 식당이 이상하는 의미로 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안을 채운 사람들이 더럽다는 말을 한 것이었다. 그는 항상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네. 가시죠. 대신 맛있는 거 사주세요. 이런 데 말구요.”

“오냐. 알았다. 가자. 근데 눈은 정말 왜 그런 거냐?”


김과장은 주위에 신경을 껐다는 듯이 다시금 건일의 눈가를 매만지려 하며 문을 나섰고 건일은 그의 손길을 피해 “하지 마세요~.” 하며 피해 다니기 바빴다.

그러나 그들이 떠나간 식당 안은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곳처럼 잿더미만 가득했다.


“헉헉.”

“아아악!”


한 사람이 숨통을 틔우자 그제서야 비명과 자지러짐이 난무했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바지에 실례를 한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생각 없는 이빨질과 손가락질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심령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고 그 안에 살의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다.


***


“야, 근데 어제 너 내 꿈에 나왔다.”

“네? 꿈요?”

“응. 아주 멋진 곳이었는데, 우리 둘이 그곳에서 싸우고 아주 예쁜 여자가 심판을 봐 주고···.”


건일은 김과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돌발 퀘스트에 들어가기 전에 그와 결투를 벌였던 일을 기억해냈다.


“내가 널 아주 파파파박. 아됴~!”


김과장다운 오버된 몸동작으로, 훈련장에서의 대련을 펼치던 그 모습으로 손짓 발짓을 멈추지 않았다.


“아주 재밌었어. 나중에 또 만난다면 그때는 정말 가만 두지 않겠다. 흐흐흐흐.”


아기들이 보는 유치한 일본 만화의 대사를 내뱉는 김과장과는 달리 건일은 내심 당황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훈련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꿈처럼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김과장은 단 한 번만 그곳에 들어왔다. 어제 단 하루.

하지만 미소는 아니었다.

훈련장을 처음 만든 날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 소환시켰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아예 그곳의 터줏대감으로 만들었다. 그곳에서 상주하며 건일을 기다렸다.

건일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혹시라도 김과장처럼 기억을 한다면?

그 안에서 나누었던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단··· 한 번뿐이었지만···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인용이까지 소환한 상태에서···.


***


김과장과 헤어진 건일이 미소의 회사 앞에서 안절부절하며 서성거렸다.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인용이와 함께 만나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렇게 혼자 찾아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사는 그만 다니기로 했다. 인수인계를 할 만큼 개별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쉽게 풀렸고 직원을 구할 때까지만 퇴사를 미루는 것으로 과장과 협의했다. 대신 김과장과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퉁쳤다.

회사 생각은 김과장의 이야기를 들을 때부터 저 멀리로 날아갔다. 혹시라도 그녀가 김과장처럼 그 안에서 생긴 일들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다면?

아니기를 빌었다.

가슴 안에 있는 사랑은, 가슴 안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밖으로 나올 때 더 예뻐지고 교감과 소통을 통해 그 크기를 더 키울 수 있겠지만, 이렇게 일방향의 감정일 때는 밖으로 나와선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짝사랑은 어떤 사랑보다도 고귀할지 모르나, 밖으로 나온 그것은 추할 수도 있었다.

추해 보이기만 하면 상관이 없는데, 그 상대가 그것을 불결해 하거나 불쾌해 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건일은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타나지 않는 그녀를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리던 그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고민만을 키우며 며칠을 보내야 했다.


***


한동안 훈련장 근처에는 기웃거리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두 사람이, 김과장과 같이 꿈이라 여기며 훈련장에 들어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훈련장에 입장을 하면 미소가 자동으로 안내와 마중을 나오는 것으로 세팅을 해놨기 때문에 더더욱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그런 건일이 도둑질을 하다 걸린 아이처럼 두 사람 앞에 앉아서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왜 갑자기 보자고 한 거야? 오늘 발표날이라서 불렀어?”


자주 만나던 카페 안에서 예전처럼 서로의 시선을 주고받으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심장은 미친 것처럼 널뛰기를 쉬지 않고 뛰었다.


“훈련장 들어가는 거 궁금하다고 했었지?”

“어? 어! 알려줄려구?”


인용이 적극적인 자세로 가르쳐 달라고 엉겨 붙었다. 미소도 호기심이 이는지 은근하게 궁금증을 표시했다. 심지어 주위에서 차를 마시던 타인들까지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럼 아까 말한 것처럼 동영상 꼭 찍어줘. 알았지?”

“알았어. 걱정하지마. 근데 훈련장을 들어갔을 때 니 모습이 궁금해서 찍는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왜 우리까지 찍으라고 하는 거야?”

“내가 실험을 해 보고 싶은 게 있어서···.”


건일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미소의 표정.

상기되고 무언가 알고 있다는 표정.

불안감이 커져 갔다.


그녀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입술이··· 벌어졌다.


“오···셨어요?”


헉! 아직 훈련장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퀘스트 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041화. 선택 (終) 19.05.27 220 2 13쪽
41 040-2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2) +2 19.05.26 159 3 7쪽
40 040-1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1) 19.05.25 176 4 6쪽
39 039화. 수학 +2 19.05.24 178 4 12쪽
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1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1 4 12쪽
36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6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2 5 12쪽
34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2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0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40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2 7 12쪽
30 030화. 화룡 길드 19.05.10 249 6 10쪽
29 029화. 허용관 19.05.09 256 5 12쪽
28 028화. 소문난 게이트 19.05.08 280 7 12쪽
27 027화. 벌써 1년 19.05.07 267 6 10쪽
26 026화. 던전 클리어 (2) 19.05.06 280 5 10쪽
25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2 8 12쪽
24 024화. 새로운 세상 (3) 19.05.02 317 6 11쪽
23 023화. 새로운 세상 (2) 19.05.01 294 6 13쪽
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4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19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5 7 14쪽
18 018화. 여섯째 손가락 19.04.24 397 6 14쪽
17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19.04.23 382 5 12쪽
16 016화. 협력 퀘스트 19.04.22 410 6 13쪽
» 015화. 정말 은밀할까? 19.04.19 419 8 10쪽
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1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8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39 6 13쪽
11 011화. 20년을 준비한 전쟁 19.04.15 467 7 12쪽
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7 7 12쪽
9 009화. 광폭화 19.04.11 489 6 11쪽
8 008화. 광혈의 조각 +2 19.04.10 495 6 14쪽
7 007화. 광기의 침식 +1 19.04.09 530 7 14쪽
6 006화. 오십인장 (2) +1 19.04.08 556 8 11쪽
5 005화. 오십인장 (1) +1 19.04.05 583 7 11쪽
4 004화. 돌발 퀘스트 (3) +1 19.04.04 626 8 11쪽
3 003화. 돌발 퀘스트 (2) +1 19.04.03 653 7 12쪽
2 002화. 돌발 퀘스트 (1) +2 19.04.02 881 9 10쪽
1 001화. 다운로드 +3 19.04.01 1,087 8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수로공'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