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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수로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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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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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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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DUMMY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3층에 들어서자 으스스함이 몰려들었다.

거대한 동공의 저 끝에는 두 개의 문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길이가 길어서 끝이 보이지 않던 1, 2층 동굴들과는 다르게 3층은 하나의 동공이 거대 무덤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 반대편에 게이트 두 개가 있었다.


“진만아 이번에는 설레발치지 말자. 분위기 장난 아니다.”


인용의 말처럼 닭살이 돋을 정도로 분위기가 음습했다.

모두가 긴장을 했을 때 드디어 영수가 앞으로 나섰다. 앞으로 나서는 그를 진만이 막으려고 했지만 양손에 맺히는 기운이 비범하여 만류하려던 손을 멈칫하고 그가 하는 양을 바라봤다.

영수의 왼손에는 환한 빛무리가 맺히기 시작했고, 다른 한손에는 검다고 표현하기도 힘든 먹빛의 빛무리가 가득 몰려들었다.


“소환.”


영수의 조용한 목소리에 공동 중앙에 있던 무덤 하나가 들썩거렸다.

모두가 신기한 그 현상에 주목할 때 영수만이 땀을 흘리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10초 정도가 지나기도 전에 무덤이 들썩거리며 그 안에 있던 해골 하나가 고개를 쳐들었다.


“어어어?”


진만의 기함이 커져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고개를 들고 땅을 집고 일어나는 해골은···.


“무슨 해골이 저렇게 커?”


지금까지는 사람만한 크기의 해골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작은 해골이나 약간 더 큰 해골이 있기는 했지만 그 속옷이 그 속옷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해골은 대략 3층의 높이. 약 10미터의 키를 가진 거대 해골이었다. 거리가 멀어 처음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그 해골이 일행 근처로 이동해 오자 고개를 들어 올려 봐야 할 정도로 컸다.


“날 깨운 게 그대인가?”


으스스한 거대 해골이 영수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깨웠습니다.”


영수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것도 그럴 것이 거대 해골은 저음역의 낮은 음성은 공동을 진동케 했고, 뻥 뚫린 눈에선 암흑의 기운이 줄줄 방출되었다.

저주파의 음성은 사람의 가슴을 새가슴으로 만들었고, 눈빛 역시 마음 속의 공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나를 깨웠다는 건, 계약을 하자는 의미인가?”


거대 해골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데 계약? 영수는 지금까지 ‘계약’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가 숨기고 있었던 비기였을까?


“당신께서 누구신지, 그리고 어떤 진실된 힘을 가지고 계신지는 제 알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저의 부름에 잠에서 깨어나셨다는 건, 제가 충분히 당신과 대화할 자격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진만이도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데 평소에는 말도 잘 더듬고 길게 말하지 않는 영수가 그답지 않게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훗. 웃기지도 않는 논리구나.”


해골이 웃는 모습은 기괴함을 넘어서 궁금증을 일게 만들었다.


“어? 해골인데 뼈가 막 웃어? 뼈도 살처럼 저렇게 휘어지는 게 맞냐?”


아이쿠야. 저 머저리 같은 진만은, 언제 쫄았냐는 듯이 해골이 뼈를 뒤틀며 웃어 재끼자 그게 신기한지 손가락질까지 하며 엄청 신기해했다.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쿠쿠쿠. 오랜만에 웃긴 인간들을 만나는구나.”


해골의 손가락이 진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위기감을 느낄 정도의 행동은 아니었으나 건일의 머리 속에서는 경종이 울리고 있었다.

살의는 없으나 제대로 강타를 당한다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비상의 경종이었다.

건일이 진만의 앞으로 이동을 하려고 하였지만 해골의 손가락질보다는 빠르지 않았다.


탁!


딱 한 번의 충격음에 공동이 흔들렸다.


쿵. 우우웅.

“끄아아악! 아악. 아악. 아아악.”


공동이 울리는 소리가 사방으로 퍼졌고, 게이트 위쪽 벽에 박힌 진만의 비명 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해골의 움직임은 분명히 빠르지 않았다.

건일의 속도라면 충분히 앞서고도 남을 만했다. 그런데 그런 건일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았다. 심령의 강대함이 그의 동작을 구속했던 것이다.

이후 저속의 꿀밤 한 대가 진만의 머리통을 가격했다. 손가락이 너무 커서 진만의 대두보다 더 크게 보였다. 그것에 처맞은 진만은 일 타에 벽까지 날아가 파묻힐 수밖에 없었고, 피가 철철 흐르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불쌍하게도 그의 가발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힐!”


미소가 힐을 넣었지만 하급 힐로는 감당이 안 됐고 결국 중급 힐까지 넣은 후에야 진만의 부상이 진정세를 보였다.

평소의 진만이라면 고래고래 욕설을 내뱉었어야 정상이겠으나, 상태로 보건대 요단강 구경을 제대로 했는지 묵묵하게 일행의 옆자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아··· 진만이도 저렇게 쫄 때가 있구나.’

일행은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약점 하나를 키핑했다.


“물론 당신의 진실된 힘은 제가 다룰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 말은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얘기겠지요.”

“잘 알고 있는데도 깨웠다?”

“당신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여기에 있는 당신은 온전한 당신이 아니십니다.”

“온전하지 않다?”


해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느껴 보십시오. 당신과 저 사이에 연결된 영적 도구는 아주 미약한 힘만 흐를 뿐입니다.”


해골은 한동안 눈을 감고 영수의 말대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검은 눈을 다시 떴다.


“그렇구나. 이 몸은 내 것이 아니었구나. 어떤 놈이 잠자는 나의 육체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안식을 취한 자를 건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건만, 감히 어떤 겁 없는 놈이 내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온세상에 뿌려 놓은 것이냐.”


담담한 음성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분노는 모두를 경악케 했다.

경악실색한 일행은 해골의 눈빛을 감히 받아낼 수 없었다.

일전에 돌발 퀘스트에서 경외의 대상이 되었고 현실에서도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건일도 이번에는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분노한 해골의 암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져갔고, 그럴수록 건일의 붉은 눈도 짙은 혈향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것이 누구 때문인지를 가릴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어라?”

“우선 이곳에 오신 것은 제가 당신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불렀다?”

“그렇습니다. 제가 가진 힘이 당신과 계약을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만, 잠들었던 당신을 깨울 정도는 되었던 모양입니다. 미욱한 저이지만, 제가 이 힘을 끊는다면 당신은 다시 잠드실 것이고, 조각난 당신의 그 육체는 조금 특별한 몬스터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크크크. 몬스터라··· 도발을 하기에는 네 분수를 너무 모르는 것 같구나.”

“컥!”


영수가 자신의 목을 쥐고 무릎을 꿇었다. 그와 동시에 모두가 바닥을 기어야 했다.

1, 2층이 워낙 쉬워서 3층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게 큰 착각이었다.

사실 영수가 이 괴물을 깨우지만 않았어도 조금 더 특별한 거대 해골이 소환될 예정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4성급 3성 보스 몬스터가 되어 무덤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의식도 없고 본능에 충실한 보스 몬스터가 출현될 예정이었지만 영수가 그의 의식을 깨워 제대로 된 혼이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다.


“크아앙!”


해골의 기세가 남달랐다. 진만, 인용, 미소는 벌써 의식을 잃고 죽은 것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영수는 강한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다.

건일도 그 옆에서 곧잘 버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괜찮을 것 같았던 그의 마지막 의식 한 가닥이 끊기던 순간, 건일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홍안과 광혈의 조각이 눈을 떴다.

해골이 내뿜는 사기가 커질수록 홍안과 광혈의 씨앗도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렸다. 영양을 공급받아 발아를 하는 새싹처럼 눈을 떴다. 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이대로 가다가는 잡아먹힐 게 뻔했다.

급해진 홍안과 광혈이 해골에게 정면으로 대항했다.

핏빛을 뿌리는 건일이 맹렬한 기세로 해골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단 한 수.


쾅!


전체가 아닌 뼈조각의 일부였지만, 조각이더라도 해골은 진체眞體였으며 정신까지 깨어났다. 씨앗이 심어진 건일과는 비교 불가.

해골의 손등에 쳐내진 건일이 이전의 진만처럼 동굴의 벽을 부수며 그 안에 파묻혔다. 아직 죽지는 않은 것인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위급한 상황임이 분명해 보였다.


“제가 이러자고 당신을 소환한 게 아닙니다.”


영수가 으르렁거렸다.

잠자고 있는 친구들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음성. 차디차고 강대한 그의 음성이 해골을 압박했다. 하지만 해골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소환? 한 놈은 요상한 기운을 품고 있고, 또 한 녀석은 강한 정신을 가졌다지만 그것도 상대가 적당해야 하는 법이다. 네 자신감이 너무 비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해골의 손바닥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파리를 내려쳐 죽이는 것처럼, 아마도 그의 앞에서 꼿꼿한 영수를 그대로 짓눌러 압사시켜 버리려는 모양이었다.

영수는 그때, 먹빛의 주먹을 환한 빛의 왼손으로 감쌌다.


“크흠.”


그러자 거대 해골의 무시무시했던 기파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고개를 감싸 쥐고 고통을 호소했다.


“저는 이곳에서 강한 혼의 힘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당신이셨고, 직접 뵙기 위해 당신을 깨운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소환자와 그 동료를 핍박하신다면 다시 그것을 취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안녕히···.”

“잠깐···.”


먹빛 기운을 잠재우려던 영수의 행동이 거대 해골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대로 다시 잠들 수 없다.”

“그래서요? 이렇게 우리를 압박하고 하찮게 여기면서 제 도움을 바라는 것은 아닐 테지요?”

가가각.


거대 해골의 이빨이 갈렸다.

그의 생각에, 그 앞에 놓인 영수 일행은 정말 하찮은 존재였다.

자신이 살고 있던 곳에서 나른함을 느껴 스스로 잠들지 않았다면 이런 어이없는 불상사가 발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 잘못인가···.”


늦은 후회였다.

자신은 이룰 것을 모두 이루고 스스로 영면에 빠져들었다.

영면에 이른 자는 모든 힘을 봉인당한다.

그런데 영면에 든 그를 다른 존재가 찾아내 시체를 산산조각 내고, 닭 모이를 뿌리듯 지금 이렇게 온세상으로 그 조각을 뿌렸다.

결국 그 자신이 자초한 일이 되었다.

영면에 든 자아는 육체가 흩어짐에 따라 더 깊숙한 곳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영수의 말대로 그가 깨우지 않았다면 결단코 깨어나지 못했으리라.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저와 계약을 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품기에는 너무 거대하신 분이며, 제가 바라보는 곳과 다른 곳에 계신 분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지 그 거대하신 분을 한 번 뵙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남기신 육체를 소중히 여기고 싶었을 뿐입니다. 허락하신다면 당신께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기도를 올려드리겠습니다. 뼈조각도 더 좋은 곳에 묻어 영면하시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당신의 조각들을 모두 찾아 하나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각이 하나가 된다면 당신의 영면이 방해받지 않을 것입니다.”

“원하는 것은?”

“없습니다.”

“없어?”

“네.”


거대 해골은 영수의 담대한 말투에서 그것이 진실임을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자신과 같은 절대 강자를 깨우고 다시 재울 수 있음에도 어떤 조건도 없이 후의만을 내세운다? 그런데 그 마음에서는 한 조각의 거짓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자신을 깨운 것 하나만으로도 그의 능력이 한 단계 성숙되겠지만 그것은 개미 털끝만큼도 안 되는 미천한 보상일 뿐이었기에 보상이라 말할 수 없었다.


“후후. 재미있는 친구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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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0-2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2) +2 19.05.26 158 3 7쪽
40 040-1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1) 19.05.25 175 4 6쪽
39 039화. 수학 +2 19.05.24 177 4 12쪽
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0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0 4 12쪽
36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4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2 5 12쪽
34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2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0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39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1 7 12쪽
30 030화. 화룡 길드 19.05.10 249 6 10쪽
29 029화. 허용관 19.05.09 255 5 12쪽
28 028화. 소문난 게이트 19.05.08 278 7 12쪽
27 027화. 벌써 1년 19.05.07 267 6 10쪽
26 026화. 던전 클리어 (2) 19.05.06 280 5 10쪽
25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2 8 12쪽
24 024화. 새로운 세상 (3) 19.05.02 317 6 11쪽
23 023화. 새로운 세상 (2) 19.05.01 293 6 13쪽
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3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19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4 7 14쪽
18 018화. 여섯째 손가락 19.04.24 397 6 14쪽
»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19.04.23 382 5 12쪽
16 016화. 협력 퀘스트 19.04.22 409 6 13쪽
15 015화. 정말 은밀할까? 19.04.19 417 8 10쪽
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0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7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38 6 13쪽
11 011화. 20년을 준비한 전쟁 19.04.15 466 7 12쪽
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6 7 12쪽
9 009화. 광폭화 19.04.11 48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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