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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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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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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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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5화. 던전 클리어 (1)

DUMMY

025화. 던전 클리어 (1)






11층까지 뚫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산맥에서 경험했던 몬스터들이 순차적으로 집단을 이뤘다는 것 외엔 별다를 게 없었다.


“어떻게? 12층 뚫어?”


6성에서 멈춰선 이들.

일행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정체를 이루고 있는 구간.

그 이전에는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강해지고 있다는 감각이 스며들었지만, 이 구간에선 그런 감각이 전해져 오지 않았다.

비가 오는데 바닥이 메말라 그 물을 한없이 빨아들이는 푸석푸석한 땅처럼, 6성의 끝자락은 넓은 대양에 내리는 한줄기 소나기만으론 잔물결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


돌파구가 필요했다.

건일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며 12층의 입구로 눈을 돌렸다.


“들어가자.”


일행이 11층으로 이동하는 단 며칠 사이에 결국 게이트 몇 개가 뚫리고 말았다.

현실의 무기를 가지고 게이트 안쪽으로 이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게이트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에게 발사를 하는 건 통용이 되었다.

총기류와 능력을 버무려 역습하는 몬스터를 방어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영체와 같은 몬스터가 넘어왔을 땐 능력을 제외하고는 무쓸모가 되었다.

아직 약한 녀석들이 넘어오는 단계라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뿐이지 혹시라도 12층의 트롤 같은 녀석들이나 강한 영체들이 무더기로 넘어오게 된다면··· 아마도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일행이 급해진 이유였다.

이대로 정체된다면 내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도박을 해야 할 시점을 잘 찾아야 하는데, 이번이 그런 기회라 여겼다.

씨드 머니가 적어 판돈을 감당할 수 없을 때는 가장 확률이 높아졌을 때 지를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제가 먼저 들어갑니다.”


딱 먹기 좋게 단 한 마리의 트롤이 사육장에 가둬져 있었다.

들어가면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살아나올 수 있는 데스 매치의 철창이 될 테지만, 한편으론 맹수를 가둬 밖으로 뛰쳐나오지 못하게 하는 우리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일행이 죽든 우리 안에 갇힌 트롤이 죽든, 양단간의 결판에 따라 미래가 예상되는, 목숨이란 칩을 놓고 올인을 선언하는 그런 순간이었다.


“쿠아악!”


게이트의 불빛이 번쩍이고 그 안에서 건일이 뛰어나오자 배가 고픈 트롤이 시뻘건 눈길을 토해냈다.

일행이 속속 넘어올 테지만 가장 위험한 순간이 게이트에서 나오는 순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일이 달려오는 트롤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쿠앙!


확실히 힘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건일이 플라이급이라면 트롤은 슈퍼 울트라 메가 헤비급에 해당할 정도로 질량과 밀도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었다.

정면으로 달려들기는 했지만 부딪쳐서는 승산이 없다는 생각에 칼을 비스듬히 들고 우산에 흘러내리는 빗물처럼 트롤의 옆구리로 사선 돌파를 감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트롤도 멍청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싸움에 관해서는 인간들이 넘볼 수 없는 극악의 경지에 오른 게 몬스터들의 숙명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더구나 오우거와도 한판을 뜰 수도 있는 게 트롤이었다.

힘에서는 오우거를 당해낼 수 없지만 속도와 생명력 만큼은 그에 못지않았다.

통상적으로 트롤과 오우거가 붙으면 십중팔구는 오우거의 승리로 끝난다.

하지만 가끔은 작은 덩치의 트롤이 거대한 오우거를 붙잡는 경우도 왕왕 발생을 했는데,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능이라 할 수 있었다.

원래 강한 동물일수록 개체수가 적은 게 당연한 일이다. 몬스터의 세계에서도 강하면 강할수록 개체수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개체수가 많아지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동종을 죽여 먹잇감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했다.

이 세계의 생태계는 최상위에 오우거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바로 아래에서 트롤이 왕좌를 놓고 견제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우거보다는 트롤의 숫자가 더 많아야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그 둘의 개체수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 세계의 트롤은 머리가 너무 좋은 편이었다.

오우거와 싸우면 승률이 낮다는 것을 깨닫고 영역이 겹치지 않도록 노력했다.

혹시라도 영역이 겹치면 오우거를 죽이기 위해 함정을 파고 장기전에 접어들었다.

체력이 조루인 오우거를 약 올리며 스피드와 함정을 이용해 체력을 깎아 먹었다.

정신력도 강했기 때문에 지친 오우거를 잡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지만, 그래도 맹수는 맹수. 마지막까지 집중을 잃지 않아야만 지친 오우거를 사냥할 수 있었다.

참 웃기게도 오우거는 두세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트롤은 거의 한 마리를, 그것도 오우거보다 늦은 주기로 임신을 하고 출산하였다.

일대일 승부에선 20%의 승률도 안 되는데 더 늦은 주기로 새끼를 치고 숫자도 비슷한 걸 보면 누가 더 강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쾅!


그렇게 머리 좋은 트롤이 빤히 보이는 수에 놀아날 일은 없었다.

정면으로 들어오는 척 옆으로 피하며 날카로운 칼로 허벅지를 노리는 적을 순순히 보내줄 수 없었다. 그래서 정면으로 부딪히는 척, 속아넘어가 주며 마지막에 체중을 옆으로 쏟는 것만으로 작은 녀석을 경계 벽으로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쿠아아악!”


트롤은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새로운 먹이가 제 발로 찾아들었다.

환한 불빛에 이끌려 날아드는 모기떼를 기다리는 모닥불이 이런 기분일까?

트롤의 입에서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쿠우우.”


트롤의 입장에서 건일은 그저 맛있는 별미에 지나지 않았다.

나름 머리가 좋은 것인지 자신을 속이려 들었지만 눈에 보이는 수에 당할 정도로 자신은 멍청하지 않았다.

벽에 부딪혀 해롱대는 녀석을 한입에 삼켜버릴 수도 있었지만, 별식을 먹을 때는 그에 어울리는 춤사위가 기본인 법.

고함을 질러 이 영역이 나의 것임을 산맥 전체에 알리고, 적당한 추임새에 맞춰 먹이를 반으로 잘라 쪽쪽 빨아먹어줘야 주위에 살던 다른 녀석들이 영역을 침범하려고 엄두를 못 낼 것이다.


“건일아!”


그런데 그때, 입구에서 또 몇 마리의 새로운 먹잇감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웃음이 났다.

크기가 작아 입맛만 버릴 줄 알았는데 고만고만하게 생긴 것들이 다섯이나 더 넘어오고 있었다.


“그레이트 힐!”

“쿠르르.”


가장 맛없어 보이는 것이 이상한 외침과 기운을 뻗어내자 제일 처음 충돌을 일으켰던 놈이 부스럭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저 맛없는 것을 먼저 죽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트롤의 눈빛이 건일에서 미소로 옮겨가자 일행들에게는 비상종이 울리고 말았다.

인용은 미소와 영수를 지키기 위해 그녀의 전방에서 방패를 펼쳤다.

영수는 스켈레톤을 소환해 트롤의 이동 경로를 예측에 길을 막았다. 여섯 번째 손가락에 잠자고 있는 거대 해골 앙카루트라도 꺼내 들고 싶지만, 능력이 부족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진만과 김과장은 양쪽으로 날개를 펼치며 트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벽에 부딪혔던 건일도 몸을 일으켜 후방으로 향했다.

그때 기마 자세를 잡은 트롤이 목청껏 소릴 질렀다.


“쿠아악!”

“큽!”


그 소리 한 방에 일행 모두가 경직을 일으켰다.

밖에서 봤을 때는 7성의 몬스터인 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 이상일 수도 있었다.


“피어···.”


김과장이 정신을 집중하여 손끝에 신경을 모았다.

가위에 눌렸을 때 가장 빨리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신경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가끔 심하게 가위에 눌리는 경우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천천히 호흡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방법과 손가락과 같은 곳에 온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적당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김과장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서 깨어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피어에 맞은 지금이 아마도 그들이 말했던 가위와 매우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 같았다.

온몸이 경직되고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바로 앞에서 귀신이 야리는 것처럼 꼼짝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무신경하면 김과장, 대범하면 김과장이었다.


“이야압!”


목청이 트인 김과장이 트롤의 피어처럼 던전을 울리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미소에게 달려가던 트롤이 그 목소리에 눈을 돌렸다.


“쿠오?”


아주 잠시지만 몸에서 경직이 일어났다.

감히 하찮은 난쟁이 종족이 자신에게 피어를 내뱉었다.

트롤의 입장에선 이 별에 사는 난쟁이들이나 인간들이나 매한가지 난쟁이일 뿐이었다.


“쿠쿠쿠.”


트롤이 ‘곱창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오늘은 재미있는 요리를 잔뜩 맛볼 것 같았다.


“쿠오옥!”

“아다! 아다!”


트롤이 기쁨의 함성을 내지르자 그에 발맞춰 김과장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요망한 기합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가 움직였다.


찰싹.


‘오잉?’··· 트롤의 생각이었다.

촐싹대는 인간 하나가 멋들어지게 달려오기에 맞상대를 해줄 요량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었건만, 이 쪼무래기 난쟁이는 자신의 주먹 하나를 살짝 터치하고 도망을 간 것이었다.

싸우자는 건지 장난을 치자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행동이여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지고 놀고 싶기도 했지만, 배가 너무 고팠다.


“크크크크. 좋구나. 아주 좋아.”


그런데 난쟁이가 웃기 시작했고, 기분이 나빠졌다.

감히 난쟁이가 자기를 비웃다니···. 용납할 수 없었다.


“쿠옥!”


처음에는 미소를 가장 먼저 죽이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 대상이 바뀌었다.

트롤의 제1순위에 김과장이 등록된 것이다.

왠지 모를 위험의 냄새를 풍기는 자.

비웃는 비웃음보다 더 기분이 나빴던 건··· 손이 스칠 때 몸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이다.

트롤이 맹렬한 속도로 김과장에게 돌진했다.

오우거처럼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움을 할 때나 함정을 이용하고 기동력으로 승부를 하지 이렇게 약해 빠진 먹이들과 대적을 할 때는 피할 필요가 없었다.

힘의 차이가 분명할 때는 정면승부만큼 좋은 선택이 없는 법이다.

힘으로 누른다.

제깟 게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나?

속전속결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경험시켜 주겠다는 트롤의 뜀박질이 멧돼지의 그것처럼 투박하게, 난폭하게 다가왔다.


“크윽.”


일행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김과장의 고함 소리가 피어를 상쇄시키자 육체를 구속했던 경직이 서서히 사라졌다. 하지만 잠에서 금방 일어난 육체처럼 관절이 딱딱했고 근육도 풀리지 않았다.

최대한 몸의 활력을 일깨우려 노력할 때 드디어 트롤과 김과장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다.


“쿠오오!”

“아다다다다다!”

쾅! 파파파파파박!

“아다! 아아아아~”


작가의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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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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