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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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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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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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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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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9화. 허용관

DUMMY

029화. 허용관






친구들이 몰랐던 사실.

건일은 10성에 들어선 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

트롤을 상대한 이후, 위험한 적은 많았지만 목숨까지 위협을 느낄 일들은 없었다.

몬스터가 강해졌지만 팀원들도 강해졌다.

스킬이나 능력의 사용법도 능숙해졌고 손발도 맞기 시작했다.

생명체를 죽이고 피를 맛볼수록 잔인함과 여유, 차분함 등등의 전투적 사고 방식도 일취월장했다.

그런 그들의 팀플을 막을 정도의 몬스터는 등장하지 않았다.

건일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친구들 모두가 8성의 끝자락에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음흉한 김과장은 9성 끝자락이었다.

김과장처럼 앙큼한 건일도 10성을 넘어섰다.

그 사실은 둘만의 비밀 아닌 비밀이 되고 말았다.

다른 친구들이 알게 된다면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죽자사자 육합 무공과 그 상위 무공으로 연마를 하는데 이제 8성이다. 그런데 고작 1성의 입문 무공으로 10성에 경지를 먼저 밟았다.

10성의 입문 무공이 8성의 육합 무공에 비해 강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성급 하나를 올리는 게 아마추어의 단계에서 프로로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길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10성이었다.

6성이 사렙이었다면 9성도 그것과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그런 9성을 소리소문없이 넘어서 버린 것이다.

또 하나의 사렙 9성을 넘기자 무공의 명칭이 또 한 번 이름을 바꿨다.

10성부터는 기본이 심화로 변경되었던 것이다.

즉, 같은 1성의 무공이지만 입문 – 기초 – 기본 – 심화의 자체 테크트리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더구나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치지 않았다.

모든 무공, 검, 도, 창, 곤봉 등의 모든 무기와 권각술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단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사람들은 몰랐다.

건일이 훈련장에서 강해지기 위해 잠도 들지 않고 수십 년을 넘겨 수백 년에 해당하는 시간을 무공에만 전념했음을.


“히이잉.”


게이트를 지나쳐 전속력으로 말을 달렸다.

사람들이 점령한 지역은 벌써 표지판이 섰고,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변하고 있었다.

고대 중국과 현대의 세상이 조화를 빗겨간 언발란스로 서로를 교차하고 있었다.

게이트가 열린 지역은 용나라의 수도였다.

건일이 알기론 이 지역이 이 세상의 중심이었다.

중심 한복판에서 게이트가 열렸으니 양쪽은 죽기살기로 상대를 정리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게 된 셈이다.

어차피 게이트가 연결되면 그 안에 사는 생물들은 게이트 밖 생명체들에게 적대감을 가지게 된다.

광견병에 걸린 개들처럼, 영역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숫컷 사자들처럼, 둘 중 하나가 죽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 전쟁.

건일이 표지판을 따라 정나라로 말을 몰았다.

그의 뒤로는 화전을 일구는 화전민처럼, 쑥대밭이 된 새로운 세계를 밝은 웃음으로 재건축하는 한국의 사람들만 즐비하게 남았을 뿐이다.


***


“멈추시오!”


몇 날을 달려 도달한 곳에는 대한민국의 능력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어디에서 온 누구시오.”


무협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아닐진대 하오체를 쓰는 한 남자가 건일의 발목을 붙들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로는 건일이 많은 목숨을 앗았었던 용나라의 허용관이 넓은 등을 허름하게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

거대한 허용관이었으나 옛 명화名華가 무색하게, 해고를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등과 같이 축 처져 있는 듯했다.

이곳까지 오며 용나라의 모든 지역은 평탄이 끝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는 시체가 즐비했고, 차마 몬스터처럼 대할 수는 없었던지 한 곳에 모아 화장을 하며 넋을 달래 주었다.

그리고 이곳 허용관도 오래전에 평정을 이루었던지 깔끔하게 구색을 완비한 것으로 보아 이곳을 하나의 진지陣地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어디에서 온 누구냐고 물었소.”


건일은 그가 무엇을 묻는지 알 수 없어 그저 말없이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뭐야? 벙어리야?”


그러자 그 옆으로 동료로 보이는 이가 다가와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하긴, 여긴 피와 죽음이 난무하는 칼의 세계였다.

소속을 알 수 없는 이가 찾아온다면 반길 리 만무했다.


“정말 말을 못 하는 것이오?”


말투는 이상했지만 그 안에는 예의를 담고 있었다.

혹시라도 말을 못 하는 사람이라면 상처를 받지 않게끔 위로하는 기색까지 섞어서 물었다.


“아닙니다. 말, 할 수 있습니다.”

“말 잘 하는구만. 웬 벙어리 코스프레? 킥킥킥.”

“쟤 우리 길드 아니잖아?”

“오~ 말 멋진데?”

“그런데 수상하지 않습니까?”


하나가 다가와 동네 양아치처럼 야료를 부리더니 이제는 단체로 다가와 어깨동무까지 하고 집단으로 한마디씩 생트집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몇 명은 건일이 탄 말이 멋지다며 탐욕의 빛을 띠기도 했다.


“이곳은 우리 화룡 길드가 주축이 되어 토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말투의 사내가 정중하게 말을 하였으나 건일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세상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작명 센스들도 게임처럼 변해 버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게이트를 지날 때처럼 무시하고 무력으로 지나갈까도 고심해 보았지만 게이트와는 달리 이곳에 있는 자들은 살심이 충만해 보였고 전투력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피를 보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라에서 보내신 분이 아니라면 들여보낼 수 없습니다. 통행증이나 신분증 있으십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정중함이 몸에 배어 있었으나 그 역시 말하는 바는 똑같았다.

‘이곳은 화룡 길드가 관리하는 곳이니 용건이 있으면 용건에 걸맞는 신분을 보여라. 만약 그런 신분이 없다면 지나갈 수 없으니 조용히 발길을 돌려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가 이곳의 출입을 책임지는 책임자인 것 같았다.

건일은 난감해졌다.

몇몇 남자들의 행태가 눈에 거슬렸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대표로 보이는 이는 존대까지 써 가며 자신들의 권리를 표하고 있으니 반박할 구석을 찾지 못했다.

게이트라는 것이 주인 없는 땅이라고 하여 아무나 마음대로 행사를 실시하게 된다면, 현재 체계가 잡힌 대한민국의 게이트 관리가 무용해질 것이다.

국가에서 정해 놓은 범위 안에서 서로가 그것을 인정하고 따르고 있으니 큰 사달 없이 이 혼란한 시대를 그나마 잘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급한 마음에 생각없이 막무가내로 게이트를 지나쳤지만 이곳에서마저 분별없이 행동할 수는 없었다.


“으음···.”


건일은 정나라로 꼭 넘어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들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독불장군이 아닌 다음에야 서로가 지키자고 만든 규칙을 혼자만의 이득이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너트리고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건일은 다른 선택지를 택했다.

마음에 안 드는 몇 명이 계속 딴지를 걸고 있었지만 괜히 인간들과 싸우는 것도 꺼려졌고 자신의 뜻을 위해 이들과 실랑이까지 부려가며 허용관을 넘을 수는 없는 문제였다.


“알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말 머리를 돌려 산을 내려가는 그의 등 뒤로 그를 비웃는 비웃음들이 한가득이었지만 건일은 그의 언행처럼 묵묵하게 고삐를 이끌 뿐이었다.


“산을 넘어야 하나···.”


그가 가 본 길은 아니었으나, 이 산맥을 넘는 길이 꼭 허용관 하나만은 아니었다.

더 험하고 평범한 인간이라면 넘을 수 없는 천해의 위지였지만, 인간의 틀을 넘어선 건일에게는 조금 버거운 정도의 고행 길이 될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양보의 마음이 통하지 않았나 보다.

사람들이 쉬는 곳으로 보여 조용히 말을 몰아 길을 돌아가려고 했던 것이 아마도 기세에 눌려 도망가려는 자의 위축된 발걸음으로 보였나 보다.


“어이, 바쁜가?”

“거기 좀 서 봐.”


건들거리던 말투나 행동 만큼이나 본심도 더러웠던 모양이다.


“야! 서라고!”

“저 새끼 이제는 귀머거리 코스프레네?”

“야! 가도 좋으니까 말이랑 아이템 같은 건 다 내려 놓고 가야지?”


안 그래도 느리던 말의 보법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주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두 몸을 하나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 접촉하고 있어서 그랬던가?

뼈로 된 거마가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돌렸다.

마치 더 나불거리면 아작을 내주겠다는 표정이었다.

해골로 된 말이라··· 표정이 다 거기서 거기였지만 말이다.


“그냥 가자.”


건일은 사람들의 시비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처럼 고삐를 당기며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말보다 사람이 문제였다.


“아, 새끼 말길 졸라 못 알아듣네.”

“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모. 다 뒤지기 전까지 얻어터져야 ‘잘못했습니다.’ 하고 빌기나 하지, 그 전에는 지들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줄 알고 뻗대기나 하잖아. 안 그래?”

“그래, 우리가 언제부터 통성명하고 거래해 왔냐? 그냥 하던 대로 하자. 엉?”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속닥속닥 ‘저 말은 내 거네.’, ‘저 칼은 이제 내 거네.’ 하며 상상 속에서 흥분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건일도 슬슬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여기서 더 버텨 봐야 서로에게 좋을 게 없어 보여 계속해서 말 머리를 채근했다.


“히이잉!”

“야 임마 너 어딜 도망가!”


하지만 말은 말을 듣지 않았고, 저들은 죽을 자리인지도 모르고 무기를 꺼내 들었다.


“하아···.”


한숨이 땅을 꺼트리는 것 같았다.

안개가 깔려 땅의 무게가 사라지는 것처럼 그의 한숨이 주위를 나른하게 만들었다.


“저 새끼 한숨 쉬네?”

“캬캬캬. 죽을라고.”

“어차피 죽일 거잖아.”


건일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휘저었다.

자신들이 죽을 자리로 찾아오는 자들이 뭐가 그렇게 기쁜 것인지 환하게 대화하기 바쁘다.


“후우···.”


몬스터나 유사 인종, 게이트 안의 생명체를 죽이는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다.

여러 정황들을 미루어 보아 신들이 있는 것은 당연할진대 왜 그 아래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한 시험을 내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살기 위해 죽이기를 시작했지만, 손에 뭍은 피들이 피부로 스며들어 눈에 보이지 않은 주홍 글씨로 찍혔을 때, 내 안에 물든 이 피들은 무엇 때문에 살아야 했고 무엇을 그리 잘못 했기에 죽어야 했나, 나라는 자가 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생명들을 무참히 참하는 것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정해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그 답이 쉬운 것이었다면, 지금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찾는 도리와 진리들은 진즉 답을 내었을 것이다.

건일은 오늘도 나오지 않는 답을 쫓으며 잠시간의 인연, 피의 인연으로 연결되었던 이들을 찾아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그들이 죽었다면, 시체라도 찾아 무덤을 만들어 주고 살아 있다면 혹시라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하여 막연한 기대감에 찾아온 곳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미숙했던 자신을, 피로 물들 뻔한 자신을 곧게 가도록 옆에서 도와줬던 이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 길을 막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앞에서 탐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에 자신의 목숨까지 닭다리처럼 취급을 하며 살인이란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고 있었다.

건일의 눈꺼풀이 눈 덮인 지붕이 처지는 것처럼 눈동자를 내리눌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붉었던 눈빛이 곧이어 핏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저 새끼 지금 떠는 거 맞지?”

“눈도 못 마주치는데?”

“우는 거 아냐?”

“캬캬캬. 살려 주까?”

“진짜?”

“바보냐? 그냥 죽여. 그게 젤 깔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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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0-2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2) +2 19.05.26 159 3 7쪽
40 040-1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1) 19.05.25 176 4 6쪽
39 039화. 수학 +2 19.05.24 178 4 12쪽
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1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1 4 12쪽
36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6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2 5 12쪽
34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2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0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40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1 7 12쪽
30 030화. 화룡 길드 19.05.10 249 6 10쪽
» 029화. 허용관 19.05.09 256 5 12쪽
28 028화. 소문난 게이트 19.05.08 278 7 12쪽
27 027화. 벌써 1년 19.05.07 267 6 10쪽
26 026화. 던전 클리어 (2) 19.05.06 280 5 10쪽
25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2 8 12쪽
24 024화. 새로운 세상 (3) 19.05.02 317 6 11쪽
23 023화. 새로운 세상 (2) 19.05.01 294 6 13쪽
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4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19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5 7 14쪽
18 018화. 여섯째 손가락 19.04.24 397 6 14쪽
17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19.04.23 382 5 12쪽
16 016화. 협력 퀘스트 19.04.22 410 6 13쪽
15 015화. 정말 은밀할까? 19.04.19 418 8 10쪽
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1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8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39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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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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