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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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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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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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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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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030화. 화룡 길드

DUMMY

030화. 화룡 길드






웃기지도 않는 소리에 건일의 입가에는 헛웃음이 서렸다.

누구의 목숨을 놓고 왈가불가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장난감인 양 팔을 분리할 거라는 둥 다리를 분지를 거라는 둥 가지고 놀다가 반응이 좋으면 키울 거라는 둥···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까먹듯 어렵지 않게 지껄이고 있었다.

그에 건일이 홍안을 개방했다.

내부에 잠자고 있던 피의 조각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그것들이 말해 주었다.

저것들은 피에 젖은 놈이라고. 그리고 그 피는 이 세계의 사람들이 아닌 너와 같은 한국 사람들의 피임이 틀림없다고 무의식 속에서 조곤조곤 알려 주었다.


“그럼 내가 선빵!”

“먼저 먹는 놈이 임자!”


하는 짓거리와는 다르게 알흠다운 표현을 구성지게 사용하는 자들이었다.

앙증맞은 그들의 표현에, 혹 이 분위기가 몰래 카메라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무기에 담긴 기운은 장난이 아니었다.


“화룡의 술!”


접근하는 자들보다 뒤에서 두 손을 모은 이가 먼저 그의 기운을 뿌렸다.

전통의 강신술과 같은 능력으로 작은 화룡이 생성되어 근접 플레이어들을 비웃듯 그들을 지나쳐 말 위에서 정지되었던 건일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와 부동 중인 건일의 등짝을 때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의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의 여파가 얼마나 강했던지 접근을 하던 이들도 주춤하게 만들었다.


“아씨. 야! 이러다 또 남는 거 없다고!”

“저 새끼 맨날 지 힘 자랑이네.”


고개까지 돌리고 투덜거리는 그들의 눈동자에 비춘 건 멍하니 전방을 바라보는, 화룡의 술을 썼던 동료였다.


“왜 저래?”

“그러게?”


그런데 그들의 등 뒤로 갑자기 그림자가 지기 시작했다.

한 여름에 두꺼운 구름이 지나칠 때 그 그림자에 주위가 어두워지는 것처럼, 그들의 시야가 머무는 곳까지 그림자가 뒤를 덮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으나, 전장에서 일 년을 넘게 뒹군 그들이었다.

머리보다 가슴에서 비상의 경종이 울렸다.

차르르 하는 심장의 떨림이 자리를 피하라 외쳤다.

그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뼈로 된 말이 뼈대를 부풀리며 몸을 키운 상태로 자리를 점하고 있었고, 그 위로 별 볼일 없어 보이던 사내가 붉은 눈을 한 채 칼 하나를 사선으로 들고 있었다.

마치 사선 베기를 했던 것처럼 우측을 향해 뻗은 칼날은 햇빛을 받아 번쩍이고 있었다.


“어? 피?”


그런데 그 칼날에는 잘은 핏물이 맺혀 도신을 타고 또로록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슨 피일까?


“전투 준비!”


상대는 가지고 놀 장난감이 아니었다.

심각함을 느낀 일행의 우두머리가 공세를 취하기 위해, 위협을 느끼고 공진을 취하라 명령하였다.

이에 그와 손발을 맞춘 모든 이들이 각자의 위치로 이동을 하려는데 후방에서 선공을 펼쳤던 자와 원거리 플레이어들이 입을 쩍 벌리고 사색을 한 채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멍청한 놈들! 뭐하는 거야! 정신 안 차려?”


우두머리는 일행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욕설까지 내뱉으며 포진을 취하라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후방에 있던 자들은 여전히 벙한 표정을 풀지 않았고 말 위의 남자는 그들의 공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이 그들을 지나쳐 후방의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놈이 우릴 무시해!”


그 말과 함께 놈에게 달려가려던 우두머리는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근접 플레이어들이 모두 자리에 멍하니 섰다.


“어?”


그런데 가장 손발이 잘 맞던 녀석 둘이··· 하나는 양팔이 땅에 떨어져 있고, 또 하나는 두 다리와 몸뚱아리가 각기 딴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들의 팔과 다리는 처음에 서 있던 곳에서 달려갔던 곳의 방향을 향해, 씹다 뱉은 껌처럼 떨어져 있고, 몸뚱이는 그들이 가고자 했던 곳에 도착해 있었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의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때 그의 가슴으로 찌르르 울리는 통증이 몰려왔다.

‘뭐지?’ 하고 가슴을 내려다보니, 그의 가슴이 사선으로 줄을 그으며 핏물을 맺고 있었고···.


“어어? 내 팔 어딨어?”


그의 팔은 다른 동료들과 같이 어디에 떨어져 있는 것인지 한참을 찾아야 ‘아! 저게 내 팔이구나.’ 인식할 정도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그런 그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건일은 여전히 터벅터벅 말을 몰아 원거리 플레이들을 향해 다가서고 있었다.


“텨!”


화룡술사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은 일행은 실핏줄을 그리며 두 동강이 나고 있는 동료들을 버리고 산개하려 하였다.

한 명은 자신의 능력인 근거리 순간이동술을 펼치려 했지만··· 도망치는 그들의 귓가에 소름 돋는 살모사의 쉭쉭거리는 혓바닥 소리가 음침한 바람을 타고 잠시 귓전에 머물렀다 사라져 버렸다.


“저자를 죽이시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허용관을 지키던 동료들 모두가 일행을 지원하려 달려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살았···.”


안심도 잠시.

그 잠시의 안도를 안식으로 삼아 가는 곳 어디인지 의식도 못 한 채 삼도천을 향해 먼 길을 떠났다.


***


그놈이 그놈이었다.

예의를 품었다 굳게 믿었고, 그렇게 보였건만··· 그 안에 담긴 건 예의 바른 살심이요, 환한 웃음으로 상대의 죽음을 쾌락으로 삼는 비인간적인 양면의 가면이라···.

허용관을 지나치는 그의 발치에는 시체들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 시체들은 죽어간 이 세계의 사람들에게, 이곳으로 여행을 왔던 한국의 플레이어들에게 제삿밥으로 쓰여지게 되었다.


<이곳부터는 국가가 인정한 화룡 길드의 영역이오니··· 양해를 바랍니다.>


허용관 입구 안내판에 쓰여 있던 글귀의 한 구절이었다.

이 말의 의미는 허용관부터 정나라까지의 영역은 화룡 길드의 것이니 국가에서 인정한 자가 아니면 화룡 길드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출입을 금한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무색하게 화룡 길드는 소수의 플레이어들이 정나라로 가는 것을 가로막지 않았다.

오히려 두 팔을 벌려 잘 왔다 환영했다.

그럴 수밖에···.

실로 인면수심이라 할 수 있었다.


건일이 지나쳐 온 길에는 많은 시체들이 즐비했다.

이곳의 인간이 아닌 한국의 플레이어들.

화룡 길드는 밤나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항아리를 심고 또 그 속에 생닭을 넣어 지네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허용관 입구를 막고 안팎을 나눠 정보가 통하지 않게 완전히 분리를 한 후 그 안으로 들어오는 소수의 플레이어들을 지네처럼 잡아들였다.

그냥 잡아서 아이템 등만 갈취했다면 좋았겠으나, 플레이어들이 품고 있는 스킬과 경험치도 쏠쏠한 아니, 배보다 더 큰 배꼽이었으니 단 하나도 살려 보내지 않고 죽여서 증거를 인멸하고 그 이익을 탐했다.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일에게 구함을 받은 이들이 허용관 방향으로 도망쳤고, 건일은 여전히 묵묵하게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가 가는 곳에는 시체가 쌓였고, 그의 구함을 받은 이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화룡 길드는 이곳을 아주 사육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소수가 들어오면 으쓱한 곳에서 쓱싹.

다수가 들어오면 몰아넣기 좋은 곳으로 유인하여 쓱싹.

한둘이 아니고 아주 유기적으로 협동하여 먹잇감에 해당하는 플레이어들을 여기저기로 끌어들여 사냥하고 있었다.

살아남은 자들이 국가에 알리기로 하였으니 건일이 더 이상 관여할 바는 아니었다.

화룡 길드가 어찌되던 간에 그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다만 그의 앞으로 혀를 날름거리는 화룡 길드원이 지나칠 때면 칼질을 한 번 쓱 휘두르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그가 지나쳐 온 길에는 시체들만 즐비했다.

아이템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가 여기에 왔던 이유···.


“하아···.”


정나라는 이미···.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남기지 못하고 풍비박산이 나 버린 상태였다.

1억의 인구를 가진 정나라였다.

하지만 5성에만 이르러도 만인장 이상을 쟁취할 수 있는, 지금의 지구와 비교한다면, 아주 낮은 무력을 가진 국가라 할 수 있었다.

인연이 되었던 자들.

팔 하나를 잃었으나 정감 섞인 욕설과 웃음으로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던 욕쟁이 노인장.

겁에 떨면서도 옆을 지키며 수발을 들어 주었던 어린 병사.

함께 한 시간은 스치는 인연처럼 지나침의 순간이었으나.

마주했던 잠시의 눈길 속에서···.

두려울 때 토닥여 주던 어깨치에서···.

몽연을 헤매일 때 짚어 주던 이마 언저리에서···.

그들이 남겨 주었던 온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데···.

그들의 잔향은 아직도 코끝을 간질이는데···.


꼭 찾고 싶었으나 무려 1억의 인구가 살던 곳이다.

아쉬움이 남으나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다.

며칠을 서성였으나 흔적도 남지 않았다.

하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인연인 것을.


고개를 떨군 건일이 미련을 뒤로 한 채 발치를 끌어 돌렸다.

그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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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3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3 4 12쪽
36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7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3 5 12쪽
34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3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1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41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3 7 12쪽
» 030화. 화룡 길드 19.05.10 251 6 10쪽
29 029화. 허용관 19.05.09 257 5 12쪽
28 028화. 소문난 게이트 19.05.08 282 7 12쪽
27 027화. 벌써 1년 19.05.07 268 6 10쪽
26 026화. 던전 클리어 (2) 19.05.06 281 5 10쪽
25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3 8 12쪽
24 024화. 새로운 세상 (3) 19.05.02 318 6 11쪽
23 023화. 새로운 세상 (2) 19.05.01 295 6 13쪽
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4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20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5 7 14쪽
18 018화. 여섯째 손가락 19.04.24 397 6 14쪽
17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19.04.23 382 5 12쪽
16 016화. 협력 퀘스트 19.04.22 410 6 13쪽
15 015화. 정말 은밀할까? 19.04.19 419 8 10쪽
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1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8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40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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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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