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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수로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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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509

작성
19.05.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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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34화. 도플갱어? (4)

DUMMY

034화. 도플갱어? (4)






게릴라전을 상정하고 투입된 인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적들의 시선을 이끌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헤어진 동료들 걱정에 부천으로 방향을 돌렸다.

돌아온 부천의 밤거리는 건일이 살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르게, 폭격을 맞은 것처럼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파괴된 전장의 현장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었다.

황폐화된 도시의 풍경에 할 말을 잃은 건일이 몇 남지 않은 시선을 피해 일행을 찾아 헤맸다.

아무리 밤이라지만 인적이 너무 없어 움직이는 것에도 신중을 기해야 했고, 파주 근방에서 꼬리를 잘랐기 때문에 여기까지 추적자들이 따라붙지는 않았겠지만 언제라도 뒤를 밟힐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어디로 갔을까?’


일행이 적들과 대치를 하거나 작정하고 숨었다면 이쪽 세계의 사람들도 그들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수색대와 추적자들을 배치했어야 했다.

하지만 거리는 통행금지가 된 밤거리처럼 몇 명의 순찰자를 제외하고는 이동하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치 불순분자를 제거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밤거리처럼 조용하기만 했다.

혹시라도 잘못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 건일이 일행들과 의도치 않게 헤어졌을 때 만나기로 했던 장소들로 이동을 해 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일행이 남긴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설마 잡힌 건가···?’


운이 좋다면 잡혔을 수도 있다.

일행을 걱정하는 건일의 입장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입으로, 형님으로 모시게 된 김과장 그리고 친구들이 죽었다는 생각을 차마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예정에 없는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들이 자주 만나던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한 백화점 뒤에 형성된 유흥가이지만 젊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분들이나 가족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밤에도 인파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친구들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그 많던 인파들도 종적을 감췄다.

마그네슘이 부족해진 것일까?

건일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최대한 하기 싫었던 생각을 머리에 떠올린 이유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한 건일이 친구들이 살았던 집 근처로 탐색을 나갔다.

만약 친구들이 잡히지 않았다면 그 근처에 적들이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허나 그 어디에도 수색대는 머리를 숨기고 있지 않았다.

그것이 말하는 것은.


‘잡힌 거겠지? 그래, 그랬을 거야.’


이제 남은 곳은 자신의 집밖에 없었다.

부천 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곳으로 조용한 마을이라 사람들의 왕래도 많지 않은 곳이었다.

친구들이 위기에 빠졌다면 숨기 좋은 곳으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그곳에 친구들이 숨어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이는···.


“여어, 늦었네?”


처음에는 친구인 줄 알고 반가움에 가볍게 움직이고 말았다.

마을 뒷산에 있던, 어릴 때부터 뛰어놀았던, 친구들과 추억을 쌓았던 그 안식처에 진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한쪽 다리가 기역자로 꺾이고 팔 하나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피도 한 바가지 흘린 것인지 창백한 그의 안색이 낯설게 다가왔다.


“넌.”


처음에는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형제와 같이 함께 자랐던 진만인 줄 알았다.

그러나 다가서며 느껴진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그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묘하게 다른 분위기.

적이었다면 살의가 느껴졌어야 했으나 그런 것도 없었다.

허나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는 것쯤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아직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혹시 모를 적들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 우선 친구들과 추억을 쌓았던 장소로 먼저 이동을 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이는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위급해 보이는 이쪽 세계의 진만, 적이지만 적의가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크크. 저쪽 세계 건일도 싸가지 없기는 마찬가지네. 진짜 친구는 아니라지만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가 이렇게 오늘내일 하고 있으면 걱정부터 해 줘야 하는 거 아녀?”


친구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

적의도 없고 이질감도 사라졌다.

원래 알고 있던 진만이 아니었지만, 그의 분신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괜···찮아?”

“괜찮겠냐? 이게 괜찮아 보여? 캬캬캬. 그래도 저쪽 세계 놈은 야들야들하네. 핀잔준다고 바로 핸들을 돌리는 걸 보면 말야. 킥킥킥.”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해 보이지 않을 진만이, 넘어오지 않는 숨을 억지로 이끌어 올리며 호탕한 척 애써 웃었다.

숨을 몰아쉬던 그의 곁으로 건일이 다가섰다.

한참을 고민하다 인벤토리에서 몇 남지 않은 치유 물약을 꺼내 들었다.

그 귀하다는 A급 치유 물약이었다.

생명력의 80%까지 소생이 가능한 이 물약은 돈을 주고도 못 구하는 귀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귀중한 물건을 거침없이 꺼내, 공격을 가할 수도 있는 이쪽 세계의 진만의 입가로 가져갔다.


“됐다. 넣어 둬.”

“먹어라.”


먹기 싫다고 벅벅 우기는 진만을, 아기 안듯이 포근하게 감싸 안아 그 입 속으로, 이유식을 거부하는 생떼 쓰는 아이의 입에 우격다짐으로 먹을 것을 집어넣듯이 강제로 물약을 삼키게 했다.


“이거 미친 새끼 아녀? 돈 주고도 못 산다는 걸 적이 나에게, 싫다는 데도 들이미네? 너 인도주의자냐? 내가 알던 놈이랑은 많이 다른 거 같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진만의 주둥아리는 매섭기 그지없었다.

나불거리던 것도 잠시, 치유되는 감각에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

판타지를 읽으면 치유가 될 때 성스럽고 환한 이미지였지만, 이 게임의 치유 물약은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하는 것처럼 극한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심지어 치유 물약에 의해 소생을 이루다 고통이 극악해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이지를 상실하는 사람도 나왔다.

죽을 정도로 고통이 심해 심장 마비가 와도 치유 물약은 그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통에 정신이 찢겨지면 그 정신까지 고쳐 주지는 않았다.

몸은 살리지만 정신은 보호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실신을 시키거나 정신 보호술사가 옆에 있을 때 이 물약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럴 수는 없었다.

칼이 오가는 전장이나 급박할 상황에서는 그런 거 따윈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우선 살고 봐야 할 때에는 사치스런 선택권 따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아악. 개시키, 나 죽이네.”


진만이 살 만해졌는지 이빨을 나불거리며 엄살을 피웠다.

죽다 살아날 정도이니 엄살은 아닐 테지만, 표정을 살펴보니 생기가 돌고 웃음기도 한 입 베어 물은 것 같았다.


“나 살아나서 너 공격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숨을 헥헥 쉬면서도 다른 세계에게 온 친구의 걱정을 해 주었다.


“죽일 거야?”

“되겠냐?”

“그렇···겠지?”

“이 새끼가 더 미친 새끼네. 키키킥. 쿨럭.”


이쪽 세계의 진만이 정상으로 치유된다고 해도 건일을 넘볼 정도는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강한 척을 하는 걸 보니 진만은 진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륵.”


치유의 시간은 짧지 않았다.

고통스러워 무의식 중에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사람이 없는 곳이라지만 이 야밤에 산 속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면 수색대가 찾아올 수 있었다.

진만을 들고 다른 아지트로 향했다.

건일의 집에서 가까운, 친구들이 모이던 작은 단독 주택이었다.

영수가 기거하던 곳이었지만, 친구들의 아지트라는 게 더 어울리는 말이었다.

진만을 안고 벽을 넘었다.

뒷산에 가기 전 탐색을 끝마쳤기 때문에 안전이 확보된 곳이라 할 수 있었다.

세상이 달랐지만 거의 모든 것이 동일했다.

시작이 같아도 시간이 지나가면 많은 것들이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일진대, 이곳의 모든 것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진만을 확인하고 잠시 주위를 탐색하려고 나가려던 건일의 손목을 진만이 붙잡았다.

건일이 흠짓 놀라 뒤를 돌아봤다.


“집에 가봐.”

“집? 우리 집?”

“그래, 니네 집.”

“왜?”

“가서 놀라지 말고 바로 돌아와. 알았어?”


뭘 놀라지 말라고 하는 걸까?

걱정이 일어 고개를 끄덕인 후 조용히 집으로 향했다.

적들이 신상을 털었다면 그곳을 지키고 있을 게 분명했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들리려고 했던 참이다.

그런데 그곳을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 놀라지 말라고 했다.

쿵쿵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집 안으로 숨어들었다.

건일이 입이 쩍 찢어졌다.


“왔구나···.”


아버지의 모습을 한,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끌어안고 처연히 건일을 올려다보았다.

적의가 느껴지니 이쪽 세상의 사람인 걸 확인할 수 있었으나, 공격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급하게 물약을 꺼낸 건일이 완연한 적의도 무시하고 그의 곁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 물약을 물리려 했지만···.


“됐다. 그만 두거라.”


적의가 있음에도 허허롭게 웃으며 한사코 거부했다.

입가에 걸린 웃음이 허하게 느껴졌다.


“네 어미만 보낼 수는 없지 않겠니.”


아버지의 손이 건일의 얼굴을 쓸었다.


“네가 건일이구나. 허허.”


손끝이 싸늘해졌다.

죽은 부인을 안고 방긋 웃어줬던 이 세계의 아버지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쉬던 숨을 거두었다.

마치 건일이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얼굴을 보고 한 번 웃어준 후 바로 마지막까지 참고 있었을 그 마지막 숨을 내쉬었던 것이다.

건일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진짜 부모님도 아닐진대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쪽의 건일이라면 자신과 같이 충분히 강할 터인데,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아···버···지···.”


진짜 부모님이 아님에도 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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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0-2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2) +2 19.05.26 158 3 7쪽
40 040-1화. 나로 인해 생긴 이 그림자는 나의 것인가? (1) 19.05.25 175 4 6쪽
39 039화. 수학 +2 19.05.24 177 4 12쪽
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0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0 4 12쪽
36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4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2 5 12쪽
»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2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0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39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1 7 12쪽
30 030화. 화룡 길드 19.05.10 249 6 10쪽
29 029화. 허용관 19.05.09 255 5 12쪽
28 028화. 소문난 게이트 19.05.08 278 7 12쪽
27 027화. 벌써 1년 19.05.07 267 6 10쪽
26 026화. 던전 클리어 (2) 19.05.06 279 5 10쪽
25 025화. 던전 클리어 (1) +1 19.05.04 302 8 12쪽
24 024화. 새로운 세상 (3) 19.05.02 317 6 11쪽
23 023화. 새로운 세상 (2) 19.05.01 293 6 13쪽
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3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19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4 7 14쪽
18 018화. 여섯째 손가락 19.04.24 397 6 14쪽
17 017화. 잠자는 사자의 코털 19.04.23 381 5 12쪽
16 016화. 협력 퀘스트 19.04.22 409 6 13쪽
15 015화. 정말 은밀할까? 19.04.19 417 8 10쪽
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0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7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38 6 13쪽
11 011화. 20년을 준비한 전쟁 19.04.15 466 7 12쪽
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6 7 12쪽
9 009화. 광폭화 19.04.11 48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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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화. 오십인장 (1) +1 19.04.05 582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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