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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22:28
최근연재일 :
2019.05.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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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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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36화. 숨바꼭질

DUMMY

036화. 숨바꼭질






예상했던 대로 저쪽 세계의 건일은 이쪽 세상으로 넘어와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건일이 게이트를 타고 넘어왔을 때 같은 세계의 사람들이 적으로 오인하여 집중포화을 가할 정도였으니 가짜 건일이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얼마나 난장을 피고 있었는지 쉬이 알아챌 수 있었다.

오해를 풀은 건일은 길드에 들러 일행이 도착하지 않은 것, 가족이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

게이트가 하루에 하나씩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이제는 완벽한 방비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건일은 길드에 현 상황을 전파하고 안전을 위해 길드와 가족들의 안전 대비에 만전을 기한 후에야 가짜 건일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런 그의 곁으로 게이트를 넘어온 직후부터 따라붙었던 국가 소속의 한 플레이어가 안내를 자처하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부천은 저쪽 세계의 부천보다 훨씬 더 심하게 황폐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마치 포격을 당한 것처럼 온전한 건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12성을 만렙하고 새로운 무공을 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듯했습니다.”


안내를 해주는 자도 11성에 오른 고위 능력자였다.


“저와도 몇 번 부딪혔었는데 상대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초반에는 우리 팀만으로도 견제가 가능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혀를 찰 정도였다.


“지금은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제가 11성 무공을 배웠는데, 아마도 그는 12성 무공을 배운 게 아닐까 합니다.”


현재 건일의 주무공은 2성 무공이었다.

저쪽 세상과 이쪽 세상을 오가며 훈련장 내에서 살다시피 했다.

하루에 한 번의 훈련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훈련장 내에서 잠에만 빠져들지 않는다면 무한정에 가까운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훈련장 내에서도 피로가 쌓이고 잠이 쏟아진다. 그러나 현실의 상태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잠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그 시간을 무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었다.

건일은 그것을 이용하여 12성에 들고 2성 무공에 들어갔다.

2성 무공은 이원 무공.

12성 무공인 무상 무공에 비한다면 쩌리 취급을 받을 정도로 약하디약한 입문 무공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안내 플레이어의 설명을 듣자 하니 저쪽의 건일은 1성의 입문 무공을 12성으로 끌어올린 후 바로 12성 무공을 배운 것 같았다.

처음에 무공을 선택했던 사람은 총 7개의 무공을 습득할 수 있다.

단, 하나의 무공을 연마하면 하위 무공은 역순으로 모두 배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6성 무공까지 배우고 다음의 종착지로 12성을 키우려고 하는 것이다.

12성을 배우면 하위 무공을 모두 습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곱 번째 무공은 꼭 12성 무공을 배우려고 했던 것이다.

건일처럼 하위 무공으로 성급을 올렸던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1성-3성-5성-7성-9성-12성의 테크트리를 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얘기도 왕왕 들려왔다.

확실히 무공의 성급이 높을수록 강한 무공이라 말할 수 있었다.

더 강해진 무공으로 징검다리식 육성을 하는 게 현명해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1성의 무공이었던 입문 무공을 12성 극한으로 끌어올린 건일의 입장에서는 그에 대한 의견에 찬동할 수 없었다.

그가 느끼기에는 모든 무공은 차례대로 올리는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

특히 ‘1성 기초 무공 – 2성 이원 무공 – 3성 삼재 무공 – 4성 사방 무공 – 5성 오행 무공 – 6성 육합 무공’은 기본에 관한 기초 무공인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1성 무공이 4단계의 형식으로 구분이 되었던 것처럼, 전체의 무공도 4단계로 되어 있지 않나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대로 1성에서 3성은 자신의 기본을 만드는 무공이었다. 본인 스스로를 단련하고 나의 시각으로 내 안의 나를 관철하는 단계.

4성에서 6성까지는 나를 중심으로 하여 밖을 내다보는 무공이라 칭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추게 된 자가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단계다.

7성부터 9성까지는 시점이 바뀌었다.

전과는 달리,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접근을 해야 했다.

이 단계부터는 ‘나’라는 사람의 관점보다 ‘나’ 이외의 것, 거창하게 말한다면 땅과 하늘 즉 ‘우주’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봐야 했다.

10성부터는 완전히 궤를 달리했다.

이전 단계가 밖에서 안을 보는 시각을 가졌다면, 이 단계는 나를 포함한 ‘우주’ 자체를 관조해야 하는 단계였다.

고로, 이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때 온전한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공 플레이어들은 그것에 대한 제한을 받았다.

7개의 무공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순차적인 습득이 가능하지 않았다.

홀수 차순으로 배운다고 하더라도 9성을 익혔을 때는 그것을 8성 마스터 한 후에야 8성을 맛볼 수 있었다.

즉, 1성에서 12성 무공으로 바로 넘어갔다면 12성 무공인 무상 무공을 각 단계별로 완공해야만 그 하위 무공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무상 무공을 2성 완공하면 2성 무공인 이원 무공을 배울 자격이 생기고, 3성을 완공하면 3성 무공 삼재 무공을, 11성을 완공하면 11성 무공인 건곤 무공을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무공을 습득할 수 있게 될 때 보법과 심법도 같이 배울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뒤죽박죽, 뒤에서 역순으로 배우게 되니 이전 단계의 것들은 필요가 없어지거나 배우더라도 순서가 뒤바뀌어 괴란한 무공이 자릴 잡게 되는 것이다.

건일이 느끼기엔 사공이나 마공이 이와 같은 순서를 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무공의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성 입문 무공, 입문 보법, 입문 심법.

입문 무공은 다시 ‘입문1/2/3-기초4/5/6-기본7/8/9-심화10/11/12’로 세분화된다.

2성에 이르면 이원 무공, 보법, 심공.

3성이 삼재 무공.

4성이 사방.

5성이 오행.

6성이 육합.

7성이 칠성.

8성이 팔극.

9성이 구궁.

10성이 천지.

11성이 건곤.

12성이 무상 무공, 보법, 심공을 다루게 된다.

이렇게 각 무공은 순서별로 정리가 되어 있었고, 단계별로 익혔을 때 가장 강력해지는 무언가가 숨어 있었다.

각 성급을 이룰 때 새로운 테크트리도 나오고 스킬도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무공은 순서를 따르는 게 가장 순리적이라 볼 수 있었다.


“12성이라···.”


확실히 무공의 순서를 역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저쪽 세계의 건일이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쪽 건일도 2성 무공을 연마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공이라는 것은 순서대로 배워 나갔을 때 가장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가끔 무협을 보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기연을 얻어 세기의 무공을 배우고 절대강자로 우뚝 서는 것을 볼 수도 있지만, 그건 그 시대적 강자들의 수준이 기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던지 혹은 기본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완전히 무시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 했다.

모래 위에 세워진 누각은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한다는 말처럼, 지반이 약하면 뼈대가 우수하고 완성도 높은 설계로 지어진 건축물일지라도 잔바람에 넘어질 수도 있는 법일지니, 높은 곳을 향하려면 그만큼 낮은 곳부터 차근히 쌓아 올리는 게 순리라 할 수 있다.

건일이 느끼기에 저쪽 건일은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1성에서 바로 12성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스스로 가분수 캐릭터를 자처한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맞붙게 된다면 12성의 무공이 2성의 무공을 압도할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가장 강한 무공이 아닌가?

사상누각이고 나발이고 지금 당장 붙는다면 2학년짜리 꼬마가 12학년짜리 형아를 당해낼 수 있을까?

아무리 12학년 형아가 꼴통이라고 하더라도 덧뺄셈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지 않을까?

1학년에서 12학년으로 바로 넘어간 경우이니···.

못 할 수도 있을까···?


“그래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 것입니까?”

“워낙 중구난방 홍길동처럼 나타나는 캐릭이라 향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성을 완공하여 2성에 접어들었을 때, 이 무공이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입문-기초-기본-심화로 이어졌던 1성 무공은 2성 무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1학년에서 우등생이 된 학생은 2학년 수업을 받으면 조기 학습을 받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배움을 습득할 수 있는 것처럼 2성 무공인 이원 무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가시죠.”


건일은 자신의 감을 믿고 다른 건일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그의 뒤로 국가 소속의 고수 플레이어들이 발을 맞추고 있었다.


***


건일의 가족을 찾을 수 없던 다른 건일은 이곳저곳에서 깽판을 치고 다녔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기혈이 뒤틀린 사람 같았다.

어쩌면 두 미소를 빼앗겨 그의 소유욕이 활화산처럼 터져버린 결과일지도 몰랐다.

정보원의 도움으로 그의 흔적을 따라잡던 건일은 매양 그가 흘려 놓은 똥 가루만 만지작거렸을 뿐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저쪽 건일이 다른 건일에게 장난질을 치는 것 같았다.

스나이퍼가 스코프를 통해 상대가 하는 양을 관찰하며 한 발 앞서서 행동하는 것 같았다.

이대로 시간이 지속된다면 격차가 벌어질 게 뻔했다.

훈련장을 통해 무공을 연마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했다.

실전을 통한 무공의 숙련도, 현장 상황에 맞는 적용 등이 절실했다.

이쪽 세계나 저쪽 세계나 시간이 지날수록 초토화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서로가 소통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건만, 처음 게이트가 열렸던 그때보다 인구 감소율이 팍팍 상승하고 있었다.

다른 게이트들이 작은 부스러기였다면, 동종의 세계는 같은 크기의 양극兩極임을 인정해야 했다.

이쪽이 음이라면 저쪽이 양, 저쪽이 음이라면 이쪽이 양이었다.

둘이 붙어 조화를 이룬다면 최상이겠지만, 이 둘은 찰싹 달라붙어, 사슴을 사냥한 호랑이가 가시 돋친 혓바늘로 갈비뼈에 붙은 갈빗살을 핥아 먹는 것처럼 서로를 끌어당겨 내장이 터질 때까지 꼬옥 껴안고 있는 처지였다.


건일은 다른 건일을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친구들을 모두 죽여서?

다른 세계이지만 부모님을 아프게 해서?

모두 맞는 말이지만, 동류에 대한 이끌림이 있었다.

그 이끌림은 같은 것을 잡아먹으라는 무의식의 천명이었다.

그것은 놈도 마찬가지일 터.

그런데도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제가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주위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었다.

강자들이 빼곡히 주위를 지키며 놈을 기다리는 게 두드러졌다.

함정일 걸 알고 있을 텐데 과연 그놈이 모습을 나타낼까?

이럴 때에는 그럴 듯한 무대를 만들어 줘야 했다.


“따를까요?”

“아니요. 미끼가 호위를 거느린다면 놈이 물지 않을 겁니다.”

‘놈의 세계에서 놈처럼 사냥을 지속한다. 놈도 승산이 없으니 먹고 싶은 먹이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홀로 녀석의 터전에서 그와 같이 난장을 피운다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하겠지요.”

‘하지만 독이 든 미끼가 된다면?’


건일이 게이트 하나를 완전히 박살 내며 저쪽 세계로 다시 넘어갔다.

그리고 그 뒤는 누구도 따르지 않았다.

그 모습은 마치 먹기 좋은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얼마 후 또다른 건일이 이쪽 게이트 하나를 완전히 삭지했다.


“이놈 드디어 혼자가 됐구나.”


그의 음성은 아수라 백작처럼 둘의 음성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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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039화. 수학 +2 19.05.24 178 4 12쪽
38 038화. 탐욕의 정체 19.05.23 191 4 12쪽
37 037화. 순리와 역행 19.05.22 181 4 12쪽
» 036화. 숨바꼭질 19.05.20 196 5 13쪽
35 035화. 기필코 19.05.17 192 5 12쪽
34 034화. 도플갱어? (4) 19.05.16 202 5 11쪽
33 033화. 도플갱어? (3) 19.05.15 210 5 10쪽
32 032화. 도플갱어? (2) 19.05.14 239 4 13쪽
31 031화. 도플갱어? (1) 19.05.13 25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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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화. 새로운 세상 (1) 19.04.30 293 8 13쪽
21 021화. 새로운 문 19.04.29 319 7 12쪽
20 020화. 게이트 19.04.26 318 6 12쪽
19 019화. 목숨 19.04.25 345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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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화. 선물 꾸러미 19.04.18 420 9 14쪽
13 013화. 귀환 19.04.17 427 10 13쪽
12 012화. 홍안의 살귀 19.04.16 438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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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화. 동류同類 19.04.12 476 7 12쪽
9 009화. 광폭화 19.04.11 48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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