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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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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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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1)

DUMMY

모험가 길드.


주위의 몬스터들을 순조롭게 정리해나가던 이들도 이변을 알아챘다.


저 멀리서도 보이는 말도 안 되는 크기의 괴물을 보라. 대체 어디에서 저런 게 나타났단 말인가. 거기다 저 방향은 신전이 있는 곳이지 않은가.


걱정과 두려움이 사람들의 감각을 지배한다. 그 틈을 메우는 것은 아마란테의 용기서린 목소리였다.


“당황하지 마라! 하던 일을 멈추지 마라!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저 괴물이 무엇이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반드시 쓰러뜨릴 수 있다!”


주위에서 다시 함성이 일고 사람들은 다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집단이 패닉상태에 빠지는 것은 막았으나, 정작 자신도 확신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저 거대한 몬스터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런 크기의 몬스터가 존재할 줄이야. 저런 것이 또 있나? 전투력은 얼마나 되는 거지? 불안감만 잔뜩 키우는 추측은 지휘를 둔하게 만들기에, 아마란테는 일단은 그 걱정을 접어두기로 했다.


무엇보다 저 정도 거리면 지금 당장은 안전하다······ 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건물 크기의 괴물이 움직이면서 그녀는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크라이브는 정신력을 한껏 끌어올리며 전투를 준비한다. 노란색의 아지랑이가 불꽃 끄트머리처럼 일렁이고, 그는 그것을 몸 안 곳곳에 스며들게 만들어 갈무리했다.


“이봐, 크라이브! 처음부터 궁금했는데 말이야. 그게 대체 뭐지? 처음 보는 힘인데 말이야. 누구한테서 뺏은 거야? 블랙본즈한테서 검을 뺏은 것처럼 다른 놈한테서 뺏은 거지?”


저 위에서 레그가 깐죽거리며 중얼거렸다. 크라이브는 그의 말을 쿨하게 무시했다.


“쓰레기와 상종할 마음은 없노라.”

“아니, 그러지 말고 좀 알려줘.”

“자신의 내력을 적에게 알려주는 얼간이가 어디에 있단 말이더냐.”

“그렇게 튕긴다 이거지? 좋아. 그럼 나한테도 방법이 있지.”


레그의 말이 신호였을까? 아니면 우연히 절묘한 타이밍이었을까?


석상처럼 서있기만 하던 마왕이 움직였다. 마왕은 팔을 뒤로 가져가 등에 묶여있는 곡도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스르르릉- 낮게 울리는 금속음을 내며 곡도의 몸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저 거구가 사용할만한 무기이니 그 크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압도적이다. 저 정도라면 산도 가를 수 있으리라.


“오거라.”


크라이브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왕이 울부짖었다. 지천을 울리는 고성과 동시에 마왕이 곡도를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미스틸테인을 눕히며 검 면을 머리 위로 올린다. 마왕의 곡도는 정확히 미스틸테인에게로 떨어졌다.


그 반동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풍압만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실린 무게만으로 땅이 갈라지게 만든다. 그렇지만······


“끝인가.”


크라이브는 그 일격을 ‘한 손’으로 막아냈다.


정신력의 원력, ‘강화(强化)’.


이는 강해지고자 하는 정신력의 성질을 기반으로 만든 원력이다. 정신력이 담긴 신체나 사물의 강도와 신체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힘이자, 크라이브와는 상성이 좋은 원력이었다.


이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원력의 기본상식을 알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력의 원력이라는 것은 본디 개인마다 성능과 위력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즉, 이는 개인마다 잘 맞는 원력이 있고, 아닌 원력이 있다는 소리다. 극단적인 경우로 어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특정 원력을 깨우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런 이들은 통상적인 원력의 위력을 뛰어넘어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의 활용도를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지금의 크라이브처럼 말이다.


“이번에는 이 몸의 차례다.”


크라이브는 미스틸테인에게로 정신력을 불어넣었다.


미스틸테인의 테두리에서 띠를 그리는 노란색의 빛. 원력 강화(强化)가 깃든 미스틸테인은 벌레가 요동치듯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흑백을 가르는 선이 갈라지며 짐승의 이빨이 모습을 드러낸다.


케이틀린 일행을 노리던 몬스터들을 제거하다 알게 된 미스틸테인의 숨겨진 힘. 그것은 대상을 먹어치워 스스로 진화를 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강화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크라이브. 그는 보통의 평범한 신사(神士, 정신력 사용자의 평칭)들과는 다른 강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개념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준비는 되었는가?”


미스틸테인의 몸이 뱀처럼 길게 뽑혀져 나온다. 2미터에 불과하던 몸은 단 수초 만에 수 십 미터까지 치솟아 있었다.


미스틸테인은 밧줄처럼 마왕의 몸을 휘휘 감았고, 마왕은 칼날이 파고드는 괴로움에 소리를 지르다 뒤로 넘어가고 말았다.


충분히 무력화가 된 상황. 그러나 거기서 미스틸테인은 멈추지 않고 길이를 늘이더니 땅밑으로 파고 들어가 버렸다.


“뭐야? 겨우 이걸로 끝이야? 재미 없잖······ 어라?”


땅을 뚫고서 매처럼 비상하는 미스틸테인. 그 이빨이 향하는 곳에는 ‘레그’가 있었다. 허나, 아무리 썩었어도 용사는 용사다. 갑작스러운 기습에도 그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블링크.”


레그는 블링크 마법으로 공간을 이동하며 미스틸테인의 추적을 쉽게 따돌렸다. 다시 허공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


“하, 나를 노린 거야? 하핫. 깜짝 놀랐잖아. 이거 정정당당할 줄 알았더니 완전 비······ 으아아악!”


레그는 허리가 잘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로 시선을 내리니 완벽히 피했던 미스틸테인이 자신을 물어뜯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이 상황을 성립시킨 것은 3가지의 조건이 맞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레그는 방심하고 있어야 한다.


크라이브는 지금껏 레그에게 휘둘리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싸움을 해본 적이 없는 그는 크라이브에게 ‘방심’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새롭게 나타난 마왕과 크라이브가 맞붙는 그림이 되었으니, 구경할 생각만 가득했던 레그는 빈틈을 더 키우고 말았다.


두 번째, 레그는 크라이브의 힘을 몰라야 한다.


크라이브는 지금까지 그의 앞에서 전력을 내보인 일이 없었다. 덕분에 그는 상상치 못한 방법으로 기습을 성공케 만들었다.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강화로 미스틸테인의 ‘식욕’이라는 개념을 강화시켜 레그를 기습했다. 이는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지금껏 숨겨두었던 ‘끌어당기고자 하는 성질이 담긴 원력, 인력(引力)’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 크라이브는 레그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크라이브는 레그와 일전에 맞붙으며 어느 정도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는 발동이 빠른 블링크로 회피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옥상에서 만났을 때, 자신의 검을 피하느라 한 번.


마왕이 신전을 파괴했을 때, 피하느라 한 번.


크라이브는 기습을 당할 때, 그가 똑같은 방법으로 위기를 탈출할 것이라 쉽사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함정을 팠다. 그가 블링크를 사용하여 사라졌을 찰나의 시간에, 주위에 정신력을 퍼트려 인력을 사용해 ‘공간채로 끌고’ 온 것이다.


“제, 젠장할! 이 까짓!”


레그는 블링크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벽이 가로막힌 듯이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젠장! 워프! 매스 텔레포트! 워프 게이트! 뭐야! 안 돼 잖아?!”

“그대로 죽거라.”


미스틸테인의 이빨이 레그의 하반신을 자르기 시작했다. 톱날처럼 회전하는 이빨들이 허리를 갉아내고 사방에 피의 비가 내린다.


정말로 죽는다.


정신줄을 놓을 듯한 까마득한 고통 속에서 레그는 이빨을 꽉 물었다.


“내가! 내가! 젠장! 이대로 죽어줄 거 같으냐!”


레그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걷잡을 수 없이 크기를 키워가는 통에 미스틸테인도 버티지 못하고 그에게 박아 놓은 이빨을 빼내야만 했다.


“크라이브으으으!”


레그는 우레와도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은 날개가 달린 거대한 도마뱀이었다.


“그것이 그대의 진짜 모습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 비늘로 덮인 웅장한 크기의 레드 드래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과거에 봤던 구독룡의 기술과도 닮았으나, 그것이 뱀과 같은 형상에 조금 더 닮아있었다면 레그는 도마뱀의 얼굴과 비슷한 형태였다.


저 정도의 괴물에 마을 사람들 전부가 죽었다니 네이브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크라이브는 미스틸테인을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돌리며 머리를 둘러싼 투구를 해제했다.


“네이브여, 기뻐하여라. 오늘로써 그대의 악몽은 끝을 맺을 것일지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크라이브는 눈동자에서 노란 불길을 솟아올랐다.


“똑똑히 보는 것이 좋도다. 이 몸이 그대의 죽음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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