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7.21 23:53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10,027
추천수 :
174
글자수 :
331,747

작성
19.06.03 22:22
조회
68
추천
2
글자
9쪽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3)

DUMMY

“으, 으아아아아! 무, 무슨 짓이야!”


그의 비명과 함께 크라이브를 억눌렀던 팔이 반으로 찢겨져 떨어져 나갔다. 레그의 피분수는 브레스의 불길을 순식간에 잠재웠고,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자신의 팔을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2000년 동안 혼자서 멍청한 상상을 하느라 수고가 많았노라! 그대의 노력을 치하해 지금부터 철저하게 뼈와 살을 분리할지니! 부디 그대도 즐겨주길 바라노라!”


연기를 뚫고 서서히 레그에게 다가오는 것은 피칠갑을 한 크라이브였다. 검붉게 변색된 해골의 눈자위에서 노란 안광이 레그를 쏘아봤다.


"미친놈이야, 넌."

"설마 그대의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도다. 그대의 입에서 '칭찬'이 나올 줄이야!"

"······."


자신의 피로 몸을 뜨겁게 덥힌 자가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다가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공포가 따로 없었다. 레그는 난생처음으로 두려움에 몸을 떨고야 말았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이노라. 이 몸이 설마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는가? 어리석은 자여. 그대 같은 자를 상대하는데 전력을 낼 필요가 있겠는가?”

“뭐······ 라고?”

“그대의 손아귀에 잡힌 것. 그대의 솜털 같은 공격에 괴로워한 것. 그 모든 것이 ‘연기’였노라. 그대가 특히나 이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 이 몸도 해봤지만······ 역시 이 몸의 취향은 아니었도다. 아, 이 몸이 이 말을 해줬는지 모르겠구나.”


이 몸은 ‘맨손’도 강하노라.


“너어어어! 나를······ 속였어! 이 개자식아!”

“너무 강한 단어는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노라. ‘나약해’ 보이기 때문이니라. 거기다 수많은 사람들을 속여 온 그대가 할 말은 아니지 않는가?”


모든 것이 뒤틀려있었다. 잘못된 정보를 갖고 계산을 했으니 닿지 않을 수밖에!


“이제 준비는 되었는가? 그대가 죽을 준비 말이도다.”

“입 닥쳐······!”


크라이브는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끝에는 정신력이 깃들여져 은은히 빛을 내고 있었다.


정신력의 원력, 집속(集束).


정신력을 한 점에 집중시키는 원력. 이는 엄청난 관통력을 갖게 만들어준다.


크라이브는 날카로운 갑옷의 건틀렛 끝을 레그의 비늘에 밀어 넣었고, 그 부드러운 속살을 순전히 ‘근력’만으로 찢어발긴 것이었다.


“젠장할! 젠장할! 크라이브! 이 망할 자식아! 아직 안 끝났다!”

“아니, 끝났노라. 이 몸은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크크! 그래! 나도 말했잖아!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그렇다고 이기는 건 아니지만!”

“그게 무슨······.”


크라이브는 자신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을 깨달았다. 황급히 위를 쳐다보니 ‘거대한 곡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마왕이여!”


크라이브는 곡도의 날을 합장으로 붙잡아내며 마왕과 힘겨루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빈 틈을 놓치지 않은 레그가 꼬리로 크라이브를 힘차게 올려 쳐버리고 그의 몸은 공중으로 튀어오르게 되었다.


“하하하! 크라이브! 모든 계획은 플랜 B가 있어야지! 기본 중에 기본이지! 이길 수 없다면 최소한 지는 싸움은 하지 않아! 똑똑히 봐둬라! 이게 나의 ‘도주경로’다!”


추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크라이브는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었다. 저런 괴물과 정정당당히 붙어서 이길 수 있는 자가 과연 있을까? 적어도 레그는 불가능했다. ‘정당한 결투’라면 말이다.


“헤이스트(Haste)! '파워 오버워밍'(Power Overwhelming)! 스트렝스(Strength)! 스틸스킨(Steel Skin)! 앱솔루트 쉴드(Absolute Shield)!”


레그는 각종 버프 마법을 걸었다. 다시 한 번 크라이브와 싸우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를 상대하는 것은 ‘마왕’일테니까.


레그의 버프마법에 걸린 마왕은 흉폭하게 변모한다.


깡말랐던 육체는 생명력이 넘치는 근육질로 변하고, 피부는 강철처럼 단단해지는 것도 모자라 그 위로는 모든 공격을 무마시키는 절대방어마법까지 펼쳐졌다.


특히나 무서운 것은 ‘속도’다. 레그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그가 걸었던 가속버프인 ‘헤이스트’는 마왕의 ‘특기’와 맞물려 막강한 시너지를 내뿜게 된 것이다.


바로 지금처럼.


“이런!”


몸을 일으킨 마왕은 있는 힘껏 숨을 들이마셨다. 주위에서 연소되던 불길들이 순식간에 연소되며 마왕의 폐를 부풀린다.


검은 폐는 끊임없이 공기를 비축하여 외골격의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 거대한 몸체를 뒤덮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폐는 곧 있을 치명적인 일격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마왕은 곡도를 치켜세우며 크라이브를 향해 돌진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곡도를 휘둘러왔다.


‘무호흡 연타’.


쏜살과도 같은 일격들이 사방팔방으로 쪼개지며 모든 방위에서 크라이브를 노려온다. 피할 수 없는 일격들에 맞서 그가 취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는 견뎌내는 것뿐이었다.


“원력, 강화(强化).”


크라이브는 정신력을 주위로 방출하며 원을 그렸다. 공 안에 들어있는 우스운 형상이 되었으나, 방어는 탁월하여 그는 모든 공격들을 쉽사리 튕겨낼 수 있었다.


다만, 그가 허공에 있어 밀려나가게 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탄력을 받은 공처럼 튕겨져 나가며 그가 머물렀던 7층 호텔의 허리를 박살내고야 말았다. 크라이브는 당연한 듯 무사했지만 정작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호텔의 중간층이 박살나며 그 여파로 위층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회전과 함께 궤도를 그리며 낙하하는 잔해. 그 도착지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험가 길드’ 건물이었다.


***


그 시각, 모험가 길드.


네이브는 혼란스러웠다. 눈앞에서 괴수대결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웬 거대 고블린이 나타났나 싶더니 갑자기 쓰러지질 않나. 그 다음에는 크라이브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의 기억을 건드리는 ‘레드 드래곤’이 나타났다.


그 위용과 자신이 당했던 트라우마가 생각난 나머지 네이브는 다시 한 번 속을 게워낼 뻔 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단지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 건데도 이 정도 공포를 느끼게 만들다니. 호흡곤란까지 올 뻔 했으나 그 뒤에 온 상황은 그녀를 벙찌게 만들 뿐이었다.


드래곤의 팔이 잘려나가고 처량하게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들리는 ‘크라이브’의 이름은 그 사태를 누가 만들어낸 것인지 예상케 만들었다.


하여간 대단한 사람이다. 아니, 해골이다. 설마 드래곤마저도 울릴 줄이야.


진귀한 광경을 봐서인지 이제는 공포보다 황당함이 앞섰다. 구독룡 때도 그랬지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태연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다. 이제는 고작 저런 놈 때문에 벌벌 떨었다는 생각에 화가 날 정도다.


거기다 심심하지 말라고 선물까지 주는 모습에는 감동마저 느낀다.


“진짜 미쳐버리겠네!”


그녀를 비롯해 모험가 길드에 있던 모든 이들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호텔의 잔해’였다.


길드에서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던 네이브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떻게 하지? 마법? 마법으로 저걸 일격에 박살낼 수 있을까? 적어도 그런 실력을 가진 이들은 없었다. 또한 지금까지 계속 싸움을 했으니 그럴 힘도 없을 것이다.


결국 저것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자신뿐이었다.


“아, 그런데 자신 없는데.”


환자를 치료하던 네이브는 모험가 길드 밖으로 나섰다. 벌써 코앞까지 다가온 잔해를 보아하니 덜컥 겁이 났다.


저걸 한 번에 박살내야만 한다. 조금이라도 남게 된다면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다. 일격에 저걸 전부 박살낼 수 있을까?


“죽이 되던 밥이 되던 해보는 수밖엔 없잖아!”


네이브는 주먹을 맞부딪치며 정신력을 끌어올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건물들을 발판삼아 질주하며 크게 도약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저씨 말 따라서 수련 좀 하는 건데!”


그녀는 간절한 기도를 담아 정신력을 담은 주먹을 내질렀다.


정신력의 원력, 집속(集束).


관통력을 높이는 정신력의 원력.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원력 중에서는 가장 살상력이 있는 원력이었으나, 지금 같은 상황에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네이브의 주먹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으나, 정확히 ‘절반’까지만 이었다. 남은 절반은 조금 속도가 줄어들었을 뿐 꿋꿋이 모험가 길드로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아, 안 돼! 젠장!”


다급히 뒤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건물의 잔해였다. 그리고 먼지구름을 헤치며 바닥에 착지한 것은 검은 무복의 미남자.


“나네. 소리가 나네. 구원을 바라는 사람들의 소리가 나네.”


독고자였다.


작가의말

 오늘의 숨겨진 요소들.


 1. Power Overwhelming - 스타크래프트 치트키.

 2. 도주경로다 - 죠죠 3부

 3. 너무 강한 말 - 표백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공지(내용있음)※ - 지금부터 일주일간 수정에 들어가겠습니다. 19.07.21 8 0 -
공지 ※ 필독 - 이 작품 눌러서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19.06.11 91 0 -
공지 ※ (보시면 이해가 되는 안) 짧은 설정집 - 정신력 편 19.06.08 86 0 -
공지 일반연재 신청 넣었습니다! 그리고 연재 일자 19.05.21 44 0 -
공지 (필독)안녕하세요! 공모전 마감이 끝나고서 연재에 대해서입니다! 19.05.13 77 0 -
73 013. Trace Tracers - 1부 끝. 19.07.21 9 0 11쪽
72 012. 드러나는 진실 (8) 19.07.20 19 0 11쪽
71 012. 드러나는 진실 (7) 19.07.20 13 0 10쪽
70 012. 드러나는 진실 (6) +2 19.07.17 23 2 9쪽
69 012. 드러나는 진실 (5) 19.07.15 22 1 8쪽
68 012. 드러나는 진실 (4) 19.07.14 25 1 7쪽
67 012. 드러나는 진실 (3) 19.07.13 30 1 7쪽
66 012. 드러나는 진실 (2) 19.07.11 27 2 9쪽
65 012. 드러나는 진실 (1) 19.07.09 39 4 9쪽
64 011. GARDEN (8) 19.07.07 32 3 19쪽
63 011. GARDEN (7) 19.07.05 29 1 7쪽
62 011. GARDEN (6) 19.07.03 31 1 7쪽
61 011. GARDEN (5) 19.07.02 45 1 9쪽
60 011. GARDEN (4) +3 19.07.01 32 1 7쪽
59 011. GARDEN (3) 19.06.29 38 1 9쪽
58 011. GARDEN (2) 19.06.26 41 0 7쪽
57 011. GARDEN (1) +1 19.06.24 39 2 9쪽
56 010. 가시밭길 (3) 19.06.23 42 2 7쪽
55 010. 가시밭길 (2) 19.06.22 48 2 7쪽
54 010. 가시밭길 (1) 19.06.19 50 3 7쪽
53 009. 징후 (5) 19.06.17 59 2 11쪽
52 009. 징후 (4) 19.06.17 54 1 8쪽
51 009. 징후 (3) 19.06.14 62 2 9쪽
50 009. 징후 (2) +2 19.06.12 59 2 11쪽
49 009. 징후 (1) 19.06.11 70 3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개복치선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