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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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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7.21 23:5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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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글자수 :
33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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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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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009. 징후 (3)

DUMMY

“뭐, 그건 그거고. 슬슬 저희도 ‘어른들의 대화’를 나눠볼까요?”

“흠······ 유감스럽게도 이 몸은 그대가 취향이 아니······.”

“아니!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야! 이 해골이 진짜! 당신 원래 그런 캐릭터였습니까!?”

“농이도다.”


독고자는 두통에 이마를 감싸 쥐었다. 첫 인상은 두렵기 짝이 없었지만, 어째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이미지가 희석되는 것 같다. 지금은 싱거운 농담을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건가.”

“그거야 ‘당신의 정체와 목적’에 대한 이야기죠. 상황이 흐름을 타다보니까 일이 이렇게 됐지만, 저희는 어디까지나 적입니다. 어쩌다 힘을 합치게 되었다고 해도 말이죠. 사실 당신과 싸워서 답을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모처럼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니 되도록 대화로 풀고 싶군요.”

“그렇군. 확실히 그대와 이 몸 사이에는 대화가 필요할 것 같도다. 이 몸도 그대에게 궁금한 것들이 잔뜩 있노라.”


크라이브는 네이브의 어깨를 ‘왼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다 들었어요. 준비 다 되면 부르러 갈게요. 알아서들 잘 해결하고 오세요.”

“부탁하도록 하지. 멀리 가지는 않겠노라.”


독고자와 크라이브는 순식간에 성벽을 뛰어넘어 모습을 감춰버렸다. 광활한 대지를 달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그람제일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숲속의 한 복판이었다.


“이쯤이면 괜찮겠구나.”


주위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한 크라이브는 손을 들어 독고자를 멈춰 세웠다.


“그래, 누구부터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습니까?”


독고자는 담담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그렇지만 그의 품 안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한 자루의 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몸부터 질문에 답하는 것이 옳은 것 같구나. 허나, 그 전에 해결해야할 일이 하나 있도다.”

“해결해야할 일? 그게 뭡니까? 설마······ 이제 와서 저하고 한 번 붙어보겠다는 겁니까?”


강한 경계심을 품는 독고자를 향해 크라이브는 고개를 가볍게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투구를 해제하며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대의 용사를 이 몸에게 보여라.”

“으윽?!”


끈끈한 점액질에 둘러싸인 것만 같은 불쾌한 감각에 독고자는 당장 검을 뽑았다. 그는 턱 밑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칼끝을 크라이브에게로 겨누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젠장! 역시 이렇게 될 거였나! 운기조식을 하지 못해서 몸이 엉망이지만······ 쉽게 죽어주지는 않겠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가. 이 몸은 그대가 이야기를 나눌 상대인지 확인한 것뿐일지니. 원래대로라면 그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행해야 했던 것이지만······ 이 몸이 너무 여유를 부리다 적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노라.”

“그게 무슨 이야기냐!”

“진정하여라. 이 몸은 그대의 ‘용사로써의 과거’를 확인했을 뿐이도다.”


크라이브의 힘을 본 적이 없었던 독고자는 혼란스러웠다. 용사로써의 과거?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대충 유추해보자면 자신의 과거를 읽었다는 이야기 같은데 그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자, 잠깐만! 내 과거를 확인했다는 소리인가!?”

“그렇도다. 이것이 이 몸이 용사들에게 행할 수 있는 몇 가지 ‘권리’ 중에 하나로다. 그리고 그대가 궁금해 마지않는 이 몸의 정체와 목적과도 연관······.”


크라이브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독고자가 중간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체 하이톤의 괴성을 내질렀기 때문이다.


“끼야아아아아악! 어, 어디까지 본거냐! 이 더러운! 사생활 침해라는 것도 모르는 거냐! 내 이렇고 저렇고 그렇고 한 부분까지 전부다 본거냐! 크윽! 네놈한테는 최소한의 인권이란 것도 없는 거냐!”

“그대여, 조금 진정하는 것은 어떠한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구나. 이렇고 저렇고 그렇고 한 부분이라니······ 대체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독고자는 온 몸을 배배꼬며 얼굴을 붉혔다.


“내 입으로 그걸 어떻게 말해!”


그가 말하는 바를 이해한 크라이브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대여. 이 미친자여! 그런 추잡한 것들 따위는 보지 않노라. 이 몸이 확인하는 것은 오직 그대가 ‘용사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의 편린들일 뿐이도다. 그대는 정말 시답잖은 장난을 좋아하는 군.”

“아니, 지금 그 이야기는 내가 실없는 사람이라는 겁니까? 당신은 어떻고! 당신도 싱거운 농담 좋아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그대보다는 재미있다고 생각하노라.”

“아니? 진심입니까? 이거 실화냐?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이봐요, 정말 밥맛이군요.”

“이 몸이 밥맛이면 그대는 꿀맛인가?”


기묘한 바람이 둘의 사이를 훑고 지나갔다.


이 어이없는 모습을 네이브가 봤더라면, 필시 ‘끼리끼리 아주 잘 논다’고 말했을 것이다. 아마 둘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3자가 보기에도 둘은 꽤나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


“그래요. 일단 대충 넘어갑시다. 그래서 결과는요?”

“일단은 합격이도다.”


독고자는 용사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결점이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제까지 보아온 쓰레기 같은 용사들에 비하면, 독고자는 이미 훌륭한 용사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사실은 첫 만남에서 말했던 과거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그가 주장한 ‘불살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갔다.


물론, 처음부터 불살의 신념을 갖췄던 것은 아니다. 그가 전쟁에 끼어들게 된 원인은 ‘사랑했던 스승’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으니까.


참을 수 없는 허망감과 분노로 복수귀가 되어 잠시 방황하기는 하였으나, 그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깨달음을 얻어가며 원수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 대신에 ‘전쟁’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에 온 뒤에도 사람을 상대로는 끝까지 불살의 신념을 지켰으니 어찌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초반에 갖은 고생을 했던 반동인지 그는 엄청난 ‘수전노’였다.


“다른 이들의 목숨을 중히 여기고, 도움을 주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니 족히 용사라 불릴 법한 마음가짐이로다. 그러나 그대의 마음에는 ‘불꽃’이 꺼진지 오래구나. 그대는 지쳐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 마음을 평가하는 건 그 정도로 해두시죠. 지금까지 상대한 용사들도 그런 과정을 겪었던 겁니까?”

“그렇도다. 그리고 그들은 이 몸의 시험에 부합하지 않았노라. 하나 같이 끔찍한 짓을 저질렀으며, 이곳의 원주민들의 목숨을 눈곱만치도 생각지 않는 자들뿐이었도다.”

“과연 그렇군요. 지금까지 당신이 용사라면 무조건 죽이고 보는 괴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름대로의 룰이 있었을 줄이야. 나를 살려둔 이유도 나름 납득이 갑니다. 나름 용사들 중에서는 ‘마지막 양심’이라고 불려도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


크라이브는 말을 아꼈다. 굳이 여기서 트집을 잡아 내적갈등을 심화시킬 필요는 없었다.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게 최고다.


“그런데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저한테 사용하지 그랬습니까?”

“그때와 지금은 다르도다. 그대와 맞붙었을 때는 상대방의 전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명예로운 전투라고 생각했노라. 허나, 이번에 그 언급하기도 싫은 지긋지긋한 파충류와 충돌하면서 새로이 마음을 다잡았도다. 명예로운 전투는 상대가 격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노라.”


레그와의 싸움은 크라이브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었다. 용사들을 상대로는 조금의 틈도 주는 일없이 먼저 심판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과 조금이라도 이상한 일이 있다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경험을 말이다.


“그것 말고도 하나 더 있지 않습니까?”

“그렇군. ‘마법의 말’을 말하는 것인가.”

“앞으로 절대로 그 말은 하지 말길 바랍니다. 아무튼 쓸데없는 잡담들이 많았군요. 그래서 용사들을 상대로 그런 권리를 갖고 있는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뭡니까? 용사가 아니라면 역시 마왕입니까?”


독고자는 크라이브의 정체를 ‘마왕’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마왕들 뺨치게 이상한 외모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을 사용해 용사들을 압살한다.


한 마디로 그를 정리하자면······


크라이브는 마치 용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병기 같았다.


“마왕이라······ 그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해줄 수 없노라. 이 몸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억이 뒤죽박죽이니라. ‘기억상실증’이라고 말해야 좋겠구나. 과거의 기억은 단편적인 것들만이 남아있으나, 이 몸이 갖고 있는 임무는 확실히 영혼에 새겨져 있도다.”

“거참 편한 설정이로군요. 그래서 뭡니까? 그 임무라는 게.”

“이 몸은······ ‘세계’를 지키는 ‘자연현상’과도 같은 ‘법칙’이노라. 이 영혼이 부르짖길······ 이런 자를 ‘존재자’라고 부르는 것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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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012. 드러나는 진실 (8) 19.07.20 19 0 11쪽
71 012. 드러나는 진실 (7) 19.07.20 13 0 10쪽
70 012. 드러나는 진실 (6) +2 19.07.17 23 2 9쪽
69 012. 드러나는 진실 (5) 19.07.15 22 1 8쪽
68 012. 드러나는 진실 (4) 19.07.14 25 1 7쪽
67 012. 드러나는 진실 (3) 19.07.13 30 1 7쪽
66 012. 드러나는 진실 (2) 19.07.11 27 2 9쪽
65 012. 드러나는 진실 (1) 19.07.09 39 4 9쪽
64 011. GARDEN (8) 19.07.07 32 3 19쪽
63 011. GARDEN (7) 19.07.05 29 1 7쪽
62 011. GARDEN (6) 19.07.03 31 1 7쪽
61 011. GARDEN (5) 19.07.02 45 1 9쪽
60 011. GARDEN (4) +3 19.07.01 32 1 7쪽
59 011. GARDEN (3) 19.06.29 38 1 9쪽
58 011. GARDEN (2) 19.06.26 41 0 7쪽
57 011. GARDEN (1) +1 19.06.24 3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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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009. 징후 (4) 19.06.17 5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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