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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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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8.22 01:0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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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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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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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012. 드러나는 진실 (6)

DUMMY

이것은 끝이 다가왔다는 징조였다. 현실과 되살아난 과거의 기억이 겹쳐오며 두려운 미래가 펼쳐졌다.


“원력을 사용할 수 있으면 뭐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신은 어떻게 마왕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구요?”

“독고자여,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도다. 마왕의 신체를 이루고 있는 자들이여!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할 때일지니. 지킬 것인가, 잃을 것인가.”


크라이브의 말을 들은 이들은 모두 의아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마왕의 육신을 이루는 면면들은 그 의미를 명확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사형선고를 내리는 거야?”

“죽이지 마세요! 살고 싶다고요!”

“구하러 왔으면 모두 살려야 할 거 아니야!”


지킬 것인가, 잃을 것인가.


독고자는 이 말의 뜻을 ‘모두를 죽여야 할 시간’이라고 해석했다. 그가 모두를 포기했다고 생각한 독고자는 이제 크라이브에게 넌더리가 나기 시작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민간인들은 구해야 하는 게 옳습니다.”


그러나 그런 독고자의 신념을 비웃듯, 마왕은 어깨에 솟아난 얼굴 하나에 손을 쑤셔 넣었다. 피가 치솟으며 다음은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면면들이 비명을 내지른다.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지!”


독고자는 경신술을 이용해 순식간에 마왕의 앞까지 도달했다. 확신은 없었으나 할 수 있는 것은 시도해볼 수밖에 없었다.


마왕의 머리는 그저 뇌와 입이 있을 뿐, 사람들의 얼굴은 없다. 그렇다는 소리는 유일하게 안심하고 때려눕힐 수 있는 유효지점이라는 것이다.


“흠씬 두들겨 패서 아무것도 못하게 기절시켜주마!”


다만, 그것은 독고자의 생각이었을 뿐이다. 독고자의 주먹이 닿기도 전에 마왕의 뇌 표면 위에는 경악에 찬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독고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마왕의 대검에 부딪혀 물수제비처럼 몇 번이나 튕기며 대지에 눕고 말았다.


“크라이브 쥬드!”


마왕은 독고자를 철저히 무시하며 어깨에 박아 넣은 손으로 원력-[냉점]을 흘려보냈다. 어깨 안에서 살점을 찢어내며 날이 선 얼음덩어리들이 산처럼 솟아나왔다.


특기, 절대영의 천국.


마왕의 넋능력, 퍼펙트헤븐과 원력-[냉점]이 맞물린 특기. 자신이 받은 ‘초한’의 상흔을 퍼펙트헤븐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로 ‘나눠주는 특기’다.


“추워······.”

“으으······.”

“살······ 려.”


특기에 휘말린 이들은 뼈가 얼어붙는 감각과 살점에 살얼음이 끼는 느낌을 받았다. 요동치던 심장은 점차 느려지며 몸을 회전하던 뜨거운 피는 차갑게 식어간다.


“어쩔 수 없구나. 네이브여, 잘 부탁하노라.”

“네? 뭐를요?”

“특기······ ‘사람구하기’.”


모두가 죽어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크라이브는 대지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버파로 마을의 모두를 감쌌다.


몬스터를 제외한 전부에게 노란색의 정신력이 맞닿아있는 모습은 나무가 뿌리를 내린 것과 닮아있었다. 다만, 양분을 빨아먹는 뿌리와는 반대로 크라이브는 자신의 정신력을 지속적으로 뱉어내며 마왕의 넋능력에 저항했다.


“원력, ‘헌신(獻身)’과 넋능력이 합쳐진 특기로다. 본디 헌신은 심상계의 원력으로 타인의 고통을 대신하여 짊어지는 성질의 원력이로다.”


헌신(獻身).


타인이 받는 고통을 자신이 대신하여 받아내는 원력이다. 이에 크라이브의 넋능력인 저항하는 힘을 섞으면, 적의 힘을 반감시키면서 안전하게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이 짊어지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아주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잠깐만요, 아저씨? 죽으려고 환장했어요? 다른 사람들 고통을 뭐라고요? 여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대로 있으면 모두가 죽게 될 것이노라. 확실히 결말을 짓지 않는 이상은 말이도다. 네이브여, 잘 듣거라. 이 몸은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도다. 더 이상은 전투를 행할 수 없으니, 그대와 독고자 둘이서 이 사태를 해결하여라. 으읏.”


차디찬 고통에 크라이브는 몸을 움츠렸다. 그의 가호를 받은 사람들은 점차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었으나, 모든 것을 가져간 크라이브는 고통 속에 영혼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괜찮아요? 젠장! 그냥 죽여 버리겠어!”


건틀릿을 전투태세로 변형시킨 네이브는 당장이라도 달려 마왕을 처리하고자 했다. 그러나 크라이브는 고개를 내저으며 그녀의 행동을 나무랐다.


“그래서는 안 되느라.”

“그럼 어쩌자고요? 저 놈이 그냥 얼음으로 몸을 지지니까 이 사단이 됐잖아요? 다음에 불을 지르면 어떻게 되죠? 몸에 박혀 있는 사람들도 죽고 다른 사람들도 고통 받고! 아저씨는······.”


네이브는 입술을 깨물었다. 같은 정신력 사용자와의 전투이기 때문일까? 그 동안 사투를 벌인 크라이브의 모습은 많이 봤으나, 이렇게까지 눈에 보일 정도로 고통을 호소한 적은 없었다.


“세상의 일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노라. 단단히 꼬여버리는 일 따위는 아주 흔하며 당연한 일일지니. 사람들은 이에 쉽게 질리며, 포기하는 것이도다. 그것이 아니라면, 뒷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쉬운 길을 가려고 하노라.”

“쉬운 길······. 그 말은 지금 저보고 마왕을 해치지 말라는 소리인가요? 이 상황에 이것 말고 다른 길이 어디에 있겠어요?”

“네이브여. 이 몸은 인간의 위대함을 믿노라. 실제로 우리에게는 압도적인 힘이 있도다. 지금이라면 무리 없이 마왕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일 테지. 허나, 그래서는 우리들이 상대한 용사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그대는 생명을 짊어질 각오가 되어있는가?”

“······.”


네이브는 지금까지 맞서 싸워온 모든 적들에 대해서 떠올렸다.


블랙본즈. 자신의 마음대로 사람들을 가지고 놀았던 두 말의 여지가 없는 개자식이었다.


구독룡. 자신을 위해서 걸림돌이 되는 놈들은 닥치고 제거하고 다닌 천하의 나쁜 놈이었다.


레그. 쾌락을 따라 개썅마이웨이를 즐기며, 다수의 사람들을 죽였던 악질 중에 악질이었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모두 어떠한 신념도, 각오도 없이 행위를 저질러왔다는 것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방해되는 것들을 쉽사리 ‘제거’하고 버리면서 말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잖아요. 더 이상은 고집이에요. 사람들이 다 죽을 거예요. 천 년 만 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들이 저 사람들을 모두 죽여도 어떤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도 전 ‘제 삶의 주인이 되기로 결정’했어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이게 제 ‘신념’이라고요!”

“좋은 신념이로다. 허나, 지금은 넣어두어라. 오늘의 일이 무사히 지나간다면 미완성인 그대를 한 차례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도다. 최후의 최후는 이 몸이 모든 죄를 갖고 가겠으나, 지금은 그 때가 아니노라. 아직은······ 더 견뎌낼 수 있노라. 지금은 저들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서 기다리자꾸나.”

“아저씨는 멍청이에요. 사람이 너무 좋아요. 사람의 본질은 결국 자기보호에요. 다른 건 몰라도 자기 목숨이 중요한 건 안다고요. 설마 지금 사람들이 희생할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이대로는 절대로 변하는 거 없어요.”


네이브는 마왕을 가리켰다. 마왕은 독고자를 몰아붙이고, 독고자는 검을 뽑아 공격을 막아내기만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마왕의 몸에 붙어있는 얼굴들은 자신의 보호를 호소하고 있었다.


“하! 지금도 보세요. 이 사단인데 공격하지 말라고! 죽이지 말라고! 그래요! 사람의 본질은······ 절대로 안 변해요. 물론, 아저씨하고 같이 있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어요. 사람에 대한 제 인식도 조금은 바뀌었죠.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저한테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더 정당해요!”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들이 되어야 하느니라.”

“그게 정말 가능하다고······.”


거친 표호가 땅을 울렸다. 그 괴성은 마왕의 것이 아닌, 독고자의 것이었다.


버파로 마을에 남아있던 건물들 대부분이 박살난 대지의 위, 언제 도달했는지도 모를 지점에서 독고자는 단단히 버티고 서있었다.


그는 이 뒤로는 절대로 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온 힘을 다해 마왕과 검을 부딪쳤다.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것은 정신을 잃은 체 쓰러진 버파로 마을의 사람들이었다.


“으아아아!”


독고자는 마왕의 대검을 힘껏 밀쳐냈고, 그 반동으로 둘 사이에는 한 차례 숨을 돌릴 수 있는 거리가 생겨났다.


“절대로······ 이 뒤로는 보내지 않겠다.”


작가의말

 다음이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입니다. 길고 길어진 것 같아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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