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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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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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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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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16. Z, 보스레이드 (5)

DUMMY

제라스는 오른쪽 허벅지를 부여잡고서 다리를 질질 끌며 옆 칸의 문을 향해 다가갔다. 절뚝거리는 그를 향해 윌이 오토바이의 엔진음을 키우며 달려들었다.


“큭!”


제라스는 몸을 굴려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무서운 속도의 바퀴를 피해낸다. 재빨리 일어선 제라스는 다급하게 문을 열고서 옆 칸으로 넘어갔다.


용사형제들의 떠들썩한 등장 덕분인지 사람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다른 칸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분명 맨 앞 칸과 꼬리 칸으로 인파들이 분산되어 있겠지.


“우선은 머리 칸으로 간다.”


부지런히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제라스는 달린다. 그의 뒤를 쫓아서 윌이 속도를 높이려 했으나, 바퀴가 헛돌며 휠만이 전철 바닥을 긁어냈다.


“당했다.”


윌은 거칠게 오토바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오토바이의 앞바퀴에는 구멍이 나있었다. 믿기 힘들지만 그놈이 공격을 피하면서 동시에 바퀴를 파괴한 것이다.


“아니,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데! 내 돈!”

“진정해, 임마.”


엘은 윌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동생인 윌은 그런 태연한 태도의 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지 인상을 찌푸린다.


“진정하긴 뭘 진정해. 당장에 저놈 모가지를 잘라버릴 거야!”

“넌 너무 여유가 없어. 그래서야 침착한 사고를 할 수 없지. 그게 너의 유일한 약점이야. 저놈 보통은 아니라니까. 오히려 바퀴 하나로 끝난 게 나을 수도 있어. 넌 다치지 않았으니까.”

“쳇, 알았다고.”


엘의 말에 윌의 분노가 누그러졌다. 두 형제는 불과 물의 관계였다. 윌은 성미가 급하고 뜨겁게 불타오르는 반면에, 엘은 연장자의 관록인지 언제나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윌이 선을 넘어설 때마다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인물은 오직 형인 엘 뿐이었고, 윌도 형의 말이라면 주인에게 엉겨 붙는 강아지 마냥 끔뻑 죽었다. 물론, 엘에게도 동생인 윌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을 주는 존재였기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형, 빨리 가자. 그 녀석 다리를 절고 있었어. 오른쪽 허벅지에 피가 묻어 있었으니까 부상을 당한 게 분명해.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과연 그럴까.”


제라스의 뒤를 여유롭게 쫓아 칸과 칸을 이동하며 엘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놈은 연기를 하는 것일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첫 만남부터 오토바이에 깔리기 전까지도 오른쪽 다리를 절고 있었잖아. 형 말대로 그 녀석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도, 우리가 전철에 올라탄 건 기습적이었어. 경황이 없었을 텐데, 그 때부터 덫을 파놨다는 소리야?”

“그래. 이상한 점은 바로 거기야. ‘오토바이에 깔리기 전까지’ 말이야. 놈은 우리들에게 몰아붙여졌다. 놈이 어딘가 불편하다는 건 나도 느끼고 있었어. 하마터면 나도 깜빡 넘어갈 뻔했지.”


엘은 전철의 연결부 문을 밀어젖히며 계속해서 다음 칸으로 넘어간다. 연결부의 문으로 보이는 유리창을 투과해 다음 칸으로 제라스의 얼굴이 보였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는 것을 보아하니, 첫 번째 칸에 거의 도달한 모양이었다. 머리 칸에 사람들이 가득 찼는지, 제라스는 다음 칸으로 넘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형제들을 맞이하기로 결심한 모습이다.


“윌, 나는 너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어.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야. 실력으로써 평가하는 거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형?”

“비록 실패했더라도 네 공격에 군더더기는 없었어. 알겠어? 피하는 건 가능해도 ‘반격’까지 할 여유는 없었다는 거야!”


엘의 말에 윌은 뭔가를 깨달은 듯 자신도 모르게 헉소리를 내었다.


“이봐, 윌. 녀석은 걸을 수 없을 정도의 부상에 추격을 당하는 입장이야. 신체와 마음이 극한으로 물려있는 상황이란 말이지. 그 상황에서 카운터를 쳐내는 여유는 나라면 갖지 못해.”


의심의 단서들은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내 판단으로는 녀석은 연기를 하고 있어. 어쩌면 뚫릴 수 있었던 건 바퀴 따위가 아니라, 너였을지도 몰라. 물론, 단순히 과한 의심일수도 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그렇구나. 역시 형은 대단해.”

“아니, 나보다는 네가 더 대단해. 조금만 침착해지면, 넌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대단한 놈이 될 거야. 그건 내가 보증해.”


어느새 둘은 제라스가 있는 칸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 앞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윌은 천천히 미닫이문에 손을 가져간다.


“······.”


제라스는 말없이 그 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 둘과의 거리를 확실히 살필 수 있는 이 순간을 말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칸을 넘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결부를 지나야만 한다. 그리고 그 연결부에는 ‘TT(TRACE TRAP)’을 설치해두었다.


혼자라면 몰라도 두 명 이상의 상대는 골치 아프다. 연계도 연계겠지만, 더욱 성가신 점은 그보다 근본적인 ‘머릿수’였다.


개미 혼자서는 천적을 이겨낼 수 없다. 하지만 다수의 개미라면 천적을 이겨낼 수 있다. 설령 승리할 수 없을 지라도,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제라스는 그 점을 경계했다. 혹여나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만들어낼 후폭풍이 두려웠다. 나비효과처럼 퍼져가는 흐름은 자신의 손을 벗어나며 ‘운명’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이 확실하게 적을 죽일 수 있을 때만 공격하며, 단 하나의 생체기도 허용치 않은 제라스의 심리상태였다.


‘저놈들은 특히 위험해. 동생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아. 마음만 먹었다면 처음 전투에서 죽이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형 쪽은 달라. 관찰력과 마음가짐이! 저런 놈들은 어쭙잖게 하나만 살려둬서는 안 돼. 반드시 둘을 한 번에 죽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기 살기로 물어뜯으러 오겠지!’


나름대로 제라스는 최종보스라고 불릴 법한 사나이다. 수많은 역경을 뛰어넘어온 그의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놈들은 위험하다. 어떻게 해서든 여기서 해치워야만 한다.


‘자 열어라!’


긴장감이 빚어낸 땀 한 방울이 제라스의 이마에서 미끄러졌다. 바닥을 적시는 초조함의 흔적들이 하나둘 늘어만 간다.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윌과 엘은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왜지? 어째서 열지 않는 거냐?”

“역시는 역시 역시지! 형이 옳았어!”


그 순간이었다. 제라스는 자신의 머리위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동생 ‘윌 그레이’였다.


“무, 무슨!”


고개를 들어본 천장에는 윌이 있었다. 전철 칸의 위에는 언제 생겼는지 모를 보라색의 구멍이 뚫려있었고, 윌은 그곳에 매달려 제라스를 향해 ‘리볼버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네놈 대가리 위에는 우리 형이 있다고! 이게 형의 초능력, ‘공간성형’이다!”

“SF계열 용사들이었나!”


윌은 대답대신 총알의 비를 퍼부었다. 객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피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


“죽어! 죽어! 죽어!”


총구는 계속해서 불을 뿜어낸다. 제라스는 사람들을 붙잡아 방패막이로 사용했으나, 윌의 총알에 맞은 부위가 보라색의 구체로 몸집을 불리며 주위를 좀먹었다. 그 형태는 흡사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를 보는 것 같았다.


“크하하하! 절대로 못 막아내! 이건 형과 나의 합작이라고! ‘최강의 창’은 이걸 두고 말하는 거다!”

“초능력! 젠장할! 넋능력 같이 앞을 예측하기 힘든 힘! 이래서······ 이러니까 SF계열이 싫은 거다!”


절규를 무시하고 리볼버는 무자비하게 실린더를 회전시킨다.


마침내, 리볼버의 실린더를 아득히 뛰어넘은 숫자를 ‘장전도 없이’ 쏘아재끼던 윌의 총이 작동을 멈췄을 때, 움직이는 이는 어느 누구도 없었다.


제라스? 제라스 역시 얼굴에 구멍이 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해냈다! 형! 내가, 아니! 우리가 해냈어! 해치웠다고! 하하! 어쩐지 좀 더운 것 같은데? 총의 열기 때문인가? 뭐, 아무려면 어때.”


들뜬 목소리와 함께 윌은 부여잡고 있던 구멍의 테두리에서 손을 놓았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윌과 엘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당초에 그들이 제라스의 제거를 통해 얻게 될 보수의 내역은 ‘원래의 세계로의 귀한’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었기에, 형제는 의심했으나 달리 방법은 없었다. 그들은 썩은 동아줄을 붙잡을 수 있을 만큼 간절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반드시 귀환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윌과 엘의 세계는 압도적인 과학력을 이룩한 세상이었다. 얼마나 아득한 기술력을 갖춘 것인지, 인간의 인지는 발전을 따라잡는 것에 실패했고, 인간 대신 기계가 무한한 진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그들의 모성으로부터 시작된 기계화는 ‘우주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즉, 그들의 세계는 ‘디스토피아’였다.


금속들로만 가득한 우주의 안에서 형제들은 여행을 했다. 쇠퇴한 인류들과 다른 종족과 섞여 변이체가 되버린 이들을 쓰러뜨리면서 처음 진화가 시작되었던 모성을 향해 움직였다.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형제들의 정체는 ‘냉동인간’에서 깨어난 ‘구시대의 인간들’이었고, 모성에서 진화를 주도하는 ‘슈퍼컴퓨터’를 셧다운시킬 수 있는 유일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들이 해내는 거다, 윌. 세상을 다시······ ‘해를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바꾸자.’


허나, 모험의 끝이 보이는 때, 형제들은 용사로써 소환 당하고야 말았다.


그래, 소환 당했다! 불과 며칠이면 끝날 일이었는데!


분노한 윌은 용사협회를 없애 버리고자 했으나, 형인 엘이 그것을 만류했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로 한 것이었다.


‘솔직히 이곳의 생활은 그리 나쁘지 않았어.’


이미 멸종되어버린 동식물들을 채집하고,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찾을 수 없던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형과 함께 바라본 ‘첫 일출’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언제나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원래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돌아가기만 한다면, 녹음과 생명의 울음소리가 퍼져나가게 만들 수 있건만! 소환은 가능한데 되돌려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니!


그렇지만 이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젠 돌아갈 수 있다. 용사협회의 말이 거짓일지도 모르지만······ 복잡한 생각을 하기는 싫었다. 그건 그때의 일이니까.


‘준비는 끝났어.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돼! 형! 우리가 해낸 거야!’


윌은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통로 유리창 너머로 형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착지하면서 마주친 형의 얼굴은 그의 기대와는 달리 당혹감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안 돼! 윌! 아직은 안 돼! 바닥에······ 바닥에 발을 딛지 마! 내려오지 말란 말이다!”


다급한 그의 외침에 엘은 착지한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온 몸을 참기 힘든 냉기가 육신을 죄여왔다.


“설마······.”


윌은 앞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는 분명 머리가 뚫려 죽었던 제라스가 멀쩡히 서있었다.


“D랭크의 ‘투기(鬪技)’, ‘화염그림자’. 끌끌, 넌 ‘환영’을 봤던 거다.”


투기.


특기가 넋능력과 원력을 조합한 개인의 고유한 기술이라면, 이것은 오로지 ‘원력’을 가공하고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것으로 마법의 종류나 격투의 기술들처럼 누구나 노력과 재능으로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중에서 화염그림자는 ‘D랭크’에 속하며 ‘원력-[열점]을 컨트롤해 상대에게 허상을 보여주는 기술’이었다. 만들어진 허상은 전투능력은 없지만, 남을 속이려면 이것만한 것도 없다.


“그리고 자네가 착지한 장소에는 내가 미리 덫을 깔아뒀지. 그럼······ 잘 가게나.”


제라스가 엄지와 검지를 튕기는 것과 함께 송곳처럼 솟아오른 얼음덩어리들이 피를 흩뿌렸다.


작가의말

 드디어 설정에 있던 것들이 한 번씩은 나오게 되었네요. 그러면 다음화는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덧붙여 인원이 70명 이상이 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람제일 파트는 되도록 빠르게 제가 수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에는 바쁘기 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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