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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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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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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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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16. Z, 보스레이드 (8)

DUMMY

정신력은 인간의 의지를 대변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력들이 개인을 만나 독창적인 개성을 갖게 된 것이 넋능력이다.


이러한 넋능력에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특징은 ‘넋능력은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력 유저들은 이것을 ‘계발’이라고 부른다. 허나, 진화라고해서 180도로 전혀 다른 것으로 뒤바뀌는 거창한 무엇인가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넋능력의 자유도나 범위가 늘어나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특정한 분야에 집중되어 한쪽만 강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토록 오묘하고 기묘한 넋능력의 세계에서 성장의 기반이 되는 것은 ‘시전자의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그래, 잠재력 말이다. 과거에 그 잠재력이 폭발한 때가 있었다. 바로 과거에 크라이브를 만나서 쓰러뜨려야만 했던, 그 각오를 다져야만 했던 시기다. 거기서 제라스의 가능성은 정점을 찍었다.


“재생.”


제라스는 짧게 내뱉으며 강철더미로부터 뛰어내렸다. 착지하는 그의 뒤를 쫓아 겨냥된 주포가 움직인다.


“어딜 도망가! 이미 늦었다! 내 공격 범위에서 벗어날 순 없어! 이 나라와 함께······ 아니, 나라채로 날려주마!”

“나를 따라올 거라 생각했다.”

“뭐? 으아아아!”


윌은 비명을 내질렀다. 살갗을 뚫고서 무엇인가가 파고들어오고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다. 다리부터 머리까지 곳곳에서부터 총알 같은 무엇인가가 내장과 살덩이를 끊어내며 돌진해온다.


혼란한 와중에 윌의 시선이 투척이 시작된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는 제라스가 있었다. 분명히 대지 위에 서 있을 제라스의 모습이 투기 ‘비산’을 사용했던 그 모습 그대로 똑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이다.


“최대한 숨기고자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게 내 비장의 카드다!”


이것이 넋능력 TT(TRACE TRACER)가 한 단계 더 나아가 손에 얻게 된 특수한 힘이다. 제라스는 이것을 ‘TRACE TRACE, Version 2', 줄여서 TT2라고 불렀다.


계발된 TT2의 넋능력은 특수한 기능이 하나 추가된 형태였다. 기존의 TT의 능력이 제라스가 오로지 자신의 과거행적만을 지켜볼 수 있는 넋능력이라면, TT2는 거기서 더 나아가 그 행적을 ‘실체화’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이것이 왜 제라스가 2명이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었다. 제라스는 비산을 사용했던 자신을 실체화시켜, 한눈이 팔린 윌에게 다시 한 번 공격을 날린 것이다.


“파, 팔이!”


윌은 얼굴을 찡그렸다. 펄펄 끓는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던 주포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제라스의 공격 때문이었다. 광대한 공격을 장전했던 기계팔의 군데군데가 구멍이 뚫린 체로, 보라색의 연기를 내뿜으며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건 위험하다. 이건 총구의 안에 이물질을 집어넣은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그 말은 즉, 터뜨리기 직전의 에너지들이 역류해 배출되는 것 없이 윌과 함께 ‘폭발’할 것이라는 소리다.


“너, 너 이 자식이!”

“이미 네놈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어떻게 할 거냐? 공멸을 원하지는 않겠지? 형의 유지를 이은 지금, 이렇게 어이없이 죽는 건 어불성설이지 않나? 거기서 네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 뿐이다.”

“악랄한 새끼!”


분하지만 제라스의 의도대로다. 자신은 여기서 죽을 수 없었다. 반드시 돌아가고야 마리라.


윌은 폭발하기 직전의 통제 불능의 무기를 끊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공간을 열어 어깨까지 변형된 자신의 팔을 집어삼키게 만들었다.


“으아아악!”


팔과 이어진 신경들이 팽팽한 실이 끊어지는 듯, 툭툭 소리를 내며 찢겨져 간다. 전기가 전신을 통과하는 끔찍한 고통을 이겨낸 윌의 시선에는 보라색의 아공간 속에서 섬광과 함게 폭발하는 주포가 들어왔다.


후폭풍의 위력을 예감한 윌은 서둘러 아공간을 닫으며 현실과 단절시켰다. 그러나 그 위력은 그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윌이 공간을 닫은 지점이 소용돌이를 그리며 일그러진다. 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주위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며 블랙홀처럼 주위의 모든 것이 엄청난 기세로 빨려들어 간다.


공기도, 빛도, 소리도······ 심지어는 ‘대지’마저도 움직인다. 당연히 바로 옆에 있던 윌 역시 이 인력의 힘을 거스를 수 없었다. 윌의 반신은 이미 공간에 먹혀 반이나 갈려나가 버린 상태였다.


“네놈에 대한 분석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지 않았나?”


제라스는 비릿한 미소와 함께 중얼거렸다. 그는 원상복구 시킨 대검형태의 미스틸테인을 바닥에 꽂고서 사력을 다해 버텨내고 있었다.


“갑자기 강대한 힘을 얻은 녀석이 그것을 마음대로 제어하기란 힘든 법이지. 천재가 아니고서야······ 하지만 네놈은 천재는 물론, 범재 수준도 되지 못한다. 하물며, 자신의 힘을 성장시킨 것도 아니고, 타인의 힘을 받은 거다. 당연히 그 내력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겠지.”

“왜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지껄이는 거냐······.”

“알다마다. 너는 공간에 법칙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공간은 각각의 독립된 공간일까? 아니면 ‘하나인 공간을 나눠서 쓰고 있는 것’일까? 나는 후자라고 판단했다.”


공간을 만들어내고, 법칙을 부여할 수 있다. 얼핏 들으면 그 만큼 다양한 공간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초능력이라는 것은 뇌로부터 시작되며 생각보다 많은 과부하가 걸리게 되는 힘이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인간의 뇌를 컴퓨터라고 생각해보자. 컴퓨터는 인간의 뇌처럼 다양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으며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어떤 무거운 일을 처리할 때는 속도가 저하되거나 과부하로 인해 셧다운 된다.


초능력이란 컴퓨터의 ‘무거운 일’에 해당하며, 이것을 처리하는 뇌에는 일이 쉽던 어렵던 ‘과부하’에 놓인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과연 공간이라는 비물질적이면서도 고차원적인 개념을 여러 개나 생성하고 다룰 수 있는 뇌가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제라스는 NO라고 두었다.


윌의 형인 엘은 상당히 우수한 인재였다. 그가 어쩌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공간들을 만들어내며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겁먹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인간이었다. 실제로 윌에게 능력이 넘어가기 전까지는 그것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네놈이 능력을 다루는 것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지. 그 공간은 ‘연결’되어 있다. 정확한 크기는 가늠할 수 없지만 틀림없이 그 공간은 서로가 이어져 있다. 법칙을 만드는 것은 그 공간의 일부분의 영역을 지정하는 것이고 말이지. 그것을 예상케 만든 것은 빨려 들어간 쇠붙이들이 뭉쳐져서 나타났을 때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어째서 쇠붙이들이 빨려 들어가고 다른 공간에서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저 아공간은 입구가 다를 뿐, 자제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비산’을 써서 그것을 확인하고자 했다. 분명히 네놈이라면 아공간 속으로 피할 수 없는 공격들을 집어넣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아공간은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있다!”


비산으로 흩어져버린 검신조각들은 그 정신력들이 사라지기 직전까지 제라스에게 많은 정보를 보내줬다. 결국 자신의 이론을 증명한 제라스에게는 윌의 공격을 무마시키면서 쓰러뜨릴 수 있는 최적의 수를 계산할 수 있었다.


“능력이라는 것은 무조건 크게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려있다. 그건 넋능력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지. 솔직히 말해서 네놈이 그 능력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능숙하고 정보가 있었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형과 달리 큼지막하게 능력을 쏟아내는 네놈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너는 1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으아아아아! 젠장할! 너는 내가 반드시 죽인다!”

“아니, 유감이지만 그럴 수는 없다. 죽는 건 네놈이다. 초능력은 뇌하고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지. 달리 말하면 초능력을 당하는 것은 죽음에 직결된다는 소리다. 과연 ‘나라 하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파괴력’이 ‘초능력의 중심’에서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윌은 몸소 보여주었다. 찢겨져 떨어지는 부위들과는 별개로 머리의 온갖 구멍에서 피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주, 죽여······ 형.”

“해피엔딩을 꿈꿨겠지만 그런 건 없다. 이게 네놈의 데드엔딩이다.”


하지만 사력을 다하는 인간이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그 가능성을 망각했던 제라스에게는 뜻밖의 벌이 떨어지고야 말았다.


“우욱.”


땅에서 솟아오른 철골 하나가 제라스의 패를 꿰뚫은 것이다. ‘검게 죽은 피’를 입에서 쏟아내는 제라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윌을 올려다봤다.


“엿······ 먹어.”


그 말을 끝으로 윌은 기계처럼 변질되버린 몸과 함께 아공간에 빨려 들어가 소멸하고야 말았다.


“한 방······ 먹었군.”


제라스는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남은 정신력을 뚫린 배부위에 집중하자 그의 피부는 부글부글 거품이 일어나더니 서서히 덮여가기 시작했다.


원력-[재생]. 상처를 치유하려는 성질을 끌어내 만들어진 원력의 일종이다. 죽을 정도의 상처나 병을 치유할 수는 없지만, 정신력의 투입량을 조절하면 이 정도의 상처는 응급처지할 수 있다.


“벗어······ 나야만 한다. 정신력이 부족해.”


제라스는 피곤한 모습으로 철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지쳐있었다. 본격적으로 윌을 상대하기 위해 있는 정신력을 모조리 긁어내면서 싸웠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다른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그는 죽을 것이다.


“으윽.”


혹은······ 지금을 버텨내지 못하고 죽던가 말이다.


제라스는 격전지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정신을 잃은 체 쓰러지고야 말았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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