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연재 주기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16 23:2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14,901
추천수 :
394
글자수 :
431,602

작성
19.09.03 00:22
조회
19
추천
2
글자
7쪽

017. Z, 과거를 걷다 (5)

DUMMY

“사, 살려줘! 내가 졌다!”


제라스는 꼴사납게 자신의 패배를 외쳤다. 허나, 크라이브는 칼을 거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실상 죽음은 제라스를 붙잡은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순간이었다.


“전투는 여기까지입니다.”


목소리와 함께 정해진 결과에는 이변이 생겨난다.


투기장에 난입한 누군가가 날랜 움직임으로 떨어지는 제라스를 낚아챘다. 모래 알갱이가 자글자글한 투기장 바닥을 쓸어내리며 착지한 인물이 모래먼지를 뚫고 유유히 걸어 나온다. 그의 품에는 사시나무 떨 듯이 떠는 제라스가 있었다.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

“아닙니다. 이미 끝났습니다.”


크라이브를 상대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남자는 제라스나 크라이브처럼 호박색의 눈동자를 지닌 기사였다.

그의 용모는 한 마리의 성난 호랑이와도 같았다. 눈매는 매와 같이 날카로웠으며, 굳건한 표정은 그의 심지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곰 같은 그의 덩치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다.


‘그렇군. 슬슬 나올 때라고 생각했지. ‘나이젤 쥬드’.’


이게 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어째서 저 자가 쥬드의 이름을 쓰고 있는 걸까?


제라스는 꿈속의 자신을 구한 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나이젤 쥬드’. 국왕의 성을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쥬드왕국의 왕자다. 그것도 역모를 꾸몄던 첫 번째 왕비가 남긴 3명의 왕자 중, 제 1왕자였다.


“괜찮으십니까? 제라스 왕자님.”

“기사······ 단장!”


정신을 차린 제라스는 그를 단번에 알아보며 품에서 황급히 떨어졌다.


기사단장 나이젤 쥬드.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했다. 본래라면 나이젤은 자신이 행한 일은 아니더라도, 어머니에 의해 왕이 될 뻔했던 핵심인물이었다. 그리고 반역의 씨앗인 이상 부모와 함께 처단되었을 1순위의 인물이기도 했다.


허나, 처형된 것은 오로지 어머니와 2명의 공주들뿐이었다. 단지 ‘왕손’이기 때문에 죽지 않은 것일까? 과연 반역의 핏줄이 군사력과 맞닿은 기사단장이라는 직함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정신이 나간 왕이 아니고서야 목숨을 빼앗거나, 평생토록 감시 하에 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나이젤 쥬드는 이렇게 살아서 기사단장이라는 위치에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스스로 ‘반역을 막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반역을 막았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아주 간단하다. 어머니와 측근들의 기대를 배신하고 쥬드 국왕의 편에서 싸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추론들은 그의 성품상 ‘왕에게 칼을 겨누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과 ‘반란이 성공할 것 같지 않으니, 형제들이라도 살려보기 위해 돌렸다’라는 것이다.


그의 진의가 무엇이었던 결국 반란은 쉽게 제압되었고, 국왕은 나이젤 쥬드를 비롯한 2명의 왕자를 용서해주기로 했다. 거기다 국민들에게는 불의를 행하지 않는 ‘진(眞)기사’라고 불리며 칭송받으니,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젤에 대한 평가를 한 마디로 해보자면······.


‘굉장히 눈치가 좋고, 수완이 좋은 인간이었지. 거기다 나름대로 숭고한 마음을 가진 정의를 높이 사던 짜증나는 녀석이다. 이 놈만 없었더라도 ‘계획’은 완벽했을 터······.’


자신의 꿈에 등장한 나이젤 쥬드가 제라스는 끔찍이도 싫었다. ‘어떤 의미로 크라이브 보다 성가신 유형’의 인간이다.


“이 자리는 용사를 가리는 자리라고 알고 있도다. 그대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노라.”

“왕자님의 목숨이 위험한데 가만히 두고 보는 건 불충입니다. 싸움을 계속 하고 싶으신 거라면 8기사단의 제 1 기사단장인 나이젤 쥬드가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나이젤 쥬드는 등에 매고 있던 검을 뽑아 크라이브에게로 겨누었다. 놀랍게도 그의 검은 일반적인 검의 형상이 아니었다. ‘보석처럼 일곱 빛깔을 내뿜는 보석과도 같은 검’이었다.


‘저건 ‘넋신기’, ‘칠색의 나라’.’


넋신기.


이는 ‘넋능력이 담겨진 물건’을 뜻하는 통칭이었다. 넋신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신사들의 정신력이 만들어지는 주요장기인 ‘심장’을 뽑아내 가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넋신기에 정신력을 부여하면, 그 소유주가 갖고 있던 넋능력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다만, 생전 그대로의 능력을 그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장인의 솜씨와 재료의 신선도가 중요하다.


그런데 어째서 심장이 중심재료가 되는 것일까? 이는 신사들의 정신력이 ‘심장’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었다. 신사들에게 있어 심장이란, 단순히 피를 만들고 돌게 하는 기관을 넘어서 사람의 경험과 감정, 생명이 깃들어지는 위대한 장소였다.


참고로, 정신력을 끊임없이 갈고 닦은 이들의 경우는 그 심장이 보석과도 같은 단단한 광물과 함께 한다고 한다. 일전에 크라이브가 네이브를 살릴 때 보여주었던 노란색의 보석과도 같은 심장처럼 말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알겠노라. 그대의 뜻에 따르도록 할지어다.”


금방이라도 전투가 벌어질 것 같던 분위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크라이브는 순순히 검을 검 집에 넣으며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오늘의 전투는 없었던 것으로······.”


나이젤도 넋신기를 집어넣으며 전투를 끝내려고 했으나, 이 때 들려온 국왕의 목소리가 모든 것을 허투루 되돌렸다.


“죽여······! 당장 죽여라! 저건 인간의 자식이 아니야! 괴물이다! 저 놈은 용사 같은 게 아니다! 마왕이야! 뭣들 하고 있냐! 국왕의 어명이다! 저 놈은 왕자를 죽이려고 한 놈이다! 나이젤! 어서 그 놈을 없애버려라!”


국왕의 외침에 일반 시민들도 덩달아 크라이브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하긴 살심의 영향권에서 시달렸을 테니, 그에게 화를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크라이브의 앞에 나서는 이는 없었다.


“아무래도 여기서는 퇴장하셔야겠습니다. 지금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노라.”


크라이브는 노발대발 성을 내는 국왕을 옆에서 말리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훔쳐보았다. 왕비 역시 그의 시선을 느끼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어머니에게 전하여라. 이 몸은 당신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이도다.”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전해주는 게 이상적이지 않겠습니까?”


나이젤의 말에 크라이브는 아쉬운 기색도 없이 등을 돌렸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도다.”


마지막 말을 끝으로 크라이브는 투기장을 뛰어넘어 도망쳐버렸다. 그와 동시에, 주의 공간들이 허물어지더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절대 잊을 수 없다. 나에게 치욕을 주었던······ 이날을 말이지. 하지만 동시에 너의 강함을 동경하게 되었다, 크라이브.’


새로운 시점으로 전환을 맞이하는 꿈을 담담히 지켜보며 제라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019.09.11~2019.09.15 추석기간 동안은 휴재입니다 19.09.11 5 0 -
공지 공지(그람제일 파트 안 보신 분) +1 19.08.08 59 0 -
공지 ※수정공지(내용있음)※ - 지금부터 일주일간 수정에 들어가겠습니다. 19.07.21 29 0 -
공지 ※ 필독 - 이 작품 눌러서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19.06.11 117 0 -
공지 ※ (보시면 이해가 되는 안) 짧은 설정집 - 정신력 편 19.06.08 135 0 -
공지 일반연재 신청 넣었습니다! 그리고 연재 일자 19.05.21 59 0 -
공지 (필독)안녕하세요! 공모전 마감이 끝나고서 연재에 대해서입니다! 19.05.13 110 0 -
97 017. Z, 과거를 걷다 2 (5) 19.09.16 9 1 9쪽
96 017. Z, 과거를 걷다 2 (4) 19.09.10 16 1 8쪽
95 017. Z, 과거를 걷다 2 (3) 19.09.09 16 1 7쪽
94 017. Z, 과거를 걷다 2 (2) 19.09.07 22 1 9쪽
93 017. Z, 과거를 걷다 2 (1) 19.09.05 21 1 9쪽
» 017. Z, 과거를 걷다 (5) 19.09.03 20 2 7쪽
91 017. Z, 과거를 걷다 (4) 19.08.30 22 1 8쪽
90 017. Z, 과거를 걷다 (3) 19.08.28 20 1 10쪽
89 017. Z, 과거를 걷다 (2) 19.08.27 23 1 8쪽
88 017. Z, 과거를 걷다 (1) 19.08.25 24 1 7쪽
87 016. Z, 보스레이드 (8) 19.08.25 25 2 11쪽
86 016. Z, 보스레이드 (7) 19.08.22 25 1 8쪽
85 016. Z, 보스레이드 (6) 19.08.19 26 1 10쪽
84 016. Z, 보스레이드 (5) 19.08.18 30 1 12쪽
83 016. Z, 보스레이드 (4) 19.08.16 30 1 7쪽
82 016. Z, 보스레이드 (3) 19.08.14 27 2 7쪽
81 016. Z, 보스레이드 (2) 19.08.12 33 2 9쪽
80 016. Z, 보스레이드 (1) 19.08.11 35 3 7쪽
79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3) 19.08.10 30 2 8쪽
78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2) 19.08.08 35 2 9쪽
77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1) 19.08.05 44 2 7쪽
76 014. Z가 온다...! (3) 19.08.03 47 4 7쪽
75 014. Z가 온다...! (2) 19.08.01 41 2 7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개복치선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