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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16 23: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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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94
글자수 :
431,602

작성
19.09.1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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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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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017. Z, 과거를 걷다 2 (4)

DUMMY

“성에 이런 장소가 있었습니까?”

“왕자님께서 모르시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이 곳은 대대로 왕에게만 알려지는 장소입니다.”

“뭐? 그런데 네가 왜 여길 알고 있어?”

“그건······.”


난처해하는 나이젤 대신 국왕은 입을 연다.


“내가 알려줬다. 한 명 정도는 이 비밀을 아는 이가 필요했다.”

“아버지, 제가 있지 않습니까.”

“비밀유지를 위해서는 가장 강한 창이 필요했을 뿐이다. 더는 왈가왈부하지 마라, 패배한 개 주제에!”

“······.”


윽박을 지르는 목소리에 제라스는 굳게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분노의 응어리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었다.


“잔말 말고 따라와라. 이건 네놈한테도 중요한 것이니.”

“예, 알겠습니다.”


국왕은 선두에 서서 왕성의 지하통로를 해쳐나가기 시작했다. 기둥이 만들어낸 넓디넓은 길을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세 사람의 발소리가 은은하게 공간을 채워나갔다.


“도착했다.”


국왕이 발걸음을 멈춘 장소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거대한 방이었다. 그 방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는 것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종’이었다.


“나이젤. ‘종’을 울려라.”

“예, 알겠습니다.”


종의 앞에선 나이젤은 점잖게 종의 표면에 손을 올렸다. 그의 몸에서 정신력이 분수처럼 치솟고, 흘러넘치는 힘의 전부가 종에게로 흡수되어간다.


“넋신기?”


제라스의 눈은 정확했다. 벌써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죽어버렸을 정도의 정신력을 나이젤에게서 빨아먹은 종은 ‘넋신기’였다.


넋능력을 가진 신사가 죽었을 때, 심장에 결정화된 보석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넋신기. 그렇게 만들어진 도구들은 단순히 정신력을 불어넣기만 해도, 생전의 넋능력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물건이 된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넋신기는 실로 그 종류와 범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일전에 나이젤이 크라이브와 대치할 때 꺼내든 ‘칠색의 나라’처럼 ‘병기’의 모습을 취한 넋신기가 존재하는 반면에, 지금 눈앞에 보이는 황금빛 종처럼 전투와는 전혀 상관없는 모습의 물건도 실재한다.


“저렇게나 많은 정신력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그래, 이것이 내가 나이젤을 데리고 온 이유다. 저 넋신기를 울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정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국왕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황금종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종은 이내 속도를 높이며 요란하게 청명한 종소리를 퍼뜨린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밖에서도 다른 종소리들이 울려 퍼지며 화음으로 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소리가 겹쳐······ 아니, 다른 소리들인가? 설마 ‘쌍둥이 탑’의 종들입니까?”


쥬드 왕국의 왕성 내부에는 두 개의 탑이 존재한다.


이 둘의 모습은 똑같은 첨탑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각각 ‘아침’과 ‘저녁’의 시간대를 종을 울려 알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단순히 그것뿐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설마 다른 기능이 있었을 줄이야.


“3개의 종이 함께 공간을 채울 때, 세계로 가는 문은 열린다. 오직 ‘쥬드 왕가의 혈통’이 울린 종소리만이 열쇠가 될 수 있지.”

“그 말씀은 지금 밖에서 종을 울리는 이들이 제 형제들이란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 중에서도 이곳에 위치한 종은 아주 특별하지. 보통 사람의 정신력으로는 절대로 이 넋신기를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개의 각기 다른 소리가 땅 위의 도형 위에서 뭉치고,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황금의 문’을 소환해냈다.


“끝났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국왕은 갑자기 나타난 이질적인 문에 대해서 아주 익숙한 듯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문의 문고리를 붙잡고 돌리며 안으로 밀어낸다.


“이건······.”


완전히 열려버린 문의 틈새가 비추는 것은 ‘거대한 수정’이었다. 그리고 그 수정안에 들어있는 것은 오색빛깔의 아름다운 깃털로 이루어진 ‘새의 머리’와 어울리지 않는 ‘인간 여성체’의 ‘몸’을 지닌 누군가였다.


“들어와라, 제라스.”


문 너머로 이어진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넘어간 국왕. 그의 손짓을 따라 제라스는 거부감을 이겨내고 수정이 있는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버지, 이게 대체 무엇입니까?”

“이것이 바로 쥬드 왕가가 끝까지 지켜야할 보물이자, 다른 이들은 절대로 알아서 안 되는 ‘힘의 원천’이다.”

“설마······ 이게 ‘그것’입니까?”


국왕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신랄하게 웃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세계’다!”


제라스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설마 세계라는 게 단순한 명칭이나 표현이 아닌 이렇게 기괴한 생명체를 뜻하는 것이었다니. 이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허나, 이미 모든 상황을 한 번 겪었던 미래의 제라스는 모든 것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처음 봤을 때는 확실히 충격이었다. 난데없이 누군가의 장난 같은 물건을 ‘세계’라고 칭하면서 왕가의 보물이라니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으니 말이지. 하지만······ 저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신’이다.’


이 세상에는 이반신이라는 신이 존재한다. 분명 이반신의 교리와 이를 믿는 종교가 존재하지만 그 실재는 확언할 수 없다. 마치 전설이나 민담처럼 이야기는 있으나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체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정말 신처럼 전지전능함에 가까운 힘을 가져다줄 수 있는 어떠한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신에 더 가까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계는 그러한 물건이었다.


‘저 안에 있는 새인간이 어째서 수정에 있는지, 왜 세계라고 불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는 거다. 그래, 단순한 조각만으로 ‘용사들을 소환’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


저 엄청난 세계를 손에 넣었더라면 분명 제라스는 신적인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이뤄지지 못한 꿈이지만 말이다.


“세계는 위험한 물건이다. 조금만 힘을 빌려도 한낱 인간의 힘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하게 되지. 역대 왕들은 세계가 다른 곳에 악용되지 않도록 지켜야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두렵다.”

“크라이브놈 때문입니까?”

“그래. 범인이 이해하기 힘든 사상을 지닌 그 녀석이 세계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나로써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입맛에 맞는 새로운 역사를 ‘천지창조’할지도 모르지.”

“천지창조? 이게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까?”


국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쥬드왕국의 시조가 ‘하늘과 땅’을 가르고, 떨어진 대륙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신화를 들은 적 있느냐? 만약 그것이 세계를 사용한 것이라면?”

“아······.”

“확인해보고 싶지만, 건드리기에는 너무나도 큰 위험이 따르는구나. 제라스, 내 아들아. 나는 크라이브를 꼭 제거하고 싶다.”


국왕의 말을 전부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이해하게 된 제라스는 결심을 얼굴에 담아 입을 열었다.


“맡겨주십시오. 이것이 제가 해내야할 의무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왕국을 지켜내겠습니다. 저희 왕실은 수 만 년이 지나도 절대로 빛이 꺼지지 않을 겁니다. 영원한 통치를 제가 만들겠습니다.”


다시 한 번 꿈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물속에 미꾸라지들을 풀어놓아 드글드글 뒤섞이는 것처럼 주위의 색과 물체가 꿈틀거리며 요동친다.


다시 한 번 꿈이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 펼쳐진 풍경은 밤하늘에 알알이 박힌 별들의 아래로 펼쳐진 푸른 들판의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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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017. Z, 과거를 걷다 2 (5) 19.09.16 9 1 9쪽
» 017. Z, 과거를 걷다 2 (4) 19.09.10 17 1 8쪽
95 017. Z, 과거를 걷다 2 (3) 19.09.09 16 1 7쪽
94 017. Z, 과거를 걷다 2 (2) 19.09.07 22 1 9쪽
93 017. Z, 과거를 걷다 2 (1) 19.09.05 21 1 9쪽
92 017. Z, 과거를 걷다 (5) 19.09.03 20 2 7쪽
91 017. Z, 과거를 걷다 (4) 19.08.30 22 1 8쪽
90 017. Z, 과거를 걷다 (3) 19.08.28 20 1 10쪽
89 017. Z, 과거를 걷다 (2) 19.08.27 23 1 8쪽
88 017. Z, 과거를 걷다 (1) 19.08.25 24 1 7쪽
87 016. Z, 보스레이드 (8) 19.08.25 25 2 11쪽
86 016. Z, 보스레이드 (7) 19.08.22 25 1 8쪽
85 016. Z, 보스레이드 (6) 19.08.19 26 1 10쪽
84 016. Z, 보스레이드 (5) 19.08.18 31 1 12쪽
83 016. Z, 보스레이드 (4) 19.08.16 30 1 7쪽
82 016. Z, 보스레이드 (3) 19.08.14 27 2 7쪽
81 016. Z, 보스레이드 (2) 19.08.12 33 2 9쪽
80 016. Z, 보스레이드 (1) 19.08.11 35 3 7쪽
79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3) 19.08.10 30 2 8쪽
78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2) 19.08.08 35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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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014. Z가 온다...! (3) 19.08.03 47 4 7쪽
75 014. Z가 온다...! (2) 19.08.01 4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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