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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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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27 19:39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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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4
추천수 :
480
글자수 :
456,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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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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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17. Z, 과거를 걷다 2 (5)

DUMMY

‘장면의 전환 주기가 빨라졌다. 거기다 시간대 역시 상당히 뛰어넘었어.’


들판의 위에 서있는 것은 두 사람의 인영이었다. 크라이브와 제라스, 그 둘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믿기 힘든 그림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과거를 되짚어보고 있었노라, 친우여.”


곤충을 한 움큼 입에 넣고 씹은 기분이다. 이 상황을 지켜보는 제라스는 솟아오르는 복잡하고도 불유쾌한 기분에 인상을 찌푸렸다.


‘친우······ 인가. 농담도 심하군, 크라이브. 우리는 친구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제라스를 친우라고 부르는 크라이브.


이 당시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째서 둘 사이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진척되었는지는 똑똑히 알고 있다.


‘각고의 노력이 있었지.’


크라이브를 ‘속이기 위해서’ 말이다.


그날 세계가 단순한 명칭이 아닌 ‘존재’라는 것을 확인한 제라스는 크라이브를 억제하기 위한 계략을 실행에 옮겼다.


그 계략이란 ‘마음을 흔드는 것’이었다. 감상에 젖어있는 자는 ‘정’에 묶여 쉽사리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계략이란 계략에는 도가 튼 제라스였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전문분야가 아니었기에 솔직히 성공하리라고는 확언할 수 없었다. 설마 장기간에 걸쳐 ‘우정’을 쌓고, 그 우정을 방패로 삼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크라이브에게 고삐를 걸어 통제한다는 작전이라니······ 아무리 크라이브가 이상적인 가치를 높이 사는 인물이라도 바보가 아니고서야 과연 흔들릴까.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라는 말이 있듯, 한 번 해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더군.’


물론, 처음부터 크라이브가 마음을 허락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행방을 묻고 물어 간신히 찾아온 제라스를 문전박대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횟수가 쌓여 두 자릿수가 되었을 때, 제라스도 오기가 생겨 진심으로 맞부딪치기 시작했다.


시작은 크라이브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는 주제였으나, 점차 자신의 일상에서부터 나중에는 자신의 마음까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그쯤에 그도 조금씩이지만 말을 받아쳐주더니, 한 달이 되었을 때는 드디어 대화다운 대화가 진행되었다.


“국왕의 명령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도다. 이제 마지막이 남았노라.”

“그래, 그렇군.”


정을 쌓는 방법은 간단하다. 같이 생활하며 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것만큼 단기간에 우정을 만드는 것에 효과적인 것이 어디 또 있을까?


제라스는 이를 위한 시련을 미리 준비해왔다. 인간이라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시련들을 신의 이름을 붙여 ‘용사’인 제라스와 함께 해결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나 같이 인간이라면 해낼 수 없는 일들이었다. 몇몇은 몇 개월이나 걸려서 간신히 해낼 수 있었지. 구실을 위한 것이었으니 실패해도 하등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크라이브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난 인물이었다. 승리란 게 없는 판에서 승리를 만들어내 쟁취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더 어이가 없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놈과 함께 여행을 하면할수록 그놈의 ‘정’이라는 게 조금씩이지만 자신에게도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상대가 상대이니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더라도, 그게 자신의 마음도 갉아먹게 만들 것이라는 걸 왜 알지 못했을까. 이것은 꽤나 뼈아픈 실책이었다.


“제라스여, 이 몸의 벗이여. 여행은 즐거웠는가.”

“무슨 소리 하는 거냐.”


크라이브는 그 동안 보이지 않은 옅은 미소를 띠우며 입을 열었다.


“이 몸은 친구가 없었도다. 타인과 어울리는 법, 타인을 즐겁게 하는 법. 그 무엇도 배우지 못했노라. 혹여나 그대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를 해두고 싶구나.”

“별 미친놈을 보겠네. 친구 사이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그냥 같이 있으면 알아서 어울리고 노는 거다.”

“그러한가. 그렇다면 그대도 재미있었던 모양이구나.”

“······.”


제라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왠지 여기서 대답을 하면 뭔가가 무너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개소리하지마라. 사람이 안 하던 짓거리를 하면 곧 뒈지는 법이다. 내일 죽고 싶은 거냐.”

“당장 내일이라면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지 않겠는가. 신탁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마왕’은 곧 이 세상으로 넘어오게 될 것이도다.”

“아버지께서는 마왕이 강림하고 모든 인간들이 다 죽는 미래를 봤다고 하셨다. 그 말이 정말로 진실이라면 우리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을 테지.”

“무슨 문제가 있는가. 그대가 용사이지 않은가.”

“헛소리 마라. 네놈도 알고 있잖아. 이것하나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너보다 약하다.”


솔직한 감정이었다. 크라이브는 이번 생에서는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는 존재였다. 어떻게든 자신을 속여 보려 해도 그 진실은 감출 수 없었다.


“용사란 단순히 실력으로 정해지지 않노라. 응당 인간이라면 매순간 자신에게 맞는 무게를 질 수 있어야만 하도다. 왕은 왕의 무게를 견뎌야하며, 용사란 용사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도다.”

“흥, 용사는 무슨. 너는 내가 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첫 만남에서는 꽤나 나를 싫어했던 거 같은데. 악담도 퍼부었고 말이지.”

“인간은 바뀌는 생명일지니. 그 당시의 그대와 지금의 그대는 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일 것이도다. 자신의 과거를 바꾸고자 노력하지 않았는가.”


크라이브와 함께 움직이는 데에는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과거를 숙청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제라스는 무쌍 대회에서 빼앗았던 목숨을 위해 회개해야만 했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유가족을 하나하나 만나서 사죄를 하는 것이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그 정도로 사람이 쉽게 바뀔 리가 없지.”

“허나, 그대는 바뀌지 않았는가. 검이 움직여야할 시기와 멈춰야할 때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도다. 과거는 지울 수 없으나 그로 인해 얻게 될 모든 각오를 바로 보게 된 것이노라.”

“각오라······.”


자신의 행위가 몰고 온 결과를 마주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끝에 이르러서는 어딘지 모를 개운함과 동시에 착잡한 마음이 새겨졌다. 아마 그날부터는 웬만하면 목숨을 빼앗지 않게 변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이 ‘각오’가 새겨졌다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 놈을 만나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건 자신 같은데······ 이건 결국 처음의 의도가 실패했다고 봐야하나.


“후······ 됐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잠이나 자라.”

“알겠노라. 그 전에, 그대도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보는가?”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군. 그동안 우리가 준비한 건 겉치레가 아니다. 당연히 살아남는다!”


꿈속의 제라스의 외침은 현실의 제라스에게 메아리쳤다. 반복되는 목소리는 점점 날카롭게 변하여 그의 머릿속을 사정없이 쑤시고 고통을 흩뿌렸다.


‘머, 머리가 깨질 것 같다! 꿈에서 깨려고 하는 건가! 현실에서 입은 부상의 통증이······ 느껴지는 건가!’


꿈속의 장면이 그를 중심으로 회전하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치 눈을 질끈 감았을 때 눈꺼풀 안으로 보여 지는 환영을 보는 것 마냥 세상은 다채로이 빛을 뿜으며 각기 다른 영상을 비춘다.


마왕과 맞서 싸우는 쥬드 왕국의 모든 인민들의 모습.


불과 몇 시간 만에 인류 대부분이 사망하고 쥬드 왕국이 무너져버리는 광경.


최후의 거점, 운즈라에 모여 마지막 저항을 펼치는 이들.


사람들이 뭉치는 시간을 혼자서 버는 크라이브.


‘으아아아아!’


최후에는 ‘목숨을 다한 크라이브’가 파멸해버린 세상의 한 중심에 서 있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허억, 허억!”


힘겹게 눈을 뜬 제라스. 그는 자신의 육신이 이동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조금씩 뿌옇던 시야가 색을 찾아가고, 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자신의 앞에 있는 물체를 부여잡았다.


“이 촉감······ 쿠션인가? 자동차?”

“깨어나셨습니까? 단장님.”


운전석에 앉아 자신에게 태연히 말을 거는 인물은 기사단 부단장인 베리였다.


작가의말

 힘겨운 추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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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018. Z의 탈출 (6) 19.09.27 21 2 9쪽
102 018. Z의 탈출 (5) 19.09.25 22 2 8쪽
101 018. Z의 탈출 (4) 19.09.23 28 2 7쪽
100 018. Z의 탈출 (3) 19.09.22 29 2 7쪽
99 018. Z의 탈출 (2) 19.09.20 27 1 8쪽
98 018. Z의 탈출 (1) 19.09.19 29 2 7쪽
» 017. Z, 과거를 걷다 2 (5) 19.09.16 33 1 9쪽
96 017. Z, 과거를 걷다 2 (4) 19.09.10 36 2 8쪽
95 017. Z, 과거를 걷다 2 (3) 19.09.09 35 1 7쪽
94 017. Z, 과거를 걷다 2 (2) 19.09.07 39 2 9쪽
93 017. Z, 과거를 걷다 2 (1) 19.09.05 41 1 9쪽
92 017. Z, 과거를 걷다 (5) 19.09.03 39 2 7쪽
91 017. Z, 과거를 걷다 (4) +2 19.08.30 41 1 8쪽
90 017. Z, 과거를 걷다 (3) 19.08.28 37 1 10쪽
89 017. Z, 과거를 걷다 (2) 19.08.27 37 1 8쪽
88 017. Z, 과거를 걷다 (1) 19.08.25 3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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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016. Z, 보스레이드 (2) 19.08.12 53 2 9쪽
80 016. Z, 보스레이드 (1) +2 19.08.11 49 4 7쪽
79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3) 19.08.10 39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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