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27 19:39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17,959
추천수 :
480
글자수 :
456,308

작성
19.09.20 23:58
조회
25
추천
1
글자
8쪽

018. Z의 탈출 (2)

DUMMY

“자네 짬이 얼만데 고작 그런 마음에 기본적인 것도 잊어버리나?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닌가?”

“어떤 의심을 품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아닙니다.”

“아니······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롭다네.”


바람이 타고 흘러가는 날카로운 소리가 차를 때리건만, 그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건현장에 누구보다 빨리 왔으면서, 도중에 어떠한 방해도 없이 나를 회수했지. 베리, 나에게 숨기고 있는 건 없나?”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궁금해지지 말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기사단의 일원이 공격을 당하는 경우는 없지 말입니다. 대체 무엇으로부터의 ‘방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제라스는 고민에 빠졌다. 본능적으로 지금이 미래에 대한 분기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우의 수는 크게 두 가지 일 것이다.


첫 번째, 스트로가 스파이이거나 가든과 연관된 사람이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굴고 있지만 사실은 연기를 하고 있다면?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진행하더라도 결국 끝에는 맞붙게 되는 그림이 나올 것이다.


설령 스트로가 상대라고 할지라도 망설임은 없을 것이고, 이번에도 무난하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심증만으로는 완벽하게 스트로가 스파이다. 하지만 좀 더 냉정히 생각하자. 정말로 가든의 끄나풀이라면 어째서 자신을 죽이지 않았지? 완벽하게 전투불능이 된 상태라면 설령 어린아이라도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니 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혹시 목숨을 살려둬서 얻어둬야 할 것이 있다면?


아니, 그럴 일은 없다. 지금껏 자신과 싸웠던 용사들은 목숨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가든은 무엇보다 ‘실리’를 앞세우는 조직이다. 그 말은 이득이나 목적이 없는 이상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주의라는 소리다.


그런 놈들이 허투루 용사들의 목숨을 사용하지는 않겠지. 설사 버리는 말이었다고 하더라도, 적으로 만난 용사들은 하나 같이 ‘목숨’을 걸면서 도전해왔다. 하나 같이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놈들인데 당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을 리는 없다.


‘애초에 포획이 목적이었다면 번거로이 싸움을 걸어오는 형태를 취하지는 않았겠지. 어쩌면 스트로는 정말 이 사태를 모르는 외부인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두 번째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된다. 스트로는 용사협회나 가든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스파이도 무엇도 아니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심증을 억누르고서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현 상황의 의문들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정말로 모든 현 상황이 우연일 뿐이고, 단지 스트로는 제라스에 대한 충성심과 치안을 유지하겠다는 신념으로 움직였을 뿐이란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된다면 스트로에게 상당히 미안해지게 되는 건가.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여기서 저 녀석을 제거한다고 해도, 상황이 귀찮아지기만 한다. 어떤 의중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을 급박하게 만들 생각이 없다면 이대로 길항상태를 유지하겠다.’


제라스는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적어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라도 말이다.


아주 유감스럽게도 제라스는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정신력은 아주 소량만 회복되었을 뿐이다.


넋능력을 ‘한 번’만 사용하면 더는 정신력을 이용한 전투가 불가능할 수준이다. 이대로 잠자코 차나 얻어 타자.


“미안하네, 베리. 신경이 날카로워졌던 모양일세.”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장님이 그렇게까지 당하신 모습은 처음 봤으니까요. 부상도 부상인 만큼, 평정심을 잃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고맙구먼.”


둘을 태운 자동차는 갈림길을 타고 언덕의 아래로 내려간다.


차갑던 분위기가 누그러뜨려진 때, 제라스는 기분이라도 전환할 겸 무심코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골목길의 상태를 확연이 보여주는 볼록거울의 너머로 제라스가 탄 자동차가 비친다.


흠칫-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상태로 제라스는 운전석의 스트로를 향해 상체를 가져갔다.


“왜 그러십니까?”

“속도를 높여라. 되묻지 마라. 언성을 높이지 마라. 조용하게 엑셀을 밟는 거다.”


작지만 진지한 목소리였다. 스트로는 침을 꿀꺽 삼키며 뭔가가 터진 것을 예감하고는 순순히 그의 명령에 따른다.


“갑니다.”


있는 힘껏 풀악셀을 밟자, 타이어가 공회전을 하며 연기와 함께 도로에는 검은 스키드 마크가 새겨진다. 이와 동시에 자동차는 폭발하듯이 앞으로 달려 나가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무엇인가가 차의 지붕을 종이처럼 찢어 갈기며 같이 떨어져 나갔다.


“아, 눈치 깠네.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도로 위에 착지한 이는 구독룡의 친우이자, 제라스를 쫓고 있던 용사중 하나인 실눈의 백발남자, 백영이었다.


“어쩔 수 없이 전투를······ 없어졌네.”


졸지에 오픈카가 되어버린 제라스 일행의 자동차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하긴 루프가 통째로 찢겨져 나갈 정도로 속도를 높였는데, 자동차가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 리가 없다.


“목적지는 알았으니까 느긋하게 가볼까. 그나저나 왜 들켰지? 무림에서는 암살로 먹고 살았던 만큼, 기운을 숨기는 건 특기인데 말이야. 응? 아, 저거 때문인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백영은 골목길 어귀에 솟아있는 볼록거울을 보고는 미간을 찡그렸다. 손에 들고 있던 차량의 잔해를 거울을 향해 집어던지자, 은색의 거울파편들이 사방에 흩어진다.


“좋아, 결정했다. 온몸의 뼈를 조각조각 박살내버리자!”


소름 돋는 말이었으나, 그의 분위기는 가볍다 못해 발랄하기까지 했다. 과연 끼리끼리 논다고 백영도 구독룡처럼 위험한 인물이 틀림없다.


“기대되네.”


백영은 비릿한 미소와 함께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깜짝 놀랐지 말입니다. 대체 뭐였던 겁니까?”


컨버터블로 변해버린 차량에 쏟아지는 바람을 간신히 참으며 스트로가 내뱉었다. 제라스는 미친 듯이 흔들거리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저게 내가 염려하고 있었던 ‘방해’다. 아무래도 너는 첩자가 아니었던 모양이군.”

“첩자?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아까 날아간 사람······ 틀림없이 무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용사님들만 입을 수 있는 그 옷이란 말입니다. 단장님, 무슨 일에 연관되신 겁니까?”

“네가 알 필요는 없다. 괜히 다치기 싫으면 더 알려고 하지 마라. 머리 아프니까 말 걸지도 마라.”

“예······ 알겠습니다.”


딱히 스트로가 다칠까봐 걱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설명하기도 귀찮고, 구태여 자신의 상황을 남에게 풀어놓을 이유가 없을 뿐이다. 무엇보다 그럴만한 인연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신 뿐, 타인은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다. 그것이 제라스였다.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정말로 가든과는 관계가 없는 모양이군. 그나저나 내가 약해지긴 약해진 모양이야. 바로 위에 있는 놈에도 반응하지 못하다니. 빨리······ 이곳에서 탈출해야한다. 종합경기장의 ‘비밀통로’로 가야한다!’


그렇다.


제라스는 수많은 적들을 상대하면서도 올곧게 한 장소만을 향했다. 그 장소는 종합경기장이었지만, 진정한 최종종착지는 그 지하에 숨겨져 있는 어느 누구도 모르는 ‘외부로 통하는 비밀통로’다.


작가의말

추가됐습니다. 내용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생각정리완료 모두들 감사했습니다. +2 19.10.03 47 0 -
공지 ※ 필독 - 이 작품 눌러서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19.06.11 143 0 -
공지 ※ (보시면 이해가 되는 안) 짧은 설정집 - 정신력 편 19.06.08 170 0 -
공지 일반연재 신청 넣었습니다! 그리고 연재 일자 19.05.21 71 0 -
공지 (필독)안녕하세요! 공모전 마감이 끝나고서 연재에 대해서입니다! 19.05.13 124 0 -
103 018. Z의 탈출 (6) 19.09.27 20 2 9쪽
102 018. Z의 탈출 (5) 19.09.25 20 2 8쪽
101 018. Z의 탈출 (4) 19.09.23 27 2 7쪽
100 018. Z의 탈출 (3) 19.09.22 28 2 7쪽
» 018. Z의 탈출 (2) 19.09.20 26 1 8쪽
98 018. Z의 탈출 (1) 19.09.19 28 2 7쪽
97 017. Z, 과거를 걷다 2 (5) 19.09.16 31 1 9쪽
96 017. Z, 과거를 걷다 2 (4) 19.09.10 35 2 8쪽
95 017. Z, 과거를 걷다 2 (3) 19.09.09 34 1 7쪽
94 017. Z, 과거를 걷다 2 (2) 19.09.07 38 2 9쪽
93 017. Z, 과거를 걷다 2 (1) 19.09.05 40 1 9쪽
92 017. Z, 과거를 걷다 (5) 19.09.03 38 2 7쪽
91 017. Z, 과거를 걷다 (4) +2 19.08.30 40 1 8쪽
90 017. Z, 과거를 걷다 (3) 19.08.28 36 1 10쪽
89 017. Z, 과거를 걷다 (2) 19.08.27 36 1 8쪽
88 017. Z, 과거를 걷다 (1) 19.08.25 33 1 7쪽
87 016. Z, 보스레이드 (8) 19.08.25 44 2 11쪽
86 016. Z, 보스레이드 (7) 19.08.22 36 2 8쪽
85 016. Z, 보스레이드 (6) 19.08.19 34 2 10쪽
84 016. Z, 보스레이드 (5) 19.08.18 38 2 12쪽
83 016. Z, 보스레이드 (4) 19.08.16 37 1 7쪽
82 016. Z, 보스레이드 (3) 19.08.14 32 2 7쪽
81 016. Z, 보스레이드 (2) 19.08.12 51 2 9쪽
80 016. Z, 보스레이드 (1) +2 19.08.11 48 4 7쪽
79 015. 용사협회, Z를 노린다...! (3) 19.08.10 38 4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개복치선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