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용사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개복치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22:45
최근연재일 :
2019.09.27 19:39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17,579
추천수 :
480
글자수 :
456,308

작성
19.05.26 21:11
조회
115
추천
4
글자
10쪽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6)

DUMMY

“어디서 나타난 거야?”

“쌍둥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칸과 똑같은 모습의 남자를 보고 사람들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유일하게 놀라지 않은 것은 그의 정체를 아는 칸뿐이었다.


“레그! 밖에 있는 놈들 전부다 해치워버려! 여기서 한 시도 못 버티겠어!”

“그래. 그러려고 왔거든.”


레그는 자신의 손을 튕기며 ‘용언(龍言)’이자 9서클의 마법인 ‘파워 워드 킬(Power Word Kill)’을 담아 말한다.


“너희들 다 죽어.”


그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그 자리에 쓰러져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가 심장이 멈춰 그 자리에서 절명해버린 것이었다.


드래곤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강력한 육신을 2순위로 미루게 만드는 ‘마법의 힘’!


드래곤은 완벽하게 마법에 최적화된 신체를 갖고 있는 종족. 심장에서는 영구히 마나를 생산하고, 높은 지능은 인간의 한계인 9서클을 뛰어넘은 마법을 구사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드래곤들이 사용하는 언어, ‘용언’은 말 그 자체에 힘이 담겨 있어 그 자체가 고등의 마법이었다. 인간들이 이를 따라해 만든 ‘파워 워드 킬’이 9서클에 있으니, 이가 얼마나 굉장한 것인지는 두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굉장해······! 이게 ‘마법의 주인’! 하하하! 꼴좋다! 멍청한 자식들!”


파워 워드 킬의 대상이 아니었던 칸만이 살아남아 시체들을 매도했다. 시체를 짓밟으며 자신이 받았던 모욕을 앙갚음 하던 그는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잠깐만? 왜 이렇게 조용해?”


소음이 빗발치던 밖도 신전의 안처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설마 하는 마음에 칸은 신전의 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지끈-하고 신전의 문이 박살나며 몬스터들이 삽시간에 안을 채워갔다. 공포에 질린 그의 시선에 몬스터들에게 붙잡힌 아린과 에르민의 모습이 들어왔다.


둘은 정신을 잃은 체 몬스터들에 옮겨지고 있었다. 칸은 레그의 망토자락을 붙잡으며 몬스터들을 가리킨다.


“레그! 무, 무슨 짓이야! 몬스터들이 안에 들어왔다고! 아, 아린하고 에르민은!”

“아, 진짜. 쫑알쫑알 시끄럽네. 잠들었을 뿐이잖아. 일단은 그냥 지켜봐. 일정이 많이 틀어졌어.”


레그는 싸늘하게 칸을 내려다봤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이 저런 표정을 짓다니, 오싹한 느낌에 칸은 그에게서 뒷걸음질 쳤다.


“시작해.”


칸의 말에 몬스터들이 일사정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급몬스터들은 망가져버린 워프 유도 마법진 위로 올라가 ‘사람들의 시체’에서 뽑은 피로 마법진을 덧그렸다. 그 뒤, 몬스터들은 목소리를 내며 ‘화음’을 맞추기 시작했다.


“뭐, 뭐야? 뭐하는 짓이야?”

“당연히 워프게이트를 이용하려는 거지. 하급몬스터들한테 제대로 된 마법을 가르치기는 힘드니, 당연히 ‘흑마법’이라는 이상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거야.”


‘흑마법’. 이는 금지된 최악의 마법이었다. 이는 흑마법이 피가 따르는 대가와 생명을 필수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위험한 흑마법이 아직까지 존재하는가?


그 이유는 흑마법이 갖는 메리트 때문이었다. 기존의 마법들은 정공법으로만 배워야하고 재능과 노력에 많은 의존을 해야만 했다.


허나, 흑마법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재능과 노력이 조금 부족해도, ‘제물’과 ‘거래’를 통해 단기간에 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흑마법은 아직까지도 암암리에 전수되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설마 이 상황에서 흑마법이라니? 심상치 않았다. 정말 ‘상상도 못한 정체’였다.


“레, 레그! 흐, 흑마법이라니? 무슨 일을 벌일지는 묻지 않을게. 네가 벌이는 일에 나는 필요 없잖아? 그,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빠져나가야겠어. 아린하고 에르민도 같이 밖으로 워프시켜······.”

“참, 말이 많아. 죽어서도 주둥이는 떠드는지 궁금하지 않아?”


레그는 조소를 띄우며 칸에게 다가왔다. 위압감에 짓눌린 칸은 뒷걸음질 치다 시체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왜, 왜? 화, 화났어? 미안해! 내가 너무 주제를 모르고 나댔지? 그, 그래도 네가 자기한테 하등하게 대하라고 해서······.”

“아? 그랬었지. 그런데 이제는 아니야. 우리의 거래는 이제 끝났어. 내가 엄청나게 재미있는 걸 찾았거든.”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레그는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인형처럼 싸늘하게 굳어있는 그의 표정은 칸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금 레그는······ 자신을 죽일 생각이었다.


“그동안 수고했어.”

“으, 으악! 하, 하지마아아아!”

“아, 좋은 생각났다!”


콧물을 질질 짜는 칸을 향해 레그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리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에르민과 아린을 가리켰다.


“딩동~ 인간성테스트! 마법이 준비되려면 1분 정도 남았으니까 시간은 딱 1분 준다. 지금부터 저 둘 중에 하나를 죽일게. 그걸 막을 방법은 딱 하나! 네가 자살해.”

“뭐? 그게 무슨······.”


이해할 수 없었다. 갑자기 이게 뭐란 말인가. 평소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미친놈이었지만, 오늘은 더더욱 그러했다. 자살? 인간성테스트?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놈은 오늘 누군가를 꼭 죽일 생각이다.


“내가 오늘 엄청난 원칙주의자를 만났거든. 눈에 ‘불을 켜고’ 나를 쫓고 있을 테니까, 지금쯤이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을걸. 나는 그 놈을 골려주고 싶단 말이야. 이렇게 장난질 치는 걸 보면 엄청 열받아하겠지? 크크, 보고 싶다.”


레그는 입가에서 침까지 흘리며 크라이브가 열받아할 모습을 상상했다. 그것 하나로도 밥 한공기는 뚝딱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단 말이야. 나는 드래곤으로 태어나기 전에도 이해할 수 없었단 말이지. ‘인간의 도리’라는 녀석을 말이야.”


이미 크라이브도 확인하였을 레그의 과거는 미쳐버렸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전생이었다.


인간의 감정을 모른다.


인간의 규칙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행하는 일에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는 ‘사이코패스(Psychopath)’다.



이를 깨닫게 된 계기는 그다지 유쾌한 기억이 아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갔던 소풍. 그는 자신의 동생을 ‘호수에 빠뜨려 죽였다’. 그가 동생의 표정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동생은 분명히 ‘살려줘’라는 말을 했으나, 그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평소에도 장난을 칠 때, 언제나 입에 달던 말이었고 무엇보다 표정도 웃고 있었고 말이다.


당연하게도 이는 그의 착각이었다. 결국 부모님이 이 사고를 알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은 상태였다.


차디찬 동생의 시체와 함께 돌아온 것은 그가 ‘반사회적 성격장애’라는 진단이었다. 아직도 그 날의 테스트가 기억나는데, 감정인식 테스트를 했었던 것 같다.


여러 장의 얼굴사진들을 두고 질문의 답에 일치하는 사진을 찾는 것이었다. 거기서 레그는 조금 짜증이 났다. 웃는 얼굴을 찾으라는데, 주름이 잡히게 인상을 찌푸린 사진들 틈에서 이를 찾기란 그에게 대단히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웃거나 슬플 때 찡그리잖아요. 이걸 하는 의미가 있나요? 사진만 보고 그걸 어떻게 구분을 해요? 이거 맞추라고 만든 거 아니죠?’


당시 7살이었던 그는 처벌대신 정신치료를 받게 되었고, 이 끔찍한 사건과 그가 남긴 어록은 사회를 들끓게 만들었다. 부모는 이 일을 계기로 결별하고 그의 안에서 가족의 의미는 퇴색되어 갔다. 밖에서는 자신을 향한 비난이 쇄도하며 그를 고립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참 신기한 일이다.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신기하고 ‘탐구할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대체 어째서 사람들이 한 순간에 모습을 바꾸는 것인지, 법이란 대체 무엇인지,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고로 말미암아 그는 끝없는 지적 탐구심을 얻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얼마나 지식을 쌓아도 그는 인간의 구조를 알 수 없었다. 커다란 벽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그는 당시에 일어난 ‘사이다 연쇄살인사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 이론만 공부해서는 소용이 없잖아. 진짜를 알고 싶으면 ‘실험’을 해봐야지!’


그렇게 희대의 ‘살인귀’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뒤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레그는 이쯤에서 회상을 접어두기로 했다.


“아, 맞아. 이건 죽는 사람 의견도 들어봐야 하지 않겠어? 그게 더 재미있겠다.”


레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죽은 듯 늘어져있던 아린과 에르민이 눈을 떴다. 그리 반갑지 않은 ‘꼭두각시 시절들의 기억들’과 함께 말이다.


“꺄아아아아악!”


최면에서 풀려난 그녀들이 처음으로 취한 행동은 ‘수치심’과 ‘분노’로 비명을 내지르는 것이었다.


정말 끔찍한 기억들이었다. 칸의 노리개가 되어서 멍청한 짓들을 저지르고 다녔다. 칸의 옆에 달라붙어서 아양을 부리고, 이딴 속옷쪼가리 같은 옷을 입다니!


“야, 이 개자식아!”

“어째서······ 이런 짓을.”


아린은 격정적으로 반응했고, 에르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서로 상반된 반응 속에서 자신이 그들에게 행했던 치부들이 공개되었음을 알게 된 칸은 레그에게 소리를 내질렀다.


“레그! 무슨 짓이야!”

“자, 지금부터 1분의 시간이다. 자, 지금부터 선택해라. 살고 싶다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라. 둘을 살리고 싶다면 네가 자살하고 말이야. 모두 이해했지? 각자 알아서 떠들어 줘.”

“레그으으으으으!”


작가의말

 아무래도 토, 일 연재에서 일요일로 통합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7) +5 19.06.09 105 7 15쪽
47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6) 19.06.09 90 5 8쪽
46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5) +2 19.06.07 115 5 16쪽
45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4) +1 19.06.05 111 5 7쪽
44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3) 19.06.03 111 6 9쪽
43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2) +2 19.06.02 119 5 7쪽
42 008. 눈은 태양을 담아 내린다 (1) +1 19.05.31 120 6 9쪽
41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7) +5 19.05.29 128 4 13쪽
»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6) 19.05.26 116 4 10쪽
39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5) 19.05.24 123 5 7쪽
38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4) +2 19.05.22 131 5 10쪽
37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3) +1 19.05.21 130 5 14쪽
36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2) +2 19.05.15 138 4 7쪽
35 007. 그람제일 공방전, 드래곤 환생자, 그리고 마왕 (1) +2 19.05.10 154 7 16쪽
34 006. 위기의 그람제일 (4) +1 19.05.10 147 6 18쪽
33 006. 위기의 그람제일 (3) +4 19.05.10 161 4 8쪽
32 006. 위기의 그람제일 (2) +1 19.05.10 149 4 18쪽
31 006. 위기의 그람제일 (1) 19.05.10 138 7 15쪽
30 005. 그람제일로... (5) 19.05.10 149 7 10쪽
29 005. 그람제일로... (4) +2 19.05.10 165 5 8쪽
28 005. 그람제일로... (3) 19.05.09 165 4 16쪽
27 005. 그람제일로... (2) 19.05.08 184 7 11쪽
26 005. 그람제일로... (1) 19.05.07 211 6 9쪽
25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7) +2 19.05.04 215 5 17쪽
24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6) +2 19.05.02 197 3 8쪽
23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5) 19.05.01 201 5 8쪽
22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4) 19.04.30 202 7 12쪽
21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3) +2 19.04.29 206 6 8쪽
20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2) 19.04.27 211 4 7쪽
19 004. 독룡패왕(毒龍覇王) 구독룡 (1) 19.04.25 213 5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개복치선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