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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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다
작품등록일 :
2019.04.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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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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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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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5.황룡비(2)

DUMMY

곽연길은 한가람 여관에서 탈출하자마자 바로 태경원으로 향했다.

어서 두 괴물에 대한 소식을 알려야 했다.

흑점을 통합하는데 그 놈들은 큰 걸림돌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겨 태경원 앞에 도착한 그는 박살나 있는 태경원 정문을 보고 입을 벌렸다.


’설마 진짜 둘이서 쳐들어간건가?‘


곽연길은 황망한 표정으로 정문을 향해 걸어들어갔다.


“형!”


곽연길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 잠깐 반가움이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지고 흥분이 서리기 시작했다.


“일소야.”

“형, 어떻게 된 거야? 탈출한 거야?”


곽일소는 그가 이끄는 흑풍대의 부대주이자, 그의 동생이었다. 또한 잡혀있는 그를 보고 후퇴를 지시한 장본인 이기도 했다.


“너 어떻게 나를 버리고 도망칠 수가 있냐?”


곽연길은 그의 동생을 멱살을 틀어잡고 말했다. 곽일소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형, 형이 눈빛으로 나한테 후퇴하라고 말했어. 딱 잡혀있는 형의 간절한 눈빛을 보자마자 알아챘다니까.”


곽연길은 동생의 말에 자신의 진정으로 그런 눈빛을 보냈나 생각해 보았다. 분명 간절한 눈빛으로 동생을 쳐다보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구해달라는 눈빛이었다.




곽연길은 동생의 뒷통수를 한번 후려치고는 말했다.


“뭐 됐고, 네가 왜 경비를 서고 있는거야. 밑에 애들은 다 어디가고.”

“아. 형은 방금 돌아와서 모르지. 아까 웬 거한이 쳐들어와서 경비 서고 있는 애들을 죄다 두들겨놔서, 지금 비상이야.”

“거, 거한?”


곽연길이 흠칫 놀랐다.


“어. 이재춘이랑 등곽도 한 주먹에 뻗었다니까. 그리고 정보각주님이 실종되셨어. 아마 납치되신 것 같아.”

“정보각주님이?”

“어.”


’그놈들인가?‘


곽연길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재춘과 등곽은 곽연길과 원주인 최재학을 빼면 삼원의 유일한 무관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한 주먹에 뻗게 할 자라면 그 괴물이 틀림없었다.


“이럴 게 아니라, 어서 원주님께 가자.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다.”

“원주님은 안에 없으셔.”

“뭐라고? 어딜 가셨는데?”

“이가장에 잠깐 가신다고 했는데···.”

“이가장에? 거긴 왜?”

“나야 모르지.”


곽연길은 동생의 뒷통수를 다시 한 번 후리려다 관두고 말했다.


“삼문이는 있냐?”

“있긴 한데···.”

“삼문이한테 말하느니 내가 직접 하는게 낫겠다.”

“뭘?”


황제가 암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특급정보를 전해야 했지만, 은삼문에게 받을 질책을 생각하니 원주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곽연길은 생각을 정리하고 곽일소를 향해 말했다.


“애들 모아. 우리끼리 간다.”

“뭐? 어딜?”

“이가장.”

"왜 갑자기?"

"짜샤! 태경원도 이렇게 습격당했는데, 원주님이라고 무사하시겠냐? 혹시 모르니까 가야지."


곽연길은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았다. 뒤에서 곽일소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그의 귀를 찔렀다. 곽연길은 다시 뒤돌아서 동생을 쥐어팰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형 근데 다리는 왜 절어?”


곽일소가 곽연길의 다리가 조금 부자연스러운 것을 발견하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곽연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묻지마. 그런 게 있어.”

“그렇게 말하면 멋있는 줄 아나. 참나 사람이 인물이 돼야 멋있지.”

“야! 잔 말 말고 빨랑 준비해!”


곽연길이 다시 때릴 듯 한 손을 들자 곽일소가 도망치듯 사라졌다. 곽연길은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


삼원의 본거지에 한창 난리가 일어나고 있을 무렵, 최재학은 북쪽 시가지에 있었다.

북쪽 시가지는 신양의 고위관료나 부호들이 사는 부촌이었다.

이곳에 동쪽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이가장의 신양 분가가 있었다. 최재학은 거대한 정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번 하고 앞의 문지기에게 말을 걸었다.


“이보시오.”

“무슨 일로 본장을 찾아오셨습니까?”


문지기가 절도 있는 모습으로 되물었다. 최재학은 문지기의 절도 있으면서도 공손한 모습에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삼원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요 근래에 이가장에서 찾는 물건이 있다 들었소.”


최재학은 누가 들을새라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그의 말에 문지기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건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군요. 이봐 총관님을 불러와.”


문지기가 옆의 동료에게 말했다. 동료는 군말 없이 바로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최재학은 초조함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문지기에게 몇 마디 농을 걸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단답 뿐이었다.


“이분이시더냐?”


최재학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정갈하게 입은 중년인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 총관님. 이분이 그 물건을 가지고 계시답니다.”


문지기의 말에 서 총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최재학은 그 눈빛에서 왠지 모를 소름이 끼쳐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몸을 뺀다는 것은 호랑이 아가리에 손을 집어넣었다 빼는 격이었다.


“들어오시죠.”


서 총관이 안쪽을 향해 손짓했다. 공손한 태도였지만, 최재학은 그것이 강압적이라고 느꼈다.


“갑시다.”


최재학은 서 총관을 따라 이가장의 거대한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동쪽 이가장 본가의 위엄을 그대로 재현해놓기라도 한 듯, 장원에는 최재학이 생전 처음 보는 기묘한 물건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당신을 뵙고자 하는 분이 있습니다.”


서 총관은 거대한 장원에서도 꽤나 깊숙이 들어가 소연당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건물로 그를 데려갔다.


’쳇. 순전히 명령이나 다름없구만.‘


최재학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차마 내색을 하지 못했다. 이곳까지 들어선 이상 그의 운명은 이가장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재학의 품에 손을 넣어 한 가지 물건을 꺼냈다. 살아있는 황룡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황금빛 비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가장에서 이것을 도대체 왜 찾고 있는 거지?‘


오늘 아침에, 이주빈에게서 이것을 받고서는 이가장에서 찾고 있는 물건이라고 들었을때 그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황금비녀 하나를 바치고 이가장과 연을 튼다면 그것만큼 남는 장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이가장에 들어서고 나니 괜히 이곳에 왔나 하는 후회가 슬그머니 들었다.


“그 물건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


유들유들한 목소리가 건물안에 울려퍼졌다. 듣고 있던 최재학의 눈가에 힘줄이 바짝 섰다.


’어떤 잡놈의 새끼가 초면부터 반말을···!‘


“본인은 이가의 우진이라는 사람이올시다.”


이우진이 최재학을 바라보면서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최재학은 우진이라는 이름에 하려던 욕을 멈추고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 그에게 걸어오는 남자가 제국의 동부를 지배하는 연천 이가의 소가주 이우진이었다.

이우진은 자연스럽게 최재학의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최재학은 이우진의 등장에 당황하여 침묵하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연천 이가의 소가주이시오?”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

“만나게 되어 영광이오. 최재학이라 하오.”

“호오. 흑점의 거두를 이런 곳에서 만나뵙게 되니 본인이 더 영광이라고 말해야겠소.”


최재학은 이우진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연천 이가의 소가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냥 납득했다. 연천 이가의 소가주인데 뭔들 모르겠는가.


“그 물건을 잠시 살펴볼 수 있겠소?”


이우진이 최재학의 손에 있던 비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최재학은 엉겁결에 이우진에게 비녀를 건내주었다.


“황룡이 흘린 비늘인가.”


이우진이 쿡쿡 웃으며 말했다.


“예?”

“아쉽군. 당신 말고 다른 이가 이걸 들고 찾아올 줄 알았는데.”

“무슨 소리를···.”


이우진은 살펴보던 비녀를 놓고 빙긋 웃었다. 최재학은 순간이지만 주위가 환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겁나게 잘생겼구만.'


최재학은 요술에라도 홀린 기분이었다. 얼굴 하나로 이런 분위기를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 물건이 무슨 물건인지 알고 싶으시오?”


이우진의 물음에 최재학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최재학의 호기심은 생각이 달랐는지 머리를 흔들라는 명령을 내렸고, 최재학의 고개는 자신도 모르게 끄덕여지고 있었다.


“이것은 열쇠라오. 그것도 아주 중요한 곳을 여는 열쇠이지.”


이우진은 잠깐 말을 멈추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달빛도 구름에 가리운 어두운 밤이었다.


“흑점에 황궁으로 향하는 비밀통로가 있다는 소문을 알고 있소?”

“풍문으로는 들었으나 흑점에 그런 곳은 없···.”

“확신하시오?”


이우진의 물음에 최재학은 망설였다. 그가 흑점 전부를 뒤져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8월 13일. 황궁에서 막내황자가 사라졌소. 승하하신 황제폐하께서 가장 아끼던 자식이었지. 황제의 죽음과 얼마 안 있어 실종된 막내 황자라···. 어떻게 생각하시오?”


최재학은 이우진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 눈을 깜빡였다. 그러나 그는 물리면 온 몸에 즉시 독이 퍼지는 독사를 단 한 발자국 앞에 두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본능적으로 이것이 아주 위험하고도 치명적인 이야기라는 것은 느낀 것이다.


이우진은 최재학이 얼어 붙은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다시 한번 빙긋 웃은 뒤에 말을 이어 나갔다.


“막내 황자는 평소에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황제폐하께 여러 가지 물건을 하사받았소. 어떤 물건인지 맞추어 보시겠소?”‘

“내가 그걸 어떻게···.”


최재학의 눈길이 이우진이 손에 들고 있는 비녀로 향했다. 최재학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설마···.”

“황제가 사라진 황자에게 하사한 것 중 하나는 천하제일의 장인 중 하나인 도종문 선생의 작품이었소. 황룡비라는 용이 조각된 금비녀였지. 그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살아있는 용을 그대로 옮겨놨다며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는구려.”


최재학은 얼굴이 노랗게 질렸다.


“내가 그걸 어찌 알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시오?”


최재학은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최대한 머리를 굴리며 입을 열었다.


“직접 보셨소?”

“하하. 바로 맞추셨소. 통찰력이 대단히 깊으시오.”

“과찬이오.”


최재학은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여하튼 막내 황자가 황실에서 사라졌단 말이오. 그것도 황제께서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서. 참으로 이상한 일 아니오?”

“그것 참 이상한 일이오.”


최재학은 이우진이 자신에게 이러한 말을 하는 의도를 알지 못해 일단 맞장구 쳤다.


“이 사건에 대해 최공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최재학은 이우진의 말에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설마 막내 황자가 황제를 죽인 것이오?”


최재학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다.


“하하하. 그거 참 재미있는 추측이었소. 진유수가 황제를 죽였다라.”


최재학은 이우진이 황자의 이름을 그냥 거론했음에도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만큼 자연스러웠다.


“평소 진유수는 벌레 하나 죽이지 못하는 나약한 성격이었소. 그런 탓에 황제가 걱정이 많았지. 허나 막내 황자가 황제를 죽였다면 그 또한 엄청 흥미로운 일이긴 하겠구려.”


최재학은 도대체 뭐가 흥미로운 일이라는 건지 이우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우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황제의 죽음과 황자의 실종 사이에는 분명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것 또한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 그래서 친우와 나는 한 가지 가정을 해보았소. 황제가 죽고 나서 얼마 뒤, 황자는 황제의 죽음에 대한 어떠한 비밀을 알게 되었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비밀통로의 열쇠로 급히 피신을 했다는 가정이지.”


최재학은 이제야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우진은 어릴 때부터 1황자인 진해림과 막역지우로 매우 유명했다. 동년배인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수많은 교류를 하며 우정을 다져왔고, 진해림의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바로 연천 이가로 평가받고 있었다.


황제가 죽은 지금, 진해림이 황위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이유도 적자인 것도 있었지만, 연천 이가가 그를 지원하기 때문이었다.


고로 열쇠는 연천 이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일황자인 진해림이 찾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최재학은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저 연천 이가에서 찾고 있다는 물건이 있다길래 연천 이가와 연이나 쌓아둘까 싶어 온 것인데, 황제의 죽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에 휘말린 것이다.


“왜 이같은 사실들을 나 같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이오?”


최재학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려 노력했지만, 말끝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본인 같은 사람이라니···. 본인의 인생에 대해 평가가 너무 박한 것 아니오?”

“···.”

“이름 최재학. 나이 마흔 여섯. 구 대라 출신으로 대라국에서 백병장을 지냈음. 또 슬하에 2명의 자식이 있는데 하나는 옛 전쟁 때 잃었고, 하나는 흑점 세력간의 다툼으로 잃으셨구려.”

“내 뒷조사를 한 것이오!”


최재학은 분노하여 소리쳤다. 자식에 관한 이야기는 그에게 금기나 다름 없었다. 최재학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앉으시오.”


서늘한 목소리가 최재학의 귓가에 울렸다. 최재학은 찬물을 뒤집어 쓴 듯 분노가 빠르게 식는 것을 느꼈다. 목소리만으로 무관인 그가 압도당한 것이다.


여기서 앉지 않으면 자존심은 지킬 수 있겠지만, 목숨은 지킬 수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최재학은 무엇보다 자신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앉은 것이오.”


최재학이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듯 볼품없이 말했다. 이우진은 전혀 개의치 않는 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나와 친우는 사라진 진유수의 행방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소. 그를 찾으면 황제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이우진이 말을 하며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그런데 찾는 사람은 안 오고, 열쇠만 이렇게 딸랑 왔으니, 애석한 일 아니오?”


톡톡


이우진의 어조는 매우 평범했지만, 최재학은 그 말 속에서 서늘한 한기를 느꼈다. 그리고 이윽고 이우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그것은···! 제 부하 중 하나가 장물아비에게서 구매한 것입니다. 맹···맹세코! 황자님의 실종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최재학은 급히 무릎을 꿇었다. 당장 황족살해로 참수형에 처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음을 깨달은 것이다.


“나도 최공이 황자를 죽이고 비녀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지 않소. 미치지 않고서야 제국의 수도 신양에서 황족을 죽이고 그 열쇠를 탈취한 후, 이 연천 이가에 방문하지는 않겠지.”


최재학의 의복이 식은땀으로 축축히 젖었다.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내 친우의 생각은 좀 다를 수도 있지 않겠소. 흑점의 어떤 무뢰배가 병약한 막내 황자를 죽이고 황금 비녀에 눈이 멀어 연천 이가에 찾아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이오.”

“천부당 만부당한 말입니다! 결코 그러한 일을 벌인 적이 없습니다.”

“오.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최공이 그러했다고 생각하지 않소. 허나 친우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최공의 결백을 좀 더 증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소. 그래서 말인데···.”


이우진이 빙긋 웃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내가 최공에게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소?”


결코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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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32.날조(1) +2 19.12.28 555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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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31.입에는 꿀을, 배에는 칼을(4) +2 19.12.26 539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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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30.초명 보급고(1) +2 19.10.23 774 2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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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29.발발(2) +1 19.10.17 805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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