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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8
최근연재일 :
2019.05.08 01:04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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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49
추천수 :
283
글자수 :
153,074

작성
19.04.2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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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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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시작(1)

DUMMY

"이쪽으로 오시죠."


기사단에 도착한 나를 한 기사가 맞이했다. 상황에 맞게 중갑주로 무장한 남자였다. 갑옷이 꽤나 멋이 있는게 기사단에서도 제법 지위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부기사단장 에릭입니다."

"반갑습니다. 마법사 게릭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직위였다. 그만큼 나에 대해 대우를 해주는 것이었을까?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는 막내를 보내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쓸데없는 질투는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꼭 부기사단장님이 안오셔도 됐을텐데요. 전투를 앞두고 준비하실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실텐데..."

"하하, 아닙니다. 이보다 중요한 임무가 어디있겠습니까? 당장 홉고블린과의 전투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전력을 강화시켜야 한단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만한 적임자가 없을 겁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터무니 없는 질시따윈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나의 전력을 강화하는 데만 집중하는 모양이었다. 나 역시도 그의 의도에 맞게, 장비를 맞추는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제 체형에 맞는 갑옷이 있겠습니까?"

"무기는 필요없으신 모양이군요?"

"네. 이 대검만한게 없을 것 같아서요."


나는 대검을 살짝 휘둘러보았다. 이를테면 이정도 힘은 되니까 무게를 걱정하지 말라는 의도였다. 그는 찰떡같이 내 의도를 알아듣고 말했다.


"힘이 엄청나시군요. 그정도면 전신갑주를 입는 편이 낫겠습니다."

"제 몸에 맞는 전신갑주가 있겠습니까?"

"음, 전신갑주라는 것이 본디 맞춤형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제공해드릴 수 있는 것은 전대 기사들의 갑옷 뿐입니다만."

"아무래도 기사분들과 제 체형이 많이 다를 것 같군요."


내 몸, 그러니까 게릭의 몸은 오랜 환자 생활로 인해 일반인보다 못할정도로 비리비리한 상태였다. 당연히 극한까지 단련된 기사들의 체형에 비해서는 아주 얇다고 할 수 있었다. 기사들이 핫도그라면, 이 몸은 꼬챙이 수준인 것이다.


"확실히.... 기존의 갑옷들로는 힘들 것 같군요. 허. 이런 몸으로 그런 힘이라니."

"마법의 힘이죠. 육체를 극한까지 단련한 기사분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본래는 이렇게 걸을 수 조차 없는 상태였습니다만. 하하."

"흠, 뭔가 사정이 있으셨던 모양이군요. 아무튼, 전신갑주 전체를 입는 것은 어려운 상황인 것 같고. 부분적으로 맞춰야 될 것같습니다. 그럼 아무래도 방어를 못하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을 듯합니다."

"어쩔 수 없죠. 아예 안입는 것보단 낫고.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최대한 맞춰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따라오시죠."


잠시 후, 우리는 흡사 갑옷 박물관처럼 전신갑주들이 진열된 장소에 도착했다.


"여기는?"

"말씀드린데로 선대 기사와 영주님들이 쓰시던 장비를 진열해 놓는 곳입니다. 죄송스럽게도 한세트가 모두 쓸만한 것들은 현직 기사들이 물려받는 경우도 있어서, 설사 몸에 딱 맞는 것이 있다하더라도 그대로 쓰긴 어려울 겁니다."


자세히 보아하니 대부분의 갑주들이 어딘가 한군데쯤 부서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 곳은 갑옷들의 무덤이었다. 나는 무덤에서 쓸모 있는 부분을 가지러 온 것이고.


"재산이 넉넉한 영지에서는 기사들에 대한 예우로 쓸모있는 것도 진열해 놓는 경우가 있다곤 합니다만, 사실 그건 낭비죠. 무기나 방어구나 실제로 쓸때나 쓸모가 있는 거니까요."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실리적인 발언이었다. 사실 기사에게는 은퇴한 기사의 장비를 진열해 놓는 것도 일종의 로망일 수 있었는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발언이었으니까.


"이쪽으로 와보시죠. 그나마 전전대 영주님께서 제법 마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실력이 워낙 대단하셔서 갑옷에 손상도 거의 없습니다. 게릭님께서는 이 갑옷을 기본으로 맞춰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에릭의 말을 듣고, 천천히 갑옷을 확인해보았다. 확실히 다른 갑옷들에 비해서는 훨씬 깔끔했다. 몸에 맞는지는 입어봐야 할겠지만, 겉으로 봐선 최선의 선택으로 보였다.


나는 에릭의 도움을 받아 몸에 갑주를 입어보았다. 솔직히 전신갑주를 입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맞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입었을 때 불편하다는 것만 느껴졌다.


"이게 맞는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그건 그렇고 그냥 봐선 신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 것 같은데... 이정도면 다른 기사분들이 써도 되지 않나요?"

"말씀드렸다시피, 제법 마르셨기 때문에... 이놈을 입을만한 사람이 그 후로 전무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 기사단원들도 이 갑옷이 너무 작습니다. 그런데, 이거참."


갑자기 헛기침을 토하는 에릭. 뭔가 말하기가 껄끄럽다는 눈치였다.


"뭔가 하실말씀이 있으신 듯한데..."

"아, 그게. 참. 이 갑옷이 게릭님께 너무 크네요. 최대한 조정을 해보겠지만, 많이 떼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 괜찮습니다. 저야, 기사가 아니니 갑옷이 몸에 비해 크다고 부끄럽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기사들이 쓰기에는 갑옷이 작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내 몸에 비해 확연히 크다는 것을 알자 내가 부끄럽게 여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진짜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부끄럽게 여겼을 수도 있겠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였다.


현대사회의 지식을 가진 나에게는 쓸데없이 부피가 큰 몸은 부러움은 커녕 부담스러울 뿐이었으니까.


"그러시다면 다행입니다만, 보통 기사단에서는 몸집이 작다는 것에 민망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거든요. 혹시나 그럴까봐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마법이 아니었으면 걷지도 못했을 몸이라, 어릴때부터 큰 병이 있어서 이렇게 걷는것도 다행입니다. 하하."

"아, 그러셨군요. 음, 일단 거기 잠시 정자세로 서보시겠습니까?"


나는 에릭의 지시에 따라 정자세로 서있었다. 에릭은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갑옷들을 붙였다 뗐다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왔다갔다 한 끝에 큼직한 부분만을 보호해주는 정도로 마무리가 되었다.


처음 입었던 전전대 영주의 갑옷은 반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어떤 부위는 반으로 부서진 부분을 붙일 정도였다.


"더이상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갑옷들이 다 커서 더이상은 움직임에 방해가 될 듯합니다. 추후에 기회가 되신다면 갑옷을 별도로 맞추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그렇군요. 어쩔 수 없죠. 남은 부분은 마법으로 채워넣는 수밖에 없겠죠. 수고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간 거리에서 대충 걸쳤던 장비들보다는 훨씬 잘 갖춰진 구성이었다. 심지어 움직이기는 오히려 편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전문가의 솜씨란 것이 이런건가 싶은 느낌이었다.


"좀 더 도움이 못되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보다 부기사단장님께서도 준비를 하셔야죠. 혼자 홉고블린을 상대하셔야 할텐데요."

"하하. 홉고블린 한놈정도는 가뿐합니다. 게다가 저는 이미 만반의 태세입니다. 그보다 게릭님께서는 좀 더 준비하셔야 할게 없으신가요?"

"네, 저도 지금 상태에서는 최선인 것 같군요."

"그럼 기사단장님께 가시죠. 최종적으로 작전을 맞춰봐야 할테니까요"


이 도시에서의 마지막 전투가 이제 1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게임이라면 클릭한번, 소설이라면 페이지 한장으로 지나갈 부분이었지만, 직접 겪으니 긴장감이 온몸을 지배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고 말겠다. 나는 그렇게 또 한번 다짐했다.


◆ ◆ ◆


"다들 작전은 숙지하셨으리라 믿겠습니다. 저 밖에는 우리 모두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고블린들을 물리치고 우리의 가족들을 구해야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두렵겠지만, 힘을 내십시오. 가족들을 여러분의 창으로 지켜내는 겁니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다. 우리는 전투를 앞두고, 성문앞에 서서 영주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작전은 단순했다. 병사들은 고블린들을 상대한다. 부기사단장이 홉고블린 하나, 내가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대장 홉고블린을 상대한다. 그게 작전의 전부였다.


누군가는 생애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을 시간이 지나간다. 전투가 시작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많은 죽음들이 생길 것이다.


그런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몇몇 병사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누구도 물러나지 않았다. 가족들을 지켜야 했으니까.

저 고블린들을 물리치는 것만이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란걸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그럼 여러분. 마지막으로 살아서 만납시다. 성문 개방"

"성문 개방"


영주의 연설이 끝나고, 성문을 개방하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숨을 천천히 쉬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내 상대를 해치우고,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이다. 나는 그렇게 마음 먹으며, 열린 성문 밖으로 나아갔다.


◆ ◆ ◆


"으아아아아"

"키엑"


이제까지 경험했던 전장과는 수준이 다른 긴장감. 서로 다른 두 종족이 공포와 억압을 떨치기 위해 쉴새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기껏해야 열마리정도를 상대하다가 수백명이 싸우는 전투 속에 들어오니 그야말로 나라는 인격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흐아아압"


나는 한껏 고함을 질러대며 전투를 이어갔다. 나는 홉고블린을 상대하기로 했지만, 오히려 고블린들을 무참히 죽이게 되었다. 저 앞에 홉고블린이 보였지만, 그 놈과 상대하기 위해 뚫어야할 적들이 너무나 많았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적과 칼을 맞대는 것은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


"크와아악"


홉고블린은 나를 신경쓰지 않고, 다른 병사들을 그야말로 박살을 내고 있었다. 분명 그놈의 힘도 대단했다. 몽둥이질 한방으로 병사들의 몸이 그야말로 터져나가고 있었으니까.


저 정도 힘이라면 아마 일격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결국 영화처럼 멋있는 전투란 기술이 비등비등한 수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나는, 그리고 저 고블린은 절대 그런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없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홉고블린을 향해 달려갔다. 병사들을 죽이는데 몰두했는지, 내쪽을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반드시 일격에 없애고 말겠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대검을 고쳐쥐었다. 다리는 쉴새없이 움직여,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점점 세상에서 멀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주변에서 들려오던 그 시끄러운 소리들이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홉고블린이 사거리 안에 들어왔다. 나는 달리는 속도에 더해 왼손을 뒤로했다. 이윽고.


슈아아아아앙 푹


"키에에에에에에에엑"


대검을 던졌다. 가속도를 더한 왼손의 엄청난 힘은 대검이 홉고블린의 몸에 완벽하게 박혀들게 만들었다.


대검을 던지느라 다리가 꼬인 나는 넘어지고 말았지만, 그야말로 한순간.

나는 벌떡 일어서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마무리를 해야했으니까.

나는 주먹을 들어, 대검에 찔려 절규하고 있는 홉고블린의 머리를 겨눴다.




그렇게 내 임무는 끝이 났다.


작가의말

이제 공모전 기간이 절반이 지났습니다.

점점 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목표는 공모전 기간동안 40편이라도 써내자!!!!

인데... 특히 걱정되는게 폭참기간이네요.

비축분없이 겨우겨우 연명하는 저는 폭참따위 엄두도 못내거든요 ㅠㅠ

그래도 꾸준히는 쓸수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선작,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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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6 yyj1
    작성일
    19.05.01 22:55
    No. 1

    와..정신승리.....난 벌크업된 근육 부럽던데....운동 잘못하면 안생기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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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변화(3) +2 19.04.11 802 6 7쪽
10 변화(2) +1 19.04.10 840 8 8쪽
9 변화(1) 19.04.08 879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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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투(3) +2 19.04.07 955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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