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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8
최근연재일 :
2019.05.08 01: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3,868
추천수 :
283
글자수 :
153,074

작성
19.04.21 16:24
조회
681
추천
5
글자
11쪽

시작(2)

DUMMY

나의 임무를 끝내고 나서야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내가 잠시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도 수없이 많은 생명이 꺼져갔다. 소설에서는 이보다 더 대단위의 전투도 많이 묘사되었으나, 내가 직접 겪으니 그 느낌이 너무나 달랐다.


도저히 활자로는 표현할 수 없을만큼 절망적이고 끔찍했다. 손이 덜덜 떨려올 지경이었지만, 나는 꾹 참고 대검을 회수했다.


지금 내가 해야할일은 이 전쟁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었다. 대장 홉고블린을 상대하는 사람들에게 합류해야만 했다. 대장 홉고블린이 진정 [5]등급이라면 한 손이라도 보태야만 했으니까.


달려드는 고블린들을 처리하며, 전장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이윽고, 나는 대장 홉고블린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열명도 넘는 사람들이 오직 한놈만을 목표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여타 기사들의 검은 제대로된 유효타를 먹이지 못했다. 소수의 사람만이 제대로 된 상처를 내고 있었고, 나머지 기사들은 그저 고기방패일 뿐이었다. 심지어 한방도 제대로 견디지 못하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아까처럼 대검을 날리는 건 너무도 위험했다. 나는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가장 나을까 고민하면서 그쪽 방향으로 향했다.


"합류하겠습니다."


나는 크게 소리치면서 대장 홉고블린이 휘두르는 몽둥이를 대검으로 막았다.


쾅!

서로간에 힘이 엄청나다 보니 그야말로 굉음이 울려퍼졌다. 힘은 분명 이쪽이 우위에 있었지만, 아쉽게도 체급이 너무나 달랐다. 결과적으로 서로의 무기는 한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크와아악!"


그순간 이미 합류해있었던 부기사단장 에릭의 검이 대장 홉고블린의 왼쪽팔에 큰 상처를 입혔다.


"으아아아아아!!"


나는 그걸 본 순간, 힘을 집중해서 적의 무기를 밀었다. 고통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대장 홉고블린의 무기는 순식간에 밀려났다.




"컥."


윽, 이건.

나는 무언가에 얻어맞고 튕겨나가버렸다.


울컥

충격이 심했던 모양인지 내 입에서는 피가 터져나왔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나머지 방심했던 모양이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아공간 주머니에 겨우 넣어서 포션을 꺼내들었다.


퍼석

손이 너무 떨리는 나머지 뚜껑을 제대로 따지도 못했고, 포션병은 통째로 터져버렸다.

포션이 있는데도 써보지 못하고, 죽는 것인가...


죽음의 순간, 주마등이 스친다고 하는데, 나는 오직 아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게릭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빨리 죽게 되다니.


너무나 아쉬웠다.


.......


"게....님. 게릭..... 정신차...세요... 여기 ..... 드세요."


어디선가 흐릿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꿀꺽꿀꺽

그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내 입으로 무언가가 흘러들어왔다.

나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


"게릭님. 게릭님!!!"

"컥.컥. 으윽."


갑자기 지독한 통증이 올라오면서 주변에 온갖 소음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겨우 눈을 떠보니 눈 앞에는 로운이 빈 포션병을 들고 있었다.


"로..로운님."

"네. 저 여기 있습니다."

"후우, 어떻게 여길?"

"고블린과 전투중이었는데, 제가 있던 곳 부근으로 날아오시더라구요. 그래서 급히 와봤더니 포션도 제대로 못드시길래. 정신을 차리셔서 다행입니다."


운이 좋았다. 로운이 아니었다면 고블린들에게 공격당해서 죽었을지도 몰랐다. 아공간 주머니를 사용할줄 아는 병사가 로운 외에 또 있을리 없었으니까.


포션의 효과가 도는 모양인지 고통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다.


후, 다시 합류해야만 하겠지. 나는 로운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섰다.


"게릭님이 튕겨나온 이후에, 기사단장님과 영주님이 놈의 다리를 베어버리셨어요. 완전히 절단된건 아니지만, 꽤나 치명적인 모양이더군요. 그후로는 상처를 입히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로운의 브리핑을 들으면서, 나는 포션을 하나 더 복용했다. 확실히 내 눈으로 봐도 놈은 코너에 몰린 듯, 마구잡이로 버둥거릴 뿐이었다.


다리에 제대로 타격을 입었는지, 제 자리에서 꿈쩍도 못하는 상황. 결국 죽이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그렇기 때문이었다. 더욱 달려들어야 하는 이유는.


기껏 죽을 위기에 처하면서까지 싸웠는데, 막타는 내가 먹어야겠지.


"후, 로운님. 덕분에 살았군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우리는 동료지 않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돕는게 당연한거죠."


그랬다. 우리는 오늘 하루 수많은 위기를 함께 헤쳐 온 동료였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그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생각이었다. 모든 것은 전투가 끝나고 나서 할 얘기지만.


"하하. 그렇군요. 우리는 동료죠. 로운님. 그럼 각자의 전장으로 돌아가죠. 전투가 끝난 후, 다시 보죠."

"네. 꼭 다시 보죠."


로운을 뒤로 하고 나는 다시 대장 홉고블린과 싸우기 위해 달려갔다.


적당한 거리를 앞두고, 이번에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망치를 꺼냈다. 꺼낸 망치를 바닥에 놓았고, 다시 대검을 던질 준비를 했다.


목표물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놈이었으니, 이번에도 충분히 해볼만한 기회였다. 두번의 공격을 준비하는 것은 아직 무기를 든 손은 전혀 부상이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무기를 휘둘러서 한번쯤은 막을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거든.


"다들 비키세요!!!!"


나는 크게 고함을 친 후, 다들 피할 수 있게 텀을 두고는 전력을 다해 대검을 날렸다.


슈아아아아앙


"한방 더 간드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옆에 놔둔 망치를 들어 두번째 공격을 날렸다.



역시나 멀쩡한 손으로 대검은 막아냈다. 그러나 무게와 속도가 붙은 대검을 막는 바람에 대장 홉고블린의 손 역시도 바깥쪽으로 튕겨나갔다.


"크워어억"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는지, 놈은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내가 던진 망치가 머리에 막힌 체로 놈의 운명도 끝이 났다.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최후의 일격을 성공시킨거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밀려드는 성취감과 고양감에 나는 괴성을 지르고야 말았다.

나는, 아니 우리는 결국 승리했다.


◆ ◆ ◆


홉고블린들을 모두 물리치자, 전투는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끝났다.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고블린들이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투의 끝은 역시나 처참했다. 기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사망했고, 기사단장은 한쪽 팔을 잃었다. 병사들은 1/3은 사망했고, 1/3은 영구적인 손실이 남았다. 그외에도 소소한 부상을 입은 사람은 수없이 많았다.


아마 민간인 중에서 사망자와 중상자들을 추리면, 더욱 심각한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그 것 때문이었다. 아무도 기뻐하지 못했던 것은.

기뻐하기에는 너무도 처참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는 자들은 영주님께서 계신 쪽으로 모이시오."


한쪽 팔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기사단장이 소리쳤다. 계속된 출혈로 얼굴색이 달라지고 있었지만, 목소리만큼은 우렁찼다. 설마 마지막 임무를 수행해야겠다던가 이런 생각이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보다가는 마지막 남은 포션을 건냈다. 내버려뒀다가는 사망자만 한명 더 늘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건 영주님께 먼저."

"아닙니다. 나는 죽을 정도의 상처를 입지 않았으니, 경이 쓰십시오."


기껏 건낸 포션을 들고, 영주와 기사단장은 실랑이를 시작했다. 누가봐도 기사단장이 써야할 포션이었는데, 기사단장의 입장에서는 영주를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단장님. 원래 주인이었던 제가 보기엔 단장님께서 쓰셔야 할 듯하네요. 영주님께선 신관님께서 돌봐주실겁니다."


나는 주인이라는 권한으로 강하게 압박을 주었다.


"게릭님께서 저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얼른 드세요. 명령입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잠깐의 실랑이가 지나가고 나서야 리오는 포션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일단 살아만 있다면, 코인의 힘으로 어떻게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만간 코인의 사용법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고블린과의 전투가 끝난 이상, 자정에 자동으로 정산이 이루어지긴 했다. 그러나 신전에서도 그러했듯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졌으면 했다.


내 손해없이 다른 사람에게 이득을 주는 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하는 것이 여러모로 실리적이었으니까.


"우선 큰 부상이 없는 사람들은 부상자들이 쉴 수 있게끔, 공터에 천막을 쳐주십시오. 여력이 된다면 부상자들을 운반해주면 더 좋겠군요. 그리고 부상이 있어도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직접 공터로 향해줬으면 합니다."


영주는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영주의 지시에 따라 병사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내 힘이라면 한번에 여러명도 옮길 수 있었지만, 그러면 추가적인 부상이 생길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공주님 안기로 병사들을 하나씩 옮겨가기 시작했다. 힘이 쌘 자들은 나와 행동을 같이 했고, 힘이 약한 자들은 2인 1조로 들것을 만들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영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오늘 모두 다 전우였으니까


◆ ◆ ◆


한참을 움직인 끝에, 대략적인 정리가 끝났다. 물론, 정리라고 해봐야 공터에 천막을 치고, 부상자들을 눕힌 것 뿐이었다. 그리고 멀쩡한 병사 몇에게 신관들을 불러 오도록 지시를 내렸다. 물론, 영주가 내린 지시였다.


대략적인 정리가 끝나자, 나는 영주를 비롯한 수뇌부들에게 잠시 모여줄 것을 청했다.


"게릭님 덕분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주는 오자마자, 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원래의 소설에서는 수뇌부를 비롯한 소수만이 살아남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적어도 나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기에 나는 겸양을 표했다.


"아닙니다. 모두가 힘을 합친 덕분이지요. 저 혼자서는 절대로 대장 고블린을 쓰러트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게릭님께서 안 계셨다면, 여기있는 사람들 중 반수 이상이 서있지 못했겠죠. 영주로서 감사를 표하기에 충분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맞습니다. 홉고블린을 상대하기 위해 한명이 더 빠졌으면, 기사단의 피해도 더 컸겠죠."


..........


나의 겸양에도 불구하고, 감사의 표현은 멈추지 않았다. 수뇌부들이 돌아가면서 공치사를 해대는 통에 나의 얼굴은 민망함으로 붉어지는 듯 했다.


이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나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잠시만요. 휴, 사람을 너무 민망하게 하시네요. 하하. 그보다는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 어떤 말씀이시죠?"

"왜 고블린들이 갑자기 나타나게 됐는지 그 이유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강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작가의말

으어... 드디어 본격적으로 튜토리얼이 끝난 셈입니다.

후... 뭔가 굉장히 진이 빠지네요.

오늘 어떻게든 21편까진 써보려고 했는데....

한편 더 쓰는게 한계일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


뭔가 슬슬 슬럼프가 오는 느낌이라... 빨리 안써지더라구요.


저녁먹고 어떻게든 한편은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보시다가 설정상 에러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댓글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작,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저녁 때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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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변화(2) +1 19.04.10 841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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