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그라운드 홈런

웹소설 > 자유연재 > 스포츠

연재 주기
최작가03
작품등록일 :
2019.04.02 09:55
최근연재일 :
2019.06.30 14:41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8,265
추천수 :
209
글자수 :
161,699

작성
19.05.05 13:25
조회
126
추천
5
글자
7쪽

[29화] 성민의 프로포즈

DUMMY

이지가 실린 잡지의 기사를 접한 최회장의 심정은 복잡 미묘했다. 그녀가 트윈벨스에서 일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장차 자신과 함께 비룡그룹을 이끌어나갈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윈벨스를 향한 애정과 관심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야구 마니아부터 야구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들까지 온통 왕정치의 기록에 다가가는 이성민의 홈런 페이스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이었다. 그는 9월 초에 한국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홈런 개수를 넘어서며 단 일 년 만에 우드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에서 멈추지 않고 9월 중순에는 50홈런에 이르며 기록 달성을 가시권에 두었다.

성민과 혜정의 열애도 무르익었다. 성민과 혜정은 공공연하게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의 애정을 과시했다. 모 연예프로그램에서는 그들을 ‘올 한 해 가장 아름다운 톱스타 커플’ 1위로 선정했다.

한편 성민은 올스타전에서 강룡이 했던 충고를 흘려듣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직 혜정이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어린 소녀에 불과했지만 점점 그녀와 단란한 가정을 꾸미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런 성민의 고민을 눈치 챈 강룡은 옆에서 계속 그를 부추겼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맘먹었을 때 밀어붙여.”

“그렇지만 너무 어립니다.”

“혜정씨가 어디 보통 여자냐?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 우러러보는 탤런트 아니냐? 그러다 누가 낚아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혜정씨 곁에 괜찮은 남자 연예인들이 좀 많냐? 넘어가는 거 한 순간이야.”

“말씀이 너무 심하십니다. 혜정이는 그런 여자 아닙니다.”

“그래도 불안하지? 그러니까 맘 잡고 야구에만 전념하려면 얼른 프러포즈해.”


마침내 강룡의 부추김에 넘어간 성민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그녀를 촬영장에서 픽업한 다음 야경이 아름다운 남산 공원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에게 정성껏 고른 반지를 내밀었다.


“나랑 결혼해 줄래?”


혜정은 성민이 내민 반지를 보고도 가만히 있었다. 성민은 혜정이 거절하는 것으로 여기고 재빨리 반지를 바지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너무 성급했지? 내가 미쳤나 보다. 벌써 너를 아줌마로 만들려고 그러다니. 오늘 내가 했던 말 신경 쓰지 마.”

“56호 홈런 치면 결혼할게.”

“응?”

“홈런 신기록을 달성하면 오빠랑 결혼하다고. 지금 결혼한다고 승낙했다간 들떠 가지고 타석에서 헛스윙만 할 거 같아.”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

“홈런을 친 뒤 그 공을 가져와서 다시 나한테 결혼해달라고 프러포즈하면 받아줄게. 대신 못 치면 칠 때까지 유보야. 알았지?”

“꼭 그렇게 해야 해?”

“왜 자신 없어?”

“자신 없기는. 대신 그 때 가서 딴소리하기 없기다.”


성민은 혜정이 조건을 내밀긴 했지만 자신의 청혼을 받아줘서 무척이나 기뻤다. 그리고 여태껏 무관심했던 왕정치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 갱신에 욕심이 생겼다. 이전까지는 아무리 매스컴에서 떠들어대어도 먼 산 바라보듯이 했다. 그런데 이젠 반드시 달성해야 목표로 다가왔다.

혜연은 지난 이년 간 꿈에 그리던 성혁과의 연애를 시작했다. 이미 성혁의 동료에게 그를 연모한다는 사실을 들켜버린 그녀는 마치 이지가 준영을 처음 사귈 때 그랬던 것처럼 구단 숙소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그와 동료들을 챙겨주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성혁과 전주의 명소나 근교로 데이트를 나갔다. 경기전, 한옥마을, 전동성당, 전주향교, 고산동 극장거리, 전주박물관 등에서 혜연은 성혁과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성혁은 혜연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 힘들어하는 자신의 옆에서 애정이 담긴 격려와 위로를 보내주는 그녀에게 고마움은 느꼈지만 아직 그의 마음속에서 미란을 지워내지 못했다. 혜연에게 미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마워 그녀를 따라 데이트를 나가긴 했지만 머릿속에는 한창 박상무와 결혼 준비로 정신이 없을 미란의 얼굴이 떠올라 괴롭기 그지없었다.


“저랑 있을 때는 한 번만이라도 웃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안 돼요?”

“죄송합니다.”

“그런 말 들으려고 한 말이 아니잖아요.”

“죄송합니다.”


혜연과 함께 있으면 늘 죄송하다는 말을 날리게 되는 성혁이었다.


“죄송하면 꼭 트윈벨스를 살리신 다음에 계속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래주실 거죠?”

“알겠습니다.”


혜연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성혁은 그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여태껏 미란에게 구장으로 초대해 1군 무대에서 자신이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꼭 약속했던 자신의 홈런볼은 아직 주지 못했다. 성혁은 슬픔을 억누르고 동료들과 함께 팀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율은 아직 2할에도 못 미쳤으며 누상에 나가기보다는 아웃을 당해 쓸쓸히 더그아웃으로 돌아서는 일이 더 많았다.

혜연은 성혁에게 아직 미란을 잊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성혁이 자신에게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언제라도 기다려 주리라 다짐했다. 그가 비록 타석에서는 2할도 못 때리고 아웃당하기가 일쑤인 무능한 타자였지만 그의 인생에서도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도 그는 그리 못나거나 무능한 남자라고 여기지 않았다. 다만 그가 속수무책으로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싫었다. 땅볼아웃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공을 배트에 맞춘 다음 베이스를 향해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전주구장에서 경기가 열리면 스탠드의 절반이 관중들로 뒤덮였다. 이지와 안수가 기획한 이벤트의 위력이었다. 그럼에도 역시 전주는 관중 동원에 한계가 있는 스몰마켓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부지런히 관중들을 불러 모을만한 경기력과 이벤트를 보여주었지만 9월 중순에 접어들자 마침내 전주구장에 만원사례가 앞으로 계속 이어져도 10만 명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한 비룡그룹은 공식성명을 통해 최근 항간에 떠도는 트윈벨스의 인수설을 부정하며 인수의사가 없음을 발표했다. 비록 목표 달성에는 실패해도 그간 보여준 트윈벨스 선수들의 투지와 의욕, 그리고 팬들의 애정이라면 인수를 충분히 검토해 볼 것이라고 여겼던 단장은 비룡그룹의 인수 포기 발표에 허탈감과 분노함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이지와 안수를 비롯한 많은 팬들과 트윈벨스 선수들이 받은 당혹감과 낭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그라운드 홈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3 [52화] 피날레 19.06.30 73 3 4쪽
52 [51화] 트윈벨스 종지기들의 후일담 19.06.25 62 0 9쪽
51 [50화] 2007년 슈퍼키즈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3) 19.06.21 73 2 6쪽
50 [49화] 안녕, 트윈벨스! 19.06.21 76 2 5쪽
49 [48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2) 19.06.16 78 3 7쪽
48 [47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1) 19.06.14 72 4 6쪽
47 [46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0) 19.06.11 75 3 6쪽
46 [45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9) 19.06.09 73 2 7쪽
45 [44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8) 19.06.07 72 2 6쪽
44 [43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7) 19.06.04 78 1 7쪽
43 [42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6) 19.06.02 89 3 7쪽
42 [41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5) 19.05.31 91 1 7쪽
41 [40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4) 19.05.28 91 2 7쪽
40 [39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3) 19.05.26 106 2 7쪽
39 [38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2) 19.05.24 108 3 7쪽
38 [37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 19.05.21 120 3 7쪽
37 [36화] 고별인사 (2) 19.05.19 119 5 7쪽
36 [35화] 고별인사 (1) 19.05.19 110 3 7쪽
35 [34화] 절망의 17연패 19.05.14 117 3 7쪽
34 [33화] 로버트 레드포드 19.05.12 111 3 7쪽
33 [32화] 진오의 과거 19.05.10 108 3 8쪽
32 [31화] 떠나야만 하는 자들의 비애 (2) 19.05.07 104 4 7쪽
31 [30화] 떠나야만 하는 자들의 비애 (1) 19.05.07 97 4 8쪽
» [29화] 성민의 프로포즈 19.05.05 127 5 7쪽
29 [28화] 관중 동원을 위한 이벤트들 (2) 19.05.05 96 5 7쪽
28 [27화] 관중 동원을 위한 이벤트들 (1) 19.05.03 115 5 7쪽
27 [26화] 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경기를 만들어라! 19.05.03 109 5 7쪽
26 [25화] 떠나야 하는 이들의 회한 19.04.30 119 5 7쪽
25 [24화] 트윈벨스 인수를 위한 빅딜 (2) 19.04.30 116 7 7쪽
24 [23화] 트윈벨스 인수를 위한 빅딜 (1) 19.04.28 124 4 7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최작가03'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