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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작가03
작품등록일 :
2019.04.02 09:55
최근연재일 :
2019.06.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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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99

작성
19.05.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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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4화] 절망의 17연패

DUMMY

“전 제 곁을 떠나려 하는 당신이 싫어요. 당신처럼 떠나려는 트윈벨스도 싫고 이젠 그 모든 게 다 자리한 전주도 싫어요.”


혜연은 끝내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성혁은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는 혜연을 끝내 붙잡지 않았다.

훗날 트윈벨스를 회고하는 선수들이나 전문가, 그리고 팬들은 1999년 시즌의 트윈벨스를 크게 4개의 시기로 구분했다. 1기는 시즌 개막부터 트윈벨스의 자금 사정 악화가 수면에 떠오른 5월말까지였다. 비록 작년에는 4강에 들지 못했으나 재작년 플레이오프의 주역이 고스란히 남은 트윈벨스는 유력한 4강 후보로 손꼽혔고 모든 팬들과 전문가들이 이에 동조했다. 트윈벨스 선수들도 1996년과 1997년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컸다.

2기는 6월부터 전반기 레이스를 마감하는 올스타전 전까지였다. 모기업이 부도 위기를 맞아 재정지원을 중단하자 구단에서 선수들 월급과 구단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팀의 주축 선수들을 팔아버림으로서 팀 전력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작 4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순위는 어느새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구나 올해 안에 트윈벨스를 인수하지 못하면 팀이 공중 분해된다는 위기감이 조성되어 트윈벨스 선수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고생이 많았던 암흑기였다.

3기는 1999년 시즌을 통틀어 트윈벨스 선수들에게 가장 행복했던 기간이었다. 9월초까지 이어졌다. 홈 관중이 10만 명을 돌파하면 트윈벨스를 인수하겠다는 비룡그룹 최회장과의 약속을 믿고 모든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기에 임했다.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경기를 선보인다는 모토로 훗날 스포테인먼트(spotainment)의 시초라는 긍정적 평가와 스포츠 경기에서 지나치게 재미와 상업성을 추구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받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승률도 가파르게 상승하여 1999년 시즌 트윈벨스가 거둔 승수의 3분의 1을 이 시기에 거두었다. 관중들도 폭발적으로 늘어 10만 돌파도 어쩌면 가능한 수치처럼 다가왔다. 한마디로 트윈벨스에게 희망과 미래를 발견할 수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절망의 4기가 찾아왔다. 홈 관중 10만 명 돌파 좌절이 확정된 9월 초부터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10월 초까지의 한 달 간이었다. 트윈벨스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비룡그룹의 공식발표에 선수들은 좌절하며 팀의 해체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모두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당연히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올 리 없었고 바로 패배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최대연패 2위의 기록인 17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17연패를 트윈벨스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달성했다.

일요일 아침, 안수는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오던 승미를 거의 납치되다시피 하여 함께 전주행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무작정 트윈벨스와 모던즈의 경기가 펼쳐지는 전주구장으로 향했다. 승미는 안수의 무례한 행동에 반항을 해았지만 이내 순순히 그를 따랐다. 그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트윈벨스가 패배한다면 미련 없이 널 잊고 떠날게. 대신 트윈벨스가 승리하고 연패를 끊는다면 그게 미래의 내 모습이라 여기고 내게 기회를 줘. 트윈벨스가 나처럼 못난 팀이지만 오늘은 반드시 이기는 모습을 너에게 보여줄 거야.”


승미는 암만 생각해도 오늘 경기에서 트윈벨스가 질 확률이 더 커보였다. 그래서 이참에 완전히 떼어버리자는 생각으로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전주구장 기자석에 자리한 몇몇 기자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트윈벨스가 오늘 16연패를 끊느냐 마느냐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현재 트윈벨스는 1983년에 인천 슈퍼스타즈(Superstars)가 세운 18연패의 기록에 접근하는 중이었다. 성민이 오랫동안 55개의 홈런에서 멈춰버리면서 기사거리를 제공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아주 먹음직스러운 기삿감이었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은 되고 싶지 않다는, 그리고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만큼은 팬들에게 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각오로 단단히 무장한 트윈벨스 선수들에게 지난 열여섯 경기를 내리 지면서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트윈벨스의 선발투수 김재덕은 9이닝 8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공격에서도 6회말 7번 타자 조권우가 0대 1로 뒤지던 상황에서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쳐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1대 1로 동점을 이루던 9회말 1사 후, 6번 이준영의 타구가 모던즈의 3번째 투수 이성호의 글러브에 맞고 튕겨져 나온 뒤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내야안타가 되었다. 이어 강림이 모처럼 안타를 쳐내어 1사 1,3루를 만들었고 이어진 장채중의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가 트윈벨스는 1사 만루의 황금찬스를 잡았다.

이지를 비롯한 오백여 명의 관중들은 마침내 연패의 사슬을 끊는다는 기대감에 들떠 목청을 크게 높여 응원했다. 안수도 마찬가지였다. 승미만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가 흘러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9번 최홍이 초구에 포수 파울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나며 투아웃이 되었고 이어 1번 양용민이 역시 초구에 유격수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연장전에 들어가자마자 김재덕을 대신하여 등판한 마이클이 10회초 모던즈의 첫 타자 박재용에게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다시 리드를 내어주었다. 그게 오늘 경기의 결승타점이 되었다. 10회말 최태환-양종혁-조권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삼자범퇴를 당하면서 기자들이 기대했던 한 시즌 최다연패 타이기록에 한 게임차로 다가갔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벨소리가 구장 내에 울려 퍼졌다. 안수에게 그건 승미와의 이별을 알리는 벨소리이기도 했다.


“남자답게 자신이 한 약속은 지켰으면 해.”


매정한 말을 남기고 승미는 다른 관중들보다 일찍 스탠드에서 일어섰다. 이제 안수는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었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고 응원해 마지않았던 팀이 또 한 번 자신과 사랑하는 그녀 앞에 추하게 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왜 이런 팀을 좋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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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피날레 19.06.30 72 3 4쪽
52 [51화] 트윈벨스 종지기들의 후일담 19.06.25 62 0 9쪽
51 [50화] 2007년 슈퍼키즈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3) 19.06.21 73 2 6쪽
50 [49화] 안녕, 트윈벨스! 19.06.21 76 2 5쪽
49 [48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2) 19.06.16 78 3 7쪽
48 [47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1) 19.06.14 72 4 6쪽
47 [46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0) 19.06.11 75 3 6쪽
46 [45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9) 19.06.09 72 2 7쪽
45 [44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8) 19.06.07 72 2 6쪽
44 [43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7) 19.06.04 78 1 7쪽
43 [42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6) 19.06.02 89 3 7쪽
42 [41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5) 19.05.31 91 1 7쪽
41 [40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4) 19.05.28 91 2 7쪽
40 [39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3) 19.05.26 106 2 7쪽
39 [38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2) 19.05.24 108 3 7쪽
38 [37화] 트윈벨스의 99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1) 19.05.21 120 3 7쪽
37 [36화] 고별인사 (2) 19.05.19 119 5 7쪽
36 [35화] 고별인사 (1) 19.05.19 110 3 7쪽
» [34화] 절망의 17연패 19.05.14 117 3 7쪽
34 [33화] 로버트 레드포드 19.05.12 111 3 7쪽
33 [32화] 진오의 과거 19.05.10 108 3 8쪽
32 [31화] 떠나야만 하는 자들의 비애 (2) 19.05.07 104 4 7쪽
31 [30화] 떠나야만 하는 자들의 비애 (1) 19.05.07 97 4 8쪽
30 [29화] 성민의 프로포즈 19.05.05 126 5 7쪽
29 [28화] 관중 동원을 위한 이벤트들 (2) 19.05.05 96 5 7쪽
28 [27화] 관중 동원을 위한 이벤트들 (1) 19.05.03 115 5 7쪽
27 [26화] 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경기를 만들어라! 19.05.03 109 5 7쪽
26 [25화] 떠나야 하는 이들의 회한 19.04.30 119 5 7쪽
25 [24화] 트윈벨스 인수를 위한 빅딜 (2) 19.04.30 116 7 7쪽
24 [23화] 트윈벨스 인수를 위한 빅딜 (1) 19.04.28 124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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