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의 행정보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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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Heaven
작품등록일 :
2019.04.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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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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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장-종전의 불씨]

DUMMY

[40]


"자네가 그렇게까지 극찬할 정도인가?"


"길버트, 자네는 모르고 있었던 건가?"


"뭐, 자네한테 솔직히 말하자면 낙하산은 맞긴 하거든..."


길버트는 그와의 첫 대면이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띤다.

분명 첫 대면에서 보여준 레이번의 모습은 그다지 신용이 갈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백성? 카롤 황태자에게 레이번과 있었던 일에 관해서 듣지 않았더라면 결코 그를 군인이자 장교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정도로 볼품없는 사내였다.

단순히 황태자와 황녀가 그를 믿고 자신에게 맡겼기에 그를 부대에 들인 것이지, 솔직히 그가 두 사람의 말처럼 전쟁영웅이 되어서 돌아가리라는 것은 그다지 기대도 하지 않았고 그저 무사히 살아서 돌아오기만 해도 다행이라 여겼다.

그에게서는 딱히 이렇다 할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에이르처럼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마법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었고, 카롤처럼 검성의 경지에 다다른 소드마스터의 자질을 보였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인간, 길버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단순히 특별한 부분이 있었다면 유독 배포가 컸다는 것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알펜에게는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이곳의 평범한 인간과 다를 것이 전혀 없는...그런 남자였다.


"황태자님의 사람이라 나도 자세한 건 이야기해줄 수는 없네."


"왕당파의 사람이었나?"


"정확히는 왕당파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하고...계약관계? 정도가 어울리겠군."


"계약관계?"


알펜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길버트를 바라본다.


"황태자님이 뭐가 아쉬워서 일게 평민이랑 거래한단 말인가?"


"나도 정확히는 그분의 속을 알지는 못한다네. 게다가 황태자님의 주도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황녀님의 주도가 맞겠군."


그의 말에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황태자님도 여전하신가 보군..."


"뭐,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네도 알겠지만 애초에 어느 누구도 황녀님의 속을 알지는 못해도 항상 옳은 길을 제시하셨으니까..."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황녀가 엮인 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의문을 표하지 않는다, 그것이 왕당파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알펜은 왕당파도, 귀족파도 아닌 그저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뗀 중립에 가까운 성향이었지만 황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알펜은 그제야 레이번에 대한 의심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울 수 있었다.

정확히는 믿음에 의해서 지웠다기보다는 단순히 '황녀'라는 존재가 그와 얽혀있다는 점에서 손을 놓은 것에 가까웠다.

백성들에게는 그저 자애롭고 아름다우며, 가녀린 이미지의 황녀지만 결코 귀족이나 그의 측근들에게는 그런 가벼운 이미지 따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덕분에 폭탄을 안은 건 아니라는 것만 확인했군."


"하하..."


알펜의 말에 길버트는 멋쩍은 듯 웃어 보인다.


"황태자님이 데려오셨다고 하더군. 순례 여행 중에 만난 사람인데 마을 하나가 고블린들의 습격으로 완전히 초토화되었는데 그때 삽 하나로 마을 사람들을 구하고 다녔다더군...게다가 잡혀간 주민들까지 구출해내면서 꽤 태자님의 눈에 든 모양일세."


"삽 하나로?"


"뭐, 전투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을 정도로 미숙하다고는 하지만 그 모습을 본 황태자님이니 그 말에 차마 토를 달 수가 없더군."


"사람 보는 눈은 있으시니 믿어야지. 물론 지금도 충분히 황태자님이 사람을 잘 뽑았다고 생각은 하네만..."


두 사람은 문득 성벽 위에서 소란스러운 이들을 바라본다.

저격대대의 일원들과 함께 다른 대대의 병사들을 일렬로 세워놓은 레이번의 모습, 다른 이들을 교육하는 듯한 그의 모습에 그를 부르려던 알펜을 길버트가 만류하며 그저 묵묵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아무래도 지난번 자신이 야습에서 까마귀 부대에 대항하기 위한 자격 방법을 교육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신호에 맞춰서 일제히 소리를 치며 요란하게 움직이는 부대원들의 모습에 길버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린다.


"그래서, 저 친구 지금은 어디 소속인가?"


"지금은 저격대대 교관직책으로 있는 상태네."


"중대장이 아니라?"


"뭐, 일단 지휘보다는 기본적인 것부터 훈련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더군...게다가 레이번 소위가 야습 때 사용한 대 까마귀용 전술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해서 나도 동의했다네."


"자네가 인정할 정도면 꽤 효율이 좋았나 보군."


"오죽하면 일반 병사들로도 까마귀 부대를 격퇴할 정도니 의심할 여지가 없었네. 어쩌면 덕분에 제공권에 대해 저항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더군."


"그런가?"


레이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편, 성벽 위에 서서 다른 부대의 병력을 교육하고 있던 레이번은 부대원들의 움직임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잔뜩 찌푸린체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자세에 대해서는 지적할 생각은 없었다.

사람마다 사격 자세의 편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정답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기에 애초에 자세에 대해서는 그도 지도하지 않았었다.

단순히 누워서 자신들이 편한 대로 조준하고 쏘기만 하면 되는 일, 문제는 진형에 있었다.

최대한 흩어져서 자세를 취해야만 했다.

아직까지는 정면의 화살을 마법사들이 결계로 막아주고 까마귀 부대가 화약류의 투척무기를 사용한 것은 보지 못했지만, 레이번이 오기 전 수차례의 전투 중에는 폭발물을 이용한 투척 또한 있었다고 한다.

다음 전투에는 필히 투석기와 폭발물을 이용한 공격이 병행될 것이 자명한 사실...그렇기에 옹기종기 모여서 진형을 갖추게 되면 그로 인해서 큰 피해를 입는것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수차례 이야기를 했다...최대한 모두 흩어져서 전투를 치러야 한다고, 모두가 최대한 멀리 거리를 두고 산개한 상태에서 자세를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지금 장난하냐?!"


사실상 두, 세 걸음 정도만 흩어지고 그대로 벌러덩 누워버린 이들을 보며 레이번은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리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걸로 벌써 3번째...한 번 정도는 지적할 수 있었던 일이지만 누적되어 벌써 3번째 이렇게 행동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떨어지라고 이야기했더니 한 발짝 떨어지다가 이제는 두 세 걸음 정도다...떨어지라는 말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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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1 19.05.08 515 12 10쪽
54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19.05.08 542 12 10쪽
53 [3장-종전의 불씨] +1 19.05.07 534 13 16쪽
52 [3장-종전의 불씨] 19.05.07 537 10 12쪽
51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24 14 12쪽
50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45 13 11쪽
49 [3장-종전의 불씨] 19.05.05 570 11 12쪽
48 [3장-종전의 불씨] +2 19.05.05 590 13 12쪽
47 [3장-종전의 불씨] 19.05.04 620 13 14쪽
46 [3장-종전의 불씨] +3 19.05.04 677 13 7쪽
45 [3장-종전의 불씨] 19.05.03 667 16 7쪽
44 [3장-종전의 불씨] +1 19.05.03 639 13 7쪽
43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73 18 7쪽
42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57 14 7쪽
» [3장-종전의 불씨] +1 19.05.01 706 14 7쪽
40 [3장-종전의 불씨] 19.05.01 659 14 7쪽
39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75 17 7쪽
38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69 16 7쪽
37 [3장-종전의 불씨] +2 19.04.29 698 15 7쪽
36 [3장-종전의 불씨] 19.04.29 716 11 7쪽
35 [3장-종전의 불씨] +2 19.04.28 753 14 7쪽
34 [3장-종전의 불씨] +1 19.04.28 747 15 7쪽
33 [3장-종전의 불씨] 19.04.27 767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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