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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Heaven
작품등록일 :
2019.04.02 18:49
최근연재일 :
2019.05.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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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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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장-종전의 불씨]

DUMMY

[44]


"당장 비키지 못해?!"


레이번이 레긴스 요새에서 전선을 유지하고 있던 그시각, 황도 알케니스의 황궁은 상당히 요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황녀의 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병력들이 애워싸고 있었고 보기 드문 12성좌의 기사단까지 자리를 잡으며 삼엄한 경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방 문 앞에 선 황태자 카롤은 평소의 온화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날카롭게 날이 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을 막아서는 기사들을 노려보는 그, 그의 기세에도 굴하지 않으며 2개의 폴암을 교차시키며 카롤이 황녀의 방으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서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이들을 때려눕히고 들어갈 것만 같은 매서운 눈빛, 하지만 카롤이 아무리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런 행동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지금 황녀님께는 아무도 출입할 수 없습니다."


"네이놈! 지금 황태자님의 명령을 거부하겠다는거냐!"


"저희는 황제 폐하의 명령만을 따릅니다. 이만 돌아가주십시오."


황태자를 수행하던 노년의 귀족이 소리쳤지만 이들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어찌 오빠로서 동생의 상태를 보겠다는데 막는 것이냐...난...난 꼭 지금 에이르의 상태를 살펴야겠다!"


"이 이상 들어가려 하신다면 황제 폐하의 명령에따라 무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력? 네놈들이 나를 무력으로 제압하겠다는 것이냐?!"


두 기사의 말에 분노한 황태자, 그의 외침과 동시에 짙은 살기가 피어오른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의 살기, 두 기사는 두려움을 자극하는 황태자의 눈빛에 잠시 당혹스러워 했지만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채 그의 길을 막아서고서 비켜주지 않았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절로 흘러내릴 정도의 살기..하지만 그들은 철저히 훈련된 황제의 기사였기에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황제의 명령을 수행해야만 했다. 그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사명, 설령 황태자와 척을 지더라도 그들에게는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분노가 무의미함을 안 카롤은 살기를 거두며 허리춤에 매고 있던 검에서 손을 땐 채 두 기사의 폴암을 잡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열어라. 지금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강압적인 카롤을 향해 누군가가 소리쳤다.

카롤이 고개를 돌리자 한 남자를 향해 무릎을 꿇은 자신을 따르던 귀족들의 모습이 보였고, 카롤은 곧 몸을 돌리며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폐하."


"네이놈 내 명령이라는게 말같지가 않은가?! 태자라는 놈이 이리도 명령을 가볍게 여기다니!"


"저는 황태자이기전에 에이르의 오빠입니다. 어찌 제가 에이르의 상태조차 볼 수 없단 말입니까!"


"닥쳐라! 네놈이 황녀의 상태를 왜 신경쓰느냐!"


"같은 핏줄이자 저의 소중한 가족이지 않습니까!"


"가족? 네놈이랑 전혀 다른 핏줄이다!"


흥분한 두 사람의 고함소리, 황제의 말에 카롤은 말문이 막혔는지 즉각 대답을 하지 못했다.

황제의 말은 반은 맞았지만 반은 틀렸다.

분명 에이르와 카롤은 가족이었다. 같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가족...하지만 분명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종족조차 다르기에 황제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황제 본인조차도 자신이 말을 잘못 내뱉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고압적인 모습을 치우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만 돌아가도록 해라. 네놈이 신경쓸 일이 아니다."


그 말을 끝으로 황제는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카롤과 2명의 기사를 지나 에이르의 방으로 들어간다.

오직 한 남자만이 자리에 남아 카롤과 마주했다.

금발의 엘프...상당히 나이를 먹은 듯 중년의 미를 뽐내는 남자, 그는 카롤의 옆을 지나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보기가 흉합니다 황태자님. 태자로서의 채통을 지켜주시지요."


이윽고, 그 또한 황제를 따라 에이르의 방으로 들어선다.


"저, 저저저 저놈이!"


"그만두세요 란포드 경."


"태자님!"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에이르가 쉬고있는데 더 이상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군요."


카롤은 화를 내려던 귀족의 어깨를 토닥이며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그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금니를 꽉 깨물며 최대한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자신의 누이가 쓰러졌다.

자신이 보는 눈앞에서 평소에 앓고있던 지병이 재발하면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다시는 보고싶지 않았던 광경, 최근에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또다시 보고야 말았다.

고통스러워하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나약하게만 느껴졌다.

길을 걷던 카롤은 결국 옆의 벽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벽면이 부서지고 금이 갔지만, 어느 누구하나 그런 카롤의 행동을 만류하지 않았다. 모두가 그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그에게 있어서 어느 때 보다도 가장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단순히 벽이 부서지는 것을 막지 않았다.


"다른 핏줄이라고? 아니, 아니야..."


카롤은 잠시동안 서서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은 채 중얼거린다.

아직까지도 그의 머릿속에는 황녀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손이 떨려오고,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며 제대로된 시점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고개를 떨군 그의 시선에 한 사람의 발이 눈에 들어온다.

카롤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 선 자를 바라본다.


"당신은..."


눈앞에 서있는 여인...백발의 단발머리위에 쫑긋거리는 귀가 달린 그녀의 모습에 카롤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황녀님의 전언을 드리고자 왔습니다."


"레,레테나...!"


아름다운 백발의 단발머리, 하지만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탁한 푸른색의 눈동자가 무심하게 카롤에게로 향해져온다.

한없이 차가우면서도 냉정한 눈빛...폴트 마을에서 있었던, 자신에게 칼을 겨누었던 그때와 똑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의 그녀는 무장을 하고있지 않았고 카롤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예우를 갖추며 말을 전하고자 할 뿐...

카롤과 그녀는 결코 초면이 아니었다.

지금의 상황속에서 레테나가 모습을 드러내준 것이 카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지만 반대로 레테나는 카롤에게 그 어떠한 감정도 없는지 그 어떠한 표정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카롤도 그제서야 자신만의 생각이라 여기며 생각을 정리한 듯 표정이 굳어졌다.

레테나는 카롤이 반가울 턱이 없었다.

그녀의 동족들을 잔인하게 학살한 나라의 황태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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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1 19.05.09 511 15 11쪽
56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2 19.05.09 512 12 10쪽
55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1 19.05.08 515 12 10쪽
54 [4장-종전과 영웅의 탄생] 19.05.08 542 12 10쪽
53 [3장-종전의 불씨] +1 19.05.07 534 13 16쪽
52 [3장-종전의 불씨] 19.05.07 537 10 12쪽
51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24 14 12쪽
50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45 13 11쪽
49 [3장-종전의 불씨] 19.05.05 570 11 12쪽
48 [3장-종전의 불씨] +2 19.05.05 590 13 12쪽
47 [3장-종전의 불씨] 19.05.04 620 13 14쪽
46 [3장-종전의 불씨] +3 19.05.04 677 13 7쪽
» [3장-종전의 불씨] 19.05.03 667 16 7쪽
44 [3장-종전의 불씨] +1 19.05.03 639 13 7쪽
43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73 18 7쪽
42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57 14 7쪽
41 [3장-종전의 불씨] +1 19.05.01 705 14 7쪽
40 [3장-종전의 불씨] 19.05.01 659 14 7쪽
39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75 17 7쪽
38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69 16 7쪽
37 [3장-종전의 불씨] +2 19.04.29 698 15 7쪽
36 [3장-종전의 불씨] 19.04.29 716 11 7쪽
35 [3장-종전의 불씨] +2 19.04.28 753 14 7쪽
34 [3장-종전의 불씨] +1 19.04.28 747 15 7쪽
33 [3장-종전의 불씨] 19.04.27 767 16 7쪽
32 [2장-북부전선] +1 19.04.27 766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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