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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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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훈
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최근연재일 :
2019.06.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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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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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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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017화

DUMMY

재무? 이걸 뭐라고 대답해?


당황스러워하는 내 행동을 눈치 챘는지, 태욱이가 끼어든다.

그래. 너로 정했다. 가라 김태욱!


“재무제표가 지금 전임상 단계에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상장 부분에서는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 바이오 회사 아닙니까. 저희정도 신약이면 1상 진입 허가 받자마자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은 쉽게 가능합니다. 진입 허가까지 진득이 기다리는 시간만 남은 겁니다.”


하 새끼 똑똑하네. 나도 질 수 없지.


“홍이사님, 홍이사님. 이번에 새로 데이터 정리한 전임상 결과 보셨죠? 제가 이미 부하직원 시켜서 완벽하게 ppt로 준비시켜 놨다 이거 아닙니까. 안 그래도 지금 서류로 다 프린트까지 해왔는데 보시렵니까?”


태욱이가 옆에서 쿡쿡 찌른다.

아. 준비 안 해왔다고?

아니 아까 뭐 준비한다며 시바.

이런 거도 준비 안하고 뭐한 건데.


“허허. 아주 준비가 철저하구만. 그건 이따 한 번 보기로 하지.”


휴.

이따는 무슨.

그런 게 어딨어.


내 술자리에 ‘이따’는 없다.

업무 생각은 꿈도 못 꾸게 혼을 빼주마.


자 지금부터 달려볼까.


“예 맞습니다. 홍이사님. 지금은 마시러 온 자리 아닙니까. 그런 얘기는 지금 저희가 마시는 술에 적합한 안주가 아닙니다.”


“그래그래.”


“대신 이 안주 좀 드셔보시죠. 아니 여기 주방장이 프랑스 유학시절 수석 셰프였다는 거 아닙니까. 그 수석이 정성껏 썰은 마트 수박 한번 드셔보시죠. 자 여기 수석 수박 들어갑니다. 아.”


홍이사 입에 수박을 넣어주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여기 주방장. 나 때문에 프랑스 수석 됐겠네.



수박을 입에 넣어주고 있으려니 옆에서 재준이 형이 흐뭇하게 웃고 있다.


오 나 지금 한재준보고 자연스럽게 형이라고 생각했네. 이제 좀 친해졌나.


“뭘 쪼개십니까 한 대표님, 어서 국가대표 파인애플 홍이사님께 드리지 않고.”


“아 여...여기 하나 드셔보세요. 뭐? 국... 뭐라고?”


“아 오늘따라 답답하시네 이 양반. 왜 이렇게 더듬거리세요. 더듬이를 확 뽑아버릴라”


“하하하. 유대표 이 친구 정말 웃긴 친구구만.”


“더듬거리니까 하나 생각나는 게 있는데, 제가 훈련소에서 불침번 교대를 하려고 일어나서 환복하고 있는데 옆 누워 자고 있던 제 동기가 갑자기 토...... 토...... 이러는 겁니다.

무시하고 자려고 했는데 그 놈이 다시 토...... 토..... 이러 길래 저랑 옆에 후임들이 전부 ‘아. 이 새끼 토하려나 보다.’ 하고 있었죠.”


“그래서?”


“그래서 우리끼리 아 비닐봉지 어디 있나 하면서 우왕좌왕 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그 새끼가 그러더군요.

토...... 토...... 토트넘!”


일순간의 정적.


웃어.

웃어 새끼들아.


태욱이를 옆 발로 툭툭 찬다.


“파하하하하하.”


태욱이가 웃자 홍이사도 따라 웃는다.


“아. 잠꼬대?”


“홍이사님. 저희 유대표가 더 웃긴 게 뭔지 아십니까.”


“오 뭔데.”


“저희 유대표는 군대를 간 적이 없어요.”


“아 그래? 허허허허. 훈련소 때 얘기라더니 이거 생각보다 더 웃긴 친구네.”


아 씨발. 나 미필이구나.


술이나 먹이자.


“홍이사님. 홍이사님. 그거 아십니까. 저희 아버지는 한평생 자동차만 고치셨습니다. 외제차 국산차 티코 가리지 않고 아버지 손을 거치면 모든 차들이 새로 태어나고는 했습니다. 그 분이 항상 하셨던 말씀이 남자는 이 자동차처럼!”


손을 강렬하게 휘저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엔진은 뜨겁게, 겉은 차갑게 살아야 한다고 하셨죠. 그래서 저도 그렇게 겉이 차가운 남자가 되고 싶었으나 성격이 그러지 못해서 몸이라도 차갑게 하자라는 마인드로 항상 이렇게 얼음을 즐겨먹는데, 이렇게 얼음을 3개 컵에 담아서 샷 잔 맞춰 보틀을 딱 부으면 비율이 아주 기냥... 캬! 자 제가 타드린 술 좀 드셔보시죠. 제가 비율은 또 기가 막히게 잘 맞춥니다.”


“아... 조금 뒷맛이 쓴데?”


“이건 제 아버지의 말씀이 담긴 술잔인데......”


“아... 아니... 내 말은 아버님의 쓴 말씀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이런 맛을 낸다는 거지.”



따르고 붓고.

마시고 즐기고.


홍이사는 점점 나한테 빠져 들어갔다. 아니 빠져든다는 게 성적으로 말고 육체적으로.

아니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아 시바.

사람 대 사람으로.



이건 업무가 아니다.

내가 노는 거지.

그러면서 약도 팔고.


어쩌다보니 내가 진짜 약팔이가 됐다.




월요일이 되어 회사에 출근해보니 재준이 형의 표정이 밝다.


투자 따냈댄다.


캬. 이거지.


능력 도움 안 받고 순전히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결한 건 오랜만이다.


이게 진짜 성취감이란 거구나.

회삿일에 조금씩 맛 들리는 기분이다.



잘나가는 바이오 벤처의 대표!

사실 지금까지는 내가 뭘 못해 본 건 기회가 없어서지.

한 번도 이런 위치에 올라 본 적이 없잖아.


예전에 폐급 인생마냥 형편없이 살았던 건 이런 자리까지 올라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 내가 다른 게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제야 내 인생, 제대로 살아볼 기회가 온 거다.


그래 이건 기회야.

열심히 해보자. 노력해서 안 될 게 있나.

이번 일도 실제로 이렇게 잘 해냈는데.


이런 기분은 회사 대표처럼 높은 직책이 아니라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계속 편의점에서 알바나 하면서 지냈다면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

오랜만에 인터넷에서 글이나 조져야겠다.


- [제목] 얘들아 요즘 우리 회사 잘 나간다.


- [내용]

 내가 지금 회장인데, 기업명을 밝힐 순 없고

 얼마 전에 투자도 왕창 받고. 아무튼 잘 나가서 기분이 좋다.


- [댓글]

 ㅇㅇ: 철퇴형 돌아 왔네.

 탄이: 아니 형 저번에는 의대생이라며

 스뎅: 허언증 고치게 병원에서 상담 좀 받자


하 댓글 많이도 달리네.

여기서 자랑 좀 해보려는 게 에러였다. 방구석 넷돌이들이 나에 대해 뭘 알겠어.


이제 인터넷 글 쓰는 건 슬슬 접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방구석 글질 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었다고나 해야 할까.

예전만큼 재미도 없지. 지금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게 재밌는데.



그래 회사 일이나 하자.


지금부터 열심히 하려면 회사에 대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밑바닥부터 조금씩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자잘한 회사 일을 비롯하여 복사기 쓰는 법도 몰랐던 내가!

어느덧 진짜 경영자가 된 거 같다.




그 뒤로 우리 회사는 한두 번의 접대 자리가 더 있었는데 그때마다 재준이형은 무능력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명문대출신 샌님이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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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화 +3 19.05.02 737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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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042화 +3 19.04.30 727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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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화 +3 19.04.25 923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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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7화 +7 19.04.15 1,376 22 7쪽
26 026화 +3 19.04.14 1,400 19 7쪽
25 025화 +3 19.04.14 1,481 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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