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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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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유성훈
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최근연재일 :
2019.06.25 20: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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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955

작성
19.04.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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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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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7쪽

018화

DUMMY

그리고 뭔 놈의 투자받을 곳은 이렇게 많은지.

이래서 바이오 회사가 돈 먹는 하마라고 했던 거구나.


난 계속해서 그 접대란 것을 잘 해내고 있었다.


“사장님들 제가 군 생활 때 별명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무당이었습니다. 오늘 식단이 뭔지 보지 않아도 오늘은 맛없을 거 같다하고 식당에 가지 않은 날이면 꼭 명태 순살 조림 따위가 나와서 붙은 별명이죠.”


“아이고 유대표는 이거 가만 보면 군무샙니다. 미필 군무새. 가끔은 진짜 군대 갔다 온 걸로 착각하게 만든다니까. 썰을 너무 잘 풀어서.”


“에헤이. 김태욱 팀장은 조용히 하시고. 군단장과 친했던 내 군생활을 알지도 못하면서.”


“자자 그만들하고 다시 한잔들 하십시다.”


“짠!”


“자 사장님. 무당 유성훈이 말합니다. 저희 회사 곧 상장해서 내년 안에는 지금 규모의 50배 정도 시가총액을 유지할겁니다.”


“오... 오십 배?”


“지금 저희 회사 투자금이 이미 충분 하거든요. 얼마 전 3상까지 완료할 정도의 수천억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서요. 사장님이 이번에 그 마지막 투자금으로 화룡점정! 클라이막스의 종지부를 찍는 겁니다!”


물론 수천억의 투자를 받아본 적은 없다.

태욱이가 이게 뭔 소리냐는 듯 쳐다본다.


그래 넌 지금 내가 취한 걸로 보이겠지.

자. 이젠 내일이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이번에도 이뤄지길!


“하하하 자네들 부모님들은 아주 좋겠어. 아주 주체적이고 똑똑들해서. 난 요즘 내 딸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데 말야.”


“아이고 사장님 따님도 다 자알 되실 겁니다. 김태욱 팀장이야 원래 지금 당장 정글에 던져놔도 어떻게라도 살아남겠지만, 저는 주변에 이렇게 한 대표, 김팀장 그리고 여기 송사장님까지 좋은 인맥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혼자 이렇게 동떨어지잖아요? 그냥 바로 다음날 죽어요. 개복치마냥.”


태욱이가 옆에서 눈치를 준다.


“아 또 유대표가 또 오바를 하네요.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송사장님.”


“아...그러니까 내말은 모두 건강하고! 오래살고! 어...? 김팀장은 정글 가지 말고! 아...아 맞다 그리고 나는 군대 전역했고!”


“했고?”


“허허허 유대표가 벌써 많이 취했구만. 역시 재밌어 유대표”




다음 날이 되자 수천억 투자는 개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의아하지도 않다.

내가 미친 듯 원한 게 아니거든.

난 이제 거의 확신했다. 이건 일정 시간이 지나야 또 한 번 능력을 쓸 수 있는 쿨타임 같은 형태가 전혀 아니라, 순전히 무작위 발동 형태라는 것을.

완전한 무작위는 아니라 거짓말에 어느 정도 내 열망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까지.


군대에서 연예인과 군단장 인맥에 발현된 연속적인 능력.

그 후엔 한동안 계속되는 실패를 겪다가 뜬금없이 날 경영자로 만들어준 이 능력.

이건 열망이 반영된 랜덤 확률이다.


맞겠지?




이제는 어느덧 나도 회사 돌아가는 일을 대강은 처리할 수 있는 3개월 차 대표가 되었다.


그 망할 놈의 재무도 이제 뭔 소린지 알겠고.

군대에서 배웠던 영어 실력으로 우리 회사 신약에 대한 논문도 대강 읽어봤고.

웬만한 잡무 처리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 논문은 읽었으나 이해한 건 아니다.

사실 안 읽은 거랑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준.

당장에 초록에 나오는 용어들부터 잘 몰랐으니까.

영어 좀 안다고 논문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더라.


논문 한번 훑어보니 새삼 재준이 형이 다시 보였다.


이런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언젠가부턴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재준이 형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이게 DNA가 다르다는 건가.

모짜르트를 지켜보는 살리에르의 기분이 이해간다.

근데 살리에르도 잘나가는 음악가였다며.


그래. 세 달 내내 열심히 달려왔으니 지쳐가는 거겠지.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은 했지만 평생을 게을리 살아온 내 천성이 쉽게 바뀌진 않았다.

초반엔 나도 재준이형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회사에서 밤샘도 하고 열심히 노력했었다.


요즘도 가끔 야근은 하지만. 야근을 하면 뭐하나.

10분 일 보다가 핸드폰 50분하고.

다시 정신 차리고 하자라고 결심한 후 다시 20분을 채 못 버티고.


뭐가 문제일까.

꾸준히 한 가지를 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일까.

열심히 하고 싶어도 기대에 못 미치는 내 자신이 나도 조금 한심하다.

과거의 유성훈은 어떻게 이걸 버텨냈던 걸까.


아 도저히 안 되겠다.

열심히 하는 태욱이라도 불러서 같이 해봐야지.

이게 바로 그동안 우리가 해냈던 팀웍이지.

태욱아 나 좀 도와주라. 나도 열심히 해보게.



태욱이를 만나러 4층으로 내려 가보니 역시 오늘도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내가 올 때만 열심히 하는 척 하는 걸까 아니면 실제로 열심히 하는 걸까.

보기엔 뭔가 열심히 하는 거 같긴 한데.


“야 태욱아. 뭐 내가 도와줄 건 없냐?”


“응.”


“없다고?”


“응 도와줄 필요 없어. 정신 사나우니까 그냥 절로 가있어라.”


“아 도와줄게 진짜.”


태욱이가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과거의 유성훈도 썩 열심히 살지는 않았나보지?


“아 그러면 이거 ppt좀 마저 해줘.”


“그래 어디 한 번 줘 봐. 내가 또 한 ppt하잖아.”


파일을 스윽 보니 역시 내가 알 수 없는 내용들만 잔뜩 있다.

그리고 불현듯 스치는 학창시절 좆같은 내 보노보노급 피피티.


“아냐 ppt 말고 다른 것 좀......”


“아 그러면 그냥 우리 집 가서 빨래나 해주라.”


“빨래?”


“아 장난이고. 할 거 없으면 이거 공시 좀 봐줄래?”


“공시?”


“뭐 처음부터 하란 건 아니고, 이미 다 쓴 서식인데 그냥 어순 오류나 오타 같은 이상한 거 있으면 수정 좀 해줘. 감사인한테 곧 보낼 거라서.”


“아 그 정돈 쉽지.”


“그리고 나 잠깐 윗층 좀 갔다 올게. 쓰고 나한테 알려줘.”


“엉.”


찬찬히 읽어봤는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근데 이거 태욱이가 쓴 건가.

이 새끼도 이과출신이라 그런지 글 더럽게 못 쓰네.


역시 태욱이에겐 아직까지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에 괜히 가슴 저편에서부터 뿌듯함이 솟아난다.


이야. 여기 오타 또 있네.

밑에도 똑같이 틀렸네. 이거 태욱이 한글부터 다시 배워야겠네.


이건 지우고. 이건 쉼표 찍어주고.


띄어쓰기도 일일이 봐야 하네 이거.


사업보고서랑 재무제표도 포함해서......


검토 끝!

좋아 이거를 바로 외부 감사인한테 전송.


끝내고 한껏 행복감에 젖어 있을 무렵 태욱이가 돌아온다.


“검토는 다 했어?”


“어 금방 후루룩 끝냈지. 뭐 별로 할 건 없던데 그냥 오타나 몇 개.”


“아 그래? 그럼 지금 바로 보내야겠다.”


“보내는 것까지 내가 다 끝냈지.”


“오. 일처리 잘하는데. 나 좀 봐도 되냐? 뭐라 보냈는지.”


“어 봐봐.”


한참을 들여다보던 태욱이가 갑자기 미간이 구겨지며 화를 낸다.


“아니... 아... 유성훈 이거... 아... 이걸 그냥 보내면 어떡해.”


“아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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