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연재 주기
유성훈
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최근연재일 :
2019.06.18 20:1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89,762
추천수 :
1,704
글자수 :
242,619

작성
19.04.14 23:30
조회
1,399
추천
19
글자
7쪽

026화

DUMMY

“저는 어릴 때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집에는 남들 다 있는 컴퓨터와 장난감이 없어서 저는 그냥 집에서 혼자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그냥 집에 있는 책을 다 읽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읽을 것이 없어서 약을 달고 사시는 부모님의 약 봉투에 적혀있는 글들을 읽는 게 어느 순간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가난하게 자란 게 사실이 되는 걸까.

사실 가난하게 자란 적은 없는데...부모님이 딱히 아프신 적도 없었고.

아. 아니지.

그건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나 발동하니까.


“처방전의 주의 사항, 시중에서 파는 약에 들어있는 부작용, 일반의약품 정보 이런 것들을 모두 읽고 그랬죠. 그러면서 그냥 드는 생각은 왜 우리부모님은 365일 약을 드시는데 건강해지지 않았는가, 어렸을 땐 그게 많이 궁금했던 것 같아요. 혹시 약의 효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혼자만 하는 생각들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꿈꿨습니다. 그래 내가 병을 직접 고치자!”


지금 나도 내가 뭐라는 진 모르겠는데 일단 그냥 되는 대로 뱉는 중이다.

어차피 박수치는데 뭐.

잘되고 있는 거겠지.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게 되었고, 의대를 진학해보니 어렸을 적 약에 대한 그 열망이 다시 떠오르더군요. 그 때부터였습니다. 제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한참을 떠들다보니 어느새 관객들이 몰입 하는 게 느껴진다.


내가 우리 회사를 키운 것도 다 이런 세치 혀로 키워 놓은 건데.

니들이 뭐라고 안 넘어가겠어.




강연의 막바지 부분에선 힘을 주어 말해야 한다.


“여러분, 누구나 저처럼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포기하지 마세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전 재능이 있어서 이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닙니다. 꾸준함, 그리고 그 열정. 두 단어가 지금 저를 이 자리에 있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도 누구나 저처럼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형신 트라이 대표 유!성!훈! 이었습니다.”


박수와 환호가 객석에 울려 퍼진다.




내가 하는 개소리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좀 들긴 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20대 중후반 청년이 대기업 회장 자리를 꿰찬 걸 대단하게 생각해서 박수를 쳐주는 건지는 모르겠다.




“야 성훈아 강연 잘 봤다. 역시 나대신 너가 나가길 잘했네. 난 무대 앞에 서면 준비했던 말도 잊어버려서.”


“아냐 형 나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데 그냥 막 던지다 왔어.”


“ 난 니가 또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상상도 못했는데, 야 씨 역시 대단하다. 오늘 네 강연 보면서 생각나서 그러는데, 우리도 이제 앞으로 방향을 사회 친화적 기업 방향으로 잡아보는 건 어때?”


“그게 뭔데?”


“우리가 슬슬 기업이미지에 날개를 달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예를 들면 뭐, 봉사라든지.”


“봉사?”


봉사라는 걸 내가 해본 적이나 있던가.

아 해본적 있네.

교내봉사.


고등학교 학기 초에 신희승이 쿡쿡 찌르면서 괴롭히길래, 그땐 나름 반항이랍시고 하지 말라고 팔 한 번 휘저었다가 옆에 화분을 깨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교내 봉사 받아서 억지로 해본 거 말고는 단 한 번도 봉사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지.


맨날 인터넷 글질만 하니까 학생기록부 채워야할 필요성을 느껴본 적도 없고.

그러니까 봉사는 늘 남 얘기였지.


“봉사...? 그래 뭐 한 번 하자. 다음에 다 같이 가자.”




***

유기동물 보호센터, 보육원 방문, 사랑의 연탄 나르기, 장애인 복지센터?

참 많이도 잡았다 시벌.

오케이 싸인 하자마자 봉사를 이렇게 많이 굴린다고?

이거 완전 미친놈 아냐.




아이고 죽것다.

아니 재벌 되면 그냥 놀러만 다녀도 될 줄 알았는데.

계속 이렇게 이미지 관리하고 다녀야 되는 거야?


와씨 진짜 힘드네.

티비로 봉사활동 하는 사람들 봤을 땐 그냥 시간이나 때우는 건줄 알았는데, 이거 그냥 자리 참석하는 것만으로 겁나 힘든 거였네.


“대표님! 대표님! 기자들이 사진 찍는답니다. 빨리 오세요.”


“어 그래.”


후.......

오늘치 봉사는 끝냈으니까 사진은 찍어야지.


“자 유대표님 좀 더 아이들이랑 가까이 붙으세요. 좀만 웃으시고!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이제 끝났나. 좀 쉬고 싶다.

오늘은 무조건 한잔 해야겠다 혼자서,


“재준이형 나 이제 들어갈게 너무 피곤하다. 임직원 여러분 오늘 수고 많았어요.”


“예 들어가십쇼.”




오늘은 누구랑 섞이지 말고 그냥 혼자 조용히 마시고 싶다.

그동안 갑자기 바뀌어버린 현실에 적응하느라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 적도 없었던 거 같다.


동네 술집이나 가야지.




***

크으으-


술이 한 잔 한 잔 들어가니 별 생각이 다 난다.


그래. 나 능력을 사용할 기회도 없이 너무 잘 지내고 있구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기회가 와야 되는데.

그래야 얼른 능력을 검증하지.


아니다. 지금은 능력이 필요 없구나.

부족한 게 없잖아 지금.


혼자 먹는 술은 되게 오랜만인데.


한 잔 더 털어 넘기니 까먹었던 문자가 생각난다.


아... 의대. 맞아 서울대 의대.

저번에 문자 왔었는데.......


휴학기간 초과라서 다시 돌아가야 된다나 뭐라나.......


근데 이제 와서 어떻게 돌아가나.

어플도 만들고, 약팔이도 되고, 이렇게 대기업 회장까지 됐는데!

아아.......


얼음 세 개 잔에 넣고서, 푸어러를 바로 언더락으로.......

샷잔은 필요 없지. 감으로 하면 되니까.


딱 두 잔만큼만 따르고.......

토닉을 절반 지점까지.......

다시 주스를 삼분의 이 지점까지.......


이거지.

내가 좋아하는 스크류 드라이버.


캬아-


달다 달아.


그래 문자나 다시보자.


학사 지원팀.......

이번 학기에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이라고?


제적?


그냥 제적당할까?


어차피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


탕-


술잔을 내려놓으며 다시 한번 문자를 본다.


복적 재입학 안내 규정.......

복적....... 휴학학기 초과 및 미등록 제적 후 1년이 경과되지 않은 사람.

재입학....... 자퇴한 사람이랑, 미등록 제적 후 1년이 경과된 사람.


그래.

그냥 안가도 되겠네.


일단 한 잔 더 하고!


크으으으!


휴학 초과되면 복적하면 되고!

복적 못하면 재입학 하면 되지!


재입학 안 될까봐 걱정이냐?

내가 재벌인데?


어흐 취한다.



***

얼마나 마셨나.

몸이 노곤노곤하다.

적당히 취해서 기분은 좋은데.

아 이거 기사라도 대기시킬 걸 그랬네.

괜히 혼자 동네 술집에서 마신다 그래가지고.




비틀비틀 술 취해서 걸어가고 있으려니까 어떤 덩치 큰 남자가 와서 부딪친다.


아이씨 또 뭐언데.


“어이 형씨, 뭔데 어깨 빵치고 그냥 가슈?”


뭐라는 거야 이 썅놈새끼는.

지가 먼저 쳐놓고.


“뭐? 형씨? 너 내가 누군지 아냐? 아냐고.”


어이고, 이새끼 멱살을 잡네.

이러다 한 대 치겠다?


“니가 누구고 자시고 새꺄!”


대기업 회장을 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나.

미친 새끼.


본때를 보여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일시 변경+수정 +2 19.05.19 51 0 -
공지 세상에 저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19.04.30 508 0 -
공지 매일 밤 20시 10분 이내 업데이트 합니다. +2 19.04.03 2,043 0 -
65 065화 NEW 3시간 전 20 3 12쪽
64 064화 +2 19.06.11 63 2 12쪽
63 063화 19.06.04 75 4 13쪽
62 062화 +1 19.05.28 95 3 12쪽
61 061화 +3 19.05.21 108 5 14쪽
60 060화 +3 19.05.18 120 3 8쪽
59 059화 19.05.17 109 7 7쪽
58 058화 +1 19.05.16 120 7 7쪽
57 057화 +1 19.05.15 293 7 8쪽
56 056화 +1 19.05.14 391 7 7쪽
55 055화 19.05.13 403 9 7쪽
54 054화 +2 19.05.12 455 9 8쪽
53 053화 +6 19.05.11 521 9 8쪽
52 052화 19.05.10 476 8 7쪽
51 051화 +1 19.05.09 505 9 7쪽
50 050화 +1 19.05.08 549 10 7쪽
49 049화 +2 19.05.07 592 10 8쪽
48 048화 +2 19.05.06 571 13 8쪽
47 047화 19.05.05 603 10 8쪽
46 046화 19.05.04 680 11 7쪽
45 045화 +4 19.05.03 678 10 12쪽
44 044화 +3 19.05.02 737 6 7쪽
43 043화 +3 19.05.01 731 10 7쪽
42 042화 +3 19.04.30 726 10 7쪽
41 041화 +3 19.04.29 827 13 8쪽
40 040화 +3 19.04.28 867 13 8쪽
39 039화 +2 19.04.27 864 14 8쪽
38 038화 +7 19.04.26 911 13 7쪽
37 037화 +3 19.04.25 922 14 8쪽
36 036화 +4 19.04.24 994 14 7쪽
35 035화 +5 19.04.23 1,093 18 8쪽
34 034화 +3 19.04.22 1,117 13 8쪽
33 033화 +3 19.04.21 1,154 14 7쪽
32 032화 +5 19.04.20 1,243 21 7쪽
31 031화 +2 19.04.19 1,230 15 7쪽
30 030화 +3 19.04.18 1,280 16 8쪽
29 029화 +5 19.04.17 1,320 17 7쪽
28 028화 +4 19.04.16 1,338 16 7쪽
27 027화 +7 19.04.15 1,376 22 7쪽
» 026화 +3 19.04.14 1,400 19 7쪽
25 025화 +3 19.04.14 1,480 19 7쪽
24 024화 +6 19.04.13 1,544 27 7쪽
23 023화 +3 19.04.13 1,550 25 7쪽
22 022화 +12 19.04.12 1,621 36 8쪽
21 021화 +9 19.04.12 1,663 35 8쪽
20 020화 +7 19.04.11 1,663 32 8쪽
19 019화 +2 19.04.11 1,688 30 7쪽
18 018화 +5 19.04.10 1,879 30 7쪽
17 017화 +4 19.04.10 1,826 38 7쪽
16 016화 +6 19.04.09 1,972 40 7쪽
15 015화 +15 19.04.09 2,013 42 8쪽
14 014화 +7 19.04.08 2,126 44 7쪽
13 013화 +5 19.04.08 2,240 43 8쪽
12 012화 +19 19.04.07 2,310 56 7쪽
11 011화 +8 19.04.07 2,329 48 8쪽
10 010화 +13 19.04.06 2,445 58 7쪽
9 009화 19.04.06 2,567 61 8쪽
8 008화 +6 19.04.05 2,552 66 7쪽
7 007화 +2 19.04.05 2,718 54 8쪽
6 006화 +3 19.04.04 2,772 69 8쪽
5 005화 +3 19.04.04 3,089 66 8쪽
4 004화 +5 19.04.03 3,388 72 14쪽
3 003화 +3 19.04.03 3,719 83 15쪽
2 002화 +3 19.04.03 4,443 85 19쪽
1 001화 +9 19.04.03 6,451 111 1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유성훈'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