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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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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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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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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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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0)

DUMMY

전역할 생각하니 싱숭생숭한게 맞나. 별의 별 기억이 다 튀어나온다.


물론 그 당시엔 병신 짓이긴 했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재밌는 추억도 많았네.

그래. 훈련 때도 사건 한 번 터졌지.


영내 훈련 중에 내가 제일 먼저 대항군을 발견해서 소대장한테 바로 보고 때린 후에 그 대항군을 잡았던 적이 기억에 남는다. 소대장은 공을 쌓아서 신났고 우린 포상휴가 받을 생각에 신나 있었다. 그런데 복귀하다 보니 뒤에서 막내가 살짝 날 불렀다. 대검을 잃어버렸다고.

이걸 소대장한테 말해야 되는데 소대장은 미친 듯이 신나있고, 옆에 대항군 중사는 똥 씹은 표정으로 있고 해서··· 시바 이걸 말해? 말아? 고민하다가 끝내 말 할 수 없었다.


결국엔 내가 그걸 찾으러 갔지.


부대 복귀해서 다들 점심 먹고 정리할 때 따로 중문으로 나가서 막내랑 대검 찾으러 다녔다.

와 1시간을 찾는데 안 나오더라.

그때부터 나도 말이 없어지고... 막내도 말이 없어지고.

10분만 더 찾아보자 하고 열심히 찾는데, 이게 탈영이라고?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분대원들이 나더러 들어오란 게 아닌가.

아니 아직 대검 못 찾았는데 어떡해?

그당시 황급히 수습해 보려고 막내더러 이렇게 말했었지. “야 너 사실 대검 안 잃어버렸어. 니 군복 뒷주머니에 꽂혀 있는 거야.” 그러나 능력 발동은 되지 않았고, 좀 더 늦으면 진짜로 탈영으로 찍힐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부대로 복귀했는데 정말 다행히 대검이 중문 입구 근처에 놓여있었다.


이건 능력이 발동 된 건가 안 된 건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개고생 하다 보니 운 좋게 찾은 거지.


간신히 얻어낸 포상휴가를 날려버릴 각오까지 했는데 덕분에 휴가 나가서 쏠쏠하게 잘 놀아 다행이었다.



군대에서 제일 웃겼던 건 역시 이거 아닐까.

내가 병장까지 달고 했던 짓 중 가장 웃겼던 짓.

팬티 탄띠 점호.



팬티 탄띠 점호. 이건 그동안 우리 부대 내에 전해 내려오던 레전드 썰.

몇 년 전에 당직사관이 병사들 군기가 너무 빠졌다는 핑계로 일부러 팬티만 입힌 채로 탄띠를 둘러메게 시키고 점호하게 했던 그 전설을 우리가 실제로 재현했다.

하얀 보급 팬티만 입은 채로 탄띠 메고 점호.

애들은 구경하면서 존나 웃고

각 생활관 왕고들은 복도에서 소리 지르면서, “오늘은 팬티탄띠 점호다! 호우!” 하면서 모든 생활관을 침범.


지나고 보니 재밌었던 거 같기도 하네. 군대.

잘 놀다 간다.


응 그래도 두 번 다신 안 와.

군대가 아무리 좋아도 두 번은 안 가지.




자꾸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니 그동안 내가 인생을 너무 막 살았다는 것까지 생각이 미친다.


그래. 전역하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 거다.


운이 좋아 군생활이 편했던 거지, 내가 겪은 시련들을 스스로는 극복 할 수 없었을 거다.

아직도 신병 때의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뉴스에서 보면 큰 행운에 우연찮게 당첨된 사람들은 꼭 망가진다.


대표적으로 복권이 그렇더라. 뭔가 없던 재화를 남용하다 그렇게 점차 변하는 거겠지.

그 돈이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야 운도 더 따를 텐데.


그래. 나도 이런 행운 자체가 없다고 생각을 해야지.

이젠 제대로 살아야지.

제대하면 제대로 살아야지. 제대 했으니까.


라임 병신 같네.




***

전역 마지막 날이 되자 다짐이 더 불타오른다.

불이 다 꺼진 내무반에서 모포를 덮고 천장을 보며 드는 생각은 사회 나가서 뭘 해야 하나란 생각 뿐.


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군생활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건 손에서 영어 공부를 놓지 않은 거다.

이젠 거의 원어민이랑 대화할 정도의 수준까진 올라온 거 같다.

일 년 넘게 진짜 열심히 쏟아 부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진짜 내일이면 전역이네. 다시 학교도 가고 열심히 살아야지.

전역만 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정말 뭐든지.


그래. 지금이면 복학해도 괜찮아.


현오... 은주...동기들......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도 이젠 많이 잊었다.


애들도 어차피 지금쯤이면 아무 생각 없겠지.



그런데 복학 후에도 내가 사람들한테 말하는 대로 현실에서 이뤄지는 일이 다시 일어날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군대에서 내가 이런 저런 시도도 안 해봤겠나. 셀 수도 없이 많은 시도를 했으나 제대로 실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단! 한! 번! 도!


사실 거의 포기 지경에 이르렀다. 왜 안 되는데. 왜. 왜.

현지 사건 이후로 유명한 모델, 배우들도 안다고 말해봤는데 실제로 이뤄진 건 하나도 없었다.

혹시 랜덤이 아니라 딜레이 혹은 쿨타임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은 이루어지고, 어떤 것은 안 이루어지고.


일단 확실히 물질적인 것에 대한 소원은 잘 안 이뤄지는 것 같긴 하다.


음 이건 거의 확실해.

통장에 10억 있다고 해봤었는데 결국 통장에 12만원 남아있다는 것만 확인했으니까.

그런데 애들이 두 번이나 기적을 경험해서 그런지 10억 있다는 말조차도 믿어 주는 게 웃겼지.


아. 혹시 남들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만 말해야 이루어지는 걸까.

혹시 이제까지 내가 해서 이뤄진 모든 말들.

다들 믿지 못했던 거야?


나를 그렇게 못 믿어? 내가 그렇게 믿음이 없어?


10억은...10억은......

내가 10억이 있다고 정말로 진심으로 니들이 믿어줘서 생기지 않은 거야?

유명한 모델, 배우를 안다고 했던 게 안 이뤄진 것도 니들이 그걸 믿어서 그렇다고?


아니 십새끼들아 믿을 놈을 믿어야지.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남들이 믿지 못할 말만 이뤄지는 건 아닐 거다.

군대 내에서 믿지 못할 개소리도 정말 많이 시도해봤었으니 잘 알고 있다.

그 개소리 전부 안 이뤄졌었지.


결정적인 반론으론, 남들이 믿을 만한 사건에도 능력이 발동 된 적이 있다는 거다.

미용사가 날 의대생이라고 믿어 줬는데 내가 진짜 의대생이 된 걸 보면 이건 믿고 안믿고의 문제가 아니다.



와 진짜 모르겠다.

왜 이 능력은 풀리는 게 없냐. 벌써 능력이 생긴 지도 2년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뭐가 뭔지 전혀 감이 안 잡히니......


졌다.

포기.

나도 내 능력,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결국 군생활 중 능력으로 또 한 번의 대박을 쳤지만 능력의 발동 조건도 모르는 채 군 생활을 마쳤다.

정말 긴 군생활이었다.

아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군생활이었다.


크으으 그래. 이게 전역자들 단골 멘트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고.


이젠 영어도 유창하겠다, 난 예전부터 전역을 하면 당연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복학까지 남은 시간이 많아서일까.

처음 다짐과는 달리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며 하릴없이 복학을 기다리는 게 점차 일상이 되어갔다.


이래선 과거랑 다를 게 없잖아.


시간은 남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내가 나름 의대생인데. 지금 자격증이 필요 하겠나 토익이 필요 하겠나.

할 일 자체가 없다.

아무 것도 필요한 게 없다.


아 심심한데 토익은 한 번 쳐볼까?

한 950점은 무난하지 않겠나.


할 일이 없으니 종일 하는 일이라곤 핸드폰으로 하는 인터넷 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전역 전이랑 별로 바뀐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남는 시간엔 당연히 게시판 글질.



- [제목] 야들아 너네 군생활 인싸 되는 법 알려준다.

- [내용]

 1. 옆집아저씨였던 군단장을 부대로 부른다.

 2. 걸그룹 멤버가 면회 오게 한다.


- [댓글]

 삼바밍: 미친 도라이냐?

 ㅇㅇ: 그냥 군생활 인싸 되는 법이 없다는 소리인 듯

 잘부: 어그로 지려놓고 똥글 ㅇㅇ



새끼들.

그냥 형이 방법 알려주면 ‘감사합니다.’라고 해야지.


폰으로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아주고 있을 무렵이었다.


- 띠리리리리리리


모르는 번호다.

아 씨. 글 쓰고 있는데 전화 때문에 새로고침 되잖아.


“여보세요.”


“성훈아 요즘 뭐하고 지내?”


“예? 누구신데요? 아니......현지? 현지 맞아?”


이건 현지 목소린데.


“응 맞아. 나야 성훈아.”


“아 뭐 나야 잘 지내지. 근데 웬일이야?”


나이스. 나이스. 나이스. 나이스!!


현지다 시바.

전화번호 무조건 저장이다.

존버한 보람이 있다. 현지코인 닥치고 풀매수.


“아니 뭐 다른 건 아니고 이번에 자선파티가 하나 있어서 혹시 금요일에 시간되면 올래?”


파티? 당연히 좋지.

아니 너랑 하는 거면 뭐라도 좋지.

대환장 파티도 환영이지.


근데 이런 건 원래 덥석 무는 게 아니다.


잠시 뜸 좀 들였다가.


“아... 음... 잠깐만 나 스케줄 확인 좀......”


“스케줄 바쁘면 무리해서 오지는 않아도 돼!”


태세전환 보소. 아... 이건 아니지...


“음... 어디보자... 그 날엔 딱히 스케줄이 별 게 없네. 될 거 같은데?”


“그래? 정말 다행이야. 그럼 그 때 보자. 아는 사람들끼리만 초청할 수 있는 파티라서 아마 유명 인사들이 좀 많을 거야.”


“근데 내가 그런 곳에 참석해도 돼?”


“오지 말란 말이 아니라 옷만 좀 신경 쓰고 오란 뜻이야.”



아니 근데 내가 파티장에 입고 갈 옷은 있나?




***

나중에 의대 나와 성공하려면 인맥정도는 만들어 놓으면 좋을 거라는 현지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너가 진짜 인생 친구구나. 고맙다 현지야.


현지가 초대한 파티라면 연예인들도 많이 오겠지.

제대로 빼입고 가야하니 용돈부터 털자.


아 솔직히 돈 아까운데.

이거 한 벌이면 국밥이 몇 그릇?


아냐. 지르자.


몰라. 일단 지른다.


아까워하지 말자.


살면서 이런 기회가 또 있겠나.

전역 전 몇 달치의 군 월급을 모아둔 통장.

그 고이 모아둔 통장을 한 번에 털어 고급 정장 한 벌을 마련했다.



아 떨린다. 파티라니...

옷까지 잘 입고 오라는 거 보면 작은 파티는 아닐 거 아냐.

그치 현지야?

진짜 그냥 가서 기부하는 사람들만 나와서 이름이 기부파티인 거면 실망할거야 나.

믿는다. 알지?



근데 파티에 가면 뭐하는 거지?



사실 내가 태어나서 가본 파티라곤 초등학생 때 짝꿍 생일파티밖에 없다.

아니면 알피지 사냥 파티. 아니면 군대 전역파티. 아니면 군대 피티.

아 나도 이젠 뭐만 하면 군대 얘기를 하는구나. 거의 군무새 수준.


근데 자선 파티는 대체 뭐야?

클럽은 한두 번 가봤는데.

연예인들 파티면 클럽 룸 잡고 노는 그런 느낌인가.

음악도 빵빵하게 틀고?

약간 드라마에서 본 사교파티 느낌 같은데 먹을 것도 많겠지?


파티에 갈 채비를 마친 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갑자기 이 정도면 정말 준수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평균이상 아닌가?

역시 유성훈. 나란 남자. 수트핏도 잘 받는다.


캬. 이 정도면 어디 가서 꿀리진 않지.




라고 했던 말이 무섭게 파티장에 입구에서 그 규모에 압도 되었다.

입구에 막상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긴장된다.



이거...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시크릿 뭐 어쩌고 그런 거 아닌가......


아니 이게 대체 뭔데.

저기 경호원은 왜 서있고... 아니 나 여기 들어갈 수는 있는 건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거 같은데.


일층 계단 밑으로 반짝거리면서 늘어선 대리석 바닥.완전 지하는 아니고 반 층 정도로 낮은 곳에 위치한 지하 철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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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11) 19.05.13 489 15 11쪽
35 2-(10) +1 19.05.12 544 13 12쪽
34 2-(09) +5 19.05.11 613 13 12쪽
33 2-(08) 19.05.10 561 12 12쪽
32 2-(07) +2 19.05.09 597 13 11쪽
31 2-(06) 19.05.08 641 13 12쪽
30 2-(05) +2 19.05.07 681 14 13쪽
29 2-(04) +2 19.05.06 666 17 12쪽
28 2-(03) +1 19.05.05 700 13 12쪽
27 2-(02) 19.05.04 769 15 12쪽
26 2-(01) +2 19.05.03 775 12 13쪽
25 1-(25) +2 19.05.02 836 9 12쪽
24 1-(24) +3 19.05.01 836 13 12쪽
23 1-(23) +2 19.04.30 841 14 12쪽
22 1-(22) +3 19.04.29 933 17 12쪽
21 1-(21) +3 19.04.28 972 17 12쪽
20 1-(20) +2 19.04.27 976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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