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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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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유성훈
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최근연재일 :
2019.06.25 20:10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90,496
추천수 :
1,728
글자수 :
247,955

작성
19.04.17 20:10
조회
1,327
추천
17
글자
7쪽

029화

DUMMY

강준모.

한 때 친했지.

한. 때. 말이야.


당연히 기억나지.

준모가 기억이 안날 리가 있나.


고등학교 시절 내가 치는 드립들과 개그를 좋아해주던 유일한 친구.

우린 같이 종종 피씨방에 들러 히오스만 주구장창 했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라고 들어는 봤는지 모르겠네.

블리자드에서 만든 희대의 갓겜인데.

거기는 시공의 폭풍에서 블리자드의 모든 게임 작품 영웅이 들어가서 벌어지는 설정이라, 다양한 영웅을 플레이 해볼 수 있고, 또 롤과 같은 AOS 게임 방식으로 타격감이 훌륭한게 특징이고.......


아니 이게 아니라.

준모 생각하고 있었지.


준모는 그렇게 나랑 친하게 지내다가 학기 초에 내가 신희승에게 찍히고 난 이후부터는 나를 멀리하곤 했었던 친구다.

주기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니까 괜히 신희승 눈에 들어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겠지.


벌써부터 예상 간다.

이렇게 말하겠지.


성훈아.

그 땐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내가 너랑 친하게 지냈으면 나도 신희승한테 맞을까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야.

성훈이 너 그래도 나랑 친했잖아.


눈물 질질 짜며 대기업 회장인 나한테 달라붙겠지.


나한테 왜 지금 연락을 했겠냐.


대기업 회장이니까.

내가 성공했으니까.


짜증이 솟구친다.


평생 연락 한 번 없다가.

내가 맞을 때는 아무런 행동도 않다가!


이제 와서 연락을 한다고?

내가 잘 나가니까?


더러운 새끼.

바로 조져버리자.


“야. 준모야. 너 나한테 뭐 부탁할 처지는 아니지 않냐.”


“부...부탁? 아니 나 개인적인 부탁은 없는데.”


없다고?

뭐지.


“그럼 왜 전화했어?”


“다름이 아니라 우리 고등학교 반 동창회가 있어서 생각 있으면 참석하지 않겠냐고 전화한 거야. 너가 바쁜 건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동창회? 이 씨발 새끼들이! 내가 신희승한테 매일같이 처맞을 때는 다들 가만히 있더니! 이제 와서 친하게 지내자고? 내가 얼마나 지옥같이 살았는지 니들이 알기는 해? 내 고교생활이 얼마나 너네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신희승한테 처맞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뭐?”


“성훈아, 너가 신희승 패고 다녔잖아. 희승이한테 맞고 다녔다는 게 무슨 소리야.”


띠용.


어...그게 그렇게 되나.

어 잠깐만.......

그러네.

내가 신희승한테 맞고 다닌 게 아니구나 지금.


“어...어 맞다. 그랬지? 아 미안미안 준모야 내가 요즘 하도 기자들한테 시달리다보니 피해의식이 많아졌나봐. 아 그렇지. 내가 그래도 막 약한 애들은 안 괴롭히고 그랬잖아. 알지?”


“애들이 나한테 너 좀 데리고 올 수 있냐고 전화 시키길래 내가 떠밀려서 대표로 전화했어. 너 대하기가 다들 어려운가봐. 사실 나도 좀....... 알잖아 너가 워낙에 잘나가니까.”


“아냐 준모야,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 해. 미안하네 내가.”


“아 참. 안부부터 물어봤어야 되는데. 아 미안 늦었지. 그동안 잘 지냈어? 나 너 기사도 보고 했어 진짜 잘나가더라. 난 옛날부터 너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하하...운이 좀 좋았던 거지.”


“역시 서울대 의대 갈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어이가 없네 정말.


거짓말들로 과거가 어떻게 변한지는 나도 자세히까진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지금 준모도 기회주의자처럼 보인다는 거.


다행히 돈 빌리려고 전화한 걸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결국 친하게 지내보고 싶단 건 변함이 없다.


어떻게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어볼까 기대하는 거지.

뭐?

의대를 갈 때부터 잘 될 줄 알아봐?


과거엔 내가 잘나가는 설정이었는지 뭔지 몰라도 결국 내 머릿속엔 니들이 누군지 다 남아있는데.

신희승만 나쁜 게 아니야.

너네도 그래.

그렇게 괴롭힘을 당할 때는 괜히 엮여서 피해 볼까봐, 모른 척 했던 인간들인데.


동창회.

이제 와서 동창회라.


그래.

그럴수록 근데 가줘야지.

원래 동창회는 두 부류만 나가는 거라며.

빈대 붙을 놈들과, 자랑하러 나오는 놈들.


나도 나가야지.

후자니까.

동창회 끝판왕이 어떤 건지 보여줘야지.


너희들이랑 내가 클라스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그리고 그때 나에게 한 놈도 친해지려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줘야지.


아.

후회는 안하려나.

과거에 잘나가서 못 친해진 걸 아쉬워하는 걸로 인식하고 있으려나.



뭐가됐든 나가서 본때는 보여 줘야지.



“그래 준모야 동창회 참석할게. 몇시, 며칠인데?”


“아 반장이 15일에 다 같이 모이기로 했는데, 혹시 시간 돼?”


“15일? 15일 잠깐만....... 15일은 안될 거 같은데...그냥 22일로 하자. 22일 어떠냐? 못 오는 애들은 어쩔 수 없는 거고.”


“어? 22일? 어...내가 날짜를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반장한테 일단 물어보고 바로 알려줄게. 그래 너가 바쁘면 22일로 해야지.”


“전화 말고 문자로 줘. 내가 못 받을 수도 있으니까.”


“어어...! 그래!”


“그래 담에 또 연락하자.”


이정도면 22일에 하겠지.


굳이 지금 왜 연락했겠어.


내가 참석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자리란 거다.


이럴 땐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내가 니들 스케줄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 시켜줄 겸.




생각보다 금방 문자가 왔다.


22일 괜찮다고?


역시나.

괜찮을 줄 알았어.


답장이 귀찮으니 전화로 해야겠다.




“어 준모야.”


“성훈아 문자 봤지?”


“어. 봐서 전화한 거야.”


“아 22일 애들이 괜찮대. 몇 시로 할까? 다들 저녁으로 아는 거 같던데.”


“그럼 22일 저녁에 신라에서 보자.”


“신라? 그게 뭐야?”


“신라호텔.”


“아 그게....... 원래 우리가 1차는 지훈이네 부모님 가게에서 하기로 했었거든. 아무래도 우리가 매출 올려주고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흠.......”


“지훈이네 가게 들렀다가 그리고 2차를 너가 가고 싶은 데로 가는 건 어때?”


“그래 뭐 그럼 그렇게 하든가. 아 그리고 혹시 신희승 오냐?”


“신희승? 아마 안 오지 않을까? 부르지도 않았어.”


“아쉽네.”


“걔 학창시절 트라우마 있어서 이런 자리 안 나오고 그럴 꺼 같은데. 너가 온다고 하면 더더욱 불러도 안 오지 않을까? 그래도 한번 불러 볼까?”



“아냐 됐어.”




그냥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뭔가 찝찝하다.


지금 신희승의 위치가 나의 위치가, 과거 그대로에 사람만 바꿔 놓은 것 같아서.




그냥 보던 신발이나 사자.

전화하는데 자꾸 옆에서 기다려주는 전담 직원 때문에 신경 쓰이니까.


음...뭐 사지.......


에이, 씨바.


“여기 신발 다 주세요.”


“네?”


기분이 착잡할 땐 소비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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